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별빛 에디션) - 내 마음을 몰랐던 나를 위한 마음 사전
투에고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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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그때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단어'에 대한 저자 투에고의 사유의 책이다. 깊은 사유를 통해 우리 삶에 소중하고 절실한 단어들을 하나하나 들춰가며 갈고 다듬었다. 첫 출간 당시(2021년) 전 서점 베스트셀러로 화제가 되었던 책이다. 이번에는 김승연 동화작가와의 스페셜 콜라보로 ‘별빛 에디션’으로 재탄생했다. 스페셜 에디션에는 망원경을 통해 나라는 작은 우주를 들여다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표현되었다. 밤하늘의 별들처럼 반짝이는 이야기들이 독자들에게 충분한 위안과 휴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저자 투에고는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공허해지는 ‘빈 위로’가 아니라, 나를 찾고 ‘진짜 위안’을 얻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마음의 기원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다 보니 자신의 마음을 정확히 표현하는 것 같은 단어와 문장을 찾았고 거기에서 얻은 글감을 하나의 원고로 엮었다. 이렇듯 이 책에 등장하는 90여 개의 단어들은 나의 ‘마음의 기원’을 의미한다. 독자들은 사전 형식으로 정리된 목차를 보며 그때그때 끌리는 단어나 상황에 맞는 문장을 선택해 글을 읽으면 된다. 그 속엔 단순히 공감되는 문장뿐 아니라 인문, 심리, 자기계발, 철학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뽑은 우리 인생에 도움이 될 만한 메시지가 가득 담겨 있다. 즉, 이 책은 나의 마음의 기원에 관한 ‘사전’인 동시에 우리 삶에 원동력이 되어주는 동기부여 명언들을 모아 놓은 에세이기도 하다. 독자는 개인적으로 저자의 '사유 사전'이란 생각이다.

 


 

"‘진짜 내 마음은 뭘까?’ ‘나는 어떤 사람일까?’ 한동안 이런 생각에 빠져 있었어요. 그러다가 내 마음을 표현해보자,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첫 출간 후 가진 인터뷰를 통해 책 성격에 대해 밝혔다.

독자는 저자의 책을 처음 읽지만 그는 이미 책을 여러 권 낸 작가로서 이름도 꽤 유명한 것 같다. 처음 본 독자가 의문을 갖는 것은 '투에고'란 필명이다. 우리말로는 '두 개의 자아'로 읽힌다. 독자의 예상은 맞는 것 같다. 앞서 언급한 인터뷰에서 저자는 "필명의 뜻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투에고(twoego)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상처받은 자아’와 ‘치유하는 자아’가 내면에서 일으키는 이중주라는 뜻과 선천적으로 타고난 ‘원초아(id)’보다는 ‘초자아(superego)’와 ‘자아(ego)’가 우리를 좀 더 사람답게 만든다는 뜻입니다.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이 아니라, 오롯이 저의 의지로 정했기에 꽤 신중을 기했던 기억이 납니다."라고 말한다.

첫 발간하고 이번에 별빛 에디션으로 재출간한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저자가 입소문으로 이름을 더 얻었기 때문이다. 그가 운영하는 SNS에 20만 구독자가 재출간 요구가 많았던 탓이다. 재출간의 결정 이유는 아무래도 전작들은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고 슬픔에 공감하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본인에게는 뜻하지 않게 슬럼프가 찾아와서 한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남을 위로하기에 정신이 팔렸으니 정작 자신의 마음에는 무심했던 것 같다고 털어놓은다.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찾아보자는 생각에서 90여 개의 단어들을 건져올린 것이다. 이 단어들은 저자 입장에서 '마음의 기원'인 셈이다.

 


 

저자에 따르면 왜인지 모르게 마음이 답답하고 울적한 날이 있다. 특별히 힘들거나 지치는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자꾸만 마음이 가라앉고 그런 나를 이해할 수가 없어서 내 모습이 자꾸 낯설게만 느껴지는 날. 그런 날에는 친구나 연인, 누군가의 위로나 응원도 귓전에서 공허하게 맴돌기만 한다. “내 마음을 나도 모르겠다.” 누구나가 한 번쯤 경험해봤을 이 문장을 머릿속에 떠올리게 된다면, 그것은 어쩌면 지금 내 마음에 귀 기울여야 하는 순간이라는 신호인지도 모르겠다.

“마음이 괴로운 순간마다 스스로를 다그치기만 했을 뿐, 진짜 내 마음이 어떤지를 알아보려 하지 않았다. 반성하는 의미로 한동안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그 심연의 끝에서 내 마음을 표현해줄 수 있는 단어를 찾았다. 한 자 한 자 적다 보니 어느새 90개가 넘는 단어들이 모였고, 이 과정을 통해 시간이 지나면 공허해지는 ‘빈 위로’가 아닌 ‘진짜 위안’을 얻었다.”(프롤로그 : 「단어는 위로다」 중에서)

이 책의 저자이자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매일 20만 명의 구독자에게 ‘위로’를 선물하는 작가 투에고는 “그런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나에 대한 이해”라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은 90여 개의 단어들을 모아 ‘나’와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단순히 따뜻한 말이나 문장이 아니라 저자의 치열한 고민과 인문학적인 시선이 담긴 이 책과 함께 고민의 시간을 보내고 나면, 내가 나의 위로의 주체가 되고 나와 친밀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바로, 당신이 당신의 마음과 만나는 순간이다.

 


 

이 책은 한글 자음 14개 중 'ㄹ, ㅋ, ㅌ' 등 3개를 빼고, 나머지 11개 자음이 첫소리로 사용되는 11개의 장(章)으로 이뤄져 있다. 이른바 사전식 배열이다. 독자가 이 책이 '사유 사전'이라고 별도의 이름을 붙인 이유다. 1장 「격려가 필요할 때」에서는 'ㄱ'으로 시작되는 우리말 단어 11개가 들어 있다. 〈간절함〉 〈갈증〉 〈감정의 바다〉 〈겨울나무〉 〈겸손〉 〈경험〉 〈계기〉 〈공감〉 〈공생〉 〈과거〉 〈괴로움이야말로 인생〉 〈권태로움〉 〈그리움〉 〈금언〉 〈기도〉 〈기억〉 〈기회〉 〈긴장의 역설〉 〈길〉 〈꾸준함의 꾸준함〉 등이 제목이 된다. 2장 「나와 가까워지고 싶을 때」, 3장 「다시 시작하고 싶을 때」, 4장 「매일의 다짐이 필요할 때」, 5장 「바람만 불어도 흔들릴 때」, 6장 「삶의 가치를 생각할 때」, 7장 「아픔을 이겨내고 싶을 때」, 8장 「자신에 대한 확신이 필요할 때」, 9장 「처음 시작할 때」, 10장 「파도가 몰아칠 때」, 11장 「하루를 되돌아볼 때」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중 「경험」에 대한 저자의 사유를 예로 들어본다. '타불라라사(Tabula rasa)'는 라틴어로 '깨끗한 석판'이라는 뜻이다. 즉,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백지상태를 의미한다. 영국의 경험론 창시자 존 로크는 인간은 어떤 관념이나 정신적인 기재 없이 아무것도 없는 백지상태로 태어나며, 후천적인 경험으로 인해 마음이 형성되어 전체적인 지적 능력이 향상된다고 했다. 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관념을 가진다는 데카르트의 본유관념과는 대비되는 주장인데 내적·감각적 경험을 통해 관념이 생긴다는 지점이 더 마음에 와닿았다고 털어놓는다.

 


 

또 기회라는 항목에서는 "이처럼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다방면으로 생각해야 한다. 중국어로 위기(危機)라는 단어에는 '위태'와 '기회'라는 뜻이 모두 내포되어 있다. 난세가 영웅을 낳듯이 위기에도 기지를 발휘하면 더 높이 도약할 수 있다. 중국 삼국시대에 유비, 조조, 제갈량 등 수많은 호걸이 대업을 도모한 일화는 너무도 유명하다. 지금이 위기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잘 살펴보면 그 안에는 분명 기회가 숨어 있을 것이다."(p.54)

독자는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습관」이다. 저자는 이 항목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말 "어떤 인간의 탁월함은 그가 보여주는 일회적인 천재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가 천재성을 발휘하기까지의 과정, 즉 반복성에 있다"는 말을 인용한다. 또 습여성성(習與性成)도 풀이해준다. 즉, 습관이 쌓이다 보면 그 사람의 천성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 속담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뜻은 바로 습관의 중요성과 향상성을 바라는 데서 비롯된 말임을 깨달을 수 있다. 한 번 잘못 들인 습관은 웬만해서 바꾸기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즉 삶의 전환을 위해서는 역시 잘못된 습관을 바로잡는 일부터 해야겠다는 새로운 각오를 다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저자는 습관은 때에 따라서는 한 사람이 쌓아온 인격을 보여주는 단면이 되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그 사람의 운명을 바꾸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는 재인식시켜 준다.

"오늘부터 나쁜 습관을 버린다면 미래의 나는 분명 다른 '내'가 될 수 있다."(p.137)

 


 

인문학의 가장 큰 목적은 ‘인간’에 대한 이해다. 그런 점에서 가장 가까운 ‘인간’인 나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다. 오죽하면 그 유명한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을 남겼을까? 또한, 그로 인해 이뤄지는 모든 사유는 ‘언어’로 표현된다. 이 책에서는 바로 그 언어의 최소 단위인 ‘단어’를 통해 마음의 단위를 나누고 ‘그 기원(단어)’을 하나씩 해석하려는 시도를 한다. 즉, 목차 속 90여 개의 단어들은 내 마음의 기원을 의미하는 셈이다. 그리고 독자들은 사전 형식으로 정리된 목차를 보며 그때그때 끌리는 단어와 상황에 맞춰 문장을 선택해 읽으면 된다.

 

저자 : 투에고

 

상처받은 자아와 치유하는 자아의 이중주. 혼자 있을 때 떠오른 수많은 영감과 생각을 글로 풀어내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게 적어 내려간 내 글로, 나와 다른 누군가의 마음을 위로하고 싶다. 그저 마음속에 묻어두는 것보다 훨씬 의미 있기 때문이다. 지은 책으로는 『나는 어른이 되어서도 가끔 울었다』, 『삶에 사람에 무뎌진다는 것』, 『익숙해질 때』 등이 있다.

Instagram @two_ego

Facebook @twoego77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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