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준 PD·이민 작가의 제주도 랩소디 - 아름다움과 맛에 인문학이 더해진 PD와 화가의 제주도 콜라보
송일준 지음, 이민 그림 / 스타북스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외국인은 몰라도 우리나라 사람은 제주를 잘 안다. 물론 아직 못 가본 사람도 있겠지만, TV 등 대중 매체가 제주에 주목한 것은 오래 된 일이다. 제주는 기후가 한반도 본토보다 따뜻하고 아열대 식물인 귤 등이 조선시대부터 재배되어 온 기록도 있어 천혜의 절경과 함께 관광지로서 발전돼 왔다. 해외 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시절엔 신혼여행지로 제주가 보통이었으니 당시에도 결혼한 사람은 대부분 제주를 갔다온 경험이 있었다고 봐야 할 정도다. 관광지로서 제주도를 재단장하는 일도 꾸준히 지속되어 왔다.

이로 인해 제주도의 가치는 2002년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을 시작으로 2007년 세계자연유산 등재, 2010년 세계지질공원 인증까지 UNESCO 3관왕을 달성해 더욱 커졌다. 한반도의 관광지가 세계의 관광지로 비약적 발전을 이룬 셈이다. 제주도는 동서로 약 73㎞, 남북으로 41㎞인 타원형 모양의 화산섬으로, 섬 중심부에 높이 1,950m의 한라산이 우뚝 솟아 있다.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제주도는 섬 전체가 '화산 박물관'이라 할 만큼 다양하고 독특한 화산 지형을 자랑한다. 땅 위에는 크고 작은 360여개 오름(*오름 : 소규모 화산체를 뜻하는 제주어)이 펼쳐져 있고, 땅 아래에는 160여 개의 용암동굴이 섬 전역에 흩어져 있다. 작은 섬 하나에 이렇게 많은 오름과 동굴이 있는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물다고 한다. 이런 제주에 푹 빠져 제주의 속속들이를 탐색해 널리 알리려는 사람도 많다. 이 가운데 광주MBC 사장을 퇴임한 송일준 전 MBC PD가 있다. 그는 제주를 사랑해서 제주도 사람보다 제주를 더 잘 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제주 사랑' 의 아이콘이 됐다. 그가 이번에 제주 '한 달 살기'를 했다.

 


 

이 책 『제주도 랩소디』는 저자 송일준이 제주도가 숨겨둔 억겁의 비밀과 전설, 그리고 너무도 아름다운 비경과 젊은이들이 찾는 카페와 음식점의 맛과 멋을 PD의 시선과 화가의 상상력을 더해 제주도를 온전히 그림으로도 감상하고, 글도 재미있어 술술 읽히는 여행서를 펴냈다. 화가 이민의 그림이 함께했다. 저자는 얼마 전 광주MBC 사장을 퇴임하고 며칠 뒤 전격적으로 제주도 한 달 살기를 단행했다. 수시로 제주를 '제집 드나드는' 것처럼 했지만 마음 먹고 한 달을 여행한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다녔던 곳은 물론, 일정상 미뤘던 곳까지 구석구석을 탐방하하기 위해 꽤 시간을 들여 스케줄도 짰다.

아무리 제집 드나들 듯했지만 그래도 구석구석의 전설이나 잘 알려진 비경은 남아 있었던 듯하다. 그렇지, 제주의 오랜 역사만큼이나 많은 전설들을 다 알 수는 없을 거란 상식적인 추정이 가능하다. 게다가 새로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많은 새로운 문화나 시설물들이 들어서고 발전했을 테니 변화한 것도 많을 것이다. 변화한 풍경에서 오는 느낌도 다를 것이다. 저자는 매일 매일 보고 들은 내용을 정리해 글로 옮겼고, 흔한 사진보다는 감성이나 느낌이 더 반영되는 화가의 그림으로 대체했다. 그림은 이민 화가가 맡았다. 이민 화가는 매일 매일 쓴 글에 나오는 장소의 핵심을 담아 스케치를 포함해 103편의 작품을 내놓았다. 37년간 직장 생활을 하며 마음 편히 쉬거나 놀아본 적이 없었던 방송 PD가 일에서 해방되어 처음으로 갖게 된 여유와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기념의 의미도 담았으니 제주 여행을 대신하기에는 이 책처럼 마땅한 책은 찾기 힘들 터다.

 


 

저자는 제주도 한 달 살기를 하면서 좀 더 알차게 탐방을 하기 위해 공부도 하고 자료도 찾고 만나는 사람에게 이야기도 듣고 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글은 송일준 PD가 오랜 방송생활에서 익힌 습관대로 문어체가 아닌 구어체로 써서 이해하기도 쉽고 술술 읽힌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또 남다른 애정과 열정으로 내용도 알차고 여행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깨알 정보'도 가득 들어있다. 제주에 대한 지극한 사랑에서 우러나오는 글을 읽고 나면 배우는 내용도 쏠쏠하고 시사 고발 프로그램에서 화면에 비치는 모습만으로는 알 수 없는 저자의 유머러스하고 따뜻한 인간적인 면모가 고스란히 드러난, 글과 함께 새로운 면모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림을 그린 이민 화가 역시 제주 사랑엔 남들에게 뒤지지 않는다. 판화와 서양화를 접목시킨 판타블로(PAN TABLEAU)라는 독특한 기법을 창안해 많은 호평을 받고 있는 화가로 제주도의 매력에 빠져 2년째 제주도에 살면서 작품 활동 중이다.

일본 도쿄 다마미술대학원에서 판화를 전공하고, 1995~2001년까지 도쿄의 이우환 작가 전속화랑인 시로타 화랑의 전속작가로도 활동한 작가는, 1984년 삼성문화재단 작품소장을 시작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영국 대영제국 박물관. 광주시립미술관, 일본 동경 오페라시티. 일본요코하마 미술관, 미국포트랜드미술관. 각국 대사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전국무등미술대전 판화부분대상, 한국판화가 협회 공모전 우수상을 수상한 화가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등에서 심사위원 및 운영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올 4월 화가로는 유일하게 1억을 기부하고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한 화가이기도 하다. 이 책 제목에 들어 있는 랩소디란 형식·내용·작법이 비교적 자유로운 단악장의 악곡을 말한다. 열정적인 성격을 나타낸다. 성악곡과 기악곡에서 발견되지만, 피아노곡과 관현악곡이 많다. 우리말로 ‘광시곡(狂詩曲)’이라 한다. 여행, 그것도 제주 여행에 알맞은 제목의 음악 용어가 제주 바다를 쳐다보는 눈에 부드럽게 잡히는 듯하다.

 


 

이 책은 김정희 유배지를 방문한다든가, 나주에서 건너온 뱀이 제주도의 신이 된 이야기라든가, 4.3 평화기념관 방문기라든가, 제주에 정착한 사람들의 사연이라든가 하는 내용을 담아 독특한 매력을 풍긴다. 여행 에세이나 잡지, 관광책자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아픈 역사의 현장도 찾고 관련 사건에 대한 기록도 찾아 글에 담았다. 그냥 보는 관광보다 알고 탐구하는 여행지는 달라도 한참 다른 느낌의 여행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필요한 독자에게는 인문학적 지식도 함께 제공된다. 제주는 비경만큼 역사적 비극을 안고 있는 곳이다. 우리가 역사책에서 배웠던 비극적 사건의 현장의 모습도 글로 담기도 했다. 4.3 제주항쟁의 현장, 더 멀리는 고려 원나라(몽골제국) 때 침략에 대항한 삼별초의 흔적, 조선시대 유배지 중 가장 멀고 험한 유배지가 제주였으니 그 역사만큼이나 수많은 눈물과 한이 맺혀 있을 법한 제주지만 오늘도 천하 비경의 제주 바다와 한라산은 말없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독자도 이 글을 읽기 전에는 '제주 좀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가 부끄러움만 잔뜩 안고 고개를 숙였다. 저자는 기대가 컸던 ‘본태박물관’에 대해 이렇게 썼다. "쿠사마야요이는 젊었을 때 호박에 꽂혀 평생 호박을 테마로 작품 활동을 해왔고 호박으로 세계적인 작가가 되었다. 3전시관은 호박 한 점과 ‘무한거울의 방-영혼의 광채’가 전부였다. 야요이의 호박은 세월이 가면서 점점 더 커졌는데, 호박 위에 찍은 무수한 검은 점들은 반복과 집적이라는 쿠사마야요이 특유의 표현방식이고, 그녀가 끊임없이 고민해온 영원성을 생각하게 한다고 설명문에 쓰여 있었다. 음. 썩 와 닿지 않았다. 어릴 적부터 자신을 괴롭혀온 환각증세를 치유하기 위한 수단으로 예술을 시작했다는 쿠사마야요이. 머릿속 환상을 밖으로 쏟아내는 작업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가 되었다. 작품이 좀 더 많았더라면 이해도가 높아졌을 텐데, 아쉽다."

 


 

또한 또 다른 재미, 제주도 지질 탐방에서는 이렇게 썼다. "젊은 연인 한 쌍이 출입금지선 앞에서 용머리해안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야, 도대체 언제 와야 볼 수 있는 거야. 우리 벌써 네 번째 허탕이다 그치.” 뭍에서 여행을 그렇게 많이 오진 않았을 테고, 아마 제주도에 사는 청춘들일 것이다. 통행금지가 풀릴 때까지 거의 세 시간 가까이 남았다. 마냥 기다릴 수는 없지. 발길을 돌린다. 하멜기념비와 산방연대는 올레길 10코스가 지난다. 오르막 경사 길을 걸어야 한다. 길가에 올레길 표지판과 리본이 보인다. 하멜의 표착 스토리, 하멜기념비를 세우게 된 내력이 간략하게 적혀 있다." 마치 옆 사람에게 조근조근 작은 목소리로 설명하는 듯하다. 그의 글솜씨도 남다르다. 읽다가 조금은 갸웃거리게 하는 제목도 있다. 「가파도 되고, 마라도 되고」. 이건 무슨 뜻인가. 쉴 새 없이 읽어나간다.

"잔디 깔린 마당에 놓인 나무 테이블과 의자. 두 여자가 앉아 돌담 너머 먼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바다멍 때리기 좋은 곳이다. 더 이상 좋을 수 없이 환장할 봄날이다. 카페 안. 낮은 천장이 훤히 드러나 있다. 구불구불 대충 다듬은 나무 기둥, 서까래, 하얗게 회칠한 천장. 간소, 질박, 자연… 옛집을 고친 카페들이 흔히 그렇듯 가파리212도 그런 곳이다. 주방에서 두 여자가 바쁘다. 키가 큰 한 여성은 머리를 짧게 잘랐다. 스포츠 스타일. “남자인 줄 알았네.” 목소리를 듣더니 일행 중 한 명이 말한다. “들리겠네. 목소리 낮추시오.” 남들은 미숫가루를 시키는데 나는 카페라떼를 시켰다. 바로 후회했다."

이렇게 저자의 글은 우선 재밌고 읽기도 편하고 이해하기도 쉽다. 구어체로 쓴 것이 방송 PD로 익힌 습관 때문이란다. 그렇다고 내용이 부실하고 정보가 빈약하다는 뜻이 아니다. 잘 읽혀 순식간에 읽는다는 뜻으로 독자가 한 말이니 저자의 양해를 부탁드린다. 읽고 나면 너무 쉽게 읽어서 머리에 남는 게 없으면 어떡하지 할 정도로 쉽게 읽힌다는 의미이다.

 


 

미술관 아래 쪽에 이중섭이 살았던 초가집이 있고 일대는 ‘이중섭공원’으로 조성돼 있다. 작은 초가 한 칸. 정방동 주민이 이중섭 일가를 위해 내준 집이다. 생각보다 작다. 열려 있는 방 안. 무척 좁다. 화가의 사진과 ‘소의 말’이라는 글이 정면과 측면 벽에 걸려 있다. 창남 현수언이라는 분이 이중섭의 글을 붓으로 쓴 것이다. “높고 뚜렷하고 참된 숨결 이제 여기에 고웁게 나려 두북두북 쌓이고 철철 넘치소서. 삶은 외롭고 서글프고 그리운 것. 아름답도다. 여기에 맑게 두 눈 열고 가슴 환히 헤치다.” 소의 말이지만 이중섭 자신의 말이다. ‘소가 이중섭이고, 가족이고, 우리 민족이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초가 아래 쪽은 밭과 공원이다. 벤치에 앉아 있는 이중섭과 같이 사진을 찍었다. 병과 가난으로 마흔 살에 삶을 마감해야 했던 천재 화가. 매주 주말 오후 1시. 해설사와 함께 하는 작가의 산책길 탐방이 이중섭공원에서 진행된다. 이중섭거리에서 다양한 가게들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p.71~73)

「또 다른 재미, 제주도 지질 탐방」 중에서

 

엉또폭포 근처에 ‘무인카페’라 쓰인 건물이 있다. 안으로 들어가보니 뜨거운 물이 나오는 물통, 인스턴트 커피, 과자류, 유자차 같은 것들이 놓여 있다. 마시거나 먹고 싶은 사람은 돈통에 1,000원을 넣고 직접 만들어 먹으면 된다. 집 뒤에는 멀리 마라도까지 볼 수 있다는 전망대가 있다. 무인카페 안 사방 벽에 잔뜩 포스트잇이 붙어 있다. 다녀간 사람들이 적어서 붙여놓은 글들이다. 무인카페 주인한테 감사하다는 글, 연인들의 사랑 고백, 가족들의 안녕과 행복을 비는 글 등등. 무인카페가 있는 집 이름은 ‘엉또산장’ 또는 ‘석가려(夕佳廬)’라고 한단다. ‘해질 녘 더 아름다운 오두막’이라고 매직으로 크게 써놨다. 려(廬)는 농막집이다. 그러고 보니 폭포에 더 가까운 쪽에 있는 작은 정자 이름이 비슷하다. 석가정(夕佳亭). ‘해질 녘이 더 아름다운 정자’라는 뜻이겠다. 석가(夕佳)라는 말은 원래 도연명의 시 음주(飮酒)에 나오는 말이란다.(p.156)

「석부작, 엉뚱한 폭포 그리고 제주도에 정착한 부부」 중에서

 


 

저자 : 송일준

1957년 영암에서 태어나 나주로 이사했다. 나주초등학교에 입학해 나주중앙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주중학교로 진학했다. 나주중학교 1학년 때 상경, 덕수중학교(야간부), 양정고등학교, 고려대학교(사회학과), 한국외대 통역대학원(한영과)을 졸업했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에 능통하다.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을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신문방송학과)에서 언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저서로 『일본의 테레비』, 역서로 『거대 NHK 붕괴』 『미디어리터러시 접근법』 등이 있다. 1984년 MBC에 입사, 3년 간의 AD생활을 거쳐 PD로 승격했다. 〈출발 새 아침〉 〈취미여행〉 〈인간시대〉 〈PD수첩〉,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출했다. 국제협력팀장, 도쿄PD특파원, 외주제작센터장을 맡아 떠나 있기도 했지만, 〈PD수첩〉과 함께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 2008년 4월 이명박 정부의 광우병 위험 미국쇠고기수입 무제한 허용 방침을 비판한 방송 후 오랫동안 고초를 겪었다. 보수정권 내내 제작현업에서 쫓겨나 사내 유배생활을 했고, MBC PD협회장, 한국PD연합회장이 되어 언론자유 회복 투쟁의 일선에서 싸웠다. 2018년 1월 광주MBC사장으로 부임하여 지역성과 보편성을 겸비한 글로벌 수준의 프로그램 제작, 지자체와 협력하여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문화사업을 열정적으로 추진했다. 홍어를 180도 새로운 관점에서 들여다본 11부작 다큐멘터리 〈핑크피쉬〉(연출 백재훈 최선영)로 많은 상을 받았다. 나주정미소를 리모델링한 공연장 ‘난장곡간’, 광주 양림동 펭귄골목 입구의 라디오 오픈스튜디오, 담양에 추진 중인 LP뮤지엄 등으로 지역의 쇠락한 원도심을 활성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한국의 방송에 PD저널리즘이란 용어를 탄생시킨 〈PD수첩〉의 대표적 얼굴 중 한 명으로 〈PD수첩〉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그림 : 이민

조선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일본 동경 다마미술대학원에서 판화를 전공한 뒤 1995~2001년 일본 동경의 이우환 작가 전속화랑인 시로타 화랑의 전속작가로 활동했다. 1984년 삼성문화재단 작품소장을 시작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일본 마찌다판화박물관, 영국 대영제국박물관, 광주시립미술관, 일본 동경 오페라시티, 일본 요코하마미술관, 미국 포틀랜드미술관,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 주호주 한국대사관, 주러시아 한국대사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전국무등미술대전 판화부문 대상, 한국판화가협회 공모전 우수상을 수상했고, 대한민국미술대전, 무등미술대전, 구상전 등에서 심사위원 및 운영위원을 지냈다. 또한 초대개인전을 85회 하였으며, 인문학 강의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판화와 서양화를 접목시킨 판타블로(PAN TABLEAU)라는 독특한 기법을 창안해 호평을 받고 있으며 지금은 제주도에서 작품 활동 중이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