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미스테리
디바제시카 지음 / 너와숲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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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추리소설을 좋아하지만 일부러 찾아다니면서 읽을 정도는 아니다. 예전에 책을 많이 읽을 때는 김성종의 『여명의 눈동자』가 추리소설로 분류되어 무척 재밌게 읽었었다. 그 작품은 당시 김성종 작가를 우리나라 최고의 추리소설가로 만들어준 소설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러나 추리소설은 우리 소설사에 업적을 남길 만큼 많지는 않았던 것으로 독자는 기억한다. 독자 역시 그 이후 우리나라 작품보다 외국의 유명한 아서 코난 도일이나 애거사 크리스티, 에드가 알렌 포의 작품을 즐겨 읽었다. 이후 직장 때문에 책을 많이 읽지 못한 시기를 거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책을 다시 손에 잡으면서 한두 권 추리소설을 접하면서 매우 흥미롭게 읽어왔다. 이번에는 일본의 추리작가로 명성이 높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에 흠뻑 빠졌다. 그것은 시작이었다. 일본에 이렇게 많은 추리소설 작가가 존재하는지도 처음 알게 되었다. 이른바 베스트셀러 작가가 넘쳐나고 있었다. 매해 서너 권씩의 그들의 작품을 읽을 정도로 매력에 흠뻑 빠져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아직까지 우리나라 추리소설 작가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 책 『토요미스테리』는 추리소설의 재미로 다가와 매우 흥미롭게 읽었다. 물론 이 책을 쓴 작가는 디바제시카란 필명의 한국인이지만 그가 창작한 소설이라기보다 기록과 사건의 기억을 통해 재구성한 작품이라 재미는 조금 떨어졌지만 한편으론 현실감이 더해 흥미로웠다.

 


 

이 책은 명실상부한 1세대 유튜브 크리에이터인 디바제시카를 더욱 독보적인 자리에 올려놓은 디바제시카 채널 속 〈토요미스테리〉 가운데 25가지 이야기를 뽑아 재구성했다. 〈토요미스테리〉는 전혀 헤아려지지 않는 표정에 나지막한 목소리까지 더해, 아무도 빠져나갈 수 없는 이야기 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인기 유튜버 디바제시카의 이야기 구성력에 있다는 평판을 받고 있다고 한다. 독자는 유튜버를 전혀 이용하지 않기에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토요미스테리〉는 최근 10년 동안에 224만 명이라는 구독자가 시청하고 있는 콘텐츠라니 놀랄 만하다. 미스터리는 그 자체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는데, 여기에 디바제시카의 무표정한 얼굴과 음산한 목소리가 더욱 긴장감을 높이는 효과를 더해준다는데 기회가 있는 대로 한 번 들여다볼 생각이다.

독자는 모르는 일이지만 과거에도 공포나 미스터리를 주제로 하는 콘텐츠를 선보이는 1인 크리에이터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디바제시카처럼 진행자의 이야기로만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경우는 드물었다는 게 출판사 측의 전언이다. 거기에 적절한 음향과 자료 사진, 그리고 뉴스 전달자인 앵커처럼 차분하게 이야기를 전해주는 디바제시카만의 이야기 전달 기법이 사람들에게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구독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태다. 그리고 다시 디바제시카는 스토리텔링북으로의 놀라운 데뷔를 단행했다. 지상 미스터리 쇼로 독자들을 초대한 것이다.

 


 

이 책에는 미국에서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랑스에 이어 한국과 일본까지 전 세계를 무대로 한눈을 팔 수 없는 기이한 이야기들이 담뿍 담겨 있다. 미스터리 팬이라면 결코 그냥 지나칠 리 없는 제목들이 우선 눈길을 끈다. 전문 추리·미스터리 작가가 아니기 때문에 극적 긴장감과 미스터리 부각 기술은 조금 떨어지는 것이란 선입견 때문인지 군데군데 조금은 덜 완벽한 구성이 엿보이지만 흘륭하고 섬뜩하기까지 한 삽화(일러스트)가 완벽하게 가려준다. 이 일러스트도 저자인 한재홍은 각 장에 삽입된, 등장인물의 광기 어린 표정과 느와르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표현으로 부족한 이야기에 입체감을 불어넣는다.

저자 디바제시카의 차분한 스토리텔링 능력은 책 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한 사건을 다양한 방향에서 재조명하여 이미 알고 있던 사건도 뻔하지 않게 즐길 수 있다. 더불어 각 사건의 키워드를 영어 단어와 심리학 용어로 소개하여 관련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덤이다.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았을 사건들, 비록 모든 이야기가 행복한 결말로 끝나지는 않더라도 미스터리 에피소드가 던지는 메시지는 묵직하다. 〈토요미스테리〉는 사건의 피해자와 가족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며 진정성을 더해간다. 이미 수많은 시청자들이 즐겨 찾는 채널의 인기 있는 이야기를 엄선해 만든 이 책이 독자들에게 새로운 미스터리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리라 독자는 기대한다.

 


 

이 책의 서문에는 책 출간을 위한 저자의 취지와 도움을 준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았다. 저자는 2014년 시작한 〈토요미스테리〉가 햇수로 10년을 맞이했다고 밝히고, 자신이 직접 경험한 '미국 흉가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을 시작으로 지금은 국내외 범죄 사건, 공포 괴담, 쇼킹한 사건 사고, 역사적인 미스터리까지 소재가 다양화되고 전 세계로 범위를 넓히며 1200개가 넘는 스토리를 재구성해내는 등 그동안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저자는 얼마 전, 도대체 10년간 어떻게 동일한 콘텐츠 방향을 유지하며 채널을 성장시킬 수 있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저자는 지금도 여전히 소재를 선정하고 어떻게 하면 가장 생생한 대본을 만들지 고민하는 일을 제일 좋아하기 때문에 어느덧 이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유튜브 채널로 성장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사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그저 사람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스토리만 찾아 헤맸으나 이젠 즉각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하더라도 피해자의 고통에 공감해줄 수 있고, 인간의 추악한 모습을 들춰낼 수 있고, 소소한 감동까지 줄 수 있는 더 진정성 있는 〈토요미스테리〉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책에는 10년을 되돌아보며, 꼭 다시 소개하고픈 스토리들을 모았다는 것. 특히 훨씬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묘사를 더해 첫 번째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처음부터 아예 벌어지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비극과 충격적인 스토리들은 그릇된 욕망을 추구한 인간, 위선의 가면을 쓴 인간, 분노를 통제하지 못한 인간 등이 출연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내면의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며 어려움도 털어놓는다. 하지만 앞으로도 끊임없이 악의 축에 선 이들의 민낯을 파헤치며, 사건의 이면을 통해 ‘나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포부를 밝힌다.

 


 

이 책의 목차에는 매우 자극적이긴 하지만 어차피 책으로 출간한 이상 좀더 진실에 가까운 제목으로 뽑기에 고민했고, 독자들이 제목만 보고 어떤 사건인지 알 수도 있지만 구체적 상황에 대해 자세히 모를 만한 내용을 극적으로 재구성하는 데 좀더 시간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이 25개의 사건 중 「신혼부부의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은 우리나라 사건을 다룬다. 독자의 기억으론 실제 TV를 통해 들은 것 같기도 하고, 못 들은 것 같기도 한 사건이다. 2017년 4월 24일 우리나라에서 혼인신고를 마치고 일본 오사카로 신혼여행을 떠난 부부의 이야기다. 책에 따르면 비용상의 문제로 결혼식은 생략했지만, 양가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에 성공한 두 사람은 이제 자신들의 앞에 행복한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이들이 신혼여행을 떠난 다음날 신부 김나영(가명)의 부모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온다. 딸이 일본 오사카에서 갑작스러운 발작과 마비 증세로 병원에 이송됐다가 결국 죽었다는 것이다. 사위 정경철(가명)은 국제전화비가 많이 나온다는 핑계를 대며, 이 중요한 소식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보냈다. 신부의 부모는 어이없지만 오사카행 비행기를 탔다. 김나영의 죽음은 자살로 결론이 났다. 외부인의 침입 흔적이 없고 몸에서 특별한 상처나 저항흔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체를 한국으로 가져오려면 전용비행기를 마련해야 하는 등 비용이 무척 많이 들기 때문에 현지에서 화장되었다. 신혼부부의 거주지인 세종경찰서에 같은 해 5월 4일 보험회사로부터 신고가 접수된다. 1억5,000만원의 보험금이 청구된 데 따른 것이었다. 여행자보험치고는 상당히 높은 보상금 때문이다. 이른바 '니코틴 살인 일기장'이 발견되고 이를 토대로 수사를 벌였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저자가 이 사건을 여기에 끼워넣은 이유는 '정황증거'가 채택돼 기소가 이루어진 사건이기 때문이다. 범행 과정을 이 서평에서 일일이 쓸 수는 없으니 독자들의 독서를 권유한다. 매우 자세하게 나와 있다. '증거 원칙주의'가 채택되어 증거불충분으로 무죄라는 면죄부를 줄 뻔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또 미국판 '고유정 사건'으로 불리우는 「조디 아리아스 사건」을 소개하면서 '인지부조화'란 심리학 용어를 다룬다. 저자에 따르면 현실을 파악하고 인지하는 능력이 상실된 일종의 정신질환이다. 인지부조화 증상을 겪는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고도 그 거짓이 진실이라 믿는다. 즉 자신을 둘러싼 상황과 사실을 자기 편한 대로 믿어버리는 것이다. 진짜 현실과 현실을 거짓으로 만드는 인식의 불일치, '소시오패스'라고도 부르는 반사회적 부류의 인간들이 이런 모습을 보인다.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인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조디 아리아스는 바로 인지부조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케이스다.

"재판이 진행될수록 그녀에게 불리해지자, 조디는 결국 2년 만에 자신이 트레버스를 죽였다고 자백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녀는 정당방위를 주장하며 자신이 무죄라고 외쳤다. 트레버스가 사실은 변태적인 성도착이며 데이트 기간 내내 그녀에게 폭력을 행사했고, 심지어 총으로 위협했으며, 툭하면 인신공격이나 음담패설을 일삼았고, 자신이 보는 앞에서 미성년자 음란 동영상을 시청하며 매춘을 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주장한 것이다."(p.74)

 

저자 : 디바제시카

 

224만 구독자를 보유한 대형 유튜브 채널 <디바제시카>를 운영하며 미스터리, 사건사고 스토리텔링 분야에서 가장 독보적인 진행자로 인정받고 있다. 224만 구독자들을 매료시킨 그녀의 장점은 흡입력 있는 목소리와 귀에 쏙쏙 들어오는 발음, 군더더기 없는 스토리 구성 등이다. 10대부터 60대까지 두터운 팬층을 자랑하며 유튜브 채널은 10년째 꾸준히 성장 중이다. 2019 <포브스 코리아>가 선정한 대한민국 파워 유튜버 30인에 선정된 바 있고, 성균관대에서 ‘컬처앤테크놀로지’, 세종사이버대학에서 ‘유튜버 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저서로 ≪디바제시카의 미드나잇 잉글리쉬≫가 있으며, 2019년 ‘나만 뒤처진 것 같은 인생’이라는 단독 토크콘서트 개최를 비롯해 관공서나 기업체, 대학에서 인기 강연자로 활동 중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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