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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살아도 괜찮아 - 나는 나답게 사는 게 편해
박찬위 지음 / 떠오름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 『있는 그대로 살아도 괜찮아』는 살아가며 누구나 겪는 만남-헤어짐-만남에 대해 저자의 경험과 사색의 결과를 들려주는 에세이다. 저자 박찬위는 특히 '이별'의 아픔을 극복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남녀 간의 사랑과 이별을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저자의 사색이 더해져 삶의 모든 인간관계로 확대되지만 근간은 사랑과 이별에 있다. 우리 삶의 근간인 가족은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이성을 만남으로부터 시작된다. 서로 사랑하고 결혼해 아이를 낳고 그렇게 그들은 한 가족을 이룬다. 인간의 삶의 방식이고 어찌 보면 삶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인류 출현 이후 그렇게 사람 대하는 일을 오랫동안 해왔지만 여전히 우리는 사람과 사랑, 삶을 대하는 법은 서툴기만 하다. 그렇기에 모든 인간관계에서 좋은 영향을 받다가도 의도와 달리 상처를 받기도 한다. 저자 역시 우리와 똑같은 사랑과 이별을 하면서 삶을 지속해오고 있을 터, 그의 경험과 사색은 우리에게 삶의 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어서 더욱 반갑다. 저자는 책을 통해 깨달은 것들과 동시에 '나'를 사랑하는 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의도적인지, 그런 성향인지 모르지만 다소 과거를 애써 잊으려 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내일을 위해 똑똑히 기억하고 있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프롤로그」를 통해 "괜히 기분이 우울한 날, 그 사람과의 추억을 떠올려본다. 나는 사소한 것에도 의미부여를 하는 사람이라 그 사람의 아주 작은 흔적들만 스쳐도 그 사람이 생각난다. 당신이 남기고 간 추억의 조각들을 보고 있으면 그때의 감정이 다시 날 찾아온다. 행복하기도, 가슴이 아프기도 하다. 다를 지나버린 과거는 중요한 게 아니라고 말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과거가 있기에 현재의 내가 있다. 현재의 나를 있게 한 당신이 언제나 행복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과거를 가슴속에 가두거나 묶어두고 새로운 내일을 산다는 것은 극복의 방식이 아니라는 말을 하는 것 같다. 과거든 현재든 기억을 가슴에 묻는 방식으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 수 없다는 뜻으로 독자는 이해된다. 니체식 고민 해결책이라고 해야 할까? 니체는 외롭고 불안한 자신에게 스스로를 낮게 평가하는 기준을 모두 해체하고, 모든 운명을 사랑하라고 말했다. 우리는 살다 보면 인생을 지탱해온 생각이 무너지고, 지나온 시간을 부정당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자신에게 묻고 해답을 얻어 고민과 과거를 넘어서야 한다는 니체의 철학과 닮았다.
이 책은 모두 4부로 이뤄져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다루는 일이나 감정, 상황들이 소재이고 그것에 대한 경험과 사색을 통해 내일을 향하도록 저자의 눈은 열려 있다. 굳이 각 부를 한데 묶는 일렬 방식도 사용하지 않는다. 언뜻 보면 생각나는 대로 그때그때의 일이나 감정을 쓰고 어떻게 해결하고 극복해야 할지에 대한 저자의 사색을 통해 보여주는 게 책을 이끌어가는 힘이다. 그래서인지 1부 첫 장(章)의 제목이 「해피 엔딩」이지만 굳이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그저 상황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사유를 적을 뿐이다.
"이번에도 이별이다. 아무리 오랜 시간을 만나도'헤어지자' 단 말 한 마디에 끝나버리는 것이 사랑이라는 게 너무 가슴이 아프다. 그 긴 시간 동안 우리가 약속했던 영원은 한순간에 무너졌고 나는 너를 그리워하는 것 말고는 할 수가 없다. 왜 이별은 아무리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걸까. 몇 번의 이별을 반복하다 보면 무뎌질 법도 한다. 어쩌면 당신도 이별 중이겠지. 몇 번이나. 매번 영원할 것처럼 시작한 사랑이라고 해도 결국 끝을 맞았겠지 (···) 나 역시 이번에도 이별을 맞았지만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이별은 모든 것이 끝나는 새드 엔딩이 아니라, 새로운 사랑을 암시하는 해피 엔딩이어야만 한다.
저자의 생각은 자유로움으로 이리저리 방황해도 「다시 사랑」에 이른다. "한 사람과 헤어지면 한 번 죽은 것과 다름없다. 누군가를 내 삶 안에 들이고 그 사람과 모든 일상을 함께하며 살아왔으니까. 그러니까 이별한 사람들이 죽을 만큼 힘들다고 말하는 건 어쩌면 과장이 아닌 것이다. 하나의 목숨이 사라진 것 같으니까. 또 다른 나였던 그 사람이 내 삶을 떠난 거니까."
그러나 저자의 한 번 죽음은 영원한 죽음이 아니다. 독자들을 향해 말을 내놓는다. "나 혼자 남아 허진해진 그 마음을 잘 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자. 그 사람은 당신의 전부가 사실은 아니었다. 그 사람을 만나기 전의 당신은 혼자로도 충분히 행복했고 아름다웠다. 물론 그 사람이 당신의 삶에 머물다가 떠난 지금의 당신이 온전하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당신은 누군가가 옆에 있지 않을 때에도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는 걸 잊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힘들겠지만 이제는 다시 나 혼자만의 삶으로 돌아올 때다. 혼자 밥을 먹는 것에 익숙해지고 혼자 길거리를 걷는 것에 익숙해지자. 조금 외롭겠지만 혼자만이 누릴 수 있는 즐거움도 있다는 걸 알아갈 무렵 새로운 사랑이 찾아올 것이다. (···) 아직 찾아오지도 않은 상처 때문에 시작을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 당신은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다."
한 번 죽음이 영원한 죽음이 되지 않으려거든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 노력은 사랑할 때 노력과 이별 후 노력이 모두 포함된다. "당신이 지금 곁에 있는 그 사람을 정말 사랑한다면, 노력해라." 저자는 이어 "사랑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지 않으면서 나는 너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고 믿어달라는 것은 그저 당신의 욕심이고, 이기심일 뿐이다. 사랑은 전하지 않으면 닿지 않는다. 표현하고 말로 꾸준히 심어주어야만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의 사랑은 이기적인 듯 활동적이다. 경험과 사랑에 대한 사유의 결과다.
"연애는 봉사활동이 아니다. 이 사람이 나를 사랑한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그 사랑의 확신을 얻기 위해서 늘 상대방에게 내 마음을 표현해야 하는 것이다. 표현 없이 늘 상대방을 외롭게 만들면서 '나는 원래 이래'라는 핑계로 정당화 하지 말라."고 주문한다. "사랑의 표현은 아무리 해도 모자라다. 질리도록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표현해라. 당신이 사랑하는 그 사람이 늘 행복해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의 '사랑론'은 거창하지 않다. TV 드라마에서 일상적으로 주고 받는 진부한 표현의 나열이래도 사랑을 위한 노력이라는 생각이면 서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별 후 모든 행동은 진실이지만 후회다. 「헤어지고 느낀 14가지 진실」을 저자는 책에 남겼다. 몇 가지만 여기에 적어본다.
① 다시 돌아갈까 말까 고민된다면 돌아가라. 또 다시 이별을 맞이할지 모르지만 하고 후회하는 게 낫다.
② 연애를 하는 동안 못해줬던 것들에 대한 후회는 내 몫이다. 후회는 정말 아무리 빨라도 늦다. 곁에 있을 때 잘하지 못했던 것만큼 후회하고, 후회한 만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마라.
③ 가장 날 아프게 하는 건 다시 만날 수 없는 사링라는 걸 알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이다. 나 자신을 희망고문 하는 건 그만두자. 잊어야 할 사람은 그만 잊어야 한다.
④ 우리는 항상 사랑을 시작하는 방법과, 더 행복한 연애를 이어나가는 법만 배운다. 떠나는 법은 모른다. 떠날 줄도 알아야 한다. 인연을 끝내는 법도 알아야, 사랑을 시작할 수도 있는 법.
⑤ 영원한 건 없다. 영원히 사랑할 수도, 영원히 아플 수도 없다. 그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⑥ 그럼에도 사랑은 다시 찾아온다. 지금 당장 죽을 만큼 아프고 힘들 걸 잘 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사랑은 찾아온다. 그 사람보다 더 큰 사랑을 가지고 당신을 찾아올 것이다. 그럼 당신은 그 사람과 함께 내내 행복하기만 하면 된다. 당신은 다정한 사랑을 가득 받아야 마땅한 사람이다.
사랑하고 헤어지고, 다시 사랑하고 또 이별 후에야 만나는 진실은 후회이지만 추억이다. 행복한 기억이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당신과 보냈던 그 시간들은 나에게 평생 잊지 못할 가장 소중한 순간의 연속이었고, 이별조차도 사랑이었습니다. 이별할 때에 당신이 그랬지요. 제가 잘 지내길 바란다고. 그래야 나중에 저를 볼 때 '그땐 그랬지' 하며 편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이어 "이제 정말 잘 지내보려 합니다. 행복해질까 합니다. 당신이 제 첫사랑이라 진심으로 기쁩니다. 마지막으로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정말 잘 지내고 있을 테니까, 훗날 서로 얼굴 봐도 어색하지 않을 그 때가 오면 그 환한 미소와 특이한 웃음소리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보여주기를."이라고 당부한다.
저자 : 박찬위
삶, 사랑, 사람
우리를 이루고 있는 것들이
우리를 가장 힘들게 만들기도,
가장 행복하게 해주기도 합니다.
고통과 행복의 연속인 나날들
그럼에도 행복한 날들이
더 많기를 바랍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