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커먼스 - 유전자에서 디지털까지, 인류 빅 히스토리를 통한 공간의 미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선정도서
홍윤철 지음 / 포르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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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호모 커먼스』는 부제 「유전자에서 디지털까지 인류 빅 히스토리를 통한 공간의 미래」에서 보여지듯이 생물학, 의학, 사회학, 미생물학, 유전학 등 인류가 꾸준히 발전시켜 온 각종 학문적 성과를 바탕으로 인류 진화학적 측면에서 미래 인류의 존속 문제를 짚어내고 있다. 저자 홍윤철은 가정의학, 예방의학,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자격을 갖춘 의사로서 인간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기후 위기와 펜데믹 상황인 지금 제대로 방향을 맟춰 인류 문명 발전에서 지속해 온 공유, 협력으로써 이 문제에 접근, 대처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저자는 '들어가는 말' 「공생과 공존, 그리고 공유성」을 통해 "공유지(Commons)'라는 말은 공동체를 뜻하는 커뮨(Cmmune)에서 왔다. 따라서 공유지는 '공동체의 공유적 장소'라는 의미다. 공동체가 없으면 공유지는 없고, 또 공유지가 없으면 공동체의 실체는 사실상 없는 것이다. 공유지는 공동체가 공동의 자원을 활용하여 경제 활동을 하는 대상, 즉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권리의 시각으로 볼 수도 있지만, 공유지를 물려준 선대부터 이를 다시 넘겨줄 후대에 이르기까지 좋은 상태로 보존하고 관리해야 할 책임의 개념이 포함된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공유지는 자유시장경제의 논리가 제한 없이 적용되는 곳이 아니라, 보다 큰 시각 즉 문화적 전통이나 사회 공동 자산의 유지 관리, 더 나아가 생태계 보존에 대한 시각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저자는 이 책에서 지구 역사의 가장 마지막 순간에 나타난 인류가 지구의 운명을 손에 쥐고 흔드는 존재가 되기까지 짧은 기간에 어떻게 막대한 영향을 가질 수 있었을까란 문제부터 파고 든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사실 이처럼 인류가 마치 우주 창조자인 '신의 대리인' 위치로 올라설 때까지는 인류의 노력이라기보다 물려받은 유산에 가깝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삼림을 보호하고 생태 자원을 보존하는 것은 인류가 기본적으로 지녀야 할 자세라는 것이다. 기후 비상의 시대에 우리는 어떤 생태계를 꾸리고 새로운 도시를 생성해야 하는가. 끊임없는 팬데믹의 시대에 도래한 지금이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순간이기 때문에 개인과 집단의 권리, 의무, 개인의 자유와 권력이 품고 있는 강제성, 사익과 공익, 이 모든 것에 대한 적절한 균형의 정리가 먼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 책 『호모 커먼스』는 생태계와 인간의 공생, 공존, 그리고 공유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문제에 접근해야 인류를 위한 해결책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각인시키고 있다.. ‘공유’와 ‘인류’에 대한 생각의 전환과 발전이 혼란스러운 세상에 새로운 길이 되어 줄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이 책은 모두 10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공감을 통한 연대」, 2장 「생태계와의 공존과 공유」, 3장 「인간 안의 생태계」, 4장 「인간과 공진화」, 5장 「사회적 인간」, 6장 「공유 사회」, 7장 「협력 사회」, 8장 「새로운 공유지의 개척」, 9장 「디지털 공유지」, 10장 「새로운 도시」이다. '들어가는 말'을 통해 공유지로서의 개념을 언급한 바 있지만, 이는 갑자기 저자가 하는 주장이 아니라 이미 1217년 영국 국왕 헨리 3세가 이미 공식 문서에 서명함으로써 확립된 개념이라고 한다. 이 문서가 학교 다니면서 우리가 배워서 알고 있는 '마그나 카르타'이다. 우리는 '자유대헌장'이라고만 배웠지만, 이때 서명한 두 개의 문서 중 하나는 '카르타 데 포레스타(Carta de Foresta)'란 삼림헌장이다.

 


 

이 같은 공유지 논리는 자본주의가 채택한 '시장 논리'와 첨예하게 대립한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백신의 특허권은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백신 개발을 촉진시키는 수단이므로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지만 특허권으로 인해 비용이 올라가면 가난한 국가에서는 백신 공급이 더뎌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결국 가난한 국가뿐 아니라 선진 국가에 사는 사람들 역시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백신 특허권은 공익을 위하여 제한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가능해진다. 이러한 논리의 대립을 피하고 상생의 방안을 찾았던 화이자는 국가별로 백신 가격을 차별화하여 중상위 소득 국가의 백신 가격은 고소득 국가 가격의 절반으로, 중하위 소득과 저도득 국가에는 원가에 공급하는 정책을 실시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저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은 개인과 집단의 권리와 의무, 개인의 자유와 정부 권력의 강제, 그리고 사익과 공익의 적절한 균형에 대해 잘 정리할 필요성이 있음을 드러냈다고 설명한다. 이는 근원적으로 '나는 무엇인가?', '나의 권리는 어디까지인가?'와 관련된 문제라고 지적한다. 나는 생물학적 존재로서 호모 사피엔스 인류 종에 속하고, 나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특성은 호모 사피엔스 종이 가진 고유한 유전체에서 나오지만, 한편으로는 수많은 미생물 군집과 같이 공존하는 복합생물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보면 나라는 존재의 본질적 측면은 공유적이다라는 저자의 주장이다. 공유적 방식의 삶을 사는 인간, 즉 호모 커먼스에게 독점적으로 귀속되는 소유권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문제를 저자는 제기하고 있다.

 


 

저자는 문제 제기와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데 의학은 물론 생물학, 미생물학, 유전학적인 시각의 접근을 시도한다. 이는 앞서 언급한 대로 각장의 제목에서 잘 드러나기 때문에 이 책이 얼마나 치밀하게 여러 분야에서 증명될 수 있음을 독자들은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사회학적 접근과 미래학 시각의 접근도 시도한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가벼운 질문을 던지면서 하나씩 해결 방법으로 접근해 간다. 모든 생명체의 유전자가 하나로 이루어져 있다면 믿을 수 있는가? 저자에 따르면 역사를 거슬러 보면 인류와 침팬지는 공통의 조상에서 갈라진 존재이다. 진화를 거치며 인류의 뇌는 커졌고, 다른 종과 비교하자면 인류의 뇌는 비정상적이라고 할 만큼 큰 크기를 가지고 있다. 뇌의 발달로 인류는 지구 환경의 운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될 수 있었다. 우리의 뇌는 비극적인 순간을 맞이하거나 기쁜 순간을 경험했을 때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도 감정을 공유한다. 가장 비극적인 순간에도 나를 넘어선 ‘우리’를 바라볼 수 있는 이유는 인간이 독립된 개체가 아니라 “공동체를 이루는 공유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인류의 미래가 변화되고 있다.

1장 「공감을 통한 연대」에서 인간의 유전자, 즉 우리가 갖고 있는 유전자가 어디서 왔는지를 설명한다. 물론 부모의 난자와 정자가 융합되어 만들어졌다. 그러나 좀 더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보면 실은 인간에게서 발견된 대부분의 유전자가 과거 언젠가 다른 종으로부터 전달되었다는 것이 많은 연구를 통해 이미 밝혀졌다. 진화론적 시간으로 유전자의 공유를 본다면 인간은 전체적으로 유전 정보의 50% 이상을 식물 및 동물과 공유하고 있다. 동물과의 유전자 공유를 보면 초파리 같은 벌레와 61%를 공유하고, 소와는 약 80%를 공유한다. 인간과 가까운 유인원 중 원숭이와 DNA의 약 93%를 공유하고, 고릴라는 98.4%, 오랑우탄과 DNA의 96.9%를 공유한다. 인간과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는 보노보, 침팬지와는 DNA의 98.8%를 공유한다. 인간 사이의 DNA의 공유는 99.9%다.

 

 

디지털 시대, 인류는 어떻게 미래의 공유지를 만들어 갈 것인가? 사회 인프라는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사회적 공유지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 소유한 공유지의 질이 높아지면 커뮤니티 구성원의 삶의 질 또한 마찬가지로 향상된다. 이는 또한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에게 안전망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공유지가 축소되어 가는 현재 시대에서 사회적 공유지의 비율을 높이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은 방안이다. 인류는 구역화되고 배타적인 장소가 되어 가는 현 도시의 모습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다. 이 책은 우리가 미래 사회의 공유지를 어떻게 설정하고 꾸려 나가야 하는지 낱낱이 파헤친다.

저자는 인류가 “생태계의 지배자가 아닌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새로운 세계관은 “생태계 구성 요소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이러한 생각이 자연과 사회가 가진 오늘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 될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호모 커먼스』는 사회 공동체가 같이 소유하고 경영하는 자연뿐 아니라 사회적 지식, 기술이며 인류가 살고 있는 지구 생태계와 그동안 쌓아온 업적까지 포함한다. 그러나 공유지는 현재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이 합의를 통해 공동 소유로 결정했다고 할 수는 없다. 그 결정권은 과연 누가 가지고 있는가? 저자가 책에서 강조하고자 한 것은 오늘날의 인간이 오랜 시간 동안 자연선택의 과정을 거쳐 왔다는 점과 인류가 지닌 모든 능력과 전략은 번성의 기반이 되어 사회에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저자가 그간 토론해 온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이 첨예한 지적과 통찰은 우리 미래 사회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각 분야별 시각으로의 접근과 분석을 통해 인류의 존속 문제를 파악한 저자는 최종 결론에 이르도록 독자들을 돕는다. 각 분야별로 분산된 결과 서로 부딪치는 문제가 나올 수 있을 것이란 예상 외로 한 가지 사실로 결론이 모아지고 있다. 저자는 '정리하며' 「미래의 공동체 사회」를 통해 결론을 정리한다. "공유지는 사회 공동체가 같이 소유하고 경영하는 토지, 산, 강, 바다와 같은 자연뿐 아니라 사회적 지식, 기술, 그리고 산물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인류가 살고 있는 지구의 생태계, 그리고 지금까지 쌓아온 업적은 상당 부분이 공유지의 영역에 있다. 그런데 이러한 공유지의 대부분은 현재의 공동체 구성원이 합의에 의해 공동 소유지로 결정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보다는 대부분 과거의 세대로부터 물려받은 자산으로 봐야 하고, 따라서 현재의 구성원들이 사용하고 미래 세대에게 다시 물려주어야 하는 대상인 것이다. 즉 현재의 공동체 구성원인 우리는 공유지의 소유자가 아니라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신자유주의의 바람이 분 이후 사회의 많은 부분이 공적 소유에서 사적 소유로 전환되었고 이제는 공유화할 공간이나 영역 자체가 부족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공유지 사유화의 결과로 삶이 피폐해지고 가난해진 공동체의 하층민은 낙오자가 되어 양극화의 희생양이 되어 가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공동체의 공동성을 훼손함으로써 공동체의 해체로 이어질 수 있고, 양극화 과정에서 승리한 것처럼 보이는 상류계층 역시 안전하지 않다. 따라서 공유지의 회복을 위해서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동등한 시민으로서 지위를 갖고 상당한 노력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 참여의 공유지 광장, 즉 아테네의 아고라 같은 장소에서 공감을 바탕으로 공유와 공생이 그리고 공존의 가치를 들고 새로운 공동체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공생 관계는 인간의 질병을 이해하는 데에도 매우 중요하다. 개체 경쟁에 의한 자연선택은 주어진 환경에 보다 적합한 유전자를 퍼뜨리는 역할을 하고 우수한 유전자들이 진화를 주도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주어진 환경에 과거나 현재 시점에서 적합하게 구성된 유전자는 환경 변화가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나는 경우 새롭게 변화된 환경에 대한 적합성이 떨어지게 되고 이는 기능의 저하나 질병으로 나타난다.(p.115) - 「인간은 독립된 생명체가 아니다」 중에서

 

비즈니스 네트워킹은 이제 경력 개발과 전문적 성공을 위한 최고의 자원 중 하나다. 좋은 네트워크는 취업 기회를 주고, 승진 가능성을 높이며,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한다. 또한 네트워킹을 통해 혼자서는 찾을 수 없는 기회에 접근할 수 있다. 이러한 네트워크는 나와 상호작용하는 모든 사람으로 구성되며, 이들 모두는 잠재적으로 귀중한 전문적인 지원을 줄 수 있는 자원이 된다.(p.272) - 「폐쇄적 길드에서 개방적 공유지로」 중에서

 

저자 : 홍윤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가정의학, 예방의학,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였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 교수이면서 서울대학교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을 맡고 있다. 학생들에게 〔인간, 사회, 그리고 의료〕라는 학과목을 가르치고 있으며, 『질병의 탄생』, 『질병의 종식』이란 책을 출간한 바 있다. 이는 각각 『The Origin of Diseases』와 『The Changing Era of Diseases』로 번역되어 해외 출간되기도 하였다. 국제학술지에 300편 이상의 논문을 게재했으며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의 정회원 그리고 세계보건기구 WHO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외에 『펜데믹』, 『미래의 귀환』, 『코로나 이후 생존 도시』를 썼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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