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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파도는 다시 오지 않아 - 오늘 치는 파도는 내가 인생에서 만날 수 있는 딱 한 번의 파도니까
김은정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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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우리의 삶을 바다에 비유하는 사람이 많다. 밀물과 썰물, 조류, 수많은 생물을 먹여 살릴 수도 있고, 모든 생명을 일시에 죽일 수도 있다. 아무리 작은 배라도 안전하게 떠다닐 수도 있고, 아무리 큰 배일지라도 때를 잘못 만나면 파괴되고 침몰된다. 우리의 삶도 이와 비슷하다는 의미에서 인생과 바다를 비유적으로 말하기도 한다. 이 책 『같은 파도는 다시 오지 않아』의 저자 김은정은 제목처럼 무한하지만 다양하다는 점에서 자신의 삶을 바다에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 그냥 보기에는 파도로서 모든 파도가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본다면 같은 파도가 아님을 발견할 수 있다. 어쩌면 사시사철 무상(無常)이라는 것을 발견해 낼 수도 있다.
우리 삶도 늘 같은 일들의 되풀이 같지만 단 하루도 똑같은 삶은 없을 것이다. 시간의 변화, 사람의 변화, 장소의 변화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연의 법칙일 것이다. 저자가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우리의 삶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태도다. 인생의 대부분은 일을 하는 시간으로 채워진다. 우리의 시간에서 일을 떼어 내기란 어렵다. 삶에서 일을 분리할 수 없다면 중요한 건 그 시간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보내느냐이다. 일을 할 때 즐거움을 느낀다면 우리의 시간은 즐거움으로 가득 차지만, 일을 부정적인 마음으로 대한다면 많은 시간이 부정적인 감정으로 채워진다. 이 책의 『같은 파도는 다시 오지 않아』의 저자 김은정은 일을 할 때 행복을 느낀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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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아버지가 출장을 갔다가 사 온 캐릭터 상품들로 가족 역할 놀이를 하던 소녀였다. 저자는 어릴 적 친구였던 캐릭터들과 함께 나이를 먹으며 어른이 되었고, 더 이상 인형을 가지고 역할 놀이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좋아하던 캐릭터들과 가까이 지내는 삶을 꿈꾼다. 그는 친구 같은 캐릭터들과 항상 함께하기 위해 캐릭터를 개발하고 제작하는 사업가가 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좋아하는 일을 스스로 선택했기 때문에 일하는 시간이 부정적인 감정보다는 즐거운 감정으로 채워졌다고 말하고 있다. 일하면서도 늘 즐겁게 지내는 저자의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이 뭐지?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일은 뭘까?’ 하는 궁금증을 심어 준다.
저자의 말은 의미심장한 점을 드러낸다. "어떤 것을 열렬히 좋아해 본 사람의 인생은 이전의 인생과는 달라진다고 믿는다. 무언가를 좋아함으로써 새롭게 보이는 세상, 세밀한 결을 손으로 천천히 살펴야만 비로소 보이는 작은 세계가 있다."
저자는 마음을 줄 수 있는 일을 업으로 삼아서 기쁘다고 말한다. 또한 독자들에게 가슴이 뛰는 일을 한다는 건 삶의 평균 행복 값이 올라가는 일이라는 이야기를 건넨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설명하는 사람의 눈은 반짝거리고, 그 반짝거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생명력을 얻는 기분이다.’라는 저자의 말을 듣다 보면, 독자들도 같은 마음으로 자신의 눈을 반짝거리게 해줄 일을 찾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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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적인 집안 분위기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저자는 해외로 나가야겠다는 꿈을 키운다. 낯선 땅에서 낯선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저자는 꿋꿋하게 인생을 살아가며 결국 홍콩에서 사업을 하게 된다. 저자는 더 큰 세상으로 가고 싶지만 두려움 때문에 머뭇거리는 독자들에게 용기를 건넨다. 삶을 주체적으로 사는 저자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독자들 또한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갖게 될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산소통의 4/5 정도를 쓰면 다시 물 위로 올라오기 시작해야 한다. 올라가는 데도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내가 너무 올라가기 위한 산소를 남겨 두지 않는 다이버처럼 살지 않았나 생각했다. 돌아갈 힘을 남겨두지 않고 너무 열심히 일하지 않았나. 그래서 너무 지쳐 버리지 않았나."(p.140)
늘 최선을 다해 삶을 살아가는 저자는, 바쁘게 사는 것과 열심히 사는 것은 다르다고 말한다. 우리는 흔히 바쁘게 사는 것을 열심히 사는 것으로 착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바쁘게 사는 것이 꼭 옳다고 할 수는 없으며, 휴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람은 쉬지 않고 달릴 수 없다. 휴식을 취함으로써 다시 앞으로 내달릴 에너지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앞만 보고 달리는 데에만 집중한다면 주변의 다채로운 풍경들을 놓치게 된다. 가끔 멈추어서 주변을 살피는 시간도 가져야 한다. 앞만 보고 달리다가 번아웃이 온 사람들에게 이 책은 좋은 쉼터가 되고, 다시 달릴 원동력이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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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모두 5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즐기는 사람은 더 오래, 더 멀리까지 갈 수 있다」에서는 일과 삶의 관계를 설명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공자의 『논어』 '옹야편(雍也篇)'에 나오는 말로 일을 즐겨야 한다는 가르침을 인용한다.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란 말이다. 이는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공자를 인용했지만 저자의 의미는 분명하다. 즐기는 사람은 노력하는 일을 고되게 여기지 않기에, 더 오래 더 멀리까지 갈 수 있다는 뜻이다. 저자가 캐릭터 디자인과 개발 업무를 진심으로 즐겼다는 것이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넘치다 보니 일상 속에서도 아이디어가 샘솟았다고 한다.
회사에는 캐릭터 개발 업무를 하는 직원이 여럿 있었지만 캐릭터를 사랑하는 이들의 아이디어가 단연 빛났다고 설명한다. 특히 저자는 거래처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어필하는 편이어서 노다메 칸타빌레라는 니노미야 토모코의 순정 만화에 대한 제품을 개발할 때 초판만 100만 부 이상 팔려 나가 굉장한 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우리 나라에서도 〈내일도 칸타빌레〉라는 드라마로 제작될 정도로 성공적인 임무였다는 뒷 이야기다. 음악대학 피아노과의 천재 괴짜 여학생 노다 메구미와 잘생기고 실력도 뛰어난 치아키가 주인공인 만화였다. 그 캐릭터 제품을 제작하던 회사에서는 차별화를 위해 저자가 낸 클래식 음악이 나오는 어린이용 바이올린 만드는 지인에게 미니어처 제작을 의뢰하고 시제품을 만들어 큰 성공의 결과를 얻어냈다고 한다. 이 모든 결과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행운처럼 얻어졌지만 무엇이 중요한지, 어떤 아이디어를 더할 것인지 등에 대한 생각은 늘 그 일에 대해 생각을 거듭하는 사람이 빚어낸다는 마음의 철칙이 굳어졌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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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지붕은 해가 맑을 때 수리하는 거야」에서는 회사와의 힘든 거래를 성사시키는 성공적 비법도 소개한다. 저자는 영화 〈대부〉의 명대사를 이용했다고 말한다. 돈 비토 코를레오네의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지."에서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게임에서 이길 수 있으리라 판단한 후에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고안하는 게 미션이라고 한다. 경쟁 회사로 가려는 임원으로 저자의 회사 쪽으로 바꾸라고 설득하기 위해서 그들에게 압도적인 포트폴리오를 보여주고 싶었다. 저자는 그들이 회사를 방문키로 약속한 남은 2주를 활용해 세계 각국의 전통의상을 입힌 캐릭터들이 쇼룸에서 맞이하자 마치 올림픽 입장식 때 각국 선수단이 입장하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혔을 방문단의 모습을 생각만 해도 만면에 웃음이 가득했을 것이다.
그 회사는 그 자리에서 저자의 회사와의 거래를 약속했다고 한다. 이길 수 있는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게임을 승률을 계산할 줄 아는 눈이 필요하다.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위해서는 상대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 니즈를 채워줄 수 있는 전략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손으로 만든 전략들을 내 손으로 실행시킬 수 있는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 언어도 필수적이라고.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은 이렇게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저자의 성공적 엄무 이야기만 듣다 보니 은근히 자신의 무용담만 늘어놓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뭐 대수겠는가, 없는 일 꾸며대는 것도 아닌데. 조금 더 여유를 갖고 3장 「천천히 뛰어들고 천천히 떠오르기」로 옮겨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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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은 큰 제목 아래 여섯 개의 소제목이 눈에 띈다. '도약의 순간을 알아차리기', '잊을 수 없는 낯섦의 순간', '사랑받고 싶은 사람이 해야 할 일은, 무릇', '대충대충이 가르쳐 주지 않는 마음', '천천히, 그렇지만 물러나지 않는 한 걸음', '돌아갈 산소를, 힘을 남겨 둘 것'이다. 저자는 '도약의 순간을 알아차리기'란 제목의 글에서 "누구에게나 도약의 순간은 온다. 중요한 것은 도약의 순간을 알아채고, 그 순간에 제대로 발구르기를 하는 것이다"라고 제목 밑에 별도의 글을 끼워 넣었다. 저자가 스포츠를 좋아하는 이유도 '삶의 힌트'를 많이 얻기 때문이란다.
TV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 이야기를 꺼낸다. 이 프로그램은 여자 축구 게임이다. 여자 연예인들이 축구팀을 구성하고 프로처럼 리그도 만들어 축구를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그들의 실력을 보여주려는 목적이 아니라 시청자들의 눈을 의식해서일 것이다. 독자도 그 프로그램을 여러 번 보았지만 여리게만 생긴 여자 연예인들(물론 팀별로 개그맨, 아나운서 등도 포함되어 있다)의 축구 실력을 기대한 것은 아니다. 그들의 퍼포먼스를 보기 위해서다. 그러나 한두 번 시청이 거듭될수록 그들의 축구 실력이 나아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의 경기에서 '저 연에인은 숨은 열정이 있구나' 하는 게 느껴질 정도이다. 거기에서 삶의 지혜를 얻게 된다. "삶은 사람이 노력하는 만큼 주어진다" 는 점이다.
저자도 2002년 월드컵 축구 이야기를 꺼내며 스포츠에서 삶의 힌트를 얻는다고 말한다. "스포츠가 삶과 비슷해서인지 경기를 보면서 나는 인생의 노하우를 얻을 때가 많다. 9회말 2아웃에서 역전을 이끌어 내는 야구를 보면서 '스포츠도 삶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걸 깨닫기도 하고, 인생을 닮은 마라톤을 보며 중요한 건 빨리 달리는 게 아니라 완급을 조절하는 거라는 걸 곱씹기도 한다. 2002년 월드컵을 통해 내가 깨달은 건 성장을 위해서 때로는 디딤돌을 밟아야 한다는 것, 순간의 도약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p.99~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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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물고기를 잡아 주기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라고들 한다. 그 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나는 이런 걸 가르쳐 주고 싶다. 다른 사람이 잡는 물고기를 부러워하기보다, 돌아가서 미끼라도 잡으라고. 삶에서 우리가 갖지 못한 것에 눈을 두기보다 이미 가진 것을 활용할 방법을 찾으라고 말이다. 삶에서 모든 걸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p.153)
나는 오늘도 파도를 기다린다. 어제와도 같지 않고, 내일과도 다를, 오늘만 치는 파도다. 어제 파도를 잘 탔다고 해서 오늘도 잘 탈 거라는 원칙은 없다고 스스로에게 말한다. 최선을 다해 타 보자. 오늘 치는 파도는 내가 인생에서 만날 수 있는 딱 한 번의 파도니까.(p.222)
저자 : 김은정(Cindy E.J.Kim)
작가, 사업가, 아트 콜렉터, 콘텐츠 크리에이터(카카오, 흐름 드 살롱).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열정적으로 사는 홍콩 사업가 신디.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EMBA 과정을 수료했다. 30년간 홍콩에서 라이센스 캐릭터 비즈니스를 하며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하였으며, 오늘도 배움과 봉사에 힘쓴다. SNS : https://linktr.ee/cindykim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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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