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금서 - 개정판
김진명 지음 / 새움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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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의 우리말, 우리글에 대한 사랑은 계속되고 있다. 전작 『글자전쟁』(2015. 8. 새움刊)에서 다룬 ‘답(畓)’이란 글자가 중국 자전에는 없는 글자이기 때문에 우리 민족이 만든 글자임이 확실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중국의 세계적 문호 임어당(林語堂)이 한자는 ‘당신네 동이족’이 만든 것이란 말에 따라 중국의 한자(漢字)의 기원인 갑골문자가 은(殷)나라 때의 것이고, 그 은이 한(漢)족이 아닌 동이족이 세운 나라이니, 한자는 우리 글자라는 이야기이다. 물론 학계에서 정식으로 인정되지 않은 내용이라 작가 김진명이 파헤친 한자의 기원이 우리가 만든 문자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김진명은 소설을 통해 치밀한 자료 조사와 구성으로 써내 독자들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또 활자와 관련된 소설 『직지』(2019. 8. 쌤앤파커스刊, 전2권)는 지난 1,000년간 인류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은 최고의 발명으로 꼽힌 것,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로 잘못 알려진 것을 바로잡기 위한 작품이다. 『직지』에서 작가는 청주 흥덕사에서 간행된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에 대한 탐구와 추적에 들어갔다.(상·하 2권으로 인쇄된 '직지' 의 하권만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현재 소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서양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구텐베르크의 ‘42행성서’보다 78년 앞섰다는 실체적 진실에 다가선다. 이 작품은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를 둘러싼 중세의 미스터리를 추적한 장편소설이다. 『직지』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으로 공인받은 '직지'를 키워드로 소설 『직지』는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를 둘러싼 중세의 미스터리를 추적했다.

 


 

이 책 『천년의 금서』는 우리나라의 한(韓)은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의 의문으로부터 시작한다. 한국인으로 살면서 우리는 이 물음에 쉽게 답하지 못한다. 조금 배웠다는 사람은 삼한이라고 대답하는 게 고작이다. 그러나 이 삼한이 또 어디서 왔는지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우리나라의 한이 어디에서 왔을까?라는 의문에 사로잡혔던 작가 김진명이 이 세상에 남아있는 모든 기록들을 일생 동안 필사적으로 추적한 끝에 찾아낸 ‘韓’의 실체. 그리고 미국의 NASA 프로그램에서 증명되는 천문학적 실체에 대한 진실을 파헤친다.

저자 김진명은 책 서두에 「작가의 말」을 통해 "기원전 7세기 무렵 편찬된 사서삼경 중의 한 권에서 우리의 조상 한후(韓候)라는 왕을 찾아낼 수 있었고, 후한의 대학자 왕부가 이 한후를 분명 우리의 조상이라고 확인한 저작과도 만날 수 있었다"고 밝힌다. 뻥 뚫린 상태로 있던 우리의 고대사에 고조선보다 훨씬 이전에 존재한 나라의 확고부동한 실체가 등장한 것이다. 저자 김진명은 자신의 서지학적 추적과 별개로 천문학자 박창범 교수의 실험도 작품 속에 등장시켜 그의 천문학적 탐구로 이를 뒷받침한다.

"나는 오성(伍星)의 집결을 관측한 기록을 보고 동국(東國)이 이미 큰 나라를 이루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로부터 천년 후 이들의 자손이 주(周)를 찾았으니 그 내력이 중화(中華)에 못지않으리라. 놀라운 일이로다! 놀라운 일이로다!"(p.84)

 


 

서지학과 천문학, 작가 김진명의 결합이 밝혀낸 대한민국 국호의 비밀. 그가 오랜 침묵 끝에 또다시 한국인의 정신을 강타한다. 봉인된 〈천년의 금서〉를 펼치는 순간, 대한민국 비밀의 판도라 상자가 열린다. 『천년의 금서』의 저자 김진명은 치밀한 자료조사와 프랑스 등 현지 취재, 그리고 현대 과학의 성과에 역사적 상상력을 더해 금속활자의 전파에 관한 실체적 진실에 다가선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작가가 파헤치고 필사적인 탐구로 이뤄낸 한(韓)의 비밀을 무조건 믿고 싶다. 소설 책이지만 팩트를 탐색하고 크로스 체크를 통해 확인한 후 이를 바탕으로 작가적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구성한 그의 노력에 감사하고 있다. 독자로서는 사실 여부에 상관없이 역사 속에서 우리의 잘잘못을 짚어내 역사를 통해 우리 민족과 나라의 발전을 계속해 나가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자 김진명은 역사 속의 사실 확인에서 우리 국호의 기원을 찾아내고 우리가 왜 국호마저 소홀히 다루었나, 그리고 일본인 학자들이 주장한 대로 우리 역사를 인식하고 답습하는 일부 사학자들과 학계의 타성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동기 부여를 위해서도 이 책의 가치를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조선이라는 이름이 기록상에 처음 등장하는 건 기원전 3세기 무렵이다. 하지만 한이라는 국호는 기원전 9세기 무렵의 유력한 기록에 나온다. 그런데도 우리는 일본인들이 그어놓은 금을 한 발짝도 넘어가지 못한 채 우리 고대국가는 고조선이라고만 알고 있다"고 말한 점에서 그의 우리글, 우리말, 우리나라 사랑이 엿보인다.

 

 

소설 『직지』처럼 이 소설도 살인사건으로부터 시작된다. '한(韓)'에 대한 탐구는 젊은 여교수 김미진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죽을 이유가 있는 사람이 어딨겠는가? 목맨 여자의 시신, 그것도 앉은 자세로 빨간 비닐 노끈을 목에 걸고 그 끝부분을 책장에 꽂혀 있는 책에 칭칭 감고 죽었다. 끔찍한 현장이다. 누가 봐도 단순 살인 사건과는 다르다. 사건의 수사를 맡게 된 목 반장은 자살이 아니라, 타살로 보고 지인을 중심으로 본격 수사를 한다. 김미진 교수의 장례식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연구원 이정서와 특히 자주 메일을 주고받았던 한은원 교수라는 인물을 중점적으로 수사한다. 이 과정에서 김미진 교수가 한의 어원 연구에 집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고조선 이전에 이미 존재했던 '한'의 어원은 어디에서 온걸까? 김미진의 죽음 이후, 지인인 한은원 교수가 실종된 사실이 더해지면서 사건은 급물살을 타고 혼돈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이는 책 후반부로 갈수록 흥미를 더해간다. 한이라는 글자가 중국에서 온 것이 아니라, 고종실록에서 기록된 대'한'제국에서의 '한'이란 점에 주목할 수 있다. 한은원 교수의 행방을 찾는 과정에서 이정서는 중국 성도대학으로 건너가고, 시에허 교수를 비롯한 관련 인물들을 만난다. 김진명 작가 특유의 철저한 자료조사와 고증에 감탄과 존경의 마음이 든다. 이 책에는 왕부의 〈지명원류고〉 〈씨성본결〉 〈오성행산천문지〉 그리고 우리의 〈단군세기〉 외에도 많은 고문학이 언급되고 있다. 그만큼 연결되고 증명해야 할 사안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할 터다. 이 과정에서 일본에서 역사 공부를 하고 온 우리 일부 사학자들, 그들의 비교 연구 비교 사학에 대해 비판하고 충고하는 부분은 독자로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이 소설은 사건이 전개되면서 김진명 작가의 대서사시라 할 수 있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에서처럼 민족 자긍심과 저자의 상상력이 더해져 소설의 재미와 교훈적인 내용도 포함하고 있어 널리 읽힐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엿볼 수 있었다. 한(韓)이 왜 대한민국이 국호로 되어 왔는지, 역사 시간에 이런 부분을 왜 이야기 하지 않았는지, 그냥 단군 할아버지와 웅녀의 신화로만 전해져 내려왔는지, 또 우리 민족의 최초의 국가로 왜 고조선이라고 믿고 지내왔는지 등 수많은 역사적 의문을 내놓지 않았을까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독자 역시 이런 의문을 한 번도 갖지 않았는지, 우리 일부 사학자들의 역사학에 대한 잘못된 관점이나 의식은 왜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왔는지 등 깨닫게 해주는 데도 한몫 하고 있다.

단군세기에 나와 있는 짧은 문장, 5개의 별이 일렬로 줄을 선 그날의 천문학적인 흔적, 그 때가 언제였는지, 남해안에서 일어났던 커다란 범위의 썰물, 이런 자연 현상들과 그 정확한 시점을 찾아 연구해 왔던 사람들, 벌써 김미진 교수는 싸늘한 주검이 되어 버렸다. 그 다음은 역사학자 한은원 교수의 행방을 찾아 중국까지 찾아 헤매는 이정서 등의 행적에 독자들의 의문이 하나씩 풀려나가는 구성 기법은 과연 김진명 작가다 하는 탄성과 역사소설보다 추리소설이라는 느낌도 강하게 든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이 허황되거나 무조건적 주장이 아닌, 밝혀진 역사적인 진실을 토대로 그것을 연구하고 기록으로 남긴 사람들의 서지학적 접근 등은 작가의 소설 구상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에 '역시 김진명' 이라는 생각에 한층 더 감탄을 쏟아낸다. 이 소설은 하나의 살인사건을 둘러싸고 해결해 가는 과정에는 우리의 고대사를 송두리째 사라지게 한 일본 식민 사학자와 중국의 온갖 방해와 모략 및 역사 왜곡이 있다는 점도 알 수 있게 해준다.

 


 

“경주박물관에 가보면 우리나라 최초의 고대국가가 탄생한 시기를 기원전 40년 무렵으로 잡고 있습니다. 이 무렵 삼국이 신라, 고구려, 백제 순으로 생겨났다고 일본인 학자들이 철골을 세우고 여러분들이 콘크리트를 친 역사입니다. 그전은 물론 단군 할아버지의 고조선입니다.”

“조롱하지 말고 하시오!”

“지금 과학실험으로 보았듯 우리에게는 기원전 18세기에 오성취루의 기록이 있고 기원전 10세기에 남해조수퇴삼척의 기록이 있습니다. 그 텅 비었다는 우리 역사에 이토록 문명화된 나라가 있었다는 얘깁니다. 이제 이 나라의 존재를 역사 기록으로 찾아보겠습니다.”

“당신이 그렇게 강력하게 주장하는 기록은 뭐요? 주나라 때의 기록이라도 된단 말이오?”(p.269)

 

저자 : 김진명(金辰明)

 

첫 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이후 발표하는 책마다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현실과 픽션을 넘나들며 시대의 첨예한 미스터리들을 통쾌하게 해결해주고, 일본·중국의 한반도 역사 왜곡을 치밀하게 지적하는 그의 작품에 일관되게 흐르는 것은 대한민국에 대한 사랑이다. 그의 소설들이 왜 하나같이 독자들의 열화와 같은 환호를 받는지, 그의 작품을 읽어본 이들은 알고 있다. 뚜렷한 문제의식을 지닌 작가, 김진명. 그의 작품으로는 우리나라 최고의 베스트셀러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비롯해, 철저한 고증으로 대한민국 국호 韓의 유래를 밝힌 『천년의금서』, 일본의 한반도 침략이 어떤 역사 논리로 이루어졌는가를 명확히 규명한 국보급대작 『몽유도원』, 충격적인 명성황후 시해의 실체를 그린 『황태자비 납치사건』, 한국 현대사의 최대 미스터리 『1026』, 한국인을 지켜주는 보이지 않는 힘을 그린 밀리언셀러 『하늘이여 땅이여』, 경이로운 수의 비밀을 다룬 『최후의 경전』, 돈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그려낸 『카지노』, 북한 지도자 죽음의 미스터리를 담아낸 문제작 『신의 죽음』, 삼성과 애플의 특허전쟁을 예견한 『삼성 컨스피러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둘러싼 한·미·중의 갈등을 다룬 『싸드』, 한자 속에 숨겨진 우리 역사와 치열한 정치적 메커니즘을 담은 『글자전쟁』 등이 있다. 대하역사소설 『고구려』를 집필 중이다. 현재 미천왕편, 고국원왕편, 소수림왕편, 고국양왕편,총 7권이 발간되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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