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까지 병원 갈 일 없는 스트레칭 - 일생 중 가장 긴 노년, 반짝하는 ‘예쁜’ 몸이 능사가 아니다, 오래 쓰는 몸을 만들어라, 최신 개정판
제시카 매튜스 지음, 박서령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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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잘 모르겠지만 독자가 어린 시절 학교에서는 체조(맨손체조)를 가르쳤었다. 맨손체조라고도 했고, 도수체조라고도 했다. 5~10분간에 걸쳐 자리에 참석한 어린이들이 모두 함께 동작을 반복하는 맨손체조다. 그것은 독자가 군대 갈 때도 있었다. 매일 아침 6시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도수체조(맨손체조)다. 그 효과는 사실 컸다. 다만 그 체조 동작을 하는 사람들은 별로 느끼지 못할 뿐이다. 전신운동인 데다 각종 동작을 2회 반복함으로써 굳어질 몸을 풀어주고 유연하게 해주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이다. 관계자들과 학계, 의사들까지 동원되어 만들어진 체조라는 사실은 뒤에 가서야 알았다.

맨손체조가 그렇듯 이 책 『죽기 전까지 병원 갈 일 없는 스트레칭』도 몸 전체의 건강한 흐름을 강조하고 있다. 맨손체조도 스트레칭의 모음이다. 저자인 제시카 매튜스는 서양의학의 ‘물리치료’를 기반으로 손쉽게 자세를 교정할 수 있는 스트레칭법을 만들었다. 저자는 책의 서두에 “스트레칭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이하 존칭어를 예삿말로 바꿈)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세계의 문헌과 예술작품에서 그 원류를 찾을 수 있다. 스트레칭의 신체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수 세기 전부터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운동치료 및 물리치료, 전술훈련에 이르기끼지 늘 주효했다. 스트레칭이 심신을 건강하게 지켜주고 전반적인 체력을 키워주기 때문이다."고 밝히고 있다. 인간의 신체는 나이가 들면 '노화'로 인한 각종 부작용이 발생한다. 개인의 차가 있기는 마련이지만 노인병 중 가장 많은 것은 아마 근육 및 관절 이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병들은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노인의 경우 가장 괴로운 병일 것이다.

 


 

이들 환자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뒤틀린 자세’다. 저자는 그들의 자세 개선을 위해서도 평소 스트레칭이 좋다는 개념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자세가 바르지 않으면 몸의 하중 균형이 무너져 관절과 근육 기능이 저하되고 장기와 신경, 혈관까지도 압박한다. 그 결과 어깨 결림, 목 통증, 두통, 피로감, 요통, 불면증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고 한다. 다르게 말하면 자세만 바로잡으면 이 모든 질병을 어느 정도 혹은 아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셈이다. 하루 5분 미만 투자해 스트레칭을 이용, 몸의 균형과 자세를 바로잡을 수 있다면 노인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근육이나 관절 질환 등은 현저히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게 저자의 생각이었을 것이다. 저자는 체육학 전공자여서 유연성 강화 운동을 책으로 접한 적이 있고, 스트레칭의 원리도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유연성이 건강을 지키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진정으로 깨달은 것은 첫 요가 수업을 듣고 나서였다고 말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 기반 운동이 주를 이루었고 스트레칭에 시간을 할애하는 경우는 드물었기 때문에 운동을 학업과 일로 병행하던 저자나 고강도 유산소 운동법 지도자들도 근육이 늘 긴장된 상태로 지내긴 매한가지였다고 이 책 「머리말」에서 밝힌다. 하지만 스트레칭을 규칙적으로 반복하면서 운동할 때는 물론이고 일상생활도 한결 편해졌다고 한다. 관절 주변 근육이 늘어나 관절이 움직이는 범위도 넓어지면서 유연성이 크게 향상되었고 늘 달고 살았던 통증도 점차 줄어들었다는 것. 이로써 저자는 매일 스트레칭을 하며 깊이, 천천히 호흡하고 내 몸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느긋한 삶과 내 몸에 귀를 기울이는 경청의 미덕을 깨닫게 되었다고 털어놓는다.

 


 

이 책의 저자는 앞서 언급한 대로 운동학 권위자이자 요가 지도자인 제시카 매튜스다. 그는 운동법 지도에 몸담아 온 16년간의 경험을 통해 스트레칭이야말로 100세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최고의 운동이라고 말한다. 관절이 움직이는 범위(관절가동범위)를 넓히고 주요 근육군을 골고루 늘여 유연성을 키워주는 스트레칭은 근력 강화, 통증 완화, 신체 기능 개선, 운동 능력 증진, 부상 예방, 우울증 완화 등의 효과가 있어 신체·정신 건강을 조화롭게 증진시킬 수 있다. 아프지 않고 사는 ‘건강수명’ 연장은 비단 노년의 얘기만은 아니다. 예쁜 몸을 ‘디자인’하는 데 치중하는 젊은 세대, 오래 앉아 일하는 중장년 세대, 약과 통증을 달고 사는 노년 세대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스트레칭이 필요한 이유다. 34개의 주요 관절 스트레칭 동작을 상세히 소개하고 이들 개별 동작을 엮은 일상활동별·만성질환별·주제별·운동별 스트레칭 프로그램을 총망라한 이 책은 활기차고 독립적인 삶을 위한 필수 가이드북이다.

일상적인 활동을 할 때 힘이 달려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면 신체활동이 줄어서가 아니라 으레 근력이 부족한 게 문제라고 잘못 넘겨짚기 쉽다. 체력을 키워볼 생각으로 찾은 피트니스 센터에서는 개개인의 몸 상태나 연령, 운동 수준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몸을 ‘예쁘게’ 디자인하기 위해 근육을 도드라지게 만드는 데만 급급하다. 근력 강화에 치중한 운동을 강행하면 금세 지치고 쉽게 다친다는 사실을 경시하는 것이다. 부상을 입으면 운동 능력이 더 빨리 퇴보하고 다시 운동할 수 있는 수준까지 몸을 회복하는 데는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중요한 건 근력과 유연성의 균형이다. 근육의 부피를 키우기 전에 근육의 길이를 늘여야 운동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저자가 격렬한 근력 강화 중심 운동법에서 유연성 강화 운동 위주의 운동법으로 방향을 바꿔 지도하기 시작한 것도, 프로 운동선수가 유연성 강화 운동을 반드시 실시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게다가 30대 중반부터 서서히 노화가 시작되면 전반적인 신체 기능과 근육도 점차 약화되기 때문에 근육 발달에 집중한 고강도 운동보다는 노화로 변화하는 몸에 걸맞은 강도로 운동을 해야 부상을 방지하면서도 오래 쓰는 몸을 만들 수 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운동 목표도, 운동 방법도 자연스레 달라져야 한다는 얘기다. 스트레칭이 가장 적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연령과 체력을 불문하고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효과적인 유연성 운동이기 때문이다.

유연성은 관절이 정상 ‘관절가동(운동)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회전 운동을 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어깨·팔목·발목·무릎·고관절·척추 등 우리 몸을 지탱하고 제어하는 주요 관절의 유연성이 늘면 움직임이 한결 수월해져 어떤 활동을 하더라도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다. 경직된 부위가 부드럽게 이완돼 통증도 점차 사라진다. 활동이 편해지면 움직임도 덩달아 늘어 차츰 근력이 붙고 기력이 회복된다. 몸을 움직이는 습관이 자리를 잡으면 생활에 다시금 활기가 넘치고 일상이 즐거워진다. 비로소 선순환을 되찾는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 몸의 생리학적 기능을 떨어뜨리는 노화를 최대한 늦출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스트레칭은 흔히 생각하는 준비운동 이상이다.

 


 

누구나 독립적인 삶을 꿈꾼다. 한편으론 누구나 제 몸을 외부에 의탁하는 순간이 찾아올 그날을 두려워한다. 위기감은 내 몸을 새롭게 바라보고 점검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우선 일상 속 작은 생활습관부터 바꿔보자. 지금부터라도 틈틈이 몸을 움직인다. 누워 있다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쭉 뻗어 전신을 최대한 늘려보거나 앉아 있다면 발목을 가볍게 회전시켜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몸을 지지하기 어렵다면 벽이나 의자에 기댄 상태에서 해도 좋다. 근육을 살살 달래듯 가볍게 압을 가하는 것도 방법이다. 본격적인 활동 전후에도 잊지 않고 관절을 풀어준다. 단, 그날그날 달라지는 컨디션에 따라 강도를 달리해 꾸준히, 규칙적으로 스트레칭하는 것이 중요하다. 얼마 되지 않아 가랑비에 옷 젖듯 몸에도 서서히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병원과 약, 타인에 의지하는 노년이 아닌 독립적인 노년의 삶을 꿈꾼다면 지금 당장 일어나 움직여야 한다.

이 책은 3개 파트 15개 챕터(장, 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선 3개 파트는 1부 〈최강의 운동, 스트레칭〉, 2부 〈신체 부위별 스트레칭〉, 3부 〈하루 30분 스트레칭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각 부마다 3~6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목만 죽 읽어도 이 책이 매우 효율적인 구성으로 나뉘어진 데다 실천 프로그램 중심으로 엮었다는 게 한눈에 보인다. 1부는 「스트레칭의 효과」, 「올바른 스트레칭법」, 「스트레칭에 대한 오해와 진실」 등 3개 챕터로 이뤄져 스트레칭의 개념에 대해 기술했다. 2부엔 신체 부위별 「목, 가슴, 어깨」, 「팔, 손, 손목」, 「등, 몸통」, 「고관절, 둔근」, 「무릎, 허벅지」, 「종아리, 발목, 발」 등 6개 챕터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신체 전체에 걸쳐 스트레칭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3부는 하루 30분 정도의 스트레칭을 장소와 시간, 여러 가지 환경 등을 고려, 하루 동안 약 30분 정도만 지속한다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스트레칭 총량을 의미한다.

 


 

자세를 바르게 하는 데 스트레칭이나 운동이 필요 없다는 말은 잘못된 주장이다. 노력하지 않고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스트레칭이 현대인들이 가장 적은 노력과 시간을 들이고, 장소에 관계 없이 할 수 있는 운동법으로 개발돼 여기에 적용하기 때문에 굉장히 복잡하게 느낄 수 있지만 사실은 맨손체조를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가장 쉽게 하루 30분, 어디서나 부분 운동을 가능하게 구성해 놓았기에 일반인들 누구나 자신의 상황이나 환경에 맞게 스트레칭을 함으로써 각종 질병 예방은 물론 통증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호응을 얻게 되었다. 최근 ‘바른 자세’를 이야기하는 책이 서점에 많이 쏟아져 나왔다. 그 책의 대부분이 스트레칭에 관한 것이다. 또 일부는 스트레칭이나 운동을 권한다. 물론 자세를 유지하려면 근육이 필요하니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책들이 중요한 관점이 빠져 있다. 바로 몸을 ‘부드럽게’ 하는 유연성에 관한 것이다.

바른 자세를 위해선 자세가 틀어진 원인부터 알아야 한다. 그 근본적 원인은 심신의 긴장이라고 저자는 생각한 것 같다. 안 그래도 긴장해서 굳은 몸을 더욱 긴장시켜 바른 자세로 만들려고 하니 좋아지지 않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책 서두에 밝힌 바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스트레칭은 몸에 힘을 빼고, 부드럽게 하는 것에 집중한다. 쉽게 설명하자면 힘을 빼고 스트레칭을 하고 또 일부 스트레칭은 근력 강화를 위해 힘이 조금 들어가는 것도 있다. 이때 자세와 호흡이 중요할 것이다. 이 책은 이런 부분에도 자세하게 기술했다. 모두 저자의 경험과 실천에서 나온 지혜일 것이리라는 점을 의심하지 않는다. 힘을 쓸 때와 뺄 때의 호흡에 관한 점 역시 저자의 지적대로 행하면 큰 효과가 기대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저자는 스트레칭에 대한 8가지 오해를 책에 적었다.(p.35) 이를 독자가 '주의점'으로 바꿔 여기에 적는다. 독자들의 확인을 부탁하기 위해서다.

① 스트레칭은 유연한 사람만 하는 운동이 아니다

② 핵심 근육군을 골고루 늘려라

③ 올바른 자세가 중요하다

④ 다양한 스트레칭으로 지루함을 덜어라

⑤ 통증을 느껴야 유연해지는 것은 아니다

⑥ 천천히, 꾸준히 해야 안전하다

⑦ 가동성과 안정성을 조화롭게 높여라

⑧ 늦은 때란 없다, 지금 바로 시작하라

 

저자 : 제시카 매튜스(Jessica Matthews)

포인트로마나사렛대학, 미라코스타컬리지에서 운동학 및 요가학을 가르치고 있다. 미국운동위원회에서 건강교육 분야 수석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미국 건강지 「셰이프」의 객원편집자로 참여하고 있다. CNN, NPR, 오프라 윈프리 네트워크 등 다양한 방송에 출연했으며 「요가저널」, 「헬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하는 등 미국 언론이 가장 많이 찾는 운동학자 중 한 명이다.

 

역자 : 박서령

십여 년 넘게 암 환자의 심신을 보살피는 일에 전념해 온 현직 간호사. 연세대 간호대학원에서 종양전문간호 석사학위를 받았다. 근무 중 사고로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이라는 희귀통증질환을 얻은 후 만성통증 환자이자 환자의 통증을 살피는 의료인으로서 통증과 함께 사는 삶이 더 이상 소수의 현실이 아님을 절감했다. 통증이라는 개별적 경험과 건강한 회복력을 다양한 방식으로 공유하는 작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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