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하늘은 하얗다 - 행복을 찾아 떠난 도쿄, 그곳에서의 라이프 스토리
오다윤 지음 / 세나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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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도쿄의 하늘은 하얗다』는 일본 도쿄에서 새로운 삶을 살다온 한 작가의 자전적 스토리를 일본 관광 안내와 겸하여 쓴 에세이다. 작가 자신이 겪은 일을 가감없이 적었다는 데서 독자로서 '자전적'이란 말을 붙였다. 저자나 출판사에서 굳이 밝히지 않는 '자전적'이란 용어를 붙인 이유는 자칫 저자의 경험이 일반화된 생각이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에서다. 저자는 '진정한 행복'을 찾아서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생각되는 한국을 떠났다. 이후 약 5년 간을 일본에서 살았다. 물론 가끔씩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는 조국을 찾았다. 그러나 일본으로 떠나기로 한 저자의 생각이 자칫 왜곡될 우려가 있다. 저자는 「프롤로그」를 통해 "한국에서의 삶은 언제나 똑같았다. 무언가에 홀린 듯 공부하고, 죽을힘을 다해 취업하면 남은 건 노력한 만큼 보장된 행복이 아닌, 사회라는 거대한 정글에 순응하는 삶이었다. 다음은 또 어떤 숙제들이 주어질까···. 대충 알 것 같은데 더는 알고 싶지 않았다. 이 끝없는 숙제들은 늘 버겁기만 했다. (중략) 그래, 내가 지금 사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야. 서울보다 더 큰 도시, 도쿄에서 보란 듯이 행복하게 살 거야."

저자는 서울을 떠나 도쿄로 향한 이유에 대해 썼다. "'도쿄드림'을 꿈꾸며 용기를 내 날아간 도쿄는 상상 이상의 모습으로 내 기대에 답해 주었고 젊음의 영혼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사치를 도쿄에서 마음껏 누렸다." 왜 도쿄였나?에 자문자답은 "그저 도쿄가 좋아서"였다. 이후 자신의 상상 이상으로 삶을 펼치게 해주었던 '도쿄 찬가'는 저자가 살면서 느낀 자신의 감정을 토로한 것이라 무엇이든 문제되지 않는다. 다만 서울을 떠나 도쿄로 향한 이유에 '그냥 좋아서'였고 도쿄는 그야말로 자신에게 천국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독자가 지적한 것은 서울에서의 삶이 마치 '일 지옥'처럼, 희망이 없는 도시처럼 표현됐다는 것이다. 서울을 떠나 도쿄로 향하는 결심도 웬만한 용기로는 실천하기 힘들었을 텐데 큰 용기를 낸 저자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자신이 택한 곳이 자신에게 잘 맞는, 자신의 즐거움과 행복에 딱 알맞았다고 해서 자신을 키워준 서울을 마치 행복한 삶이 없는 곳으로 표현된 것에 대해 저자의 지나침이 조심스러워진다. “그래, 내가 지금 사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야”라고 외치며 용기를 낸 저자가 자신이 떠나 살던 도쿄를 행복한 도시로 표현함에는 주저함이 없이 서울을 행복을 기약할 수 없는 앞이 보이지 않는 도시로 표현한 것에 솔직히 서운할 뿐이다. 청춘을 해외에서 보내고 싶다는 꿈을 이루고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찾아 떠난 도쿄, 그곳에서의 라이프 스토리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졌으니 '도쿄 찬가'를 부르는 것은 부러울 수도 있다. 그렇다고 자신이 떠나온 도시, 당시까지 자신을 키워준 도시에 대해 그렇게 박절하게 점수를 주는 것은 아무래도 책을 쓰는 저자로서는 안 될 일인 것 같다.

저자의 글은 거의 아쉬움 없이 잘 표현돼 눈앞에 두고 읽는 것처럼 구체적이고 생생하다. 애정이 듬뿍 솟아나는 느낌도 갖게 한다. "용기가 필요한 도시, 새로움과 익숙함이 공존하는 도시, 부족함이 없는 도시. 변덕스러운 섬나라 날씨가 마음을 흔들고 벚꽃과 함께 내리는 눈은 꿈처럼 몽환적이다. 옛 아날로그 감성에 그리움과 반가움이 교차하는가 하면 세계를 선도하는 트렌디함은 도심 속 모험을 떠나게 한다. 개성 뚜렷한 도시들을 한데 모아 놓은 거대 도시 같으면서도 곳곳에 아기자기함이 묻어있는 감성 도시다. 내가 아무리 나를 보여주고 드러내고 싶어도 조연밖에 할 수 없는 무대라면 주연이 될 무대를 찾아 떠나는 건 어쩌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 아닐까." 저자의 찬란한 청춘의 무대가 되었던 그곳, 도쿄를 만난다.

 


 

저자에 따르면 도쿄는 무엇이든 그릴 수 있는 하얀 도화지 같으면서도 찬란한 빛이 가득한 하얀 하늘을 닮아 있었다. 도쿄에서 학생과 직장인으로 살며 젊은 날을 마음껏 그렸고 매 순간이 너무나 행복하고 벅찼다. 도쿄 하면 떠오르는 장소인 시부야, 기치죠지, 마루노우치, 신주쿠, 긴자, 롯폰기, 오다이바, 아사쿠사에 관한 감성 에세이와 네즈 미술관, 신주쿠 교엔, 요요기 공원, 이노카시라 공원 같은 도심에서 즐기는 자연을 만나는 이야기, 일본 현지인들에게도 최고 인기인 가마쿠라와 에노시마, 하야마, 아타미 여행 이야기도 흥미롭다. 절대 실패 없는 미슐랭, 타베로그 맛집 정보와 디저트와 커피 왕국 도쿄의 최고 인기 가게 정보도 이 한 권이면 충분하다. 저자의 도쿄 생활이 녹아 있는 도쿄 노트에서는 실전에 강한 알짜 일본 생활 정보도 알려준다.

5년간 공부하고 다양한 직업을 경험한 도쿄는 치열한 삶의 현장인 동시에 추억 가득한 여행과 맛집과 핫플레이스로 가득한 생각만 해도 즐겁고 신나는 곳이다.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으로 함께 들어가 찐 도쿄 라이프를 즐기고 체험해 보자. 도쿄에서 느끼고 경험했던 꿈, 사랑, 성장, 청춘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 책은 도쿄에 무심했던 독자들에게는 도쿄의 숨겨진 매력을 발견하는 기쁨을 주고, 도쿄를 이미 경험한 사람에게는 오래된 추억의 조각을 다시 끄집어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독자는 일본에 가본 적이 없고, 가고 싶은 곳에 아직까지 일본은 없다. 개인적인 원한이 있지도 않지만 일본이 싫다. 그러나 같은 동양이고, 이웃 나라라는 이유만으로도 친근감이 들기도 한다. 다만 어렸을 때부터 받았던 교육으로 일본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자신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이웃이나 다른 나라 사람들의 행복이나 생사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힘 있을 때 빼앗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든다는 군국주의, 제국주의 정신의 정치인들 때문이긴 하겠지만 일본은 그렇게 우리에게 씻을 수 없는 불행과 고통을 주었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잘못을 사과하는 법도 없다. 입에 발린 사과만 되풀이할 뿐 진정성을 보이는 사과는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피해자의 입장을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들의 선조 정치인들이 자신들을 잘살게 하려고 전쟁을 일으킨 것을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태도다.

'일본인은 친절하다'는 외국인들의 찬사도 우리 입장에서 보면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폭력 집단이나 다름없다. 그들은 메이지 유신 이후(그 이전부터 문호를 개방하고 선진 문물을 받아들였다) 대영제국 등 선진 문물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똑같이 실천했다. 특유의 집단주의마저 가세해 세계 최고의 선진국으로 올라서기까지 불과 50년도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옥스포드, 캠브리지 등으로 유학생을 대거 보내 선진 학문과 문물의 모든 것을 따라 하고 자신들의 힘과 노력을 더해 최강의 군대를 만들었다. 그래서 일본은 세계 최고의 군사대국으로도 올라설 수 있었다. 거기에 대륙 침략의 본성이 되살아났다. 중국과의 전쟁, 러시아와의 전쟁은 그들의 상대가 되지 못할 정도로 압도적인 해군력과 군사력, 정치 시스템이 모두 영국에서 들여온 사실은 일본도 영국처럼 대제국을 이룰 꿈만 갖고 있었다.

 


 

에세이 한 편 읽으면서 무슨 반일 감정 운운하는 것은 오버센스다라고 이야기할 독자도 있을 것이다. 또 서평자의 입장에서 책에 없는 부분과 역사까지 들먹이며 과거 감정을 실어 비판하느냐며 억지라고 비난할지도 모른다. 그럴 수 있다. 서평은 책 자체에만 국한해야지 과거 그 나라와 피해 나라의 감정까지 들춰내는 일은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도 올바른 지적이다. 그러나 지금도 독자는 일본에 대해 좋은 감정은 없다. 축구나 문화 행사마저도 일본을 이겨야 한다는 극단적 반일 감정을 갖고 있다는 비난도 수용할 생각이다. 핑계가 감정에서 비롯된 것임을 부인하지도 않는다. 일본이 우리나라 왕족이 가서 다스린 나라라는 이야기도 흥미를 갖지 않는다. 그냥 가급적 일본과 엮이는 것 자체가 싫다. 이런 막무가내식 항의가 헛일이라고 해도 그치지 않을 계획이다.

그렇다고 지금의 젊은 세대에게 반일 의식을 주입시킬 필요는 없다. 그들이 살아갈 미래를 젊은 세대 그들이 결정해 실천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조들이 잘못해 나라 빼앗기고 목숨과 강제노동, 정신대에게 끌려가 온갖 욕된 일을 당한 것도 그 세대에게 저지른 것이다. 그래서 그것으로 끝내야 한다는 게 독자의 생각이다. 당시 우리 선조들은 정치를 잘못 하고 잘못된 관리들에 의해 나라를 빼앗긴 순간부터 독립운동을 벌여왔다. 옥중에서도 그들은 후세에게 귀감이 되는 언행을 했다. "나라를 잃은 민족에게 미래는 있을지라도, 역사를 잃은 민족에게 내일은 없다"는 말도 남겼다. 우리의 반일 감정이 역사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맞은 사람은 발 뻗고 자도 때린 사람은 발 뻗고 자지 못한다'는 우리 속담을 가르치고 싶다. 이 책은 일본을 배우려는 사람, 일본 문화를 정확히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 매우 유용하게 읽힐 것이다. 저자가 현지에서 5년간 갖은 노력을 다해 얻어낸 자신만의 결과를 가감없이 이야기한 책이기 때문이다. 또 도시 풍경, 일본의 문화, 음식, 습관, 삶의 원칙 등을 자세하게 기술해 놓은 것인만큼 필요한 사람에게 매우 유용하게 읽힐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독자의 입장으로 한마디만 덧붙이면 일본과 우리나라의 특수한 관계에 대한 의식은 저버리지 말기를 바란다. 현재의 일본은 그때와 다를 것이다. 선진국이라는 위치, 그리고 그 이후 전쟁 승리, 패배를 다 겪고 잿더미 속에서도 다시 현재 일본의 위치로까지 올라서기에는 일본을 이루는 국민들의 삶에 대한 의지를 높이 사야 할 것이다. 일본 젊은이들의 마음은 그래서 솔직하다고 독자는 생각한다. 그들 대부분은 우리와의 관계를 잘 모른다. 독자가 학교에서 반일 감정을 배울 때 그들은 학교에서 '망각 한국'을 배웠을 것이다. 어차피 살아가려면 부끄러운 과거는 지워야 하니까. 그래서 그들의 교과서는 한국에 대한 기억을 싹 지웠다. 아직도 군국주의, 제국주의 정신의 망령이 살아 있다는 증거다.

 

아직 갈 길이 멀고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지금은 20대처럼 불안함과 조바심으로 점철된 시간을 보내고 있지 않다. 어떤 어려움도 뒤돌아보면 나에게 고마운 자양분이 되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다 보면 좋은 결과는 물론 행운까지 주어진다는 인생의 진리도 안다. 무엇보다 나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준, 더 큰 꿈을 갖게 해준 도쿄에서의 시간이 있기에 앞으로의 나의 미래가 기대된다.(p.202)

 

저자 : 오다윤

 

안정을 추구하지만 결국은 무엇이든 하고 보는 자유로운 행동파. 해외에서 청춘을 보내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도쿄대 대학원 연구생으로 유학했고, 항공사 지상직, 은행원, 글로벌 IT 기업 엔지니어로 도쿄에서 일했다. 지금은 일본어 번역가로 활동하며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으로 사는 꿈을 위해 여전히 고민하고 방황 중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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