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오경의 진실 -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에 대한 과학적 강해
류상태 지음 / 북카라반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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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종교가 없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종교와 가까워질 기회가 없었다고 말한다면 변명이 될까? 사실 부모도 모두 비종교인이어서 그런지 우리 집안의 분위기는 굳이 이야기하려면 제사를 지내니까 유교라 해야 하나? 제사는 다른 종교도 지내는 곳이 있는데... 기독교도 우상 숭배 금지일 뿐이지 제사를 지내지 말라는 말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예전에는 학교나 입사할 때 환경조사서 같은 것을 제출할 때 꼭 종교란이 있었다. 그때 독자는 '무교' 혹은 '없음'이라고 적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종교가 없다고 해서 특별히 불이익을 받은 적도 없고, 종교를 가진 사람도 특혜를 받은 일이 별로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종교가 없다보니 그 많은 사람이 읽었다는 성경도 제대로 한 번 읽은 적이 없고, 화엄경이나 다른 종교 경전을 완독한 적도 없다.

금 씩 읽다 채 한 권을 읽지 못하고 중간에서 그만 두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성경 신약 처음 부분 「마테복음」 부분만 스무 번은 읽은 것 같다. 화엄경도 끝까지 읽은 적이 물론 없다. 중간중간 필요에 따라 해석을 해놓은 것을 읽어본 적이 있을 뿐이다. 그러고 보니 유교도 종교로 인정해서 공자의 말을 써놓은 책 중 유일하게 완독해본 경험이 있는 책은 『논어』뿐이다. 한자 공부 때문에 두껍지 않아 도전했다가 한 번 완전히 끝까지 읽은 적이 있다. 물론 원문 대비 번역본이다. 이 책 『모세오경의 진실』은 모세오경에 대한 단순한 역사적, 종교적 사실 나열이 아니라고 출판사 측은 책 소개글에서 밝히고 있다. 지금까지 어느 방송, 어느 책에서도 볼 수 없었던 모세오경의 진실적 해석에 가장 근접한 독보적인 강해 편찬서이다.

 


 

신약 구약 등 성서를 한 번도 읽어보지 않았으니 『모세오경』도 읽은 적이 없다. 이 책은 유튜브에서 방송되었던 ‘류상태성서강해’를 풀어 쓴 책이다.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에 대한 광대한 성서의 모태가 된 것을 저자 류상태가 주석을 달아 해석했다. 『모세오경』을 읽어본 적은 없어도 실재 여부나 내용의 진위 등 논란이 많아 어느 역사 전용 케이블TV를 통해 『모세오경』 프로그램을 본 기억이 난다. 그 프로그램에서는 모세오경이 '황금의 궤'(금궤)에 보관돼 어딘가에 보관되어 있다는 말의 진위를 추적하고 있었다.

예루살렘 모처에 있다는 말에 따라 역사학자, 고고학자, 고문헌학자 등 세계적 유명 학자들이 참여해 지질조사까지 병행하는 등의 내용을 방송으로 본 적이 있다. 독자는 사실 그때 처음 『모세오경』의 진실을 알게 됐다. 모세오경이 실재한다는 말도 그때 처음 들었다. 물론 그 증거물이나 증거 단서를 못 찾았다. 저자 류상태는 이 책에서 "성서는 머리만으로 이해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니다. 머리와 가슴으로 함께 다가가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기독교 신앙인으로 입문하여 기독교 전통 안에서 생활해본 사람이 아니라면 아무리 뛰어난 학자라도 성서의 세계를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기독교 전통 안에 있는 목사나 신학자, 성서학자라고 해서 누구나 진실에 입각한 강해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조직 안에 있는 사람은 조직의 논리를 거스르기 어렵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지금 성서에 대한 해석이 우리 한국 사회에서 올바르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처럼 읽힌다. 저자는 1985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고, 중고등학교에서 약 20년간 교목으로 일했다. 저자는 학교에서의 종교적 자유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교단과 학교를 떠났다. 그동안 누려왔던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안정, 종교적 명예까지 잃었지만 대신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자유와 양심을 얻었다고 말한다. 바로 이 지점이 성서를 양심껏 최대한 진실하게 합리적, 과학적으로 강해할 수 있었던 자산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은 기독교를 독선과 배타의 종교로 몰아넣은 데는 성서 자체가 단단히 한몫을 했다고 지적한다. 성서는 그 자체로 하나님의 말씀이므로 오류가 전혀 없다는 ‘성서 무오설’이 문제라고 밝힌다. 과연 성서에는 오류가 없는지, 그게 아니라면 성서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저자가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이다. 종종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트리는 충격적인 내용도 등장하지만, 편견과 왜곡은 결코 진실을 호도할 수 없음을 이 책이 증명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현대 교회들은 가톨릭과 개신교 모두 거의 진화론을 받아들입니다. 하나님께서 진화의 방법으로 세상을 창조하셨다고 믿는 것이지요. 이걸 진화적 창조론이라고도 하고, 유신론적 진화론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일부, 아니 세계적인 시각에서 보면 극히 일부지만, 한국에서 대다수인 근본주의 교회들은 전통적인 창조론이 맞는다고 아직까지도 교인들에게 비합리적이고 비과학적인 교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개신교의 종주국인 유럽에서는 거의 자취를 감추었지만, 미국 교회의 30~40퍼센트, 한국 교회의 70~80퍼센트는 여전히 이런 근본주의 신앙에 매몰되어 있습니다."(p.23)

 

 

저자는 '성서 무오설'의 잘못을 지적하면서 성경의 해석에 대한 오류도 함께 지적하고 있다. 성서 읽기는 '종교적 체험' 이라는 말이 이 지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종교의 세계는 머리만으로 이해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머리와 가슴으로 함께 다가가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다. 지식으로 배우거나 탐구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전인적인 체험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라는 것. 성서의 세계 역시 머리와 가슴으로 동시에 다가가야 이해할 수 있는 책이지 머리만으로 이해할 수 있는 책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아마 모든 종교의 경전이 그럴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이 작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제한되어 있다. 기독교 신앙인으로 입문하여 기독교 전통 안에서 생활해본 사람이 아니라면 아무리 뛰어난 학자라도 성서의 세계를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렵다.

세계적인 석학으로 인정받는 종교학자나 문화학자라도 기독교 공동체 밖에서는 머리로 탐구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가슴으로 성서와 대화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독교 전통 안에 있는 목사나 신학자, 성서학자라고 해도 누구나 이 작업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성서의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 아니다. 조직 안에 있는 사람은 조직의 논리를 거스르기 어렵기 때문이다. 저자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비기독교인인 독자가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마땅히 비판할 지식도 없다. 다만 이 책의 내용은 성서의 내용이나 성서가 전해내려온 전통이 문제가 아니라 그 성서를 사람들에게 전하는 과정에서 머리로만 해석해 강해하는 것은 오류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으로 받아들일 뿐이다.

 


 

이 책은 앞서 언급한 대로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에 대한 저자의 강해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모두 5개 장 25개 강해로 이루어져 있다. '강해'란 '해석 강의'란 말이다. 일반 학교나 TV의 강의와는 약간 다른 점이 있다. 그것은 철저히 텍스트를 기본으로 한다는 점이다. 텍스트를 기본으로 삼고 그 텍스트를 심층 분석애 설명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여기서 텍스트는 당연히 성서 본문이다. 그렇다면 성경을 곁에 두고 읽어야 하는 번거로운 점을 피하기 위해 독자들이 충분히 이해하도록 꼭 필요한 성서 본문은 책 안에 직접 써 넣었다. 또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가급적 전문적ㅇ니 신학적 논리와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쉽게 설명할 것을 독자에게 약속하고 강해를 시작한다. 원래 이 책은 처음부터 출판을 목적으로 시작한 내용은 아니라고 한다.

유튜브로 시작해 매주 한 편의 강해 동영상을 올리다 보니 6개월 만에 모세오경을 모두 강해하게 되었기 때문에 그 강해 원고를 수정 보완해 이 책으로 완성했다고 저자는 「시작하는 글」을 통해 밝히고 있다. 창세기 1장부터 계시록 마지막장까지 강해하는 것을 목표로 시작했지만, 먼저 이 책 『모세오경의 진실』을 출판했다. 이 책이 기독교에 관한 진실을 세상에 널리 알리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일념에서다. 또 강해 프로그램의 텍스트로는 개신교 교회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개역개정판 『성경전서』를 기본으로 삼았으며, 필요할 때마다 공동번역판과 표준새번역판을 비교하면서 살핀다고 저자는 책 서두에 덧붙인다. 이와 함께 신(神)에 대한 용어도 가톨릭에서는 하느님으로, 개신교에서는 하나님으로 사용하는데, 이 용어 역시 개신교에서 사용하는 '하나님'으로 일원화했다고 밝힌다.

 


 

첫 번째 강해는 「창세기」다. 1장 1절에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으로 적혀 있다. 유일신 신앙의 대전제로서 이 말씀이 공동번역에서는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지어내셨다"로 기록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태초'란 말을 '한처음'이라고 변역했는데, 이것은 삼라만상이 존재하기 이전의 맨 처음, 시간과 공간조차 존재하기 이전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라는 데에 신학자들 사이에 이견이 거의 없다고 한다. 저자가 이견이 '없다'가 아니라 '거의 없다'로 말하는 이유는 현대 신학자들 가운데는 전통적인 유일신 신앙에 동의하지 않는 분도 많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하지만 전통적인 유일신 신앙에 동의하는 신학자들이라면, 그 유일신을 삼라만상의 존재 이전, 그러니까 시간과 공간까지 초월한 존재로 보는 데에 이견이 없다는 말이다. 유일신론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성서 연구'를 하는 입장에서는 성경의 유일신이란 누구인가, 존재하는가로 범위를 좁히는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1장 1절이 다신교 신화와 구별되는 유일신 신화의 가장 독특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는 점을 연구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고대 근동 지방이나 그리스의 다신교 신화에서 최고신은 물질이 존재하기 전에 먼저 태어거나, 우주의 질서가 갖추어지기 전의 혼돈 상태에서 태어난다고 해석한다. 그러나 성서가 말하는 하나님은 태어나는 존재가 아니라 창세 이전부터 이미 홀로 존재하는 상태에서 창조 활동을 시작한다. 여기서 '창조하다'로 번역하는 히브리 낱말은 어떤 재료를 가지고 무엇을 만든다는 뜻이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무의 상태에서 불러낸다는 뜻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 때문에 2절 이후에는 세상 만물을 모두 말씀으로 불러내시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는 말이다. 이에 따라 내용을 간추리면 첫째 날 하나님께서 빛을 창조하시고, 그 빛으로 낮과 밤을 나누셨다. 둘째 날 궁창을 만들고 그 궁창으로 물을 나누었다. 셋째 날 바다와 땅을 나누고 땅에 식물이 나게 했다. 넷째 날 해와 달과 별, 즉 천체를 만들었다. 다섯째 날 수중동물과 날짐승을 만들고, 마지막 여섯째 날 육상동물과 사람을 만들었다. 이것이 1장 25절까지의 내용이다.

 


 

"예수님이 인식하신 하나님과 당시 이스라엘의 종교 지도자들이 인식한 하나님은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예수님이 인식하신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만 사랑하시는 독선과 배타의 하나님이 아닙니다. 이방인과 여자, 아이까지 모두 사랑하고 존중해주시며, 약한 자와 포로가 된 자를 더욱 어여삐 여기시는 사랑의 아버지였습니다. 하지만 당시 종교 지도자들이 인식한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만 사랑하시는 하나님이고, 그중에서도 20세 이상의 성인 남자만 인정하시는 하나님이며, 신체가 성하지 못한 장애인은 차별하시는 하나님이었습니다. 같은 하나님을 믿어도 이렇게 인식의 차이에 따라 전혀 다른 하나님을 믿고 있었다는 사실은 오늘날 기독교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숙제를 안겨줍니다. 하여 저는 벗님들에게, 벗님들은 과연 어떤 하나님을 믿고 계신지 자문해보실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p.380~381)

 

저자 : 류상태

 

서울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철학과와 장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1985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숭의여자중학교와 염광여자고등학교, 대광중고등학교에서 약 20년간 교목으로 일했다. 학교에서의 종교적 자유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교단과 학교를 떠났다. 그동안 누려왔던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안정, 종교적 명예까지 잃었지만 대신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자유와 부끄럽지 않은 양심을 얻었다. 기독교의 진실을 세상에 알리는 ‘기독교의식개혁운동’을 평생에 걸쳐 하겠다고 하나님 앞에 서약하며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모든 창작 활동은 ‘기독교의식개혁운동’과 연관되어 있다. 『모세오경의 진실』 출판도 그 일환이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 『신의 눈물』, 『소설 콘스탄티누스』, 『교양으로 읽는 세계종교』 등이 있다. 유튜브 ‘류상태성서강해’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으며 독자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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