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숨 쉬게 하는 말 - 책 속의 스피치가 건네는 따스한 위로
이명신 지음 / 넥서스BOOKS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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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제어 『나를 숨 쉬게 하는 말』은 '나의 날것'이란 의미다. 날것이기에 숨쉬고 생생하다. 미숙할 수도 있지만 날것이기에 그렇다. 그렇다면 어떤 말을 날것으로 말할 수 있을까. 저자 이명신은 '책 속'에서 찾는다. 책 속의 말 몇 마디는 나에게 생동감과 에너지를 주고, 삶의 의미를 더해준다. 저자는 그런 말을 책 속에서 찾아 독자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저자는 진행하고 있는 네이버 오디오클립 '책 속의 스피치'를 기반으로 이 책을 썼다고 밝힌다. 오디오클립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좋아하는 책 이야기를 많은 독자들과 나누기 위해서라고 저자는 말한다. 시작할 때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좌충우돌에 실수 연발이었다고 털어놓는다. 사실 그 실수는 요즘도 종종 한다는 게 저자의 고백이다. 이 때문에 오디오 프로그램이나 장비에 돈을 많이 썼고, 돈 주고 산 편집 프로그램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 줄 몰라서 온전히 쓰지 못하기도 하고 마이크 사용도 서툴러 소음이 더 많이 들어가는 일도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돌아보면 그런 실수 경험들이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힘이 됐다고 회고한다.

이 실수에 대한 이야기는 '프롤로그'를 가득 채울 만큼 많고 무모한 성격이라고 비난 받을 수도 있지만, 실수나 실패에서 배운 것이 훨씬 더 값지다는 결론을 얻어냈다는 점에 만족감을 느낀다고 한다. 같은 실수나 실패를 더 이상 하지 않을 테니까 아이러니하지만 당연한 결론이다. 성공을 위해서는 실수나 실패를 기다려주는 삶의 법칙을 깨닫는 것은 훨씬 중요한 삶의 경험이 될 테니까. 이 경험은 우리 사회 시스템의 잘못된 것도 짚어낼 수 있는 큰 힘을 가져다 준다.

 


 

이 책은 모두 4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나를 숨 쉬게 하는 말」, 2장 「이상하게도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3장 「누구나 하나쯤은 연약한 부분이 있다」, 4장 「나답게 행복하게 살아가는 삶」 등이다. 편의상 장을 구분했지만 각 장에 소제목으로 한 권의 책을 선정해 독자들과 책을 읽고 느낀 점을 대화하는 형식으로 나누었다. 여기에 선정된 책은 우리 사회에서 어떤 의미에서든지 화제가 된 책들로서 대부분 국내 최신 신간 서적이 대상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코칭심리학을 전공한 스피치심리 전문가인 저자가 네이버클립을 통해 ‘책과 심리학 그리고 스피치’를 주제로 말한 내용이다. 책 이야기를 사람들과 나누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이명신이 하는 일이다. ‘책 속의 스피치’는 현 구독자 3만 7,000명 정도로, 오디오클립 전체 랭킹 10∼20권에 속하는 인기 콘텐츠라고 한다.

4개 장 22개의 책 소개와 책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식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모두 22권의 책이 소개된다. 첫 대상작은 〈나를 어디서 잃어버렸을까〉란 소단락에 윤정은의 『사실은 이 말이 듣고 싶었어』다.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나를 위한 다정한 말 한마디」란 부제가 붙은 2021년 출간된 에세이다. 사람은 혼자 살지 못한다. 살다보면 사막에 혼자 서 있는 것만 같을 때 마음을 달래줄 말 한마디에 목마른 순간들이 시시때때로 찾아온다. 당신은 오늘을 살게 하는 그 말 한마디를 어디서 찾고 있는가. 이 책에서 작가 윤정은은 자존감이 무너져 잠 못 들지 못하는 밤, 어디서도 위로받을 길 없어 헛헛한 마음만 부여안고 있는 날, 그 모든 순간 당신 곁에서 힘이 되어줄 수 있는 말들을 들려주고자 책을 냈다. 이 책에 대해 저자 이명신과 구독자들이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느낌과 상황에 대해 조근조근 대화를 나누는 형식이다. 이 제목의 항목 마지막에 「당신의 얘기를 들려 주세요」라는 질문과 답을 작성하는 별도의 한 페이지가 독자들과 마주한다.

 


 

독자들에게 직접 작성하는 지면을 책 속에 남겨놓은 것이다. 대부분의 독자들은 독후감이나 자신의 느낌을 중심으로 작성하다보면 솔직하고 진정한 답안일수록 자신의 마음이 정화되고 책을 통해 얻은 지식으로 새 삶에 대한 각오로 다질 수 있다.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적었듯이 "이 책은 그렇게 어려운 이야기는 아니에요. 심리학을 심도 있게 탐구하는 것도 아니고 스피치 스킬을 교육하는 책도 아니고요. 그저 편하게 소소한 이야기를 하는 책으로 봐주시면 좋겠어요. 우리가 매일매일을 정신없이 살아가면서 종종 팍팍하고 힘이 들 때가 있잖아요.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마음이 좀 편해지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라고 바라는 마음에 진심으로 답하는 생각으로 읽어가면 좋을 듯하다.

문유석 작가의 『개인주의자 선언』도 이 책에 등장한다. 저자의 제목은 「흉기가 되기도 위안이 되기도 하는···」이다. 『개인주의자 선언』은 판사 문유석의 일상 유감을 쓴 사회비평서다. 문유석은 이 책에서 ‘가능한 한 남에게 폐 끼치지 않고, 그런 한도 내에서 최대한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자’는 바람은 그리 커다란 욕망이 아니지만, 이만큼을 바라기에도 한국 사회는 그리 녹록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살도록 내버려두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책에 따르면 조직과 서열이 중요한 한국 사회에서 개인주의는 자칫 이기주의로 오해받기 일쑤다. 튀어서도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그러나 반대로 한국에서 지위재는 무척이나 중요해서 과시하는 문화가 팽배하고, ‘남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지’에 전전긍긍한다. 그러하기에 남들이 뭐라 해도 상관없이 개성대로 살아가는 ‘개인’으로서의 삶은 이해받기 어렵다. 행복의 기준도 획일화되어 있어, ‘남들 다 하는 대로’ 갖추고 살아야 행복한 것이라 여긴다. 아등바등 경쟁해야 ‘정상’이고 승진하고 출세해야 인정받는다. 그런데 과연 한국인은 정말로 행복한가?라고 묻는 책이다. 이 책에 대해 이명신은 작가 문유석의 주장과 조금은 결을 달리 한다. 오히려 따뜻한 책이라는 느낌을 얻었다고 말한다.

 


 

이 책의 표제어 '나를 숨쉬게 하는 말'은 2020년 출간된 김미나의 『보통의 언어들』이 대상작이다. 작가 김미나는 삶에서 부딪히는 감정과 관계의 고민을 일상의 단어 속에서 탐색한다. 출간한 지 6개월 만에 10만부를 돌파한 이 책은 워낙 유명해서 웬만한 독자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내용 역시 이런저런 루트를 통해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할 정도로 한때 독서계를 강타한 에세이다. 김이나 작가에 대한 대중의 호감도 있겠지만, ‘언어’를 통해 자신만의 생각을 단단하게 세우고 흔들림 없는 삶의 태도를 유지하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 때문일 것이라고 평론가들은 평가했다. 평범한 단어들 속에 깃들인 특별한 가치를 찾고 삶의 지향점을 풀어가는 김이나의 글은 쳇바퀴 같은 생활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그 안에서 우리는 어떻게 확장된 인생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책은 라디오 〈김이나의 별이 빛나는 밤에〉 DJ로 활약하며 많은 청취자들에게 노래를 선사하고 있는 별밤지기 김이나를 모티브로 했다.

저자 이명신은 이 지점에서 자신의 힘들었던 때를 회상하며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중학생 때 친구에게 자신의 비밀 얘기를 털어놨다가 다른 애들에게 퍼뜨려서 웃음거리가 된 후부터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못 했다는 경험을 말한다. 정말 힘든 일을 겪을 때는 말을 못 하고 혼자서 꾹꾹 참아내고 있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그 일이 정리가 되면 담담하게 말하게 되더란 이야기다. "그러니 여전히 다른 사람들은 저의 힘든 모습을 모를 수밖에요."(p.43)

책 속에서 작가 김이나가 위로하는 노래의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평정심을 갖고 싶은데 지금 너무 슬프다는 가사가 더 공감되고, 힘들어하는 가사 속의 화자가 나랑 다름없다고 느낄 때 위로를 받는다고 쓴 대목에 공감했다고 저자 이명신은 고백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별로 따뜻한 말이 아닌데 오히려 큰 위로를 받은 적이 있음을 소개하기도 한다. "네가 도전을 많이 해서 그래, 그냥 남들보다 많이 도전하니까 실패하거나 힘든 일도 많은 것뿐이야."라며 무심하게 지나가는 말하듯이 한 말에 위로가 됐다는 말이다.

 


 

2장의 첫 번째 책은 김달의 『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말 것』이다. 「나를 잃지 않고 관계를 단단하게 지켜나가기 위해」란 부제로 2020년 출간된 에세이다. 출판사 측에서는 ‘모든 게 다 나 때문인 것만 같아…’ 무엇 하나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사람이 힘들고, 사랑마저 나를 아프게 할 때, 그렇게 자존감이 무너져 내릴 때 내게 꼭 필요한 힘을 주는 에세이라고 소개했다. 자존감, 사랑과 이별, 삶의 방향과 꿈, 인간관계 등 평범하지만 마치 내 이야기 같은 사연들과 함께 특별한 위로와 조언을 건넨 책이라고 한다. 지켜주고픈 소중한 사람에게, 이제는 흔들림 없이 단단하게 살고 싶은 나에게, 빛나는 선물이 되어줄 책이라는 소개도 함께 붙여졌다. 이 책은 유튜브와 책으로 무려 50만 독자에게 사랑받았다고 한다.

저자 이명신은 책에서 "나를 잃어가는 사람들에게 김달 작가님은 책 『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말 것』에서 함께하는 시간 동안 변하는 내 모습도 마음에 드는 것이 제대로 된 사람을 만났다는 분명한 증거라고 말했습니다"고 전제하고, 1998년에 나왔던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라는 영화가 생각났다고 한다. 성격이 괴팍하고 강박증이 있는 유명 작가가 자주 가는 식당의 웨이트리스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인데 프러포즈를 하면서 했던 대사를 떠올린다. "당신은 내가 더 좋은 남자가 되고 싶게 만들어요." 꽤 오랫동안 명대사로 사랑받은 말이라고 언급한다. 저자도 역시 사랑을 할 대 상대방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일상을 공유하는 대화를 나누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덧붙여 저자는 게리 채프먼의 『5가지 사랑의 언어』에서 사랑받는다고 느끼는 표현 다섯 가지를 인용한다. 이른바 '사랑의 언어'다. 이 사랑의 언어는 ① 인정하는 말 ② 함께하는 시간 ③ 선물 ④ 봉사 ⑤ 스킨십이라고 말한다.

 


 

네이버클립 ‘책 속의 스피치’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처럼 이 책에서도 이명신 저자는 다정하고 편안하게 독자에게 다가간다. 힘 빼고 편하게 읽다보면, ‘나를 숨 쉬게 하는 말’에 대해 생각해보고, ‘이상하게도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외로움을 공감하며, ‘누구나 하나쯤은 연약한 부분이 있다’고 인정하고, ‘나는 나의 습관’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렇게 유명 대학의 학자들은 자신의 감정을 잘 알고 컨트롤하는 것이 그만큼 우리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는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감정적이라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 것 같아요.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참는 것이 미덕’이라든가 이성적인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인식 속에서 살아왔잖아요. 요즘은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출하지 않고 감추는 것을 더 좋다고 인식하는 경향도 있고요. 그래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를 쓰거나 불편한 감정을 외면하려고 노력했던 게 아닐까 싶어요. 그러다 보니 점점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거나 표현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 거죠."(p.197) - 「내 감정을 알라」 중에서

 

저자 : 이명신

 

어쩌다 보니 20년 넘게 말로 먹고사는 중. 네이버 오디오클립 ‘책 속의 스피치’를 통해 좋아하는 책 이야기를 사람들과 나누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티엔티 스피치 대표. 교육 콘텐츠 제작 및 비즈니스 피칭·사업계획서 코칭 등의 일을 함. 광운대학교 대학원 코칭심리학 전공. 저서로는 『슬램덩크 인생특강』(공저), 『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닌데』가 있음.

인스타그램 @tnt_speech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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