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 많은 미술관 - 미술관만 가면 말문이 막히는 당신을 위한
정시몬 지음 / 부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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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할 말 많은 미술관』은 「미술관만 가면 말문이 막히는 당신을 위한」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다. 부제를 읽었을 때 "이 책은 내가 읽어야 할 책이다"는 직감이 들었다. 그림을 좋아해서 전시회를 자주 다녔지만 사실은 독자의 의사보다 같이 가자는 상대의 의사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따라다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림을 전문적으로 배우지도 않았다. 혼자 열심히 책을 통해 배우거나 실제 그림 연습을 한 적도 없다. 쉽게 표현하자면 '문외한'이라고 봐도 할 말이 없다. 그래도 전시회를 자주 가다 보니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식으로 미술 이야기가 나오면 꼭 끼어든다. 최근 2년 동안 읽은 미술 관련 책이 적잖기 때문이다.

전시회를 다닐 때는 가끔 설명을 듣거나 그냥 보고 나오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사적 대화에서 미술 이야기 나오면 그림에 대한 감상 한두 마디 정도는 했고, 자주 끼어들기도 했다. 독자의 빈약한 미술 지식은 코로나19로 전시회가 상당 기간 열리지 않았을 때부터 중단했던 독서를 다시 시작하면서 크게 늘었다. 서양 명화에 대한 책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 책들은 대부분 전시회를 못 가는 그림 애호가들의 아쉬움을 달래주거나, 비대면 소통 부재에 따른 '코로나 블루' 로부터 치유의 힘을 주기 위해 출간됐기 때문에 독자도 읽기 시작했다. 한두 권 읽을 때만 하더라도 몰랐지만 여러 권을 거듭 읽게 되니 의외로 그림에 대한 지식은 많이 늘었다. 서양미술사는 물론 서양 명화 감상을 위한 여러가지 감상법, 에피소드 위주의 에세이 책 등이 한결같이 우리가 평소에 자주 접하고, 제목이나 화가의 이름 정도를 아는 작품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었다. 책 제목에 따라 선택되는 에피소드가 약간 다른 것도 있지만 이 책 저 책 중복되는 경우가 많았다. 읽고 잊어먹을 수도 있는 내용들이 반복되니 미술 지식은 오히려 늘어난 것 같다.

 


 

미술은 고상한 취미, 지식인들의 전유물이라는 뿌리 깊은 인식이 있는 것 같다. 미술계의 이야기다. 서양미술사를 읽다보니 예부터 그림을 그리는 화가는 우리나라와는 완전 달랐다. 그들은 예술이나 예술가를 대하는 것이 무척 자신이 고위층(귀족)이나 지식인임을 내세우는 데 적절했던 것 같다. 그림을 대하는 인식도 우리와는 다른 점이 많았다. 서양 미술은 이런 점에서 크게 발전을 하고 '신의 시대'인 중세를 딛고 문예부흥도 가능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은 미술 전공자나 관련 전문가가 아니라 ‘미술 덕후’가 썼다는 점에서 다른 명화 책과는 결이 다르다. 책 프롤로그 「미술관 혹은 지식과 감성의 교차로」에 따르면 저자 정시몬은 어린 시절, 작가와 작품에 대한 정보 하나 없이 집 서가에 꽂혀 있던 미술책을 우연히 보고 예술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었다. 그 강렬한 순간을 시작으로 이후 다양한 미술책을 탐독하고 틈날 때마다 미술관을 찾아 미술품과 수다를 떨었다. 『할 말 많은 미술관』은 그중에서도 특히 유럽 미술관 7곳에 소장된 미술품들과 나눈 대화의 기록이자 편견 없이 시작된 예술적 탐구 과정이 맺은 결실이다.

물론 미술관에 가는 것이 의무 사항도 아니고, 미켈란젤로나 다빈치의 미술품에 눈길 한번 주지 않아도 일상을 영위하는 데 지장은 없다. 다만, 저자는 미술관 방문이 무척이나 다채롭고 흥미진진한 체험이라는 것을 책을 통해 전한다. 그동안 미술과 벽을 두고 있었다면 이제부터라도 이 책으로 미술과 대화의 물꼬를 터 보시기를 바랄 것을 독자는 권유한다. 작품이 품고 있는 넘치는 말들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비록 그 대화가 당장 삶을 눈에 띄게 바꾸진 못하더라도, 적어도 더 풍요롭고 다채로운 삶을 선물해 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프라도 미술관이 불길에 휩싸인다면 무엇을 건져 낼 것인가?” 프랑스 시인 장 콕토는 이 질문에 ‘불길’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화가 살바도르 달리는 한술 더 떠서 ‘산소’라고 말했다. 산소가 없다면 불길도 없을 테니, 모든 미술품을 지키겠다는 재치 있는 답변이었다. “지구가 멸망할 때 단 하나의 미술품을 구해 낼 수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세계 저명인사들이 저마다 다른 대답을 한 일화도 유명하다.

‘미술 덕후’ 저자는 그들에 대적할 위트도, 뛰어난 예술 지식도 없지만, 그 질문에 망설임 없이 최애 작품을 고른다. 바로「진주 귀고리 소녀」다. 에필로그 「세계의 종말과 한 점의 그림」에서 저자는 밝힌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사진인지 그림인지 헷갈릴 정도로 사람이 붓을 움직여 만든 결과물이라는 것이 선뜻 믿어지지 않았던 그 작품이 첫 만남 이후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그 그림이 나중에 유명해졌을 때는, 틈날 때 꺼내 보며 혼자 좋아하던 것이 갑자기 전 세계의 공유 자산이 된 듯한 느낌에 떨떠름할 정도였다고 한다. 과연 우리는 같은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할까? 좋아하는 음식이나 노래, 영화에 관해 말할 때는 망설이지 않으면서 좋아하는 미술 작품을 묻는 말엔 괜히 작아지곤 한다. 어쩌면 미술은 고상한 취미이며 예술적 지식 없이는 즐기기 힘들다는 인상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렇듯 미술에 다가가기도 전에 먼저 겁부터 먹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가볍게’ 미술에 접근하길 권한다. 특별한 미술 지식을 갖추지 않더라도 그저 좋아하는 작품 하나쯤 품겠다는 마음이면 된다는 것이다. 미술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자신 있게 나만의 인생 작품을 말할 수 있는 날을 꿈꾸며, 이제 『할 말 많은 미술관』 관람을 시작해 보자.

 


 

이 책은 모두 7장(章)으로 구성됐다. 독자들이 직접 미술관을 돌아다니며 감상하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인지 7개 미술관으로 나눈 것이다. 직접 방문한다는 것은 말이 쉽지 그림에 대한 전문 지식이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엄두도 못낼 터다. 나라별로 모두 대단한 그림들이 있고, 화가나 그림들도 분산 소장돼 있기 때문에 사전 준비 없이 모든 미술관을 다 돌아다닐 수도 없는 일이니 이런 기회를 갖는 것도 독자로서는 매우 귀중한 경험이 된다. 더욱이 아직도 코로나19로부터 해방되지 않아 해외 여행이 아직은 제한된 곳도 있고, 제한은 풀렸다고 해도 '어느 나라에, 어떤 미술관에, 어느 화가의, 어떤 작품이 있다'는 것을 안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분류한 1관은 〈루브르 박물관〉이다. 저자는 '왕궁에서 미술관으로, 절대 왕정의 보물단지'로 표현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미술관이다. 물론 자타가 공인한다는 말은 독자가 붙인 것이다. 유럽의 어느 나라를 가든 그 나라 최고의 미술관은 국민의 자존심이기 때문에, 나라마다 자신들의 미술관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니 뭐를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각국의 주장이 틀렸다고 볼 수도 없잖은가? '예술의 도시'라서 파리의 루브르를 첫 번째로 저자가 내세운 것은 아마 대체적으로 이곳을 최대의 미술관으로 생각하기 때문이지 싶다. 아니면 「모나리자」가 있어서일까? 저자도, 그 누구도 '제일의', '가장 좋은', '가장 큰' 등 최고의 미술관으로 꼽을 수는 없을 터니 독자가 여기서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는 일이다. 그냥 저자의 기술대로 따라가면서 그림에 대한 지식과 감상법을 얻고, '화가와의 대화'만 할 수 있다면 그곳이 독자들에게는 최고의 미술관이 될 것이다. 2관 〈오르세 미술관〉, 3관 〈오랑주리 미술관〉, 4관 〈내셔널 갤러리〉, 5관 〈우피치 미술관〉, 6관 〈아카데미아 미술관〉, 7관 〈바티칸 미술관〉으로 이어진다.

 


 

루브르엔 「모나리자」 이외에도 「날개를 펼친 승리의 여신」, 「밀로의 비너스」 조각상이 있다. 독자가 루브르에 갔을 때 그곳 가이드는 서슴없이 '세계 최대의 미술관'이라고 말했다. 그런 줄 알았고, 「모나리자」를 보려고 1시간이나 줄 서서 기다리다 막상 보고 나니 그림이 너무 작아 놀랐고, 그것마저 줄 쳐놓고 더 이상 접근 금지뿐만 아니라 카메라 촬영도 불가였다. 어이가 없을 정도의 대우에도 「모나리자」 앞에 여전히 줄 서서 기다린다고 하니 예술품이 인간에게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 하는 깨달음이 생길 정도다.

저자는 이 두 조각상을 루브르 관람의 하이라이트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저자에 따르면 이 조각상은 원래의 모습에서 일정 정도 훼손된 상태로 발굴되었다. 그럼에도 두 작품은 완벽함 혹은 완성됨을 영영 잃어버린 덕분에 전혀 새로운 차원의 미적 자산을 획득하는 역설, 반전을 이루어 냈다. 비록 온갖 상상력과 과학적 추정을 동원하더라도 결코 완성에는 다시 도달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그 조각들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날개를 펼친 승리의 여신」은 「사모트라케의 니케」라고도 불린다. 흔히 영어로 '나이키'라고 발음하는 니케는 미국 운동화 회사 이름이기 훨씬 전에 이미 그리스 신화 속 승리의 여신이었다. 신화에서 니케는 원래 티탄족 출신 거인 팔라스와 물의 정령 사이에서 태어난 딸인데, 제우스의 총애를 얻어 승리의 메신저 역할을 맡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스 문명 초기에 니케는 그저 전쟁의 신 아테나의 들러리 비슷한 역할로 별 존재감이 없었다. 하지만 후대로 갈수록 점점 각광받은 끝에, 드디어 폴리스마다 큰 전쟁이나 전투에서의 승리를 기념하며 니케에게 감사의 제사를 올리는 풍습이 성행하게 되었다. 니케는 로마 시대에 와서도 승리를 뜻하는 라틴어 '빅토리아'라는 이름으로 숭배되었다.

루브르의 또 다른 자랑인 「미로의 비너스」는 1820년 에게해의 밀로스 섬에서 현지 농부에 의해 발견되었다. 그 뉴스는 마침 밀로스 현지에 주둔하고 있던 두 명의 프랑스 해군 장교들의 귀에 들어갔다. 조각의 가치를 눈치챈 이들이 상부에 보고했고 오스만 제국의 파견 프랑스 영사 리비에르 후작이 조각을 1,000프랑에 구입하여 루이18에게 바쳤다. 이를 다시 루이18세가 루브르에 기증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때 생각나는 우리의 책 한 권이 있다. 조선 의궤 한 점이다. 우리의 궁중행렬이 적인 책 한 권이 얼마 전 우리나라에 돌아왔는데 신미양요 때 그들이 강탈해간 것으로 우리나라에 돌아왔다. 아직은 '임대'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 책의 주제와는 다른 이야기라서 이만 줄인다.

 


 

이 책에는 수많은 그림과 조각 등 엄청난 미술품들이 등장하지만 독자의 마음을 가장 평안하게 했던 그림은 여태껏 못 보던 〈오르세 미술관〉 소장 제임스 터너의 「무도회」(1878년 경, 91*51cm, 캔버스에 유채)이다. 저자가 p.s(추가설명)한 이 그림은 티소가 당시 어느 날 저녁 열린 무도회에서 파리 사교계를 풍자한 작품이라고 한다. 책에 따르면 티소는 당대 상류층 여성들의 초상화와 인물화 전문 화가로 틈새시장을 개척하여 큰 성공을 거뒀다. 전성기에 그의 그림을 받으려면 수년을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고 한다. 19세기 후반 파리에서 신분 상승을 꾀하는 여성은 흔히 상류층 기혼 남성을 후견인으로 두고 사교계로 진출한 뒤 점점 더 부유하고 잘나가는 남성을 찾는 것이 공식처럼 되어 있었다.

그림 속 여성은 화려한 무도회(파티)에 막 입장하는 중인데, 그보다 훨씬 나이 들어 보이는 연미복 차림 동행자의 뒷모습은 그의 역할이 무엇인지 궁금하게 한다. 여성이 자신의 파트너로부터 얼굴을 돌려 다른 쪽을 바라보는 것은 이미 사교계로 향하는 문을 열어 준 것으로 남성 파트너의 역할, 이용 가치가 끝났음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차분하다기보다는 어딘가 들뜬 듯한 여성의 표정은 파리 사교계에서 경험하게 될 미래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섞인 복잡한 심사를 반영하는 듯하다. 물론 이러한 풍자의 메시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더라도 이 그림은 그 자체로 충분히 감상할 만하다. 가령 화폭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의 화려한 드레스와 부채만 해도 상당한 눈요깃거리다.

독자가 이 책에서 발견한 또 하나의 이야기거리는 화가들의 '말'이다. 사실주의 화풍을 이끈 쿠르베는 왜 종교화를 그리지 않느냐는 질문에 “천사를 본 적이 없소. 천사를 보여 주면 천사를 그려 드리지”라고 응수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남긴 말처럼, 쿠르베는 본 적 없는 천국과 지옥보다 다양한 인간 군상이 사는 ‘현실’을 직시했다. 완벽주의 성향으로 유명한 티치아노는 “즉흥시로는 결코 완벽한 시구를 지어 낼 수 없다” 는 말을 남겼다. 당시 유행하던 속성 기법을 따르지 않고 오래 공들여 완성한 걸작 「우르비노의 비너스」를 그린 화가다운 명언이다. 대중에게 너무도 익숙한 작품 「별이 빛나는 밤」을 그린 고흐는 “밤은 낮보다 훨씬 풍요로운 색을 띤다”고 했으며, 전무후무한 조각 「다비드상」을 만든 미켈란젤로는 “대리석 속에 천사가 갇혀 있기에 돌을 파서 그를 해방시켰다”고 했다. 작가들이 생전에 남긴 말들을 곱씹으며 그림을 보면 그들의 예술이 그리 멀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작가들은 저마다의 예술관이 녹아든 작품으로 세상에 오래도록 ‘말’을 건네고 있다.

 


 

미노스는 그 추악한 얼굴이 다른 등장인물들과 비교해 봐도 상당히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미켈란젤로는 당시 교황청을 드나드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미노스를 보는 순간 누구를 모델로 삼았는지 바로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그린 것 같다. 비아지오 본인 역시 완성된 그림을 본 뒤 미노스가 자기 얼굴인 것을 알고 경악했다고 한다. 그는 교황 바오로 3세에게 미켈란젤로가 묘사한 미노스의 모습을 수정하게끔 해 달라고 간청했는데, 그때 교황의 대답이 교황답다. “나는 천국과 지상을 다스리시는 신으로부터 권능을 부여받았지만 지옥까지는 힘이 미치지 못한다오.” 즉 수정 불가라는 얘기였다.(p.316) - 제7관 〈바티칸 미술관〉 「가장 작은 나라, 가장 큰 미술관」 중에서

 

저자 : 정시몬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학업을 마치고 현재는 캘리포니아주에서 공인 회계사 겸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일한다. 틈나는 대로 좋은 책을 소개, 번역하거나 직접 책을 기획하고 집필하는 것을 본업보다 더 좋아한다. 저서로는 인문학 브런치 시리즈 《철학 브런치》 《세계사 브런치》 《세계 문학 브런치》 《클래식 브런치》 등이 있다. 어린 시절 집 서가에 꽂혀 있던 세계 유명 아티스트들의 화집을 펼쳐 본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미술 감상을 즐겨 왔다. 《할 말 많은 미술관》은 그중에서도 유럽의 유명 미술관들을 방문하여 걸작 미술품들과 조우한 경험의 기록이다. 미술 감상은 작품과 감상자 사이의 대화와 같다. 그 대화는 왁자지껄할 수도, 은근한 속삭임일 수도, 아예 침묵 속에서 나누는 교감일 수도 있다. 그런 미적 체험에 굳이 어떤 유별난 지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 책은 미술 이야기만 나오면 말문이 막혀 곤혹스러운 사람들에게, 작품과 대화의 물꼬를 트게 해 줄 것이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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