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구단 DNA - 메쎄이상의 코로나19 극복기
조원표.이상택.김기배 지음 / 하다(HadA)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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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가 터진 2020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의 거의 모든 기업이 매출 감소, 적자경영, 감원 등 회사 축소로 허덕이고 있을 때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연봉 인상, 회사 규모 확대, 흑자경영인 회사가 있다. 전시 전문업체 '메쎄이상'이다. 이 회사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시업계가 고사 위기에 놓인 2020년에도 감원·감봉 없이 흑자를 내고 전 직원에 연말 보너스를 지급했다. 이 회사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지난 2007년 ‘경향하우징페어’ 인수로 전시업계에 뛰어들어, 10여 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민간 전시회사로 성장한 메쎄이상의 '고군분투기'가 이 책에 담겼다. 『외인구단 DNA』다.

이 회사는 ‘무슨 전시회사를 100억원 넘게 주고 인수하느냐’며 업계에서 ‘호구’, ‘바보’ 소리를 들었던 사업 초기의 위기도 넘겼다. 피인수기업 직원들은 갈등만 빚다가 떠나고,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사업은 휘청거렸다. 시행착오 끝에 얻은 비싼 교훈은 브랜드와 디지털화가 고루한 전시산업의 돌파구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과감한 홍보전략으로 브랜드를 고급화하고, 고객 데이터를 집적·분석할 IT 툴을 개발했다. 직원들의 암묵지에 의존하던 전시기획이 빅데이터에 기반한 업무로 바뀌면서 회사는 성장곡선을 그리게 된다. 메쎄이상은 문과 출신이 대부분이다. 데이터 분석 도구는 IT 전문가가 만들지만 이를 이용해 트렌드를 빠르게 분석해 전시를 기획하는 데는 인문학적 상상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문송’한 ‘고인물’들로 가득한 올드한 산업에서 혁신을 꿈꾼다면 참고할 만한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B2B 보증사업으로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에게 거액의 투자금을 받은 회사, '이상네트웍스'는 수많은 언론과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벤처기업이었다. 메쎄이상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이상네트웍스 조원표 사장은 글로벌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 중국 알리바바닷컴과 협업하던 중 아주 이상하고 생소한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알리바바닷컴이 오프라인 전시회를 여는 모습이었다.

“최첨단 전자상거래 회사가 왜 전시회를 하는 건가요? 오프라인 전시회와 알리바바닷컴이 어울린다고 생각하세요?” 이 의문에 대한 중국측 담당자의 대답은 전시업계의 판을 뒤흔든 메쎄이상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2007년 경향하우징페어를 인수하며 전시업계에 뛰어든 메쎄이상은 13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민간 전시회사로 성장했다. 「코리아빌드」, 「케이펫페어」, 「코베베이비페어」, 「핸드아티코리아」 등 메쎄이상이 운영하는 전시회만 60여 개다. 이들은 ‘전시장은 공공의 영역’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국내 최초의 민간 전시장 시대를 열었고, 2023년에는 대한민국 최초로 서남아시아 최대 규모의 해외 전시장을 직접 운영하게 됐다. 전시업계에 진출한 지 고작 10여년 만에 어떻게 메쎄이상은 이런 일들을 해낼 수 있었을까? 메쎄이상은 그 힘을 ‘이상 DNA', '외인구단 DNA’라고 부른다.

 


 

메쎄이상 사람들은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기어코 해내고, ‘그정도까지 할 필요 있느냐’는 질문을 받으면서 일을 밀어붙이기를 즐겨한다. 이들의 ‘외인구단 DNA’는 모든 것을 멈추게 했던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전시회를 잇달아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그 힘을 증명해 냈다. 어느날 불쑥 전시업계에 들어와 ‘호구’, ‘바보’ 소리를 듣던 메쎄이상이 전시산업 전체의 변화를 이끄는 메인스트림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 이 책 『외인구단 DNA』에 담겨 있다. 단순히 ‘전시를 잘 하는 회사’가 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우리나라를 넘어 전시업계의 글로벌 주역으로 성장하기를 꿈꾸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상한 이야기’. 이들의 기이한 상상이 『외인구단 DNA』를 통해 펼쳐진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프롤로그 「전시산업의 청개구리」를 시작으로, 1장 「수상한 등장: 전시회를 사들이는 낯선 사람들」, 2장 「의아한 방향: 온라인에 목숨 거는 오프라인 기업」, 3장 「남다른 문화: 엉뚱한 선택, 신기한 궁합」, 4장 「독특한 인재: 외인구단 DNA」, 5장 「생소한 운용: 안정 속의 성장」, 6장 「기이한 상상: 전시산업의 진화와 미래」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우리들의 외인구단, 모두의 DNA」로 마무리된다. 이 책은 메쎄이상이 전시회 사업을 시작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우여곡절 끝에 이루어낸 일들을 하나씩 들려준다. 저자 3인이 모두 현 경영진이어서 상황중계하듯 실감나게 쓰였다. 어쩌면 기자 출신도 있어서인지 글맛도 좋다.

 


 

'코로나 극복기'란 부제가 붙여졌지만 가장 큰 위기는 코로나 팬데믹이 찾아오면서이다. 전시사업이라는 것이 수많은 기업과 관련 사업자 혹은 바이어 등이 한자리에 모이는 일인데 코로나 팬데믹은 과연 '날벼락'이었다. 이른바 「코리아빌드」 개막이 딱 10일 남은 2020년 2월 16일 오후. 책상 위에 올려놓은 휴대전화 진동이 유난히 크게 울리렸다. 참가기업 A사 대표에게 결려온 전화였다. 코로나 19의 심각성을 말하는 그는 정부에서 실내외를 불문하고 모든 모임의 중단을 지시했다는 말을 전한다. 낭패가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다고 메쎄이상은 생각했다. 메쎄이상에게 전시회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사옥 1층 강당에서 전 직원이 모인 가운데 '강행'을 결정했다. 전 직원이 나서 전화로 전시회 강행을 전달하고 항의 전화로 직원당 하루 평균 200여통의 전화로 목이 쉴 때까지 읍소, 격려, 욕설 등을 뚫고 최소 규모의 부스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이후에 터졌다. 심각해져 가던 코로나 19 상황이 '신천지' 사태로 우리나라에서 본격 점화되면서 우리 정부와 지자체 등 공공기관은 물론 전시회장 킨텍스 측에서도 '취소'를 종용해왔다. 참가기업에게 손해배상을 하더라도 정작 문제는 신뢰의 문제였다. 참가기업에게 큰소리 쳐놓고 하루 전날 '취소'한 데 따른 뒷얘기를 감당하기 어려울 터여서다. 메쎄이상 사장은 전 직원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이번 일은 완전 실패했지만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 직원들을 격려하면서 코로나19로 직원 감축이라든 연봉 감액 등의 조치는 절대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발표하고 우선 내부를 안정시켰다.

 

 

IT 개발 직원들의 노력으로 모든 오프라인 전시회 참가업체의 제품을 동영상으로 검색할 수 있는 링크온(Link-on)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링크온은 앞으로 알리바바닷컴과 같은 최고의 B2B 마켓플레이스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또 건축박람회의 모든 내용을 유튜브로 관람할 수 있는 '고홈TV'도 시작했다. 가장 큰 성과를 O2O 서비스로 발전하고 있다. 이렇게 메쎄이상은 코로나 19를 2년 넘게 사업을 발전 지속시켰다. 물론 온갖 어려움이 있었지만 전 직원의 노력과 코로나 첫해인 2020년은 앞서 말한 킨텍스 진행 예정이었던 「코리아빌드」만 취소했을 뿐 다른 모든 전시회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무려 50회나 되었다.

전시 사업을 시작한 이후 오히려 가장 많은 전시회 개최 기록이다. 덕분에 다른 모든 전시 회사가 적자를 냈지만 유일하게 메쎄이상만 흑자경영을 이어갔다. '우리 회사에 취소라는 옵션은 없음을, 전시회 연기는 안중에도 없음'을 선포했다. 아울러 전 직원 연봉을 150%~200% 인상 조치했다. 가장 어려운 때 함께 최선의 노력을 해준 직원들에 대한 보상이었다. 메쎄이상은 성공 이유에 대해 "메쎄이상은 외인구단 DNA가 있다. 우리들은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내기를 좋아한다. '그 정도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으면서 일을 밀어붙이기를 즐겨 한다. 우리들은 일류 인재를 뽑아 일등을 하는 것이 아니라 힘들고 고달프지만 간절함을 갖고 있는 인재에게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성장해 왔다. 현재보다는 미래를, 오늘보다는 내일을 꿈꾸는 조직을 만들고자 힘써 왔다."며 성공의 이유를 직원들의 노력으로 돌린다.

 


 

10여년 전 전시업계에 불쑥 들어온 메쎄이상을 많은 사람들이 '청개구리'처럼 쳐다봤다. 아마 지금도 그럴 것이다. 우리가 하는 결정, 우리가 일하는 방식, 우리가 향하는 문화가 기존의 전시업계 관행과는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청개구리 한 마리가 전시업계 전체의 변화를 이끄는 회사로 성장했다. 우리나라 전시산업의 메인 스트림을 넘어, 글로벌 주역으로 발전하고 하는 꿈을 갖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상한 이야기'가 이 책에 쓰여 있다. 조원표 사장과 회사 직원들의 모든 것이 이 책에 담겨 있다고 말한다.

 

우리들이 민간은 할 수 없는 사업, 공공기관이 아니고선 불가능한 시장이라는 전시장 사업에 도전장을 던졌다. 단 한 번도 민간이 시도하지 않은 사업, 누구도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던 전시장 운영사업에 메쎄이상이 나선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은 전시업계에 또 한 번 파란을 일으켰다. 2020년 7월, 우리 회사는 ‘수원메쎄’라는 전시장을 건립했다. 전시장 내부 크기는 9,080㎡, 위치는 우리나라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다고 알려진 수원역 근처이다. 우리가 전시장을 건립하겠다고 하자 대부분은 “미쳤다”, “의욕이 앞선다”고 말했다. 말도 안 된다는 얘기였다. 어떤 사람들은 이제 메쎄이상이 망할 때가 됐다고 농을 쳤다. 하지만 이런 반응은 우리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남들이 모두 불가능하다고 하니 ‘외인구단 DNA’를 가진 우리에겐 더욱 매력적으로보였다. ‘남이 할 수 없다면 내가 하겠다, 다들 힘들다고 하지만 우리가 잘하면 대박을 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p.258~259)

 


 

저자 : 조원표

현 ㈜메쎄이상 대표이사, 전 동아일보 기자, 전 이상네트웍스 대표이사.

2000년 벤처붐이 한창일 때 언론인의 꿈을 접고 벤처를 시작했다. ‘전자상거래보증제도’라는 아이디어를 구현해 기업 간 전자상거래를 가능하게 했다. 그 덕분에 ㈜이상네트웍스를 B2B전자상거래 사이트로서는 국내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시켰다. 경향하우징페어 인수합병으로 전시산업에 발을 디딘 후 지금은 ‘전시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저자 : 이상택

현 (주)메쎄이상 부사장 전 (주)이상글로벌 대표이사.

전시회를 주최하고 있지만, 생뚱맞게도 전공은 법학이다. 20대 후반, 사법시험을 포기하고 작은 벤처회사를 공동창업하여 신용카드결제시스템을 기획·개발하다가, 회사를 옮겨 B2B전자상거래 회사에서 상품기획과 영업을 했다. 2011년부터 이상그룹에 합류하여 알리바바닷컴 한국팀 업무, B2B전자상거래 업무를 거쳐 지금은 전시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스스로 나는 뭘 하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시스템을 진단하고 로직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평가받으려고 노력한다.

 

저자 : 김기배

현 ㈜이상네트웍스 대표이사.

김순복 님과 이영자 님의 아들로 52년 전에 태어났다. 큐피드의 화살을 맞아 허양미 님의 남편이 되어 딸 김가원과 아들 김종성의 아빠로 22년째 살고 있다. 역사학이나 철학 같은 인문학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입시원서 쓸 때 갑자기 먹고 살아갈 걱정에 영문도 모르고 회계학을 전공하게 되었다. 대기업과 벤처기업에서 단맛, 쓴맛 다 맛보고 나서야 2003년 이상네트웍스에 합류하였다. ‘경영은 결국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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