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우리도 잘 쓸 수 있습니다 - 카피라이터가 알려주는 글에 마음을 담는 18가지 방법 better me 1
박솔미 지음 / 언더라인 / 202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떻게 해야 글을 잘 쓸 수 있을까?"란 질문은 인류가 문자를 발명해서 사용한 이후부터 줄곧 글을 쓰는 사람들의 화두였다. 쓰려는 사람들에겐 꼭 넘어야 할 산으로 느껴졌으리라. 수많은 방법들이 이에 답하기도 하고, 쓸데없는 질문이라고 일축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 두 가지 부류의 답은 모두 정답이다. 수많은 방법은 나름대로 경험하고 수없이 글을 써보고, 평가받은 후에 한 답이라 정답이기도 하다. 또 쓸데없는 질문이라고 말하고 "그럴 시간에 무조건 써보는 것이 지름길이다"라고 표현한 것도 정답에 가깝다.

이런 저런 답들을 모두 종합하면 한두 문장으로 압축된다. "글쓰기에 왕도는 없다"와 "3다(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라"이다. 이 두 문장을 압축하면 글을 잘 쓰려면 3다, 즉 다독(多讀), 다(多作), 다사(多思)가 최선의 방법이다. 그러나 빠르고 복잡해진 현대 사회는 글쓰는 방법에 대해 좀더 빠르고 복잡한 방법을 요구하고 있다. 즉 같은 시간에 글쓰기를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을 찾고, 다소 복잡하지만 문장의 구성이나 단어의 선택 등에 더 무게를 두고 글쓰기를 장려하는 책 등으로 분류되는 형국이다. 이 책 『글, 우리도 잘 쓸 수 있습니다』의 저자 박솔미는 매일 타인의 글을 읽고, 쓰고, 고치며 좋은 글이 무엇인지를 고민했다. 에디터와 카피라이터가 직업이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저자가 생각하는 좋은 글은 "마음을 잘 정리하여 담아낸 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에 따라 이 책은 저자가 10년 간 일하며 배운 글쓰기 방법을 한 권의 책으로 펴낸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 마음을 잘 다듬어 글로 쓰는 법, 소재를 찾는 법, 단어를 고르는 법 등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18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의 글쓰기 목표는 앞서 언급한 대로 마음을 잘 다듬어 글로 쓰는 것이다. 이 사실은 이 책을 어떤 관점에서 읽어야 할까에 대한 답이 되기도 한다.

저자는 "좋든 싫든 우리는 매일 글을 쓰며 산다. 소설가나 시인은 아니지만 다양한 글쓰기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글로 옮겨 구독자와 소통하는 자발적 글쓰기를 하는 사람들은 물론, 글과는 인연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조차도 매일 글을 쓰며 산다"고 전제한다. 21세기 우리 인류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는 물론 다양한 글쓰기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글로 옮겨 구독자에게 전달한다. 거래처에 보내는 이메일,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하는 광고, 보고서, 프레젠테이션 등 다양한 목적의 글쓰기를 한다. 이런 이유로 글쓰기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어떻게 해야 글을 읽는 이들에게 글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할 것인지 고민한다.

 

"우리는 글을 시작하고 끝맺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내 손으로 써나가는 글자의 주인은 우리니까요. 문장과 문장, 문단과 문단 사이의 어색함을 애써 지우고자 습관처럼 깔아오던 글자들을 과감히 지워봅시다. 생각만큼 큰일이 나지 않아요. 오히려 문장에 간결하고 단호한 호흡이 생겨, 글이 숨쉬기 시작할 겁니다."(p.89)

 


 

카피라이터로, 콘텐츠 기획자로, 에세이스트로 일해온 저자가 자주 받는 질문이 있다고 말한다. “마음에 가닿는 좋은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저자 역시 좋은 글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고 고민한 끝에 한 가지 답을 찾았다. 바로 ‘글에 마음을 담는다, 내 마음에서 그 마음으로 잘 전달한다, 잘 정리된 속마음이 진짜 좋은 글’인 것이다. ‘진심이 담긴 글’이 좋은 글쓰기의 핵심이다. 글을 쓰기 위해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좋은 글 쓰는 법을 알려주고자 이 책을 집필했다.

저자는 우선 글을 쓰기 전에 마음을 준비하라고 한다. 마음을 준비한다는 뜻은 글의 목적을 생각하는 것이다. 뭐라도 써야 해서 파일은 열었지만, 대체 뭘 써야 할지 모를 때는 글의 목적부터 생각해야 한다. 이 글을 통해 진실로 내가 얻어내고자 하는 것을 생각하는 게, 글쓰기의 첫걸음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글에 마음을 담으라는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한다. 내 마음을 담았다고 모두 좋은 글은 아니다. 상대를 무시하거나 상처 주기 위해 비난의 마음을 담은 글은 결코 좋은 글이 아니다. 삐딱한 마음을 글로 덮는다 해도 밑에 깔린 마음은 다 보이기 마련이다. 저자는 글을 지키려면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글을 쓴다고 글이 완성되는 게 아니라, 글과 닮은 모습으로 살 때, 글은 비로소 완성됨을 강조한다. 좋은 글을 고민하고, 나은 삶을 살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방법을 제시한다. 독자들에게도 신선하고 설득력 있는 방법이라고 믿는다.

 


 

저자는 이어 글에 진심을 담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이제는 디테일을 몸에 익혀야 한다. 10년 간 저자가 일하면 배운 좋은 글쓰기의 18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글을 쓰는 이유를 찾았다면 이제는 조금 더 세련되게, 조금 더 정갈하게 문장을 만들어보자.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일이 아닌 만큼 꾸준한 실천을 요구한다. 첫 번째로 뻔한 것들은 빼버린다. 사람들은 수만 번 반복하는 ‘좋아요’를 보고 진짜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보편적인 단어가 떠오는 자리에 가장 낯선 단어를 배치하고, 닳은 단어는 지양하고 새로운 단어로 넣어본다.

두 번째 없어도 되는 것은 과감하게 생략하라. 그런데, 그래서, 사실은 말이야, 다름이 아니라, 혹시 괜찮으면, ㅋㅋ, ^^, ;;;, !!!가 꼭 필요한지를 고민한다. 없어도 된다면, 없앨 줄 아는 용기도 낼 줄 알아야 한다. 세 번째는 노래에 리듬이 필요하듯 글에도 리듬이 필요하다. ‘습니다, 입니다, 합니다’의 말꼬리에 변주하는 것만으로도 문장에 리듬이 생긴다. 네 번째, 글은 간결하게, 비유는 작고 평범할수록 위대하다. 나만 아는 멋있는 것들로 문장을 꾸미기보다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비유를 생각하는 것이 좋다. 다섯 번째는 글의 마무리는 소리 내어 읽어본다. 듣는 사람이 소화하기 벅차진 않은지, 미리 소리 내어 읽으며 다듬는 과정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마음을 글로 옮겨 담을 때 눈치 보지 말 것을 강조한다.

“그 마음을 글로 옮겨 담을 때 너무 눈치 보지 말고, 너무 깎지 마세요. 문장을 다듬는 것도 거기 담긴 마음이 빛을 잃지 않는 선에서 끝내요. 잘 닦인, 그러나 첫 빛을 잃지 않은 문장이 여러분의 하루를 환히 빛낼 겁니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 〈마음을 글에 옮겨 담는 법〉, 2부 〈내 마음에서 그 마음으로, 글이 무사히 도착하도록〉, 3부 〈잘 다듬어진 속마음, 그게 바로 좋은 글〉로 이루어져 있다. 1부는 「쓰고 싶은 건 마음」, 「일부러 쓰는 낯선 단어」, 「있어빌리티의 함정」, 「전송 그 이후에 일어나는 일」 등 4개 장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2부는 「말꼬리라는 재주」, 「색다른 글이라는 과제」, 「없이도 쓸 수 있다(1)」, 「없이도 쓸 수 있다(2)」「자랑과 질투는 옳지 않아」, 「제목, 의리 있는」 등 6개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3부는 「닮은 단어는 새 단어로」, 「강약중강약」, 「비문이라는 못된 카드」, 「뭐든지 한 페이지」, 「뻔한 구석 대청소」, 「마음을 위한 맞춤법」, 「마무리는 소리로」, 「언제나 글보단 삶」 등이다.

모두 여기에 해석과 설명을 할 수는 없어 독자가 임의로 인상적이란 느낌의 장(章) 한두 개만 소개해본다. 1부 「전송 그 이후에 일어나는 일」 장은 글은 보내주는 것이지, 보내버리는 것이 아닙니다'란 부제를 갖고 있다. 요즘 많이 쓰는 이메일 등에 관한 이야기다. "손가락이 거침없이 쏟아지는 말들을 여과 없이 보내서 죄다 엉망으로 만들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지만 글을 마음대로 휘갈기게 되면 글을 '보내주는 것이 아니라 보내버리는 것'이 된다"란 설명이다. 자신의 감정을 쏟아내 마음대로 휘갈기는 글은 상대로부터 아무것도 얻어낼 수 없고 오로지 분노나 파괴적 감정만 되살리기 때문에 그런 글을 억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어떤 글도 파괴력을 갖고 태어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생명력을 갖고 싶어 해요. 가뜩이나 사건 사고가 많은 세상, 글 때문에 누구도 다치지 않기를 바랍니다."(p.55)

 


 

좋은 내용을 마음을 담아 전하려면 마지막에 글을 다듬고 맞춤법과 문장이 올바른지,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는지 등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이를 보통 퇴고라고 하지만 저자는 직업상 표현으로 3부 「「뭐든지 한 페이지」에서 '간결하다고 다 좋은 건 아니지만, 좋은 건 대체로 간결하다'는 부제를 달아 설명한다. 저자는 "글은 짧을수록 좋습니다. 문장뿐 아니라 글 전체 분량도 짧을수록 좋죠. 글이 길어서 좋다는 칭찬은 근래에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모두가 "바쁘다, 바빠"라고 외치는 현대 사회잖아요. 우리에게 진득하게 앉아 글을 곱씹어 읽을 시간은 없으니까요"라고 전제한다.

저자는 "넘쳐 흐르는 마음을 한 장으로 요약해 내려면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누가, 어떤 장소에서, 어떤 시각에 읽는 글인지는 염두에 두는 건 기본이죠. 대부분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대충 읽는다고 가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쓰는 사람이 아무리 오래 걸려 완성한 글이라도요. 바쁜 하루, 바쁜 일과에 허덕이는 우리는 글쓴이만큼 마음을 다해 무언가를 읽을 여력이 없습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첫 번째 줄, 세 번째 줄, 그리고 마지막 줄만 읽을지도 몰라요. 다들 바쁘거든요."라고 간결한 글을 강조한다. 분량도 짧게란 의미도 포함된다. 그러나 분량에 대해서는 글의 종류에 따라 다르리라는 게 독자의 생각이다. 여기서 저자가 강조하려는 것은 간결한 문장이지, 짧은 분량이 아님이 분명하리라. 어쩌면 카피라이터나 에디터라는 직업상 분량도 짧아야 한다는 점이 포함되어 있을지 몰라도. 문장이 간결하다는 것은 읽는이로 하여금 호흡과 리듬을 주는 데 좋고, 한 문장이 머리에 쏘옥 들어가 박히기 쉬우니까 짧게 쓰라는 것이다. 주로 비지니스 글에 이런 짧은 분량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우리가 쓰는 모든 글은 ‘오늘 하루’라는 드라마의 대사이자, ‘나’라는 작품의 설명서이며, ‘내 마음’이 읊어 내는 노랫말이에요. 우리가 우리의 평범한 자리에서 매일 같이 쓰고 있는 글들이 더 나은 작품이 되도록 돕고 싶습니다. 우리가 먹은 마음이 우리가 쓴 글에 잘 담길 수 있도록. 더 정확한 빛깔로, 더 정확한 무게로, 더 정확한 지점에 닿을 수 있도록, 저의 글 노하우를 소개합니다. 여러분이 글을 쓰다 막힐 때, 요긴하게 써먹는 체크리스트가 되길 바랍니다. 몇 가지만 기억하고 다잡으면 오늘부터 잘 쓸 수 있습니다. 우리 각자의 자리에서, 우리의 생활에 멋과 맛과 색을 더해줄 좋은 글을.(p.7)

 

우리가 하루에 수없이 주고받는 이메일이나 메시지도 카피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듣는 사람이 소화하기 벅차진 않은지, 미리 소리 내어 읽으며 다듬어야 합니다. 나의 호흡이 딸리는 구간에서, 그 글을 읽게 될 상대방도 시선을 거둘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부분을 다듬으세요.. 거기서 숨을 고르고 다시 집중할 수 있도록 말이죠.(p.180)

 

저자 : 박솔미

 

어려서부터 글이 좋았다. 연세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2011년 제일기획에 입사해 카피라이터가 되었다. 2017년 딸에게 물려줄 에세이 『오후를 찾아요』를 출간했다. 같은 해 글로벌 IT 회사로 이직해 앱과 게임을 알리는 글을 써오다 2020년 싱가폴 지사로 옮겨와 AI의 언어를 바르고 정겹게 다듬는 일을 시작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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