엘리네 미국집 - 평범한 한국 엄마의 미국집 인테리어&살림법
스마일 엘리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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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부분은 미국 문화에 대해 대체적으로 호감을 갖고 있다. 우리와 정치·경제 체제가 같고, 대한민국 정부와는 일제 패망에 따른 해방부터 우리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민주주의를 함께 지키고 유지하는 데 협력자 관계이기도 하다. 특히 군사적으로는 한국전쟁 때는 미군이 남한에 편에서 북한 침략에 맞서 싸웠기에 여러 가지 면에서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6·25 이후에는 우리나라는 미국의 문화를 받아들이기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고, 또 우리가 살아갈 길이기도 했다. 유무형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밑거름을 해주었던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각급 학교 교과서에서도 자유와 민주를 지향하는 미국의 정신을 배웠고 심지어는 그들의 하층 문화도 우리나라에서는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의 문화는 배울 점이 많았다. 그들이 내세우는 '개척정신'과 '청렴결백 추구'의 청교도 정신은 이제 기지개를 켜는 대한민국의 본보기가 될 수 있었다. 앞선 과학기술이나 학문 등은 미국을 따라가기 바빴다.

독자도 학교 다닐 때 다른 사람과 똑같이 배웠기에 미국에 대한 이미지는 좋았고, 선진 문화의 대표격으로 생각했다. 우리와는 다른 큰 집, 큰 땅, 큰 자동차 등은 지형적 영향이기에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 세계 최부국이라는 이미지 속에서 청렴·결백의 정신은 본받을 만하다고 특별히 생각하기도 했다. 그리고 미국의 겉모습과 우리가 우리 나라 안에서 보고 배우고 생각했던 이미지는 조금씩 부정적 이미지가 가해지기 시작한 것은 한참 오랜 시간이 지나서였다.

 


 

이 책 『엘리네 미국집』은 저자 스마일 엘리가 한국인이지만 남편의 직장 때문에 미국으로 이사간 후 살던 집에 대한 인테리어 이야기를 중심으로 엮어낸 것이다. 이 책은 한마디로 미국의 일반 가정집 인테리어에 관한 이야기다. 그것도 가장 최근의 인테리어 경향을 저자의 직접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들이 자세하게 이해할 수 있게 글과 사진을 곁들여 만들어낸 책이다. 영화나 미국 드라마를 통해 미국의 일반 가정집을 자주 접했지만 인테리어까지 짚어낼 정도로 독자의 눈이 예리하지 못해 이 책은 더 흥미를 갖게 한다. 미국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도 가정집 인테리어 트렌드를 빼놓을 수 없다는 생각도 겹쳤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2023년 인테리어 키워드로 ‘컴포트 코어(Comfortcore)’를 꼽았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안정’과 ‘편안함’에 대한 갈망이 커지면서 인테리어도 유행을 넘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공간을 추구하게 된 것이라는 것. 이에 따라 이 책 『엘리네 미국집』은 미국집의 독특한 구조와 공간 활용 및 시즌별 장식을 통해 새로운 인테리어 인사이트를 주기 위해 펴낸 점이라는 것을 저자는 강조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좁은 평수의 집이라도 공간을 넓고 색다르게 활용하여 더 안락한 공간으로 꾸밀 수 있을 것으로 저자는 기대한다. 또 시즌별 장식을 바꾸는 미국집의 특성을 살려, 대대적인 공사보다는 간단한 인테리어 팁과 소품 변화, 리폼 등을 통해 집의 분위기를 쉽고 편하게 바꿀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고 덧붙인다.

 


 

뿐만 아니라, 이 책에는 한국인의 검소와 미적 감각도 느낄 수 있어 미국 주거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더불어 그들의 최근의 삶을 심도 있게 살펴볼 수 있다는 부가 지식을 선사해준다. 저자는 또 살림 에너지를 최소화하고 집을 치우기 쉽게 만드는 살림 체크리스트, 수납함 라벨링 등 시스템 살림법과 팁을 함께 수록해 다양한 독자층을 배려한 흔적이 곳곳에 드러난다. '예쁜 집'보다는 '살고 싶은 집'을, '꾸민 집'보다는 '살기 편안한 집'을 추구하는 저자의 집 인테리어 스타일이 책 곳곳에 배어 있어 독자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하나씩 배워갈 만하다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 살림 또한 인테리어의 일부분으로써, 자신에게 맞는 살림 환경과 루틴을 만드는 것이 아름다운 집을 온전히 누리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저자의 신념이 인테리어 책이 주는 화려함보다는 편안한 기분이 마음마저 느긋하고 여유 있게 해준다.

이 책은 「평범한 한국 엄마의 미국집 인테리어&살림법」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다. 책을 펼치려면 화려하거나 예쁘거나 아름다운 집 인테리어를 기대하지 말라는 엄포(?)처럼 느껴지는 것은 독자만의 기우일까? 모두 8부로 이루어진 이 책은 역시 집의 구조보다는 용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테리어 책이 대부분 용도별로 구분되어 있다는 점은 다른 책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디테일한 부분보다는 용도상의 개념을 강조하고 있다. 때문에 디테일에 대한 부분이나 설명은 뒷 부분에 따로 묶어 처리했다. 이 부분은 필요한 사람만 읽어도 될 듯하다. 집 인테리어를 다룬 책을 보는 독자들은 대부분 설레는 마음이 있다. 사실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의 인테리어를 자신의 취향대로 하는 것은 누구나 그렇게 하기를 원한다. 때문에 직접 인테리어를 해볼 생각으로 책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내 포기한다. 인테리어 책에서 예쁘고 아름답고 화려한 것만 기대했기 때문일 터다. 이 책은 화려한 기대감을 전혀 허락치 않는다.

 


 

거실, 침실, 주방, 욕실 등이 집의 구조를 이루고, 대부분은 이에 얼마만큼의 면적으로 배치하느냐가 주택 문화를 결정짓는 요소라고 집문화 비평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 책은 8개의 파트로 이루어졌다. 1부 「살림, 삶을 살다」, 2부 「집, 우리를 닮다」, 3부 「거실」, 4부 「주방」, 5부 「욕실」, 6부 「침실과 아이방」, 7부 「현관 & 포치」, 8부 「특별한 날」 등이다. 저자는 퇴근 후 지친 몸과 마음을 녹여주는 보송보송한 욕실, 계절마다 바뀌는 나만의 홈카페, 주말 저녁 따뜻한 벽난로 옆에 배를 깔고 누워 감상하는 영화 한 편, 시즌별 장식과 테이블 스타일링으로 즐기는 홈파티 등을 염두에 두고 우리집 인테리어를 상상할 것을 주문한다. 무엇보다 편안한 휴식처로서의 역할을 강조한다.

미국에서 첫 내 집 장만의 꿈을 이루게 된 한국 엄마 스마일 엘리는 한국과 다른 구조와 환경의 미국집에 살면서 다양한 시행착오 끝에 얻은 현실적이고 손쉬운 인테리어 법칙과 팁을 이 책에 담았다. 저자는 「프롤로그」를 통해 한국의 아파트나 주택에도 활용하고 응용해 볼 수 있는 인테리어 방법들을 통해 새로운 인테리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첫집의 실패 경험에서 두 번째 집은 좀더 나은 집으로 꾸며나가는 이야기를 하나씩 차분하게 밝혀가면서 독자들에게 살림과 인테리어를 한데 묶어 설명하고 있어 독자들의 호응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좁은 평수의 집이 많은 한국의 주거 특성을 감안한 듯 평수와 인테리어와의 관계는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용도별 뒷 부분에 시즌별로 장식을 바꾸는 미국식 인테리어의 특성을 따로 묶어낸 이유이다. 대대적인 공사보다는 간단한 인테리어 팁과 소품 변화, 리폼 등을 이용해 집의 분위기를 쉽고 편하게 바꿀 수 있는 비결은 역시 꾸준한 노력과 관심이라는 점이 다른 인테리어 책과 차별화된다. 공간의 특성을 살리고 그 공간을 돋보이게 해주는 미국식 인테리어의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저자는 특히 실패에서 가장 큰 지혜를 얻는다는 미국식 격언에 맞게 프롤로그에 실패담을 썼다. 독자 호응도를 높이기에 알맞은 경험담이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넘쳐 나는 예쁜 인테리어 사진과 집 리모델링 사진을 보며 따라도 해보았습니다. 가구와 조명과 소품을 똑같이 따라 샀는데도 왜인지 그 느낌이 나지 않았어요. 인테리어 센스가 없는 제 탓도 있었을 테지만, 지금 알고 있는 것을 떠올려 그때의 상황을 되짚어 보자면 문제는 집에 대한 이해 부족이었던 것 같습니다. 인테리어의 시작점조차 몰랐으니까요. 기초 화장을 얼마나 공들여 했느냐에 따라 피부 표현과 발색이 달라지고, 똑같은 아이새도, 블러시, 립스틱을 쓴다고 해도 모두 똑같은 얼굴, 똑같은 분위기를 낼 수 없는 것처럼 내 집의 공간과 색을 이해하고, 모든 공간의 정리 정돈이 된 후에 인테리어라는 메이크업을 해주어야 내 집이 빛이 나고 사랑스러운 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즉 꾸미기 전에 정리 정돈이 먼저라는 점을 강조한다.

"인테리어의 시작은 정리 정돈입니다. 그래서 이 책에는 공간이 아름다워지는 아이디어와 함께 각 공간의 정리 정돈의 방법과 효율적이고도 쉽게 그것을 유지하는 살림 비법이 담겨 있습니다. 집은 저마다 다르지만, 각자의 공간에 맞게 활용하고 응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되도록 공간별로 정리했답니다. 정리 정돈이 끝났다면 이젠 내 집에 예쁘게 메이크업해 줄 차례입니다. 인테리어 용품들을 구입하기 전에 알아 두면 좋을 소품 배치법, 색상 매치법, 큰돈 들이지 않고 직접 만들거나 기존의 소품을 재활용해서 분위기에 맞는 소품을 만드는 DIY 방법 등 제가 직접 시행착오를 겪으며 공부하고 터득한 실전 인테리어 공식을 정리했습니다. 절대적 공식은 아니지만 인테리어 새내기에게는 하나씩 대입해 볼 수 있는 하나의 기본 공식이 되어줄 거예요. 또 사진과 똑같은 제품, 또는 비슷한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제품 검색어도 수록했습니다." 경험이 쌓이고, 노력이 더해지면 전문가 못지 않은 인테리어 가능 수준이 된다는 점을 이웃집 사람이 도란도란 이야기하듯 저자는 독자에게 알려준다.

 


 

이 책은 거실, 주방, 욕실, 침실 등 4개의 공간을 별도로 다룬다. 가장 기본적이고 일반적인 용도별 집의 구조를 말한다. 용도별 인테리어 비법을 설명하기에 앞서 이 책은 앞의 세 파트를 살림과 집, 인테리어의 개념, 우리 삶과 인테리어 분위기 등의 개념 정리 정립에 중점을 두었다. 인테리어라는 구체적 방법도 추상적 개념에 대한 정리가 잘 되어야 이해가 쉽기 때문이다. 그것은 건축에서도 마찬가지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 삶의 모든 모습과 학문이 그렇다. 1부 「살림, 삶을 살다」를 예로 들어본다. 살림과 삶이라는 말을 조금 더 생각해보면 모두 어원이 같은 듯하다. 이에 저자의 설명을 더해보면 확연히 우리 삶과 살림의 관계는 드러난다.

"살림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 티는 많이 나지 않지만 매일 조금씩 집을 돌보는 일, 가끔을 지칠 때도 있지만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와 잘 정리 정돈된 깨끗한 집을 볼 때, 정성스레 만든 음식을 먹고, 다음날을 위한 에너지를 재충전할 때, 살림은 내 집의 안락함을 매일 조금씩 가꿔가는 것이라는 실감을 한다. 잘 해내기 위해 하루하루 힘을 쏟는다. 그리고 살림으로 인해 다시 힘을 얻는다."

 

저자 : 스마일 엘리

 

“스마일 엘리의 일상 시트콤”이라는 블로그에 미국 현지의 생활과 문화 차이를 소개하는 글을 쓰고, 미국집 인테리어, 살림 노하우와 잘 안 먹는 아이들을 위한 미국 유아식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저서로는 『엘리네 미국 유아식』이 있으며, 뉴욕?사우스캐롤라이나?노스캐롤라이나에 발행되는 한인 신문 「Korean Life」에 미국 생활기를 주제로 칼럼을 연재하는 중이다. 미국에 거주하며 안 먹는 아이 때문에 고민하다가 밥과 국, 반찬 중심의 한식 유아식에서 생각을 전환해 미국 유아식을 시도한 아이 둘의 엄마. 미국 유아식을 먹인 이후 음식 거부를 하던 아이의 식습관이 기적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같은 고민을 가진 엄마들에게 경험을 공유하고자 이 책을 썼다. 그녀의 노하우와 열정이 집약된 미국 유아식 레시피가 안 먹는 아이를 둔 엄마들에게 위안이 되어주고, 아이의 식사를 준비하는 부담과 스트레스를 덜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현재 3살, 6살 에너지 넘치는 두 아이를 키우며 “스마일 엘리의 일상 시트콤”이라는 블로그에 미국 현지의 생활과 문화 차이를 소개하는 글을 쓰고, 아이들을 위한 유아식 레시피와 잘 먹이는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뉴욕, 사우스 캐롤라이나, 노스 캐롤라이나에 발행되는 한인 신문 [Korean Life]에 ‘미국 생활기’를 주제로 칼럼을 연재하는 중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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