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1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E L 제임스 지음, 황소연 옮김 / 시공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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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1, 2 『50가지 그림자 심연』 1, 2 『그림자』 1, 2 『심연』 1, 2 등 모두 8권과 이 책 『해방』 1, 2, 3을 합치면 모두 11권의 소설이다. 이 책들은 이른바 '50가지 그림자 시리즈'로 저자 E L 제임스가 썼다. 대중적 인기에 힘입어 영화로 제작됐거나 지금도 제작되고 있다. 시리즈 첫 작품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이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와 이 시리즈는 미국에서 출간 석 달 만에 모두 5,000만 부가 판매되며 대중문화의 역사를 새로 쓴 로맨스 소설이다. 로맨스 소설이라고 하지만 표현상으로 외설과의 경계를 넘나들기도 한다.

이 책의 전자책은 아마존닷컴 역사상 100만 부 이상 판매된 최초의 전자책으로 기록되었으며,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시리즈』는 전자책에서 종이책으로 흥행을 이어간 가장 성공적인 사례가 되었다. 영화 판권 역시 가장 빠른 시간에 가장 높은 금액으로 판매되어 큰 화제를 낳았다. 같은 언어권인 영국에서도 특히 여성들에게 화제를 불러일으킨 이 책은 출간 즉시 총 530만 부가 팔리며, 영국 역사상 가장 많이 판매된 책으로 기록되었다. 여성 취향의 로맨스 소설이라는 장르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출간되자마자 폭발적인 판매 부수를 기록한 이 시리즈는 아마존닷컴 종합순위 베스트셀러 및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를 자리를 여전히 지키고 있다. 작가 E L 제임스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집계한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 작가’ 순위에서, ‘헝거 게임 시리즈’의 수잔 콜린스와 『인페르노』의 댄 브라운을 제치며 단숨에 1위를 차지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신드롬에 미국 출판계와 비평계는 당황했다고 한다. ‘호기심 왕성한 독자에 의해 반짝 인기만을 누릴 것’, ‘현실에서 즐거움을 찾지 못한 전업주부나 읽을 책’이라는 출판 당시 전망과 비판이 무색하게 이 책은 미국 전역, 모든 성인 연령의 여성이 읽는 ‘it book’이 됐다. 공공 도서관이 성인소설을 구입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책을 비치하지 않기로 한 플로리다 도서관은 시민들의 강력한 항의로 당초의 입장을 번복, 수백 권을 들여놓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라스베이거스 한 도서관은 이례적으로 이 책만 235권을 비치했지만 대출 대기자가 800명에 이른다고 밝히는 등 미 전역에서 대출 대기자가 너무 많아 몸살을 앓을 지경이라고 한다. 종이책에 비해 전자책 판매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출간 초기와는 달리 지금은 대형 할인점에서 수백 권을 쌓아 놓고 판매하고 있으며 휴가지에서는 물론 지하철에서도 스스럼없이 내놓고 읽는 책이 되었다.

이 책의 인기에 힘입어 『오만과 편견』이나 『폭풍의 언덕』 같은 고전들도 성인소설로 각색되어 출간되기 시작하였고, 소설에 나오는 의류, 액세서리, 두 주인공 관계의 상징인 회색 넥타이, 향수, 란제리 등이 제작되기는 등 출판을 넘어 대중문화 산업 전반에 거대한 영향력을 미치며 하나의 현상이 된 것이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소비하고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책이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데에 있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한 남자를 사랑이 구원한다. 세상을 모르던 여자가 사랑으로 인해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간다. 사랑을 통해 결점을 받아들이고 상대방을 위해 변화하는 이야기는 보편적인 울림이 있다. 수없이 반복되어도 여전히 읽히는 강력한 서사이고 누구나 그런 이야기를 원한다. ‘회색’에도 50가지 다른 톤의 색이 존재할 수 있듯이 똑같은 사랑 이야기에도 여러 가지 빛깔이 있다. 같은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제각각 다른 색깔을 지닌 이야기들 중에서 약간 위험하고 도발적인 사랑 하나쯤은 있어도 좋을 것이며 이는 3천만 독자들이 증명한 바 있다. 모든 이에게 같을 수 없지만 누구에게나 의미가 있는 사랑, 거기에는 온화하고 밝은 빛부터 어둡고 위험한 빛까지 다양한 색조가 존재한다.

 

 

이 책 『해방』(전3권)은 올해 출판사 시공사에서 ‘그레이 시리즈’로 출간됐다. 이 책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50가지 그림자-심연』, 『50가지 그림자-해방』의 최종 완결편이다. 남자 주인공 그레이의 입장에서 아나스타샤와 진정한 사랑에 도달하는 과정을 그렸다. 여성 대상 로맨스 소설이자 할리퀸 장르에 포함되는 이 시리즈의 매력은 단순한 성적 묘사를 뛰어넘는 에로티시즘에 있다. 신데렐라 콤플렉스에 보다 자극적이고 하드코어한 BDSM을 다루기 때문이다. 미국 일간지에서는 “엄마들을 위한 포르노(Mommy Porn)”라고 저평가 되었지만, 미국, 영국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고, 해당 국가들의 도서관에서는 독자들의 적극적인 항의로 기존의 규율을 깨고 19금 소설을 구비해 대여해주는 역사를 썼다.

평범한 20대 여성이 백만장자와 사랑에 빠지는 전형적인 신데렐라 컴플렉스물이지만, 이걸 전형적이지 않게 만드는 요소는 백만장자의 BDSM 성적 취향에 있다. 서너 페이지에 한 번 꼴로 세세하게 등장하는 섹스 장면 묘사는 여성들의 마음을 자극했고, 실제 BDSM 플레이의 용어와 절차들이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SM 플레이를 하는 사람들의 문화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또한 여성들에게 새로운 도전을 하게 만드는 자극제로서의 역할도 함께하며 여성들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책으로 손꼽히게 되었다.

 


 

이번 작품 『해방』은 ‘그레이의 50가지 시리즈’ 마지막을 장식한다. 크리스천의 시각에서 아나와 결혼으로 향하는 과정을 담아 한층 더 관능적이고, 로맨틱하다. 이번 소설에서 흥미로운 점은 두 캐릭터의 대비다. 누군가를 사랑해본 적 없는 남자가 먼저 결심하게 된 결혼, 또한 그 남자를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점점 더 도발적이고 진취적인 여성이 되어가는 아나스타샤 스틸. 서로에 대한 열정은 그 어느 시즌보다 농밀하고 뜨겁고 깊다. 작품 곳곳에 드러나는 그의 성숙해진 생각, 성찰, 꿈에 대한 이야기와 그를 옭아맸던 어두운 그림자들의 역사가 교차 형식으로 풀어지면서 독자들을 작품으로 끌어당긴다. 그는 자신이 남편으로서 완벽하지 않다는 아버지의 지적에 반감을 가지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려워 갈등이 깊다. 한편, 크리스천에게 원한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해 아나는 생명을 위협받고 헤어질 위기에 빠지게 된다.

 

"살그머니 침대를 빠져나왔다. 일어섰을 때 넥타이가 발에 밟혔다. 어젯밤 벌인 즐거운 놀이의 흔적이었다. 아나와의 황홀한 기억이 내 감각 안으로 침투했다. 머리 위로 들려 묶인 그녀의 두 손. 힘이 들어가 뻣뻣해진 그녀의 몸. 절정에 올라 침대 머리판의 연회색 널을 움켜쥐며 머리를 뒤로 젖히던 그녀의 모습.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정성껏 탐닉하던 내 혀. 악몽의 잔상보다 훨씬 더 즐거운 기억이었다. 나는 넥타이를 집어서 접은 뒤 침대 옆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p.57)

 


 

사랑의 힘을 믿는 사람들을 만족시킬, 역사상 가장 짜릿한 로맨스 『해방』. 많은 사람들이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소비하고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책이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데에 있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한 남자를 사랑이 구원한다. 세상을 모르던 여자가 사랑으로 인해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간다. 사랑을 통해 결점을 받아들이고 상대방을 위해 변화하는 이야기는 보편적인 울림이 있다. 수없이 반복되어도 여전히 읽히는 강력한 서사이고 누구나 그런 이야기를 원한다. ‘회색’에도 50가지 다른 톤의 색이 존재할 수 있듯이 똑같은 사랑 이야기에도 여러 가지 빛깔이 있다. 같은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제각각 다른 색깔을 지닌 이야기들 중에서 약간 위험하고 도발적인 사랑 하나쯤은 있어도 좋을 것이며 이는 3천만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으로 증명되었다. 모든 이에게 같을 수 없지만 누구에게나 의미가 있는 사랑, 거기에는 온화하고 밝은 빛부터 어둡고 위험한 빛까지 다양한 색조가 존재한다.

 

"그럼 왜 망설이는 거냐고 묻는 거죠?" 내가 딱딱거렸다.

"크리스천, 나는 불안감의 정체를 드러내려는 겁니다."

"나는 그저 이걸 끝내고 싶을 뿐입니다." 나는 발끈해서 그에게 쏘아붙였다. 그의 통찰력 있는 발언을 기대했지만 플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분하고 신중한 표정으로 나를 계속 지켜보았다. 그는 나를 시험하는 중이었다.(p.275)

 


 

크리스천은 어린 시절의 악몽과 젊은 시절의 고통을 극복하고 자신을 구할 수 있을지, 그리고 아나가 크리스천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어도 크리스천을 사랑할 수 있을지, 아나는 죽음의 문턱에서 다시 크리스천에게 되돌아갈 수 있을지 등에 대한 의문이 독자들을 끊임없이 작품 속으로 끌어들인다. 전 세계 수백만 독자를 뜨겁게 만든 매혹적인 이야기가 새롭게 시작된다.

출판사 측에서는 다음과 같은 책 소개글을 올렸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시리즈’로 전 세계 수백만 명의 독자들을 매료시킨 EL 제임스. 작가는 이번 신작 『해방』을 통해 가장 어둡고 관능적인 크리스천 그레이의 세계를 펼친다. 『해방』은 출간 즉시 아마존 킨들과 오디오북 베스트셀러, 에디터의 선택 등의 자리에 올랐다. 한국보다 조금 더 일찍 출간된 영미권에서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해외 팬들이 “이전 작품들을 뛰어넘는 강렬함이 있다” “주인공들, 특히 크리스천 그레이가 성장했다” “E L 제임스는 이야기꾼으로서 완성된 듯하다”며 뜨거운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인터넷 웹소설의 형태로 시작된 이 소설이 높은 인기를 얻자, 표현 수위가 높다는 이유로 삭제되는 일도 있었다. 저자 E L 제임스는 시간이 지나 2011년 6월 등장인물의 이름을 바꾸어 자비출판을 했다. 자비 출판을 하는 과정에서 작품은 성적 묘사에 집중된 자극적인 전개, 성인들의 에로티시즘이 더해진 소설로 바뀌었다. 출간 초기 영미권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어 이름을 서서히 알리게 되었고,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이후 랜덤하우스 빈티지가 이 소설의 판권을 사 첫 번째 시리즈인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출간되었다. 출간 석 달 만에 전 세계에서 3,000만 부가 팔리는 대기록을 세웠다. 특히 100만부 출고 시점이 그 해리 포터보다도 빨라 세상에 놀라움을 주었다. 2014년에는 시리즈 전체를 합쳐서 1억 부를 돌파했고, 현재 1억 부 클럽에 가입되어 있다.

 


 

나는 그녀 위로 무너져 바닥에 쓰러졌고 그녀를 끌어당겨 내 품에 안았다. 그녀의 눈꺼풀에, 코에, 입에 키스했다. 그녀가 두 팔을 내 목에 감았다.

“1번 어땠어?” 내가 물었다.

“흠…….” 그녀가 나른한 미소를 지으며 흥얼거렸다.

나는 픽 웃었다. “나도 그래.”(p.113)

 

저자 : E L 제임스(E L James)

웨스트 런던 거주. 아내이자 두 아이의 어머니. 어린 시절부터 독자들이 사랑에 빠질 만한 이야기를 쓰는 것이 꿈이었으나 가족과 일에 집중하기 위해 잠깐 미뤄두었다. 25년간 텔레비전 방송국 간부로 일하다가 마침내 용기를 내서 집필한 첫 번째 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133주 연속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며 세계적인 작가가 되었다. ‘50가지 그림자’ 3부작은 52개 언어로 번역되어 1억5천만 부 이상이 판매되는 등 세계적으로 ‘50가지 그림자 신드롬’을 낳았다. 2015년 개봉된 동명 영화는 역사상 가장 높은 오프닝 매출을 기록하였다.

‘50가지 그림자’ 3부작으로 E L 제임스는 2012년 [타임] 지에서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 중 한 명으로, 퍼블리셔스 위클리에서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었다. 곧 선보일 영화 [50가지 그림자, 심연], [50가지 그림자, 해방]의 프로듀서로 활약하는 한편 새로운 러브스토리를 구상하고 있다.

 

역자 : 황소연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출판기획자를 거쳐 전문 번역가가 되었다. 옮긴 책으로 베아트릭스 포터의 『피터 래빗 전집』, 루이자 메이 올콧의 『작은 아씨들』, 서머싯 몸의 『인생의 베일』, 『케이크와 맥주』,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헤밍웨이의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휴버트 셀비 주니어의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찰스 부코스키의 시집 『사랑은 지옥에서 온 개』, 『망할 놈의 예술을 한답시고』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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