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 신화 9 : 이아손 아르고스 코르키스 황금 양털 - 정재승 추천, 뇌과학을 중심으로 인간을 이해하는 12가지 키워드로 신화읽기 그리스·로마 신화 9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 지음, 정재승 추천 / 파랑새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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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알기로는 그리스·로마 신화는 고대 그리스에서 발생해 로마 제국으로 이어지는 신화이다. 제우스, 헤라, 디오니소스 등 그리스의 신들은 수천 년이 지난 오늘날 현대인들에게도 친숙한 이름으로 다가온다. 신화는 고대인의 상상 세계가 만들어 낸 이야기지만 수천 년이 지난 현대에도 ‘살아 있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그리스·로마 신화가 철학자와 역사가에게 영향을 주었고, 미술과 문학의 중요한 주제가 되었으며, 과학기술 분야의 용어가 될 정도로 서양 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아는 그리스·로마 신화의 대부분은 로마로 건너와 그리스의 신들 이름을 로마식으로 바꾸고 내용을 발전시키기도 했지만, 그리스신화가 중심이고 주된 바탕이다. 서양에서는 로마라는 나라가 최초의 제국으로서 갖는 의미가 대단히 컸기 때문에 그리스·로마 신화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신화는 고대인의 상상 세계가 꾸며낸 신(神)들의 이야기지만, 수천 년이 지난 현대에도 지금 여기에 '살아 있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진다. 종교학자 미르체아 엘리아데(Mircea Eliade)의 표현이다. 엘리아데는 신화란 '창조를 서술하는 이야기'로 파악했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신화는, 초자연적인 존재의 행위를 통해 하나의 실재가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지 이야기해 준다. 따라서 신화는 언제나 ‘창조’를 이야기한다”라고 주장한다. 즉, 신화는 세계 곳곳에서 인류의 시원(始原)을 이야기해 왔다. 이러한 신화 이야기는 문명의 발달과 함께 더욱 풍성해지고 복잡해졌다. 이 책 『그리스·로마 신화 9』는 '용기'를 선택해 저자가 다시 기술한 것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신화는 신들의 이야기이지만 인간이 만들어낸 인문학적 산물이다. 인간은 왜 신들의 영역을 문학적 작품으로 표현하고 그것을 유구한 역사 속에서 반복하여 탐독해왔을까? 그리고 왜 입에서 입으로 그 이야기를 딸과 아들들에게 들려주어온 것일까요? 이 책을 펴낸 출판사 측에 따르면 아마도 완전함과 영원함을 추구하고 싶었던 인간의 마지막 염원의 영구적 표현이 바로 신화라고 판단한 데 따른다. 서양문화뿐만 아니라 동양문화도 마찬가지이다. 인간이 입으로 전해 문자로 기록하고 또다시 입으로 전달해온 살아있는 문화유산이 바로 신화이다.

이 책은 우리 사회 전 세대를 아울러 끊임없는 학구적 영감을 불러일으켜온 뇌과학자 정재승 교수가 추천한다. 정재승 교수는 인간을 이해하는 뇌과학의 12가지 인지적 키워드를 통해, 이제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신화 읽기를 시작해보기를 권유한다. 여전히 청소년들에게는 잊지 못할 지식의 스펙트럼을 넓혀줄 것이고, 신화를 무심코 지나쳐온 성인들에게도 인문학적 품위를 재정비하는 행복한 경험을 열어줄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신화가 우리의 인지적 경험을 넓혀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 인생을 관통하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정재승 교수가 각 권마다 정성스러운 추천사 집필과 키워드 제시를 통해 이 작품을 직접 추천하는 것이다. 저자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Menelaos Stephanides)는 아테네에서 태어난 경제학을 공부했다. 이후 신화 연구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어 알려지지 않은 아름다운 설화를 발견하고 연구하는 데 전력을 다했다고 한다. 그리스 신화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와 지식으로, 『동화로 읽는 그리스』를 위해서 25년간 준비를 했다.

 


 

정재승 교수는 이 책의 추천사를 통해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문화적 차이가 있음에도 대부분의 사회에서 청소년들에게 그리스·로마 신화를 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스·로마 신화가 젊은이들에게 어떤 미덕을 가르치기에, 시대를 막론하고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것일까? 나는 그 해답이 ‘용기’에 있다고 믿는다. 그리스·로마 신화는 그 자체로 용기에 관한 이야기이며, 젊은이들에게 ‘용기의 위대함’을 가르치는 이야기이다. 미래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먼바다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과연 우리가 거대한 풍랑을 헤쳐 나갈 수 있을지는 더욱더 알 수 없다. 알 수 없는 것들 앞에서 인간은 누구나 불안해한다. 우리들의 사춘기는 바로 이런 ‘불안’으로 가득하다. 과연 나는 자라서 어떤 어른이 될지, 넓은 세상에 나가 무슨 일을 하며 살게 될지 알 수 없기에 무척 불안하다. 가끔 허세를 부려 보기도 하지만, 이내 불안이 엄습해 온다. 나의 운명을 잘 헤쳐 나갈 수 있을지 걱정되기만 한다. 또한 나를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리스·로마 신화는 용기를 내어 불안을 이겨내고 알 수 없는 미래에 맞선, 그래서 바다 건너 먼 곳으로 떠나 풍랑을 헤쳐 나간 신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이 책은 엄청난 부와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황금 양털. 그것을 손에 넣으려고 많은 이들이 모험을 꿈꾸고 계획했으나 자신의 목숨을 걸기는 꺼렸다. 불을 내뿜는 무시무시한 용이 지키는 황금 양털은, 손에 넣을 수 없기 때문에 모두가 긴 시간 동안 그렇게도 간절히 원하는 꿈의 보물이 되었으리라. 그러나 이 불가능한 일을 성취한 자가 있다. 바로 이올코스의 영웅 이아손이다. 그는 수많은 영웅을 모아 원정대를 소집하고, 가장 훌륭한 기술자인 아르고스로 하여금 최고의 배 아르고선을 만들게 한다. 머나먼 코르키스로 가는 동안 원정대는 폭풍과 파도와 같은 자연재해에서부터 신들의 저주 혹은 유혹, 타인의 계략뿐만 아니라 사랑과 이별, 우정과 배신 등 어쩌면 인간이 만날 수 있는 모든 일을 겪었다. 그리고 결국 길고 긴 모험을 마치고 황금 양털을 고국으로 가져갔다. 만약 이아손의 환향 뒤 마냥 즐겁고 행복한 이야기로 끝났다면, 그리스·로마 신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전혀 달라졌을 것이다. 오랜 세월 찾아 헤매던 귀한 보물을 손에 넣었으나 그 물건이 가져다준다던 진정한 부와 행복은 따라오지 못했다. 그렇다면 그리스·로마 신화 제9권이 말하는 ‘진정한 용기’란 과연 무엇일까.

 


 

이제 이 책을 통해, 신이 아닌 ‘인간의 용기’를 변환시키는 일은 독자에게 달려 있다. 이 책에 나오는 내용은 그리스 신화에서 황금 양털을 획득하기 위해서 영웅 이아손이 기도한 원정에 참가한 일군의 영웅의 총칭으로 '아르고선의 승무원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들에 얽힌 모험담을 '아르고나우티카(아르고나우타이 이야기)'라고 하며, 호메로스조차 주지의 이야기로서 언급하는 오래된 전설로, 헬레니즘시대의 로도스의 아폴로니오스의 작품을 비롯해서 그외에 2편, 이 표제의 서사시가 전해지고 있다. 세부적인 것에 대해서는 많은 이설이 있다고 종교학대사전은 기술한다. 이에 따르면 데사리아의 이올코스의 영주 이아손은 이복형제인 펠리아스에게 왕위를 찬탈당했는데, 그 아들인 이아슨은 영웅의 교육자로서 명성높은 켄타우로스의 장 케이론에게 맡겨졌다. 성인이 된 이아손은 귀국 도중 헤라여신이 변장한 노파의 도하를 도와 한쪽 발의 샌들을 잃은 채의 모습으로 펠리아스왕의 앞에 나타나, 왕위 반환을 요구했다. '한쪽 발만 샌들을 신은 남자에게 왕위를 빼앗긴다'라는 과거의 신탁을 떠올린 왕은 당황해서 왕위 반환의 조건에 난제를 주었다.

그것은 왕의 종형인 프릭소스의 영을 기리기 위해서 흑해의 오지 코르키스국에 가서 금양털을 찾아오는 것이었다. 원정을 결의한 이아손의 밑에는 헤라의 유도로 50명 정도의 영웅이 전 그리스에서 모여들었다. 조선공인 아르고스(Argos)는 아테네여신의 가호하에 50명의 자리를 가진 인류 최초의 대선을 만들고, 아테나도 유명한 제우스의 신탁소 도도나숲의 목재에서 사람말을 하는 불가사의한 나무조각을 만들어 뱃머리에 붙여서 아르고선('신속호'라는 뜻)이라고 이름붙였다. 승무원에는 대장인 이아손 외에 베레우스, 테세우스, 아도메토스, 오르페우스, 메레아그로스, 헤라클레스 등 트로이 전쟁의 영웅의 1~2세대 이전의 유명한 영웅의 이름이 나열되어 있다. 가는 길에 발생한 주된 일로서는 여자만의 섬 레무노스에서 환영받아서 오랫동안 체류한 것, 뮈시아에서는 헤라클레스가 데리고 온 힐라스가 요정에게 납치당해서 헤라클레스는 그를 찾아서 원정을 중단한 점, 흑해 입구의 난소 심프레가데스를 예언자 피네우스의 조언으로 극복했다는 것 등이 있다.

 


 

이아손이 골키스왕 아이에테스에게 황금 양털을 요구하자 왕은 몇 가지의 난제를 주었다. 청동의 발을 가지고, 입에서 불을 뿜는 목우에게 멍에를 씌어서 알레스신의 성지를 경작할 것. 거기에 왕이 주는 용의 이빨을 뿌리고, 태어나는 무장의 용사들을 격퇴할 것이었다. 두 가지 모두 이아손을 사랑한 왕녀 메디아의 마법의 약과 조언으로 끝마쳤으나, 왕은 금양 털을 주지 않았으므로, 이를 지키는 백 개의 눈을 가진 용을 역시 메디아의 조력으로 잠들게 해서 겨우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원정대는 메디아와 그 동생과 함께 귀향길에 올랐다. 부왕의 추격에서 피하기 위해서 메디아는 동생을 죽이고, 토막을 내서 바다에 던졌다. 귀로에 대해서도 『오디세이아』에 유사한 많은 해상모험담과 함께 여러 시대에서의 그리스인의 지리적 관심과 지식을 반영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이 이야기는 그 대략적인 틀을 비롯해 개개의 에피소드에는 옛날 이야기적 색채가 농후한데, 초기 그리스인의 항해 경험, 특히 기원전 7세기에 흑해 연안에까지 이른 미레토스시의 식민 활동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된다. 또한 주인공 이아손과 메디아의 후일담은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메디아』에서 알 수 있다.

이 책의 첫 부분에 나오는 프릭소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로 보이오티아의 왕 아타마스와 구름의 님프 네펠레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헬레와는 쌍둥이 남매지간이다. 아버지 아타마스는 네펠레를 버리고 카드모스의 딸 이노와 다시 결혼하는데, 의붓어머니인 이노는 전 부인 네펠레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을 미워해서 죽이려고 계략을 꾸몄다. 이노는 여자들에게 남자들 몰래 밀알 종자를 볶게 했고 이듬해 남자들은 그 씨를 뿌렸다. 곡식이 전혀 자라지 않게 되자 아타마스는 텔포이로 사람을 보내어 흉년을 벗어날 길을 묻게 하였는데 이노는 예언자를 미리 매수하여 프릭소스의 목을 희생제물로 바치면 기근이 멈출거라는 신탁을 내리게 만들었다.

 


 

백성들의 강요로 아타마스는 프릭소스를 죽이려고 제단에 세웠는데 네펠레가 프릭소스와 헬레를 구해달라고 기도하는 모습을 본 제우스가 헤르메스와 황금양을 보내서 프릭소스와 헬레를 구출하였다. 프릭소스와 헬레는 그 황금털의 양을 타고 바다를 건너 도망치는데 헬레가 어지럼증을 느껴서 바다에 빠져서 죽고 프릭소스는 콜키스로 무사히 도망치는데 성공한다. 프릭소스는 콜키스의 왕 아이에테스의 환대를 받았고, 자신의 딸 칼키오페와 결혼시켰다. 프릭소스는 자신의 도망을 도와준 황금의 숫양을 제우스에게 희생제물로 바치고 황금양모는 아레스의 거룩한 숲의 참나무에 걸어놓고 보물로 지키게 하였다. 이 황금양의 전설이 나중에 아르고호의 전설의 기원이 된다. 프릭소스와 칼키오페 사이에서 아르고스, 멜라스, 프론티스, 퀴티소로스가 태어났다.

이 책의 주인공 이아손은 아르고호라는 커다란 배를 건조하여 그리스의 이름난 영웅들을 이끌고 갖가지 난관을 극복한 끝에 콜키스에 도착한다. 그러나 콜키스의 왕인 아이에테스는 그에게 입에서 불을 내뿜는 황소로 밭을 갈고, 거기에 용의 엄니를 뽑아 뿌리면 그가 원하는 것을 주겠다는 아주 어려운 문제를 낸다. 이아손은 아이에테스의 딸이며 마녀인 메디아의 도움으로 그 일을 해내고 황금의 양모피를 손에 넣은 뒤 메디아를 데리고 귀국한다. 그러나 그 동안에 펠리아스는 아이손을 죽였으며, 이를 안 이아손은 메디아의 힘을 빌려 펠리아스를 죽여 아버지의 원수를 갚는다. 그러나 왕을 죽인 두 사람이 그 나라에 그대로 머물 수는 없어 함께 코린트로 달아났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이아손과 메디아 사이에는 두 아들이 생겼다. 그러던 어느날 코린트 국왕의 딸 글라우케와의 결혼 제안이 온다. 그와 결혼함으로써 얻게 될 코린트에서의 권력에 욕심이 난 이아손은 메디아를 버리고 글라우케와 결혼식을 올린다. 이에 격분한 메디아는 왕과 신부, 그리고 자기 두 아들까지 죽이고 멀리 달아나버린다. 실의에 빠진 이아손은 자살했다고도 하고 혹은 아르고호의 썩은 선재(船材)에 머리를 맞고 죽었다고도 한다. 이아손 이야기는 비극으로 마친다.

 


 

"이아손의 머리는 이런 질문들로 혼란스러웠다. 그는 아르고선의 뱃머리가 만들어 주는 그늘에 누웠다. 잠이 찾아왔다. 그가 자고 있는 동안 강한 바람이 불어왔다. 바람을 견디지 못한 헤라의 성상이 이아손 위에 떨어졌다. 그리고 그는 죽었다. 이리하여 수많은 위험을 이겨 낸 이아손은 어처구니없이 죽었다. 그의 수호자엿던 헤라는 드디어 자신이 사랑하던 영웅을 버렸다. 헤라가 죽이려고 한 것이었을까? 벌이어었을까? 아무도 모를 일이다."(p.322)

"많은 학자들은 황금 양털이라고 하는, 부와 풍요를 가져다 준다는 이 부적은 다름 아닌 금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르고선 대원들이 금을 잔뜩 싣고 왔는지 아닌지와는 상관없이, 그들의 업적은 위대한 것이다. 그들은 용기와 의지의 바다,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괴물 등이 도사리는 새 길을 개척했다. 이들의 대담함으로 심플레가데스는 닫히지 않았으며 몇 세기 안에 그리스 배들은 흑해 연안의 코르키스에서 프랑스, 스페인의 해안까지 모두 개척하여 새로운 도시를 세웠다. 또 동쪽과 서쪽의 문화를 모두 가져오게 되었다."(p.323)

 

글 :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Menelaos Stephanides)

 

1923년 아테네에서 태어난 작가는 경제학을 공부하였다. 이 후 신화 연구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어 알려지지 않은 아름다운 설화를 발견하고 연구하는 데 전력을 다한다. 그리스 신화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와 지식으로, 『동화로 읽는 그리스』를 위해서 25년간 준비를 했다. 1989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어린이 문학상인 피에르 파올로 베르제리오상을 수상했다. 현재 수많은 그리스 설화를 통해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따뜻한 꿈을 전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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