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불통 철학자들
강성률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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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고집불통 철학자들』 속 철학자들의 삶의 모습은 보통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 심지어는 보통 사람보다 더 상식적이지 않은 사람도 있다. 철학이 사람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규명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학문인데도 말이다. 신념을 위해 고집을 부리는 것은 숭고한 삶으로 더 존경을 받을 텐데도 오히려 신념이나 자신의 철학 사상과는 정반대의 삶을 살면서 지탄을 받았던 철학자도 있다. 자신의 신념과 학문을 버리고 부와 권력을 위해 양심을 파는 행위를 하는 사람도 있기에 하는 이야기다. 독자는 철학을 정식으로 배우거나 책을 많이 읽어 철학을 잘 아는 사람도 아닌데도 기본적 윤리나 지식이 없는 사람이어도 올바른 윤리관에 따라 삶을 아주 존경할 만한 사람들은 많이 알고 있다. 그들 중에는 철학이라고는 책 한 페이지도 못 읽어본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도 훌륭한 삶을 사는 사람은 많다는 의미다.

이 책에 나오는 철학자나 위인들은 대부분 그들의 학문적 업적은 물론 후세 사람 삶의 행복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한두 명의 철학자가 그렇듯이 돈과 권력, 자신만의 삶을 위해 살다 갔다면 누가 그를 존경하겠는가. 철학사나 학문에 뛰어난 업적을 남긴 사람이 그랬다면 마땅히 자신의 삶이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살다 갔다는 평가를 받을 테니. 친구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철학자도 있고, 친구를 죽이는 데만 골몰한 철학자가 있다는 말에 아무리 철학자라도 닥친 삶에 당당하게 대하지 못하는 인간임에 틀림없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 책은 인류에게 삶의 통찰력을 제공한 그들의 숨겨진 모습을 샅샅이 들여다볼 수 있어 읽을 때 느낌이 좋다. 저자 강성률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을 기술함으로써 교과서적인 엄숙함을 벗어나 철학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어렵고 딱딱한 사상보다 철학자들의 개인적인 삶을 관통하는 친근한 철학으로 다가가 철학의 대중화에 도움을 줄 책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이 책은 모두 8부로 이뤄져 있다. 1부 〈법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에서는 아들을 사형에 처하게 한 복돈, “악법도 법이다”고 외치며 기꺼이 독배를 마셨던 소크라테스 등이 등장한다. 2부 〈거절의 명수들〉에서는 단칼에 벼슬을 거절했던 장자(莊子), 왕의 부름에 50번의 사퇴서를 냈던 이황, 노벨상마저 거절한 사르트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3부 〈출세의 달인들〉에서는 조선의 개국공신 정도전, 나치 정권 아래에서 대학 총장을 역임한 하이데거가 그 빛바랜 얼굴을 드러낸다. 4부 〈철학자와 자녀〉에서는 자식을 낳지 않으려 했던 철학자들, 자녀들에게 혹독했던 철학자, 자녀를 잃은 슬픔에 몸부림쳤던 철학자들이 등장한다. 5부 〈4대 성인과 제자들〉에서는 세계 4대 성인과 그 위대한 제자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6부 〈철학자들의 우정〉에서는 관중과 포숙의 이야기, 친구이자 논적(論敵)이었던 장자와 혜시, 막역한 친구 사이였던 박지원과 박제가, 마르크스가 일생동안 의존했던 엥겔스, 이 두 사람의 미묘한 관계가 당시의 정치·사회적 상황과 함께 전개된다.

7부 〈우정이 철천지 원수로〉에서는 친구인 한비자를 죽게 만든 이사의 이야기, 끝내 불편한 관계로 끝나버린 흄과 루소, 진공실험에 대한 ‘연구실적’을 놓고 서로 싸운 데카르트와 파스칼, 부지깽이를 들고 포퍼를 위협하기까지 한 비트겐슈타인의 이야기가 나온다. 8부 〈긴장과 경쟁 관계〉에서는 주자와 육상산의 애증, 고려의 충신 정몽주와 조선 왕조를 개창해나간 정도전의 엇갈린 인생행로, 퇴계가 젊은 유학자 고봉을 어떻게 대우했는지, 독일 철학계를 양분한 야스퍼스와 하이데거의 서로 다른 인생 역정 등이 다루어진다. 저자는 「프롤로그」를 통해 "이들 역시 어쩔 수 없는, 하나의 인간이었다"는 결론을 내린다. 아들을 사형에 처하게 한 철학자나 자녀를 잃고 울부짖는 철학자나 똑같은 인간의 모습이라고 풀이한다. 다른 것 같으면서도 닮아 있는 사람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털어놓는다. 다행이 이들은 모든 인간적인 약점을 극복하고 인류에 불멸의 철학을 제공했다는 사실에서 위대성을 확인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독자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철학은 잔잔하고 딱딱하며 어딘가 근엄한 학문으로 인식된다. 그렇다면 이 모든 걸 뒤집어 좀 더 친근하게 인간적인 학문으로 다가간다면 멀고 먼 거리감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이 책을 쓰게 된 저자의 이유다. 이 책 『고집불통 철학자들』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철학자들의 인간적인 면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동서양을 불문하고 널리 알려진 철학자들의 삶을 고찰해 보았을 때, 무모하리만큼 고집을 부릴 때도 있고, 부와 권력에 눈이 멀어 교활한 짓을 서슴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본인의 신념을 지키고자 많은 것을 희생하기도 한다. 아들을 사형 앞에 내몬 철학자와 자녀를 잃고 울부짖는 철학자, 친구와의 의리를 끝까지 지켜나간 철학자와 우정을 헌신짝 버리듯 내친 철학자 등 극단적인 위치에서 본인의 철학을 지킨 이들의 생애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많은 사람은 철학을 떠올렸을 때 마냥 ‘어렵고, 재미없고, 진지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한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어느 학문보다 더 깊이, 더 자연스럽게 우리의 삶에 스며들어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여러 철학자들도 같은 인생을 살면서 시들지 않는 통찰력을 키워 왔다. 그들이 남긴 유산이나 다름없는 철학은 그때로부터 끊이지 않은 채 자기답게 사는 삶의 지혜를 알려 주고, 가끔은 지쳐 있는 자신을 보듬어 주기도 한다. 따라서 철학은 인류에게 거리감이 느껴지지만 떨어질 수는 없는 실용적인 존재였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지루함과 고독함을 탈피한 학문에 신선함을 입혀 다시 살펴본다면 전과는 다름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저자의 집필 이유는 신선하다. 그 신선함이 이 책 곳곳에 스며들어 아직도 생기가 살아 있다. 철학을 사랑하는, 철학이 궁금한, 인문학에 목마른 독자들에게 이 책은 철학을 새로이 인식하는 일에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

 


 

독자는 철학을 학교에서 정식으로 배우지는 않았지만 최근 서점가에 쏟아져 나오는 쉽게 이해하는 철학책 등을 몇 권 읽은 적이 있다. 우리가 살면서 위기를 겪을 때 철학은 극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특히 코로나 펜데믹의 장기적 지속에 따른 불안이나 우울감 등의 극복은 역시 철학이나 정신의학의 관점에서 극복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 많아서였다. 이 때문에 서양철학사, 중국의 사상 등을 쓴 철학서나 고전철학서 등이 많이 나왔다. 정신의학이나 심리학을 다룬 책들보다는 그래도 철학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해서 선택한 책이 『고집불통 철학자들』이다. 한 철학자의 삶을 에피소드를 통해 재조명하고, 그들의 철학적 사고와 실제 삶과의 괴리에서 오는 철학자들의 여러 가지 감정을 짚어볼 수 있겠다는 의미에서다. 때문에 유명한 이야기는 많이 알고 있는 것이긴 하다. 그러나 철학에 대한 지식의 많지 않아 그동안 책을 통해 배운 철학 지식이나 철학자들의 삶을 제대로 알고 있나를 재점검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작용했다. 이 책에 나오는 철학자나 사상가 혹은 성인들의 이야기는 이미 유명한 에피스도가 많이 소개된 적이 있는 것이 대부분이긴 하다.

그러나 독자의 짧은 철학 지식으로는 맞다고 확신도 없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기억한다 해도 제대로 알고 있는지를 맞춰 보는 즐거움이 있어 이 책을 무척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전혀 처음 듣는 이야기도 많아 새로운 방향의 접근에 응원의 박수도 보내고 싶다. 우리가 살면서 맞부딪치는 문제들이 각 부로 나뉜 제목에 3~5개의 장(章)으로 나뉘어 있어 궁금한 것을 먼저 찾아볼 수 있도록 목차도 정리돼 있어 필요할 때 틈틈이 찾아 읽을 수도 있도록 안내돼 있다. 독자로서는 5부 〈4대 성인과 제자들〉에 기술된 1장 「공자와 제자들」, 2장 「석가모니와 제자들」, 3장 「소크라테스의 제자들」, 4장 「예수의 제자들」이 무척 흥미로웠다.

 


 

독자는 종교가 없다. 이 가운데 「예수의 제자들」에 특별히 관심이 집중됐다. 우리가 아는 예수의 제자(12사도)에 관해 비교적 상세하게 기술됐다. 그들의 예수 사후 선교 활동이 인상적인 내용이 많아 성경을 읽고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듯하다. 책에 따르면 12, 열둘은 전통적으로 이스라엘을 나타내는 숫자이며, 12사도는 메시아적 이스라엘의 종말론적인 대표자들이다. 그들은 이스라엘의 12지파를 상징한다. 알다시피 예수에게는 12사도로 일컬어지는 베드로, 야고보, 요한, 안드레, 빌립, 바돌로메, 도마, 마태,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시몬, 야고보의 아들 유다, 가롯 유다 대신 제비를 뽑아 제자가 된 맛디아 등의 제자가 있었다. 물론 이 가운데 대부분의 제자들은 예수의 부활 사건을 목격한 후, 복음을 전하다가 십자가에 매달려 죽거나 참수를 당함으로써 순교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그 제자들은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를 때, 멀찌감치 도망치고 말았던 '배반'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또한 예수의 애초 제자 가운데 하나였던 가롯 유다는 스승을 은(銀)30에 팔아먹고 비참하게 최후를 마쳤다. 이제부터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 살펴본다. 첫 번째 수제자 베드로(반석을 듯하는 라틴어 페트라에서 비롯됨)의 본래 이름은 시몬으로서 요단강 북동쪽의 어촌 밧세다의 어부였다. 그의 성격은 매우 직선적이며 다혈질적이었다. 예수를 메시아로 고백(「마태복음」 16장 16절)하여 예수로부터 칭찬을 들었으나, 예수가 지려고 하는 십자가를 가로막아 '사단'이라 꾸짖음을 받기도 했고, 닭 울기 전에 예수를 세 번씩이나 부인하여 죄책감에 사로잡히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는 그 치욕스러운 사건 후, 곧 참회함으로써 세 명의 주요 제자 가운데에서도 수제자가 되었다. 예수는 그로 하여금 사람의 영혼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였고(「마태」 4장 19절), 목양(양을 치는 일, 교인에게 길을 인도하는 일)을 명령하였다.(「요한복음」 21장 17절) 또한 사도 가운데 가장 먼저 예수의 부활을 목격(「고전」 15장 5절)하기도 했다. 베드로는 주로 유대인을 상대로 복음을 전파하였고, 끝내 로마에서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한 것으로 추정된다.(AD 60년)

 


 

저자 : 강성률

 

전남대학교 철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북대학교 철학과 대학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8년부터 2020년까지 32년 동안 광주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로 재직하였으며 교내에서 윤리교육과 학과장, 학생생활연구소장, 교육정보원장 등의 보직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광주교육대학교 명예교수로 있으며 한국헤겔학회, 범한철학회, 동서철학회 등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오면서 칸트 철학의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다. 전남문인협회, 국제문예, 미주한국기독교문인협회 신인상 및 사르트르 문학회 우수상과 각종 문학상 등을 받으면서 소설가(한국문인협회 정회원)로 등단하였고 이후 풍향학술상(2회),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 대통령상, 대한민국 녹조근정훈장 등을 수상하였다. ≪영광신문≫, ≪광전매일신문≫, ≪호남교육신문≫, 인터넷 신문 ≪경제포커스≫에 ‘강성률 교수의 철학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으며, 철학도서 20권, 장편 소설 6권 등 총 26권의 저서와 연구논문 40여 편이 있다.

≪2500년간의 고독과 자유≫(형설, 2005년, 1996년 인문과학 베스트셀러)

≪청소년을 위한 서양 철학사≫(평단, 2009년, 아침독서운동 추천 도서)

≪청소년을 위한 동양 철학사≫(평단,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 도서, 2015년 베트남 언어로 번역 출판, ‘네이버’에 주요 철학도서로 등재)

≪철학스캔들≫(평단, 2010년, 한국간행물 윤리위원회 ‘2010년 청소년을 위한 좋은 책’)

≪이야기 동(서)양철학사≫(살림, 2014년, 한국연구재단 사후 우수 도서)

≪동양 철학사를 보다≫(리베르스쿨,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14년 우수 출판 콘텐츠 제작 지원’)

≪칸트, 근세철학을 완성하다≫(글라이더, 2017년 올해의 청소년 교양 도서)

≪거꾸로 읽는 철학이야기≫(글로벌콘텐츠, 2020년 세종도서 교양 부분 우수 도서)

≪철학의 세계≫(형설, 개정판, 2020년, KBS 미디어 평생교육센터 동영상 제작)

장편 소설 ≪복숭아꽃, 성은 공정한가?≫(글로벌콘텐츠, 2021년)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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