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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적이며 상대적인 리더십의 물리학 - 상식 밖의 리더, 유연한 리더만이 살아남는다
진원재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11월
평점 :
'함수' '벡터' 등은 수학에서 사용하는 용어다. 또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 등은 물리학 용어다. 이처럼 수학이나 물리학 관점에서 기업이나 사회에서 말하는 '리더십'과 연계해 설명할 수 있을까? 독자는 리더십에 대해 배운 적도 없고, 특히 수학이나 물리학은 친하지 못할 정도로 영 성적이 나쁜 과목이었다. 물론 대학도 문과 쪽에서 나왔다. 고등학교 때 배운 기초 용어도 정확한 이해를 하지 못한 수준이니 성적이 좋을 리 없고, 한 발 나아간 부분까지는 생각조차 못하고 지냈다. 사회나 직장에서는 연수가 쌓이거나 능력이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면 진급을 한다. 리더십이 필요할 때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수학이나 물리학과 리더십의 연계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이 책 『절대적이며 상대적인 리더십의 물리학』은 물리학과 리더십의 통섭을 10년간 연구해온 한 인사 담당자가 썼다. 이 책의 저자 진원재는 지금까지 경제학이나 심리학, 또는 역사나 고전으로 리더십을 설명한 책들은 많다고 한다(독자는 모르지만). 하지만 과학, 특히 ‘물리학’으로 풀어낸 책은 사실상 국내에선 이 책이 처음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리더십과 물리학의 접목을 연구하는 움직임이 이미 생기고 있다고도 한다. 또한 발사된 로켓을 땅으로 되돌아오게 하거나 맥주 병뚜껑을 적은 힘으로 뻥 소리 나게 따는 오프너 등 우리는 이미 물리학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런 물리학이 이번에는 막막했던 리더에게 길을 터주는 안내자 역할로 등장했다. 과연 뉴턴과 아인슈타인, 엔트로피와 양자역학은 우리에게 어떤 리더십의 과학을 보여줄까? 이 책을 통해 틀에 얽매이지 않고 유연하게 움직이는 리더십의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건너가보자. 독자로서는 물리학으로 푸는 경제학이라는 데서 큰 매력을 느낀다.
책에 따르면 지난해 송대현 전 LG전자 사장은 한 칼럼에서 리더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며 조직을 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벡터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벡터’(vector)란 물리학에서 작용점(시작점), 방향, 크기의 세 가지 특성을 갖는 양(量)이다. 리더십과 물리학과 만남이라니, 신선하면서도 낯설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맥락이 통한다. 리더십은 조직을 이끄는 ‘힘’이고 힘은 17세기 뉴턴이 정리한 ‘역학’이라는 물리학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 진원재는 국내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기업에서 20년 넘게 400여 명의 리더와 일해왔다. 매해 임원 인사와 직책자 보임을 할 때마다 ‘왜 유능한 리더는 드물까?’, ‘대체 리더십이란 무엇일까?’를 계속 고민했다. 그리고 마침내 대학시절 접했던 물리학 개론에서 리더십의 본질에 대한 힌트를 찾았다. ‘힘(역학), 열역학, 상대성이론, 양자역학’이 바로 그것이다. 저자는 이 물리학이라는 렌즈로 리더십이란 무엇인지, 리더가 반드시 가지고 가야 할 인식과 관점 그리고 태도는 어떤 것인지 실무 현장에서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자 이 책을 썼다.
저자는 '프롤로그' 「물리학을 알면 리더십의 차원이 달라진다」에서 리더십의 개념도 계속해서 진화하고 분화해 왔다고 말한다. 다양성이 증가한 만큼 오히려 저자 자신에겐 리더십의 기본 개념에 대한 궁금증과 갈증이 더 커졌다고 한다. 이에 따라 리더십을 총괄할 수 있는 기본적인 해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이 책을 쓴 이유이다. "'대체 리더십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조직을 움직이는 힘'을 거쳐, '우주와 세상 만물이 움직이는 원리는?'이라는 질문까지 해보았다는 것. 이 같은 접근은 저자가 대학 시절, 교양과목으로 들었던 노교수의 물리학 개론 속에 숨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고 강조한다.
저자의 사유는 깊어진다. '사람(人)은 우주와 같고, 일(事)은 역학으로 해석이 되니, 사람과 일로 이루어진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은 우주와 역학의 기본 원리인 물리학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저자에 따르면 물리학은 우주 만물의 본질과 움직임을 설명하는 학문이다. 다양해진 리더십의 개념들을 정리하는데 분명히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기초적인 자연 원리에 복잡한 현실 문제를 적용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놀랍게도 물리학은 그동안 목말랐던 리더십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었다. 일단, 세상에 반드시 존재해야만 하는 제대로 된 리더십을 구성하고 있는 '리더십의 본질'을 파헤쳐볼 수 있었다. 리더가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인식과 관점 그리고 태도에 대해서도 정리해볼 수 있었다.
저자는 리더십을 물리학으로 해체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물리학을 리더십 이야기로 풀어가는 것도 가능하리라는 힌트를 주었다고 밝힌다. 이로써 기초 물리학 이론의 발전 순서에 따라 이야기를 정리했다. 이 결과 리더십의 기초 수준과 고급 수준이라는 '리더십의 난이도 수준'과 일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이에 따라 저자는 이 책을 크게 근대물리학과 현대물리학으로 나누었다. 앞부분인 챕터 1, 2에서는 우리가 보고 느낄 수 있는 세상, 만물을 해석할 수 있는 세상인 거시세계를 근대물리학의 원리로 해석했다. 리더십의 필수 구성요소와 리더가 기본적으로 관리해야 할 일과 에너지 같은 리더십의 기초 부분을 파헤쳐 보여준다. 뒷부분인 챕터 3, 4에서는 그동안 리더들이 너무나 어려워했던 기업의 조직문화나 세대 간의 특성, 노사 대립, 리더의 관찰과 철학 등 구조화하기 어렵고 잘 보이지 않는 부분(리더십의 고급 수준에 해당한다)에 대해 현대물리학적 해석을 보여준다. 빛과 같이 아주 빠르거나 우주와 같이 아주 큰 그리고 원자처럼 아주 작아 눈에 보이지 않아서 근대물리학으로는 도저히 해석이 불가능한 미시세계를 다루는 현대물리학의 원리가 리더십을 고난이도 수준으로 끌어 올려줄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이 책은 앞서 언급한 대로 모두 4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리더십은 힘이다」에서는 리더십의 본질에 대해 분석한다. 리더십이란 조직을 이끄는 힘이므로 물리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고전역학의 '힘'과 비교하여 해석을 시도한다. 힘의 기본 특성인 '벡터'(vector)와 뉴턴의 운동법칙 세 가지 중 '힘'에 의한 변화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제2법칙인 '가속도의 법칙' 그리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통해 리더십의 본질을 다룬다. 2장 「일과 에너지」에서는 '일과 에너지'의 상관관계를 다룬다. 이 책에서 말하는 일이란 '힘'과 그 힘에 의한 '결과'의 조합이다. 여기서는 리더가 관리해야 할 가장 중요한 대상인 '사람'과 그 사람이 하는 '일' 에 대한 개념을 파악해본다. 사람과 일은 에너지이며, 에너지의 기본 법칙인 열역학으로 소중히 다루어져야 한다. 특히, 리더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지속 성장이 가능한 조직을 만들어가야 한다.
3장 「상대성이론」에서는 상대성이론, 즉 세상은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이라는 현대물리학의 개념을 통해 리더는 다양성을 이해하고 유연하게 환경에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특히 벤치마킹과 같은 일반론에 휘둘리지 말고 주체적으로 생각해야 하며, 우리 모두는 상상하기 힘들 만큼 큰 에너지를 갖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4장은 〈이중성을 이해하는 리더만이 살아남는다〉는 부제로 갖고 있는 「양자역학」을 살펴본다. 저자는 이 부분이 리더십의 가장 까다로운 부분이라고 말한다. 양자역학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는 진짜가 아니며, 그동안 우물 한 개구리였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즉, 현재 우리의 세상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크고 복잡하며, 이중적임을 인식하게 된다. 리더는 이 오묘한 세상을 깨닫고 항상 겸손함을 유지하되, 그렇다고 주눅들 필요도 없으며 넓은 마음으로 세상과 조직을 품고 이끌어야 할 운명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세계적인 동기부여 연설가이자 리더십 멘토인 마일즈 먼로(Myles Munroe) 목사는 리더십을 “열정, 비전, 신념, 목적에 의해 점화되는 영감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서번트 리더십’의 창시자인 로버트 그린리프(Robert Greenleaf)는 “리더십이란 타인에 대한 봉사에 관한 것으로, 분명하고 단순하며, 사명에 대한 헌신으로 공동창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MIT 슬론 경영대학의 석좌교수 에드거 샤인(Edgar Schein)은 “리더십은 더 점진적인 변화를 시작하기 위해 고유한 문화 밖으로 나가는 능력”이라고 정리했다. 이처럼 리더십은 시대와 사회, 그리고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된다. 그리고 여기, 리더십은 ‘벡터의 성질을 갖는 물리적 힘’이라는 새로운 해석이 등장했다. ‘벡터’란 작용점(시작점), 방향, 크기의 세 가지 특성을 갖는 물리량이다. 저자는 이를 리더십에 대입해 리더는 조직의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작용점), 조직이 가야 할 방향을 설정한 후(방향), 강한 의지로 추진력 있게(크기) 이끌어야 한다고 말한다.
리더십을 물리학으로 해석하다니, 처음엔 낯설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리더십과 물리학의 접목을 연구하는 움직임이 이미 생기고 있다. 일례로 미국 비즈니스 전문지 [FORUM Magazine](Kenneth M. Slaw, Ph.D, 2019년 4월 4일자), [Entrepreneur](Ray Hennessey, 2015년 7월 28일자)와 CBS 뉴스(Steve Tobak, 2012년 7월 3일자) 등에 ‘리더십의 물리학’(The Physics of Leadership) 같은 이름으로 관련 칼럼들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이들 자료에서도 공통적으로 뉴턴의 역학, 열역학, 상대성이론, 양자역학이 거론된다.
"집중력, 판단력이 뛰어난 리더의 시간은 상대적으로 느리게 간다(특수상대성이론). 또한 참된 리더는 조직의 에너지 연쇄반응을 일으킨다(질량-에너지 공식, E=m*c2). 지시, 칭찬, 영감, 솔선수범, 지적, 공감 등을 중성자 삼아 조직 구성원이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도록 에너지를 끌어낸다."
저자는 앞으로 국내에서도 점점 많은 리더들이 물리학적 리더십의 개념을 주목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세상은 계속해서 복잡해지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서 리더가 헤쳐나가야 할 일들은 더욱 난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직문화나 세대 간의 특성, 노사 대립 등의 문제는 구조화하기 어렵고 각 기업의 환경, 시대 상황에 따라 답이 다를 수밖에 없다. 자신의 과거 경험과 감각만을 믿거나 단순히 경쟁사 ‘벤치마킹’에 의지하는 리더십은 더 이상 답이 되지 못한다. 일반적이고 절대적인 시대는 뉴턴과 함께 지나갔다. 경제학이나 심리학의 이론들이 리더십에 많이 차용되었듯이 물리학과의 통섭도 곧 낯선 조우가 아닐 것이다.
리더십을 물리학으로 풀어낸 이 책의 저자는 공학도 출신의 23년 차 현업 인사 전문가다. 매년 임원 인사와 직책자 보임 작업을 할 때마다 유능한 리더는 왜 드문지, 제대로 된 리더십이란 무엇인지 거듭 생각했다. 그러다 대학 시절 교양과목으로 들었던 노(老)교수의 물리학 개론을 떠올렸다. 20여년 만에 다시 들여다본 물리학의 원리 속에는 놀랍게도 그동안 목말라했던 리더십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힌트가 있었다. ‘힘(역학), 열역학, 상대성이론, 양자역학’이 바로 그것이다. 역학은 리더십의 본질이 힘임을 알게 했고, 열역학은 리더는 조직의 에너지 공급자이며 관리자임을 깨닫게 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세상에 ‘절대’란 없으며 리더는 구성원의 ‘다름’을 인정해야 함을 말했고, ‘양자역학’은 세상의 이중성과 MZ세대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단서를 제공했다. 양쪽 모두 문외한에게는 한 번 읽는 것만으로도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독자들 중 누구라도 이에 관심이 있다면 좀 더 세밀하게 읽으면 기대했던, 상상했던 이상의 리더십을 가질 가능성이 매우 클 것이라고 독자는 믿는다.
"지금까지 우리는 리더십을 리더의 자질, 태도, 멘탈 등 ‘사람의 속성’으로만 배워왔다. 이제는 리더십이라는 힘 그 자체의 속성을 생각해보자. 뉴턴의 절대성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까지 모두 이해하고 포용하는 리더십으로 관점을 옮겨보는 것이다. 꼭 조직 운영에 한정 지을 필요도 없다. 일상에서 우리는 모두 나 자신 혹은 가족을 이끄는 리더다. 누구나 아주 기본적인 물리학의 개념만 이해한다면 자신의 삶을 쉽게 한 차원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저자 : 진원재
삼성, SK, 중앙, 현대차그룹에서 인사 담당으로 20년 넘게 근무해온 현업 인사(人事) 전문가다. 현재 코인원에서 경영관리실장을 맡고 있다. 임원 및 팀장 선임, 리더십 평가?교육, 조직관리, 구조조정 등 리더십과 인사 전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쌓았다. 함께 일해온 리더들은 기업의 대표, 임원, 팀장에 이르기까지 400여 명에 달한다. 스스로를 ‘리더십 수행자’라고 칭하는 저자는 조직의 위와 아래 모두를 살펴야 하는 인사인의 숙명인지 항상 좀 더 나은 리더십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그러다 화학공학을 전공한 공학도답게 인사를 ‘역학’이라는 자연과학적 관점으로 접근하자, 결국 세상 만물이 움직이는 기본 원리인 물리학이 조직 운영과 리더십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렇게 여러 조직에서 다양한 유형의 리더를 경험하고 물리학적 원리와 통섭하기를 약 10년, 리더십이란 경험과 직관, 원칙이라는 절대성을 기본으로 인간 다양성에 대한 이해, 유연한 관점 등 상대성이 조화롭게 융합된 힘일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저자는 물리학의 원리로 리더십의 본질을 이해하게 되면서 어떤 대상이든 고유의 속성을 알게 되면 현상의 원인과 결과를 좀 더 자비롭고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다고 말한다. 모르면 두렵지만, 알면 용기와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리더와 리더의 곁에서 보조를 맞추는 팔로어들이 리더십의 본질을 이해하게 됨으로써 자신의 자리에서 용기와 자신감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나아가 조직이라는 우주에서 자신만의 궤도를 찾아 균형 있는 삶을 그려나가길 응원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