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건강한 섹스를 권장합니다 - 사랑 한번 제대로 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한완수 지음 / 라온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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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출산율이 줄어든다는 뉴스를 접한 지 벌써 20년이 지난 것 같다. 출산율 저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처음이다. 노동집약적 사회였던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아이를 안 낳겠다는 얘기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근대를 거쳐 현대 사회에 이르기까지 20세기에는 인구가 줄어들 것이라는 걱정은커녕 너무 출산율이 높아 후진국형 출산율이라고 해서 자녀 적게 낳기가 국가 시책으로 펼쳐지기도 했다.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 같지만 불과 30년 전까지만 해도 '둘만 낳아 잘 기르자'가 대세였다. 그러나 경제 사정은 좋아지고 있다는데 출산율이 너무 크게 줄어들어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정치권과 정부의 정책에서도 '하나 더 낳기'가 장려되기도 했다. 정책권자들은 독신주의가 팽배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또 조금 지나서는 교육비가 너무 많이 들어 애 낳기가 겁난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경제 성장보다 더 빨리 높아가는 소비 행태를 문제 삼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인구 감소 우려는 이렇듯 30년을 마땅한 대책 없이 걱정만 하다가 허송세월 했다.

세월은 무심한 듯 흘러만 가고 이젠 취업이 어려운 취준생들이 유행어처럼 입에 올렸던 '삼포' '오포'도 넘어 결혼은 꿈도 못 꿀 처지임을 자각한 20대 남성들의 취업 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수명이 길어지고 고령화되고 있는 마당에 지금 경제인구의 감소도 문제다. 앞으로 인구 문제는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당분간(수십 년 간) 우리가 안고 가야 할 문제로 대두됐다. 사회가 이렇게까지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근본 원인은 뭘까. 정책 입안자이든 연구자이든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불평과 함께 독신을 각오하는 모습이다. 겨우 겨우 결혼한 사람들에겐 이젠 이혼에 발목이 잡힌다. 이혼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니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사실 아이를 낳기 위해 결혼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현대인들의 의식에서 결혼 조건으로 애를 낳고 못 낳고는 문제가 아니다. 이혼 자체가 출산율 저하로 이어지니 문제다. 정보화 사회다 보니 예전 아날로그 식 사고방식이라고 아이 갖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출산과 결혼, 이혼 나아가 사랑엔 연결고리가 없는 걸까? 이 책 『당신의 건강한 섹스를 권장합니다』는 「사랑 한번 제대로 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사랑, 연애, 결혼, 아이 갖기 등 모든 문제를 '무(無)'에서 출발해 정확하게 진단하고 가장 좋은 해결책을 만들어 내자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독자는 생각하고 있다. 제목에 '섹스'라는 말은 다른 단어에 비해 시각적 효과가 크기 때문에 사용한 듯 싶다. 즉 섹스에 관한 테크닉이나 섹스를 위한 건강, 섹스가 중심이 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뜻이다.

섹스는 건강한 생활, 건강한 사회, 건강한 인간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인간의 필수적인 요소다. 얻어지는 쾌락보다는 건강한 삶을 위한 도구로 다룬다. 건강한 가정이 건강한 사회의 기본이고, 국가는 거기에 기댄다. 나라의 유지나 발전도 건강한 국민이 기본적 요인이라는 말이다. 이 책의 저자 한완수는 사회복지 차원에서 상담심리 치료자이다. 그가 섹스에 관심을 갖는 것은 쾌락의 섹스가 아닌 건강한 몸에 대한 관심에서다. 열심히 사랑하며 살고 있는데도, 왜 나는 공허하고 외로울까? 사랑이 무서워서 시작하지 못하는 당신, 사랑의 열정이 식어버린 당신 그리고 서로가 당연한 존재가 되어버린 커플, 다시 뜨겁고 열정적인 사랑을 하고 싶은 커플, 이런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저자 방식의 해답을 내놓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저자에 따르면 이미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이라는 말은 많은 이들의 머릿속에 인식되어 있다. 이 속에 담긴 의미는 ‘나 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가 주체인 삶을 살아가자’일 것이다. 그리고 연애가 필수인 만큼 결국 사랑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와는 다르게 누군가와 함께 맞추고 소통하며 살아가는 것보다 혼자 지내는 것이 차라리 속 편하다는 분위기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에 망설임을 느낀다. 더불어 상대에게 서운함을 느끼거나, 상처받을까 봐 두렵거나, 지금의 관계에 자신이 없거나, 내 마음이 무엇인지 모르거나 등 남녀 관계와 감정은 정답이 없어 더욱 어렵다. 이는 오래된 연인, 중년 부부들도 마찬가지다. 10년을 만나고, 30년을 함께 살면서도 마음의 틈을 메우지 못하는 커플들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이에 따라 이 책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양성 평등한 사회 속에서 사랑 한번 제대로 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남녀의 균형, 정서적으로 필요한 공감의 기술부터 성적 커뮤니케이션 비법과 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성 가치관 확립 방법까지 담고 있다. 또한 ‘남자는 이렇게, 여자는 이렇게’라는 일반화의 오류에서 벗어나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서로 공존하면서 행복한 사랑을 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방법을 제시한다. 이 책의 집필 이유다. 세상이 빠르게 그리고 많이 변했다. 산업의 발전이 빨라지면서 비즈니스 시장이 변했고, 이에 따라 부와 직업에 관한 시선이 달라졌다. 이에 따라 1인 가구, 퍼스널 브랜딩, 워라밸, 자기 계발 등 일상과 꿈을 이루는 방법도 다양해졌다. 남녀노소 상관없이 많은 이들이 자신만의 취향과 콘텐츠를 자유롭게 표현하기 시작했고, 특히 연인과 부부간에 사랑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것에 대해 여성도 자유롭게 주도하고 표현하는 시대가 됐다.

 


 

저자는 결혼하고 동두천에 자리 잡아 살면서 미군 범죄와 성폭력 등을 목격하고 자연스럽게 시민운동에 뛰어들었고, 이후 한국성폭력상담소, 여성가족부 젠더폭력 통합강사로 오랫동안 성 상담과 성교육, 성 치료와 양성평등 교육을 해왔다. 또한 서로가 만족하는 양성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행복한 커플 라이프, 행복한 인간관계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인간이 태어나 궁극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행복과 만족도는 관계에서 오는 사랑이라고 이야기한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뿐만 아니라 서로가 함께하며 사랑할 수 있을 때 비소로 가장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다양한 사랑과 성 상담 사례를 통해 알게 된 일과 사랑, 부부생활 등 복잡하게 얽힌 감정 문제를 해결하고 나 자신을 사랑하며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가고 관계를 개선하는 방법을 담고 있다. 또한 젠더 감수성에 기반한 대화와 소통법, 남녀 모두가 만족하는 평등한 사랑법을 알려준다. 행복한 부모에게서 행복한 아이가 자라듯, 행복한 사람이 행복한 커플이 되고, 행복한 커플이 행복한 삶도, 미래도 누릴 수 있다.

이 책은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 〈사랑도 행복도 우리 손안에 있다〉, 2부 〈우리의 성 리부트가 필요하다〉, 3부 〈평등한 만남과 평등한 이별〉이다. 1부에는 1장 「우리에겐 사랑 추구권이 있다」, 2장 「가깝고도 먼 남녀, 그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이 있다. 2부에는 3장 「섹스 라이프가 ‘굿 럭’이 되도록」와 4장 「생애주기별로 보는 사랑의 기술」을 알아본다. 또 3부는 5장 「젠더 권력을 버리고 평등한 관계를 위하여」, 6장 「건강하게 사랑하고 건강하게 헤어지기」로 이루어져 있다. 각 부에는 각각 2개의 장(章)이 있다. 모두 6개의 장이다.

 


 

저자는 '프롤로그' 「사랑은 뜨겁게, 이별은 쿨하게」를 통해 "코로나19를 겪으며 모두가 힘들고 지친 삶을 이끌고 있고, 그 후유증 속에서 더욱 어렵고 팍팍한 세상이 되었다고 말하고 그러나 시대가 변한 만큼 모든 것이 변해야 살아남는다." 고 전제하고, 이제는 한국 사회도 성에 대한 대변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젠더 갈등이라는 말에 가려진 남녀 갈라치기부터, 수많은 젠더 기반 폭력으로부터 이제는 우리 스스로를 보호해야 하며, 또한 정치적으로도 속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와 함께 남녀가 함께 상생, 공존하면서 무엇이 인간답게 사는 것인지 알아야 하고 또한 서로가 존중받고 존경하면서 아름다운 사랑을 하며 행복하게 잘 살아내야 하는 것이 우리의 당연한 권리이다고 역설한다. 밋밋한 사랑을 하는 사람들과 아름다운 사랑을 하며 멋진 삶을 살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는 커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설명하고 있다. 1부에서는 사랑과 성에 관한 성 심리학적 관점에서 남녀의 사랑은 당연히 행복해야 하는데도 왜 밋밋하고 행복하지 않은지,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다원화 시대 속에서 다양성을 이해하며 살아가는 우리인데, 이런저런 사랑 이야기가 왜 그리도 행복해 보이지 않는지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2부에서는 왜 우리에게 사랑과 성에 대한 리부트가 왜 필요한지 여러 상담 사례를 통해 원인과 대처 방법을 제시한다. 그리고 생물학적 관점에서 생애주기에 따른 사랑의 기술과 꼭 필요한 정보들을 담았다. 3부에서는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젠더가 중요한 이유 그리고 젠더 감수성을 왜 업그레이드해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성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통해 뜨겁게 사랑하고 쿨하게 헤어지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아름다운 사랑은 노력으로 만들어진다. 멋지게 살고 싶다면 삶 속에서 지혜로운 도전, 즉 ‘사랑과 성’에 대해 다시 한번 점검하고 정체된 감정을 끌어내야 할 것이다. 혹시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가?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면 지금 당장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어보자. 그리고 새롭고 즐거운, 나만의 삶을 만들어가기 바란다고 다시 한 번 언급한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은 식욕의 중요성에 비하여 성욕의 중요성을 좀처럼 인정하지 않았다. 또 여러 방면으로 인간의 성욕을 더러운 것으로 간주하여 거부한 결과, 성욕은 비정상적인 통로로 배출되거나 과도하게 억압된 성적 욕구가 종교적 광신이나 테러리즘, 사디즘적 배타주의 같은 형태로 대리 표출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많은 현대인을 괴롭히고 있는 각종 노이로제, 우울증, 신경성 질환들은 성욕의 충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생겨난 ‘심리적 도피 현상’으로도 볼 수 있다. 성욕은 식욕보다 더 중요하고, 우리의 인생을 지배하는 근원적인 생명력이라고도 한다. 그러므로 자기 인생을 위해 자신의 성과 상대의 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알아가려는 노력을 해야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로의 행복을 위해 민감한 성감대를 찾아주고 몸으로 하는 대화인 성적 커뮤니케이션에 공을 들일 때, 상대를 향해 몸과 마음이 둘 다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p.115)

 


 

지금 사랑하지 말아야 할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면 자신이 그 사랑에 빠진 원인을 찾아보자. 그리고 절대로 헤어지지 못하겠다면 치열하게 사랑하고, 지금의 상대를 놔주는 것도 한 방법이고 사랑이다. 어떤 이유로든 혼외 관계나 외도, 상대의 마음 떠남이 갈등의 원인이라면 방법을 찾아서 해결하고 가야 한다. 만약 노력했지만 안 될 경우 이혼하려고 마음먹었다면 깨끗이 이혼하라. 사랑이 움직이는 대로 가라고 상대를 놔주는 것도 사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죽어도 안 돼’라거나 기다릴 수 있다면 기다려줄 마음의 준비도 필요하다. 그러면서 상대가 왜 마음이 멀어졌는지 원인을 찾아 서서히 기다림의 시간을 가지며 대화로 풀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노력의 시간을 보내고도 여전하다면 쿨하게 이별을 준비하라. 살면서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만남과 이별을 경험할 수 있다. 서로가 함께하는 동안 배려하고 존중하며 진심을 다한다면, 헤어지고자 할 때도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서로에게 확인하면 될 것이다. 혹여 일상 속에서 공기처럼 스며들었던, 서로 불평등하게 만들었던 어떤 권력관계가 있지는 않았는지도 살펴보아야 한다.(p.242)

 

저자 : 한완수

 

사회복지학 석사, 상담심리치료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는 성 관련 전문가, 교육자, 상담사, 칼럼니스트, 치료자(섹스테라피)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울러 경기도사회복지협의회 이사, 동두천시사회복지협의회 대표이사, 한국성건강센터 대표, 아이들웃음터지역아동센터 대표, 여성가족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젠더폭력통합 강사, 서정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호원대학교, 중부대학교 대학원, 신한대학교 교수 등으로 활동 중이다. 성매매특별법 피해자 인권을 위해 〈경기북부 성매매 실태보고서(2004)〉를 작성했고, 논문으로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의 성에 관한 성인식 및 성 태도에 관한 연구(2009)”, “미혼 남·여 20~30대 청년들의 성(Sexuality) 인식 태도와 데이트 폭력성과 젠더 감수성의 조절 관계를 연구(2019)”가 있다. 더 많은 이들이 인간 존엄성과 행복 추구권를 중요하게 여기며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아름답고 멋진 삶을 위해 사랑을 다시 리부트하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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