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한국 전설 우리 아이 빵빵 시리즈 9
현상길 지음, 박빛나 그림 / 유앤북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 『바로 알고, 바로 쓰는 빵빵한 어린이 한국 전설』은 우리나라 전설을 모아 엮어낸 책이다. 초등학교 1~2년 어린이 대상이다. 어렸을 때는 누구나 우리의 전설을 한두 개라도 할머니나 혹은 어머니로부터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독자도 할머니로부터 들은 바 있다. 그때도 전설을 모아 엮은 책이 있긴 했지만 출판이나 여러 가지 여건상 이 책처럼 아름답게 단장해 나온 것은 없었다. 기껏해야 '어린이 전집'류에 한 권 끼어 있는 정도였고, 시리즈는 물론 단행본도 어였한 책은 없었던 시절이다. 교과서에도 실리지 않은 이야기는 새롭고 귀가 솔깃해지는 내용도 많아서 호기심 많은 어린이 시절에는 특히 교훈적인 전설을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이 책에는 모두 35개의 전설이 실려 있는데 독자의 기억으로는 몇 개만 들은 적이 있고 나머지는 모두 처음 보고 읽는 것들이다. 이 책은 어린이 대상이지만 성인인 독자에게는 전설의 내용보다는 어릴 때의 추억에 잠기게 해주는 아련한 추억을 되새기는 역할도 해준다. 그것도 그리스 신화처럼 스케일이 크거나, 조금은 비현실적인 신(神)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주로 평범한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는 예가 많아 훨씬 사실적이다. 이에 따라 우리의 전설을 우리가 발굴해 연구하고 예술의 소재로 활용함으로써 발전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독자는 기대한다. 그리스 신화는 사실 전해져 내려오는, 조금은 황당한 이야기를 서사만 가져다 직접 문자로 옮긴 호메로스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이후 수많은 예술가와 철학 등 사유의 학문에서 많이 인용되고 의미를 확장하면서 오늘날의 그리스 신화로 탈바꿈된 것이다. 우리도 우리의 전설을 이야기의 원형으로 해서 소설이나 그림으로 덧붙여 나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같은 의미에서 이 책의 발간은 독자들의 바람에 많은 긍정적·발전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누구나 알다시피 5,000년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전설과 민담이 있었을까. 다만 그것이 입으로 전해져 오다 더 이상 전해지지 않고 소멸되었을 수많은 이야기를 문자로도 남아 있지 않아 아쉬울 뿐이다. 책의 저자 현상길도 '머리말' 「지혜와 용기, 사랑과 희생의 감동 스토리」에서 오랜 역사만큼 설화가 풍부하다고 말하고 있다. "설화에는 '신화', '전설', '민담'의 세 갈래가 있는데, 이 책은 그 중 우리나라 각 지방에 전해 오는 전설을 대상으로 어린이들의 정서에 맞도록 기획, 편집했다"고 밝혔다.

같은 전설이라도 지역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거나 과장되기도 하므로, 이 책에서는 요즘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부분적으로 인물의 이름이나 이야기의 흐름을 각색했음을 밝힌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전설의 뜻풀이를 함께 설명한다. "흔히 전설이라고 하면 그저 재미 삼아 듣고 마는 옛날이야기로만 생각하기 쉬운데, 전설은 이 땅에서 오랜 세월 꿋꿋이 살아온 우리 선조들의 삶의 지혜와 고난을 이겨 낸 용기, 이웃에 대한 따뜻한 사랑과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희생정신 등을 간직하고 있는 값진 유산이며 정신문화임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앞서 언급한 대로 '설화'의 세 갈래 에 대해 설명을 덧붙인다. 이에 따르면 신화는 일상적인 세계를 넘어선 신성한 공간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라의 시작, 조상의 탄생, 해·달·별·불·물 등에 관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며, 등장인물은 신, 또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인간들이다. 또 전설은 특정한 시대의 현실적 시간과 공간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한 이야기로서, 사람들에게는 실제 있었던 진실한 내용이라고 믿어진다. 전설은 실존 인물이나 특정한 지역의 산, 바위, 연못 등 구체적 증거물을 가지고 있는 게 특징이다.

전설 속 등장인물은 일반인보다 뛰어난 능력자이면서도 때로는 성격의 결함을 가지며, 그 인물의 행위는 예기치 않은 난관에 부딪혀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장자못 전설, 아기장수 전설, 남매탑 전설, 망부석 전설 등이 이에 속한다. 민담의 경우 완전히 꾸며낸 옛날이야기로서 듣는 사람들의 흥미를 위주로 하며, 아무 제약 없이 지어져 말로 전해 내려온다. 흔히 '옛날 옛적에···', '호랑이 담배 피던 옛날에···' 등과 같은 구절로 시작된다.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꾸며낸 이야기이기 때문에 증거물을 댈 필요가 없으며, 등장인물도 평범하거나 바보스러운 인간이 많다. 이러한 인물이 우연한 행운으로 난관을 극복하고 성공하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그래서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대' 하고 끝맺는다. 이에는 방귀쟁이 며느리, 빨간 구슬 파란 구슬, 구두쇠 자린고비 등이 있다.

 


 

저자의 세 갈래에 따라 전설만 모은 것이 이 책이다. 이 가운데 독자가 가장 잘 알고, 또 널리 알려진 전설은 책의 스물한 번째 '평강공주와 바보온달' 이야기인 것 같다. 고구려 때 평강공주 이야기로 웬만한 독자들도 잘 아는 이야기이긴 하다. 이 책에는 「바보의 아내가 된 공주」로 제목을 붙였다.

고구려의 제 25대 평강왕(평원왕)에게는 어린 공주가 있었다. 너무 잘 울어 왕은 "자꾸 울면 바보 온달에게 시집 보내겠다는 말을 했다"는 전설의 시작이다. 그리고 몇 년 후, 열어섯 살이 된 공주는 왕이 본인에게 했던 말처럼 바보 온달에게 시집 가겠다고 한다. 공주의 울음을 그치게 하려고 한 말이라 왕이 아무리 말렸으나 공주는 가난한 온달의 집으로 향한다. 공주의 간절한 청으로 마침내 온달과 공주는 부부가 되었고, 온달은 착한 청년이었기에 공주의 뜻대로 무예를 익힌다. 그렇게 익힌 무예를 통해 사냥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왕과 만나는 기회를 얻고 사위로서 인정받게 된다. 왕의 사위가 된 온달은 장군으로 임명되어 전쟁터에서 큰 공을 세웠으나 아차산성 부근에서 신라와의 싸움을 통해 화살을 맞고 전사한다. 지금도 아차산 입구에는 온달과 평강공주를 기리는 동상이 서있다고 한다.

 


 

글 : 현상길(玄相吉)

 

서울교육대학, 국제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였다. 단국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석사를 취득하였다. 서울특별시교육연구정보원 국어과 자료 개발연구교사를 지냈으며 중등 문예창작 영재 판별도구 및 교수학습 자료 개발 집필위원이었다. 대영고, 여의도여고, 경복고 국어교사를 거쳐 현재 서울 상암중학교 등 서울의 중·고교 국어교사, 교장, 서울시교육청문예진흥위원, 국어수업컨설팅위원, 지역도서관운영위원 등을 역임했다.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한국단편 33』(풀잎),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한국현대시 108』(풀잎), 『우리소설 알짜 읽기』(풀잎) 등 청소년들을 위한 도서를 다수 편찬했다. 시집 『바람의 장터』, 『올레 소야곡』, 에세이집 『시작하라, 지금 바로』 등 출간했으며 [당신의 이름으로], [그리운 이여], [축혼의 노래] 등 한국 창작가곡을 다수 작사, 발표했다. [ICT 국어 학습자료], [문예창작 영재 교육자료] 등 중·고교 국어교육 자료를 다수 집필했고 『마음의 문을 열고』(서울시교육청) 집필위원을 역임했다.

 

그림 : 박빛나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였습니다. 캐릭터를 개발 및 디자인합니다. 현재 웹툰 작가로 활동 중이며, 풀잎 출판사 어린이 교육 교재를 작업하였습니다. 「우리 아이 빵빵 시리즈」 그림 작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