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숲길을 단테와 함께 걸었다 - 나다운 삶을 위한 가장 지적이고 대담한 여정
마사 벡 지음, 박여진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 『어두운 숲길을 단테와 걸었다』는 「나다운 삶을 위한 가장 지적이고 대담한 여정」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다. 특히 이 책은 세계 지성들이 극찬하는 불멸의 고전 단테(1265~1321)가 쓴 장편 서사시 〈신곡〉의 여정을 통해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고 나로 온전한 삶을 되찾아가는 방법을 다룬 책이다. 〈신곡〉은 단테가 33살 되던 해(1298)의 성 금요일 전날 밤 길을 잃고 어두운 숲속을 헤매며 번민의 하룻밤을 보낸 뒤, 빛이 비치는 언덕 위로 다가가려 했으나 3마리의 야수가 길을 가로막는 바람에 올라갈 수가 없었다. 그때 시인 베르길리우스가 나타나 그를 구해 주고 길을 인도한다. 〈신곡〉에서 길을 안내하는 시인 베르길리우스(Vergilius)와 단테는 많은 점을 공유한다. 기원전 70년에 태어난 베르길리우스는 극심한 분열을 통해 수없이 반복되는 전쟁을 경험했고, 이러한 내전을 종식시키고 제정 시대를 연 아우구스투스에게 큰 기대를 건다. 혼란으로부터 해방되었다고 믿었을 뿐만 아니라, 제국을 통해 보편적 평화가 도래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던 것이다.

단테가 평화를 위해서는 신(神)이 세운 신성 로마제국에 모든 나라가 종속되어야 한다고 본 것과 일맥상통한다. 즉 단테는 베르길리우스에게 단순히 시적 영감만을 받은 것이 아니라 ‘제국’을 통한 평화에 대한 전망도 공유한 것이다. 베르길리우스는 먼저 단테를 지옥으로, 다음에는 연옥의 산으로 안내하고는 꼭대기에서 단테와 작별하고 베아트리체에게 그의 앞길을 맡긴다. 베아트리체에게 인도된 단테는 지고천(至高天)에까지 이르고, 그 곳에서 한순간 신의 모습을 우러러보게 된다는 것이 전체의 줄거리이다. 먼저 〈신곡〉은 제 1막 「어두운 과거의 숲」에서 시작한다. 이곳은 상실감과 고단함, 근심과 불확실성이 자욱한 곳이다. 단테가 말한 어두운 과오의 숲은 대부분 사람이 겪는 삶의 부조화를 상징한다.

 


 

우리는 살면서 삶의 어떤 부분이 혹은 삶 전체가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느낄 때가 많다. 제1막에서 우리는 잘못 들어선 길을 어떻게 끝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혼돈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알게 된다. 누구나 인생에 한 번은 크게 흔들리는 때가 온다. 그럴 때 우리는 마치 삶의 의미와 방향을 잃어버린 듯 불안해하며 방황한다. 오프라 윈프리의 멘토로 알려진 저자 마사 백(하버드대학 사회학 박사)은 인생 중반 갑자기 찾아온 불안과 혼란을 겪는 이들에게 단테와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는 여정을 떠나기를 권한다. 인생의 불안과 혼란은 마음이 원하는 것과 현실이 일치하지 않는 데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신곡〉 속 단테의 여정을 차용해 진짜 자신의 감정과 열망 그리고 본성을 깨닫고, 더 늦기 전에 매 순간 나다운 삶, 나를 위한 삶으로 향하는 길을 보여준다.

살다 보면 잘못된 길로 들어섰다는 느낌, 인생을 망쳤다는 느낌이 밀려올 때가 있다.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은 회사 일이 물밀듯이 쏟아질 때, 영원히 사랑할 것 같았던 사람과 죽도록 싸우고 돌아섰을 때,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텅 빈 집안에 들어섰을 때, 불현듯, 갑자기, 그런 감정들이 폭풍처럼 밀려온다. 몇 년 동안 지속해온 직장 생활, 인간관계, 현재 자신의 모습 등 모든 것이 낯설고 부질없고 공허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때 우리는 텅 빈 순간을 응시하며 생각한다. ‘내가 지금 뭘 하는 거지? 여긴 어디지?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지? 원래 이러려고 했던 게 아니잖아!’ 저자 마사 백은 그러한 감정을 누구나 느낄 수 있다고 위로한다.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인간으로서 느끼는 혼란, 불안, 불만 등은 당연한 것이며 그것이 바로 진정한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는 전환점이라 조언한다. 이 책 『어두운 숲길을 단테와 걸었다』는 어느 순간 인생의 길을 잃어버린 사람에게 지도를 건네주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도와준다.

 


 

독특하게도 이 책은 진정한 자기 감정과 열망, 본성을 되찾고, 나로 온전한 삶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불멸의 고전 〈신곡〉 속 단테의 여정을 토대로 보여준다. 왜 하필 〈신곡〉일까? 저자는 이 걸작이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고, 온전한 삶을 회복하며, 더 나은 감정을 느끼게 하는 매우 강력한 지침서라고 보았다. 〈신곡〉은 천태만상의 인간상을 그린 고전, 시대를 초월한 인생 철학과 지혜가 담긴 책이다. 그리고 한 남자가 신비로운 여정을 떠나, 지옥부터 천국까지 한 단계 한 단계씩 모든 과정을 거치는 이야기 구조로 되어 있다. 이 여정을 천천히 여유 있게 따라와도 좋고 올림픽 육상선수처럼 맹렬하게 달려도 좋다. 각자 자신의 호흡과 속도로 가면 된다. 하지만 여정을 결심한 이상 4단계를 모두 거쳐야 한다.

이 책에서 안내할 여정을 소개하면 1막에 이어 대략 다음과 같다. 그다음 단계는 제2막 〈지옥편〉이다. 단테가 점점 더 지옥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듯, 이 단계에서 우리는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을 직면하고 깊이 이해하면서 고통의 원인을 찾을 것이다. 나아가 자신의 본성을 찾아 자유롭게 놓아줄 것이다. 이때 우리는 사회문화적으로 학습된 신념이 아니라 우리 내면 깊숙한 곳에서 들려오는 진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알게 된다. 우리 마음의 소리를 듣고 치유하기 시작하면 제3막 〈연옥편〉에 들어가게 된다. 이 단계에서는 이제야 깨닫게 된, 진짜 감정과 열망, 본성을 외적 행위와 조화시킨다. 이 과정은 계속해서 할수록 더욱 쉬워진다.

마지막으로 내적·외적으로 일치하는, 온전한 삶에 가까워지면 드디어 〈천국〉을 발견하게 된다. 여기서는 따로 해야 할 일이 없다. 마음과 일과 삶이 무리 없이 순탄하게 돌아가는 것을 느긋하게 즐기면 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당신의 주변과 사회 역시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을 통해 우리가 함께하게 될 경이로운 여정이다.

 

 

저자는 단테의 상징과 은유뿐 아니라 심리학, 사회학, 신경학 등 최근 과학에서 얻은 통찰력, 저자 자신과 저자를 찾았던 내담자들의 실제 경험담, 또 평생토록 연구한 사례 및 훈련 방법까지 종합적으로 활용해 온전한 자신으로 회복하는 명료한 과정을 제시한다. 『어두운 숲길을 단테와 걸었다』는 따뜻하게 감정을 어루만지는 책은 아니다. 이 책은 때로 마음의 아픈 구석을 건드리고 현재와 과거를 계속 반추하게 하며 떠올리기 싫었던 여러 사건과 생각들을 끄집어내 직시하게 만든다. 그러나 책을 끝까지 읽어내려간다면 타인의 인정과 칭찬을 과도하게 신경 쓰고, 평생 반복되어온 부정적인 사고방식 등을 해결할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단테를 동반자 삼아 내면의 신호에 귀 기울이고 진정한 열망을 따르는 길로 나아갈 수 있게 돕는다.

이 책을 더 자세하고 촘촘하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은 단테가 살았던 피렌체와 중세 기독교 사회의 분위기, 그리고 〈신곡〉을 읽어봤다면 훨씬 도움이 될 듯하다. 성경의 당시 사회는 『시편』 90편 10절을 따라 인간의 평균 수명을 70세 정도로 보았다. 따라서 그가 말하는 ‘인생 여정의 중간’은 1300년, 바로 그가 피렌체 정치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간 때를 말한다. 바로 그 해에 단테는 피렌체 공화정을 통치하는 6인의 최고 정무위원 중 한 사람으로 선출되었다.

두산백과에 따르면 당시 피렌체 정치는 또다시 불거진 파벌싸움으로 혼란스러웠다. 1289년 교황파(Guelfa)가 신성 로마제국의 황제파(Ghibellina)를 누르고 권력을 차지한 후, 교황을 지지하는 흑파(Neri)와 교황을 반대하는 백파(Bianchi)로 다시 분열되어 극심한 긴장을 조성했던 것이다. 급기야 교황 보니파키우스(Bonifacius) 8세의 요청을 받은 샤를(Charles de Valois)의 군대가 피렌체로 진격하고, 1301년 10월에 단테는 다른 두 명과 함께 피렌체의 특사로 교황을 설득하기 위해 로마에 파견되었다.

 


 

그러나 단테가 로마에 있던 11월 1일에 샤를의 군대는 피렌체로 진격했고, 이것을 기회로 흑파가 모든 최고 정무위원을 몰아내고 권력을 장악한다. 그리고 1302년 1월 27일에 흑파는 백파에 속했던 단테에게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를 덮어씌워 엄청난 액수의 벌금, 2년 동안의 추방, 그리고 공직 자격을 영구적으로 박탈하는 칙령을 발표한다. 이후 3월 10일에 법적 기한 안에 벌금을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단테는 피렌체로 귀국하는 즉시 사형에 처해질 운명에 놓인다. 인생의 정점에서 그는 조국으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운명에 처한 것이다. 그가 말한 ‘캄캄한 숲’은 바로 피렌체의 분열과 교황이 초래한 전쟁의 소용돌이였다.

〈신곡〉이 포함하는 영역의 광대함과 거기에 의탁된 메시지의 가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시에 사용된 상징의 대요를 설명한 『제정론』을 읽을 필요가 있다. 그 책에 의하면, 인간은 신이 정했다고 하는 자연계에서의 목적과 초자연계에서의 목적을 향하여 살아간다. 현세에 있어서의 행복(지상낙원을 상징)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윤리적·지적 미덕이 명하는 바에 따라 살아가며, 제2의 목적(영원의 행복)을 얻는 길은 신의 은총에 힘입으면서 그리스도교의 믿음·소망·사랑에 따라 이 세상을 살아간다. 그리고 인류를 현세의 행복으로 안내하는 것은 황제의 의무이고, 천국의 행복으로 인도하는 것은 교황의 의무이다. 이것이 〈신곡〉의 중요한 장면에 나오는 이미지와 일치하는 점이다. 따라서 단테의 상상 속에서 나온 우의적 여행담은 실제에 있어서는 구체적인 생활체험에서 얻은 진실을 의식적으로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조잡한 생활, 이성과 덕이 결핍된 생활을 상징하는 ‘어두운 숲’은 ‘3마리의 야수’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데, 이들 야수는 원죄에 유래하는 3가지 아집(색욕·교만·탐욕)의 상징이다. 그러나 베르길리우스에 인도된 단테는 이 숲을 벗어나 이성과 덕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걸맞는, 현세에 있어서의 지선(지상낙원)에 이른다.

우의적인 면에서 볼 때 〈신곡〉에 명문화된 여러 가지 체험은 파란만장한 인생체험을 통하여 단테 자신의 영혼의 성장과정을 나타낸 것이며, 망명 이후 심각한 정치적·윤리적·종교적 문제로 계속 고민했던 그가 자신의 양심과 영혼 속에서 그 해결방법을 찾아내기까지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한 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베르길리우스나 단테가 말하는 ‘제국’이 근대 이후 ‘제국주의’ 시대의 것과는 사뭇 다르다는 점이다. 후자에서는 주로 ‘시장의 확보’나 ‘물질적 자원’이 팽창의 주된 동기를 형성한다. 반면 근대 이전 ‘제국’에서는 경제적 동기만큼이나 내부에서 유발된 정치적 동기가 중요하다. 아테네 민주정이 보여주듯 정치 세력들 사이의 긴장이나 개별 정치인의 야망이 팽창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특정 정치 체제와 반드시 일치될 필요는 없지만 하나의 단일한 통치체제로 여러 정치 공동체들이 복속되는 형태를 취한다. 그리고 도시 국가들 사이의 긴장이 조성한 불안한 상황 속에서 평화를 확보하는 하나의 수단으로서 ‘제국’은 종종 도덕적 동기까지 부여받았다.

베르길리우스의 작품들은 ‘제국’(imperium)적 팽창에 대한 고전적 동기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는 『목가』(Eclogae, BC44-38)에서 지난했던 분쟁과 전쟁의 시대가 끝나고 신의 가호를 받은 한 소년을 통해 ‘황금종족’의 시대가 다시 올 것이라고 노래한다. 로마의 초대 황제인 아우구스투스에 의해 ‘황금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희망을 담은 것이다. 물론 그의 기대는 내란의 종식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로마가 중심이 되어 이탈리아의 대지가 다시 풍요로워지고, 그 힘을 바탕으로 로마가 세계를 다스리는 ‘제국’을 열망한다. 궁극적으로 ‘로마 제국을 통한 평화’(Pax Romana)를 꿈꾸었던 것이다.

단테도 베르길리우스의 ‘제국’에 대한 기대를 공유한다. 당시 ‘제국’은 신성 로마 제국과 로마 교회로 양분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탈리아의 도시들은 안과 밖에서 두 제국을 지지하는 세력들의 전쟁터로 변해 있었다. 피렌체도 마찬가지였다. 1260년 몬타페르티 전투에서 교황파가 시에나와 결탁한 황제파에게 패배했을 때, 아르비아(Arbia)강 근처의 평원은 전통 귀족에게 대항하던 사람들의 피로 물들었다. 반대로 1266년 베네벤토 전투, 그리고 1289년 단테가 직접 참전했던 캄팔디노 전투에서는 교황파의 황제파에 대한 살육이 벌어졌다. 그는 이 처참한 상황을 “노예 같은 이탈리아”(serva Italia)라고 한탄한다. 도선사도 없이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진 이탈리아를 구제해 줄 새로운 ‘제국’을 열망한 것이다.

 


 

“우리는 이 세상에 잠시 머물면서/사랑의 빛을 견디는 법을 배우는 거란다.” 시인 윌리엄 브레이크는 이렇게 썼다. 그렇다. 사랑의 빛은 햇빛처럼 우리 삶을 환히 비춘다.(p.326)

 

저자 : 마사 벡(Martha Beck)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라이프 코치. 하버드 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회학을 공부하면서 동시에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며 커리어 경로와 인생 전환에 대해 연구했다. 하버드 대학교와 미국 국제경영대학원(American Graduate School of International Management)에서 사회학, 사회심리학, 조직 행동 및 경영 관리를 가르쳤으며 지금은 개인과 집단이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성공을 성취하도록 하는 코칭과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아홉 권의 논픽션과 한 권의 소설을 썼다.

그를 찾는 내담자들은 대개 설명할 수 없는 불안과 혼란 그리고 공허함을 토로하곤 한다. 더 나은 삶을 위해 계속 노력하는데도 여전히 채워지지 않은 삶의 갈증을 느끼는 것이다. 저자는 그 이유를 자기 내면의 진짜 감정과 열망, 본성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마음 깊숙한 곳의 자신을 마주할 때야 비로소, 진정으로 원하는 삶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생의 한가운데서 마치 길을 잃은 듯한 방황을 멈추고, 흔들리지 않는 삶의 의미와 방향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신곡’ 속 단테의 여정을 차용해 사유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일과 지위, 역할, 목표, 심지어 이름까지 다 벗어던져서도 충만한 삶을 살게 하는, 오직 나로 온전한 삶으로 향하는 길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역자 : 박여진

한국에서 독일어를, 호주에서 비즈니스를 전공했다. 기업 경영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다 영미 문학 단편집을 기획하며 번역가가 되었다. 주중에는 주로 번역을 하고 주말에는 여행을 다닌다. 파주 번역가 작업실 ‘번역인’에서 번역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 『토닥토닥, 숲길』, 『슬슬 거닐다』가 있고, 번역서로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더 터치』, 『의미 수업』,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영국 산책 2』, 『인생 전환 프로젝트』, 『익스트림 팀』 외 수십 권이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