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을 그만하고 싶습니다만 - 고민 속에서 헤매는 당신을 위해
가토 다이조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혹스런 순간에 부닥쳤을 때,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상황에 맞닥뜨릴 때 우리는 고민을 하게 된다. 자신의 능력으로 순간에 해결하지 못할 때도 고민은 시작된다. 고민은 일이나 상황이 수습되기 전까지 계속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하루 마주치는 문제에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떠오른다. 해결하지 못할 경우에 어떤 사람은 하루를 지탱할 삶의 에너지를 모두 쏟아붓기도 한다.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고민은 삶에 유익하기도 하지만 고민의 본질과 원인, 목적이 명확하지 않은 고민이나 자기 연민 형태의 고민은 결코 유익하지 않다.

자기의 불행을 과장하고 호소하는 형태로 고민을 끊임없이 늘어놓는 사람들,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고민하는 행위에 그저 안주하고 만족하는 사람들, 솔직히 말하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런 '고민 의존증'이 있다는 것이 이 책 『고민을 그만하고 싶습니다만』의 저자 가토 다이조의 주장이다. 와세다대학 심리학과 명예교수인 그는 이 책에서 감추어진 자신의 분노와 자기 연민, 불안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깨닫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당신의 고민을 본질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고민 의존증'의 증상을 이 책에서 설명하고 어떻게 벗어나야 하는가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저자가 이 책에서 지적하는 '고민'은 철학자들이 하는 '생각'이나 종교, 특히 불교에서 말하는 '고뇌'와는 결이 다르다.

 


 

저자는 고민에 사로잡혀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은 행복해지기를 간절히 바라면서도 실제로는 불행해지는 행동을 한다고 지적한다. 자신의 고민이 결코 유익하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고민하지 않고는 못 견디는 심리가 있다는 것이다. 가토 다이조는 우리가 휘둘리는 고민의 이면에는 자기 연민과 분노, 불안이 감추어져 있다고 진단한다. 무의식에 존재하는 자신은 다른 것을 바라고 있는데, 그것을 감추기 위해 무의미한 고민의 행위를 반복한다는 것이다. 한숨을 내쉰다고 사태가 바뀌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불행의 방’으로 들어가 성장을 거부하는 것이다.

가령,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사람에게는 근본적으로 애정 결핍이 있다. 이 결핍에 대한 억울함과 분노는 무의식에 축적되는데, 고민에 사로잡힌 사람은 고민의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하여 무의식에 축적된 불안과 분노를 간접적으로 방출한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소란을 피워야 무의식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고민에서 자유롭고 싶다면 먼저 자신의 감추어진 분노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왜 이렇게까지 자기 연민에 빠져 있는지, 왜 이렇게까지 쓸데없는 고민을 계속하는지 그 진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고민하는 과정을 통하여 무의식 영역에서 끌어안고 있는 마음의 갈등을 해결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면 앞길은 밝다. 자물쇠가 걸린 고민의 방에서 나오려면 의식이 갈망하는 배후에 존재하는 무의식의 욕구를 이해해야 한다.” 는 저자의 주장은 이 책을 읽는 동안 서서히 느끼고 이해하고 결심하는 데 핵심이 되는 문장이다. 독자들은 이 문장을 외우거나 머릿속에 각인시키고 독서에 임한다면 저자가 기술된 내용의 90%는 이해하고 있다고 독자는 믿는다.

책에 따르면 별일도 아닌데 한숨을 쉬는 사람이 있고, 매우 힘든 상황에서도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는 사람이 있다. 먹고, 입고, 자는 모든 것이 고민인 사람이 있고, 큰일 앞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지금 자신이 고민하는 것이 정말 그렇게 고민할 문제인지 생각해 보자. 고민 의존증은 단순한 결정장애가 아니다. 마음이 성장해 온 지도를 되짚어 본다면 고민의 이면에 심리적 결핍과 분노, 존재감 상실 등이 자리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고민을 해도 해결되는 일이 없이 분노나 불안만 계속 쌓인다면, 자신이 왜 그렇게 고민하고 있으며, 어떤 목적으로 고민하고 있는지부터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저자의 주장은 알코올 의존증 환자가 의존증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은 먼저 의존증 환자라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회복이 가능하다는 논리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이 때문에 저자가 말하는 고민 의존증의 치료는 인정하고 난 후 원인 파악을 한 후 벗어날 수 있다는 논리와 부합한 것으로 보인다.

 


 

저자 가토 다이조는 고민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증오와 불신의 한가운데에 서서 힘들다고 절규하지 말고 지금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사소한 일들을 이어가라고 조언한다. 이것이야말로 ‘마음의 혁명’이고 진정한 행복으로 나아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불행의 방’은 잠시 안전함을 줄지 모르지만, 진정한 행복과 성장은 고통스럽더라도 그 방을 벗어나야 얻을 수 있다. 고민하는 데 삶의 에너지를 모두 쏟아붓기보다 당신이 행복해지는 데 에너지를 쏟아붓길 저자는 바란고 있다.

 

“고민하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해도 고민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상태라면 ‘고민 의존증’이다. 고민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고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도 않는 것이니까 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을 하지만 고민을 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한다. 알코올의존증에 걸린 사람은 술을 마시는 행위가 자신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마시지 않고는 견디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고민 의존증’을 앓고 있는 사람도 고민하는 과정을 통하여 무의식이 원하는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는 것이다. 축적된 분노와 증오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p.16)

 


 

이 책은 모두 6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건강을 해칠 정도로 고민한다」, 2장 「고민을 하는 것이 더 편하다」, 3장 「고민 속에 비밀스런 바람이 담겨 있다」, 4장 「고민을 위한 고민이 되풀이될 뿐이다」, 5장 「자기 연민에서 빠져나와야 고민에서 벗어난다」, 6장 「마음이 성장해 온 역사를 이해한다」 등이다. 이 장들을 살펴보면 우선 고민 의존증 환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의존증을 벗어나기 위해 단계적으로 진전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원인(개인에 따라 다양한 원인이 있을 터 스스로 찾아내야 하지만 책과 함께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을 알아낸 후 책에서 제시한 각 사례별과 자신의 경우를 확인한다. 그다음 치료법을 이 책이 제안한 방법을 따라가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대로 알코올 의존증과 고민 의존증을 비유하며 치료에 영감을 준다. 알코올 의존증에 걸린 사람은 술을 마시는 행위가 자신에게 전혀 도움이 되는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마시지 않고는 견디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고민 의존증을 앓고 있는 사람도 고민하는 과정을 통하여 무의식이 원하는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는 것이다. 축적된 분노와 증오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민은 그에게 치유에 해당한다. 자기 연민에 사로잡혀 있으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을 뿐이다. 하지만 자기 연민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그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자기 연민에 사로잡혀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사실 자기 연민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은 자신이 무슨 목적 때문에 자기 연민에 사로잡혀 있는지 모른다. 이 책에서는 그 목적에 대해서도 기술한다.

 


 

저자는 심리학자로서 세계 유수의 심리학자나 정신의학자들의 고민 의존증 해결 방법에 대해 연구 내용을 잘 알고 있다. 이는 저자가 책의 군데군데서 인용되는 것을 볼 때 독자에게 신뢰감을 준다. 단순히 자신의 주장만을 늘어놓는 것보다 세계적인 동료 학자들의 의견도 같다는 점을 비춰볼 때 독자의 신뢰는 더 깊어질 것이다. 5장 「자기 연민에서 빠져나와야 고민에서 벗어난다」에서 〈수동적 태도를 버려야 트러블이 사라진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고민에 빠진 사람은 자신을 인정받으며 살아온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처절한 싸움을 하면서 살아왔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표현하면 그들은 수동적인 사람이다"고 언급한다. 저자는 이어 카렌 호나이(정신분석가, 명저 『The Unknown Karen Horney』의 저자)를 인용한다. 카렌 호나이는 "사랑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고 기대하는 것은 신경증이다"란 주장을 했다고 한다. 수동적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아닌 것을 심각한 곤란으로 생각한다. 수동적이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증가한다. 곤란한 상황에 놓이기 때문에 수동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수동적인 태도와 사고방식이 곤란을 부르는 것이다는 주장이다.

저자 가토 다이조는 하버드대학 의학부 심신의학연구소 허버트 벤슨이 편집한 책 『The Wellness Book』에 스트레스를 잘 견디는 사람의 특징으로 네 가지의 C가 제시되어 있다고 말한다. 네 가지의 C는 Control(통제감), Challenge(도전감), Commitment(몰입감), Closeness(친밀감)다. 수동적인 사람은 이 네 가지의 C가 하나도 갖추어지 않다고 지적했다는 것이다. 또 조지 웨인버그가 자기 연민은 '막다른 골목'이라고 말한 것도 그것이 가진 수동적 성격 때문이라고 저자는 풀이한다. 카렌 호나이도 신경증 호나자의 욕구불만에 대한 반응의 하나로 '자기 연민'을 들었다고 덧붙인다.

 


 

왜 쓸데없는 고민을 계속할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보다 문제를 고민하는 쪽이 심리적으로 훨씬 편하기 때문이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자발성, 능동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문제를 고민하는 데에는 자발성, 능동성은 필요 없다. 무엇보다 고민을 하는 행위를 통하여 퇴행 욕구가 충족된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적극적인 태도는 성장을 하겠다는 태도다. 그런데 행동할 때에는 퇴행 욕구에 의해 움직이는 쪽이 심리적으로는 훨씬 편하다.(p.61)

 

저자 : 가토 다이조(かとう たいぞう,加藤 諦三)

1938년 도쿄에서 출생. 도쿄대학 교양학부 교양학과를 거쳐, 동 대학원 사회학 연구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1973년 이후 간헐적으로 하버드대학교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현재 와세다대학교 명예교수, 하버드대학교 라이샤우어연구소 객원연구원, 일본정신위생학회 고문이다. 라디오 프로그램 ‘전화 인생 상담’에 반세기 동안 출연했다. 저서로는 <왜 나만 이렇게 힘든 걸까>, <마음을 쉬게 하는 법>, <심리학자에게 배우는 자존감 관계법>, <비교하지 않는 연습> 등 다수가 있다.

 

역자 : 이정환

경희대학교 경영학과와 인터컬트 일본어학교를 졸업했다. ㈜리아트 통역과장을 거쳐, 현재 전문 번역가 및 동양철학, 종교학 연구가, 역학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돈의 맛』 『2억 빚을 진 내게 우주님이 가르쳐준 운이 풀리는 말버릇』 『지적자본론』 『나는 내가 아픈 줄도 모르고』 『구마 겐고, 건축을 말하다』 『사소하지만 강력한 말의 기술』 『오다 노부나가 카리스마 경영』 『적을 경영하라』 등이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