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로 전망하는 대한민국 부동산의 미래
경제만랩 리서치팀 지음 / 메이트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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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세계 최고다." 독자는 이 말을 들은 지 수십 년이 됐다.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증권이 나라 경제 정책의 중심에 서 있었다. 80년대 중반이니까... 어쩌면 가장 안정돼 있을 때인데도 부동산 문제는 늘 우리 경제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당시에는 '복부인' 열풍은 지났지만 여전히 서울 강남이 한참 개발될 때고 테헤란로를 중심으로는 이미 거대하고 비싼 토지·건물가를 형성하고 있을 때였다. 그러나 개발은 계속 확대되고 말죽거리(지금의 양재역)와 도곡동 지역까지 넓혀가고 있었다. 땅값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었지만 지금의 강남처럼 되리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부동산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말을 해준 분은 묘하게도 투자신탁회사에 다니는 지인이었다. 그는 창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투자신탁 회사 압구정지점의 직원이어서인지 돈을 맡기려 온 부유층 부인들을 주로 상대한다고 말했다. 그들이 싸오는 돈의 규모가 남다르다는 것이다. 당시 일억 원이면 굉장한 돈인데 그런 손님이 꽤 자주 온다고 했다. 사실 증권투자를 염두에 둔 회사로서 부동산에 무슨 관심을 갖느냐는 독자의 질문은 거의 묻혔다. 이유는 "우리 회사에 오는 손님들 대부분이 부동산에서 번 돈을 이제 증권에 투자하기 위해 온다"는 말 때문이다. 재테크나 증권은 물론 부동산 등에 관심이 없었고, 잘 알지도 못한 독자로서는 그 한마디에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이후 5년도 안 돼 증권시장은 그야말로 열풍이 됐다.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른다고 뛴다는 말이 신문에 연일 보도되더니 급기야 '사상 최초 종합주가지수 1000 돌파'란 커다란 신문 제목을 접하게 됐다. 이미 부동산 문제는 정부가 200만 호 건설을 발표하자마자 묻혔다.

 


 

이 책 『빅데이터로 전망하는 대한민국 부동산의 미래』의 저자 경제만랩 리서치팀은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은 심리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독자로서는 표제어와 비슷한 책을 많이 접했다. 이 때문에 자칫 관심에서 멀어질 뻔했다. 앞에 수식어처럼 되어 있는 '빅데이터로 전망하는'이라는 말을 뺀다면 사실 수없이 출간되는 책 이상의 자극을 주지 않는 책일 수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완전 다른 느낌이 든다. 이제 "단순히 감으로만 부동산시장을 평가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주장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가 그려주는 시그널은 집값 향방을 예측하는 데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부동산 데이터들은 누구나 쉽게 접하고 구할 수 있다. 이제는 단순한 주택거래만이 아닌 매입자의 거주지별, 연령별, 거래주체, 거래 규모, 거래용도 등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어 과거보다 더 구체적인 시장분석이 가능해진 것이다.

일반 사람들로서는 아직 해석하는 일이 낯설고 어려울 뿐이다.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보는 역사처럼, 지금과 같은 부동산 침체기일수록 과거의 경제상황을 현재와 철저히 비교분석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책의 출간 이유이다. 그럴 때 미래가치가 높은 부동산을 앞서 파악하고 기회가 왔을 때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다. 가장 필요한 때 가장 좋은 집을 매수하고 싶다면, 미래가치가 높은 부동산을 알고 투자에 성공하고 싶다면,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이 책이 유용한 전략서가 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이 책은 “그래서 집값이 언제 오르고 언제 내리는가?”라는 저자가 스스로 내놓은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 책을 출간했다. 부동산시장을 대하는 많은 사람들의 공통된 관심사이자 질문이다. 독자들이 가장 알고 싶은 부분으로 컨셉을 잡았다. 이에 대해 명확하게 짚어줄 부동산 전문가가 많지 않은 이유는 부동산의 변동 요인이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빅데이터 트렌드 분석을 통해 시그널을 포착한다면 부동산시장에 대한 어느 정도의 예견이 가능하다. 이 책은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부동산시장을 파악하고 분석해 올바른 투자전략까지 세울 수 있는 노하우를 담았다.

이 책은 총 7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에서는 코로나19로 경제에 큰 변화를 맞이하면서 부동산시장이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본다. 팬데믹 때 정부의 재정지출 증대로 부동산시장이 호황을 이루며 부의 양극화가 뚜렷해진 상황에서 엔데믹으로 들어서는 부동산시장의 변화를 분석한다. 2장에서는 미래를 전망할 수 있도록 빅데이터로 부동산시장을 분석한다.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부동산 관련 데이터들을 서로 비교 분석하여 부동산시장을 예측한다. 3장에서는 대한민국 부동산시장의 중심인 서울 부동산시장을 분석한다. 현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지만 정부가 규제를 완화해서 공급문제를 해결한다면 부동산시장은 안정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지표를 데이터로 확인한다.

 

 

4장에서는 공급 정책의 핵심 지역인 수도권의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살펴본다. 부동산시장에서 중요하게 분석해야 할 요소는 입지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입지 분석으로 부동산의 미래가치가 높은 곳을 짚어준다. 5장에서는 5대 광역시 부동산시장을 분석한다. 지역별로 부동산 편차가 다르므로 각 광역시마다 부동산시장을 보는 눈도 달라야 한다. 6장에서는 정부 정책에 따른 부동산시장을 살펴본다. 역대 정부의 정책에 따른 부동산시장의 변동을 살펴본다면 부동산시장을 전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7장은 수익형 부동산에 대해서 알아본다. 수익형 부동산은 주거용 부동산과 데이터도 다르고 해석하는 부분도 다르다. 오피스텔, 상가, 토지 투자 방법을 부자들의 포트폴리오와 함께 살펴본다. 부록에서는 부동산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유용한 사이트들을 공유한다.

 

"윤석열 정부는 전월세 시장 정상화를 위해 ‘임대차 3법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시장원리에 따라 임대인들도 자유롭게 공급량(전월세 물량)을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시장의 물량이나 가격을 직접 통제하는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대신 시장원리에 부동산시장을 맡기는 것이다. ‘임대차 3법 폐지’가 공약으로 나온 것은 전세기간을 ‘2년+2년’으로 연장하는 계약갱신요구권과 전월세 인상률을 5%로 묶어 전월세 가격을 직접 통제하는 전월세 상한제가 전월세 물량 급감과 가격 급등을 초래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물론 여소야대의 정국에서 ‘임대차 3법 폐지’가 현실화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 최대한 합의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이며, 다주택자에게 인센티브를 줘 전월세 매물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p.216)

 


 

저자는 책 서두에 「빅데이터로 부동산시장의 다가올 미래를 파악한다」에서 부동산 시장에는 다양한 변수가 끊임없이 등장하고 그 영향에 따라 주목해야 할 이슈와 투자의 대상 또한 계속 변한다고 전제한다. 이에 부동산시장의 변화를 빨리 따라가는 것은 쉽지 않고, 부동산에 얽힌 복잡한 이해관계와 정책을 파악하는 것도 어렵다고 현재 우리 부동산시장을 진단한다. 하지만 빅데이터·트렌드 분석을 통해 의미 있는 시그널들을 포착한다면 부동산시장에 대한 어느 정도의 예견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을 확신하고 있다. 빅데이터는 디지털 시대에서 폭증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관리하고 분석해서 유용한 정보로 사용하는 기술이다. 과거에는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매우 사소한 정보들이 이제는 디지털 정보로 기록되면서 더욱 정교하고 디테일하게 부동산시장을 분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내놓는 한국부동산원의 0.01% 오르고 내리는 주간 전국 아파트 가격을 보는 것보다 더욱 다양한 부동산 지표를 살펴보면서 부동산시장의 향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물론 부동산과 관련이 있너나 영향을 미치는 모든 지표가 100% 객관적인 것은 아니다. 부동산원의 지역별 아파트 거래량과 매매거래량 등을 조사한 결과 동두천시에 거주하지 않는 타 지역 거주자가 사들인 건수도 크게 늘었다고 한다. 이는 조정 대상지역 조건에 해당하는 시그널이라는 것. 이후 동두천시는 거래절벽과 규제의 영향을 받아 일부 단지에선 가격 조정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조정대상지역 지정 전에 이 시그널을 미리 파악했더라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실제 경제만랩은 조정대상지역 발표 이전인 2021년 8월 중순 '동두천시에 외지인들의 매입거래량이 증가했고 주택가격과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놓았고, 언론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고 주장한다. 빅데이터의 효용성을 강조한 말이다.

 


 

저자는 부동산시장을 파악하려면 정치부터 알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앞서 언급한 6장 「정부 정책에 대한 정확한 이해-부동산 투자의 첫걸음이다」에서 주장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부동산시장에는 다양한 변수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부동산은 정치와 분리할 수 없다. 대통령과 여야구도에 따라 부동산 정책이 나오고, 그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부동산시장을 안정적으로 만들어 국민들에게 주거 불안감을 주지 않도록 한다는 목표는 모든 정부가 동일하다. 하지만 어떻게 부동산시장을 이루어낼 것인지에 대한 해석은 들어선 정부마다 각각 다르다. 정부가 부동산시장에 개입해 안정화를 만들어낼 것인지, 아니면 개입하지 않고 자유롭게 풀어놓을 것인지 정부의 판단에 따라 정책이 나온다. 정부 정책만으로 부동산시장을 파악할 순 없지만,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역대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놓았고, 어떤 공통점이 있었으며, 구체적으로 부동산시장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파악한다면 향후 부동산시장을 전망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모두가 잘살 수 있도록 더 후한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외치지만, 정부는 누군가의 희생 없이 돈을 지출할 수 없다. 개인이 잘살고 국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유시장경제와 '작은 정부'가 필수적이다라고 주장한다. 전형적인 시장자본주의 정책을 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해된다.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은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말이다. 부동산시장은 자유시장경제에 맡기고 내버려둬야 한다는 것이다. 물가는 매년 상승하고 임금도 오르는데 규제만으로 집값이 내려앉긴 쉽지 않다는 논리다. 분명 단기적으로 집값이 하락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엔 집값은 올라갈 수밖에 없고, 정부도 집값 하락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해 조목조목 살피고 결과적으로 실패에 따른 책임을 묻는 것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한 이유가 됐다고 생각하고 있다.

 


 

부동산 매입 계획에 대해 ‘이미 매입했거나 매입할 계획이 있다’고 말한 부자들의 비중은 강남과 강북의 차이가 크게 없었다. 하지만 ‘매입할 계획이 없다’고 의사를 밝힌 부자의 비율은 강남 부자 57%, 강북 부자는 48%로 큰 차이를 보였고, ‘향후 정책 변화 등 추이를 살펴보고 결정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강북 부자 36%, 강남 부자 26%로 강북 부자의 비율이 훨씬 큰 것으로 확인되었다.(p.247)

 

저자 : 경제만랩 리서치팀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종 부동산 통계를 분석·제공하는 큐레이션 서비스팀이다. 2018년 5월에 첫 론칭 이후 지금까지 수백 건의 부동산 실황 및 분석 자료를 주요 언론사와 부동산 관련 업계에 제공하고 있다.

 

저자 : 오대열

신문방송학 전공 후 언론사에서 취재기자로 일하다 부동산업계에 발을 들였다. 현재는 팀장으로서 경제만랩 리서치팀 총괄을 맡고 있다.

저자 : 황한솔

문과 출신이지만, 숫자에 강하다. 국내외 부동산 통계를 수집해 계량하고 분석·발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저자 : 안주환

부동산을 비롯한 방송광고를 심의하다 업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인구 이동을 기반으로 다양한 지역의 미래가치를 분석하고 있다.

저자 : 황유상

오랫동안 부동산 업계에 몸담으며 다양한 부동산 자료를 작성하고 있다. 부동산 동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앞으로의 대응 방안을 제시한다.

저자 : 박윤선

신문방송학과 졸업 후 부동산에 관심을 갖고 관련 업계로 이직했다. 부동산시장을 분석하고 활용 가능한 아이템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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