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한 번은 나를 위해 철학할 것 - 매 순간 죽도록 애쓰는 당신을 위해
허유선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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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이 책 『인생에 한 번은 나를 위해 철학할 것』을 관심을 둔 이유는 책 소개글에서 "‘신은 죽었다’는 말로 유명한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운명을 사랑하라’는 철학 메시지를 남겼다."라는 문장을 봤기 때문이다. 독자는 요즘 니체 서적을 몇 권 읽은 이후로 니체 관련 말을 필사 수집하고 있다. 책을 쓰기 위한 것은 아니고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명언이나 문장을 매일 하나 이상씩 필사하려는 계획일 뿐이다. 니체는 기존 가치 체계를 부정했다는 점에서 ‘허무주의’라는 키워드도 함께 따라붙지만 니체가 말한 허무주의는 "껍데기를 치워버리고 가치 있는것을 새롭게 만드는 원동력을 의미한다"는 책 소개글의 말도 무척 새롭다.

니체는 외롭고 불안한 나에게 나를 낮게 평가하는 기준을 모두 해체하고, 사실은 내 모든 운명을 사랑하라고 말해준다. 우리는 살다 보면 인생을 지탱해온 생각이 무너지고, 지나온 시간을 부정당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자신에게 묻는다,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라고. 삶의 단계를 지날 때마다 인생의 고민은 가짓수가 늘어나고, 또다시 성취, 불안, 관계 등 내면적 고민과 맞닥뜨리게 된다. 그때 또다시 나에게 묻는다, ‘이게 맞는 걸까?’라고. 이것은 일상적이지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이 책의 저자 허유선은 이러한 물음의 답을 철학에서 찾는다고 한다. 어찌 보면 철학이란 ‘잘 사는 법’에 목숨을 건 철학자들이 끊임없이 연구해온 결과물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철학이 얼마나 우리 삶에 이로움을 주는지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독자도 철학을 따로 배운 적도 없고, 철학에 관한 책을 많이 읽지 못했다. 최근 부쩍 불어난 니체 관련 서적(출간 러시의 이유는 잘 모르지만)을 한두 번 접하다가 '그의 철학이 보통 깊은 게 아니구나, 그래서 현대 철학자들이 철학 책을 쓰거나 혹은 강의를 할 때 니체를 많이 인용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자꾸 접하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일반 독자들처럼 니체의 철학에 빠진 것이 아니라 니체 연구자들의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리니 '니체가 도대체 누구인데?' 하는 호기심이 생긴 것이다.

이 책 『인생에 한 번은 나를 위해 철학할 것』은 직장에서의 번 아웃, 닮아버린 인간관계, 가족의 어려움, 돈을 버는 일 등 일상 구석구석에서 마주하는 구체적인 갈등을 저자가 하나씩 되짚어준다. 공부로만 머물렀던 철학을 일상으로 끌어들여 문제를 바라보면, 철학적 이론과 생각의 방식뿐 아니라 그들의 진지함, 재치, 엉뚱함마저도 인생의 힌트가 된다는 저자의 신념 때문이다. ‘나를 위한 철학’이 필요한 이유는 철학은 반드시 답을 찾기 때문이며, 끙끙대며 같은 고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힘들고 불안한 순간에도 철학은 우리에게 늘 답을 찾아줄 것이다.

 


 

저자는 책 잎 부분 「들어가는 말」을 통해 자신의 철학 '입문'과 철학을 계속한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학교에서 철학수업을 들으며 좋았던 것 중 하나는 오늘날까지 이름을 남기는 대단한 철학자들이 나의 일상의 고민들을 아주 진지하게 다루었다는 사시이었다. 나도 뭐가 뭔지 모르겠고, 명확하게 선택할 수도, 시원시원하게 다음으로 나아갈 수도 없는 고민은 사실 사람들에게 말하기가 꺼려진다. 말하면 말할수록 수렁에 빠지는 기분이 들고, 해결할 수 없는 이야기로 분위기를 가라앚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런 고민을 계속 안고 있는 채로 넘어가지 못하는 나 자신이 잘못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만 잘 하면 되는데, 내가 부족해서 계속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왜 말할수록 더 답답하지, 내가 엄살 부리는 걸까? 그러나 철학에서는 바로 그런 물음이 '해답을 찾아나가야 하는 주제'이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던질 수밖에 없는 물음'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고민을 한다는 것은 말하자면 인생에 질문이 있다는 뜻이고, 그 질문이 계속 나를 붙들고 생각하기를 요청한다는 신호다. 누구에게나 처음인 인생을 어떻게 질문 없이 넘어갈 수 있겠는가. 처음 듣는 수업에,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질문이 없다면 그것이 더 이상할 것이다. 대신 그 질문을 풀어나가는 데에는 더 적절한 방식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나의 질문을 적절한 방식으로 풀어나갈 수 있고, 나의 고민에 접근하는 나 자신의 생각을 잘 돌아볼 수 있을까? 질문에 접근하는 관점, 내가 당연하다고 믿는 상식, 질문을 나누고 다시 또 묶는 방식, 그리고 질문이 그 너머로 향하고 있는 곳까지, 생각할 일은 무척 많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보다 더 넓게 풀어헤치며 살펴보아야 하는 고민을 너무 가두어 두었던 것은 아닐까."

 


 

이 책은 4개 파트 18장(章)으로 나뉘어 있다. 1부 「세상 속에서 나를 잃어가는 기분, 어떻게 해야 할까요?」에서는 1장 '외로움을 극복하는 법'을 위해 에리히 프롬을 내세운다. 또 3장 '꿈과 현실, 타협이 될까요?'에서는 프리드리히 니체에게 묻는다. 2부 「인생의 길을 이렇게 걸어가는 게 맞을까요?」에서 7장 '돈을 버는 것과 어른의 의미'에서는 동양의 주희의 가르침을 알려준다. 또 9장 '나는 같은 실패를 반복하는 것일까요?'에서는 한나 아렌트에게 묻고 그의 답을 제시한다. 3부 「나는 좋은 사람일까요?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에서 13장 '취향이 도덕의 필수조건인가요?'에서는 임마누엘 칸트를 내세워 그의 도덕에 대해 들어본다.

이어 14장 '용기를 내는 방법'에서는 플라톤이 등장한다. 마지막 4부 「문득 이런 생각이 들면 누구한테 말해야 할까요?」의 15장에서는 '어차피 죽을 텐데 이렇게 아등바등 살아야 하나요?'란 질문으로 마르틴 하이데거를 소환한다. 이 책은 이렇게 1부에서 4부까지 모두 우리가 태어나서 살고, 살아오면서 자신과 세상에 던지는 질문들을 저자의 경험과 철학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었던 수많은 질문 중 가장 많은 질문들을 한 곳에 모아 그 질문에 답할 위대한 철학자들을 불러내 우리의 질문에 답해주는 그들의 철학과 사상을 대신 전달해준다. 이런 방식은 소크라테스 때부터의 '대화법'에 의한 학문, 삶을 위한 대화 등을 인용한 것처럼 보이는데 어쩌면 독자의 얄팍한 철학지식으로 잘못 판단할 수도 있으니 독자들은 참고 사항으로만 이해해 주길 바랄 뿐이다.

 


 

이 책은 결국 '철학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과 살면서 부닥치는 문제나 고민, 각종 해결책을 어떻게 답을 얻어 실천하는가에 대한 답변이다. 다른 철학서와 다른 점은 삶의 문제를 스스로 찾아 제시하고, 어떤 답이 있나를 철학자들을 통해 듣ㄱ고 독자들이 가장 좋은 해결책을 찾아 실천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글로 옮긴 것이다. 저자의 철학 지식은 독자들의 질문이 되고 답변이 되기로 할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한 예로 '외로움'에 대한 답변으로 저자는 에리히 프롬을 소개한다. 여기에 소개된 내용을 잘 읽고 이해한다면 독자들이 느끼는 외로움의 실체에 도달할 것이고, 에리히 프롬은 독자들에게 답변을 제시할 것이다. 물론 저자가 습득한 철학적 이해가 중간자 역할을 한다.

우리는 가끔 외로움을 느낀다. 심하면 외로움이 자신이 가진 감정의 전부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흔히 '인간은 누구나 외로우니 별달리 이상하게 여기지 말고 받아들이라'고 한다. 저명한 철학자들에게도 인간은 본래 외로울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존재이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에 에리히 프롬을 소환해 독자들의 질문에 답한다. "저서 『사랑의 기술』로 유명한 20세기 철학자 에리히 프롬은 외로움이 우리 삶의 필수 요소라고 말한다. 태어난 이상 외로움은 뗄려야 뗄 수 없이 삶에 따라붙는다는 것이다. 이를 '실존적 고독'이라고 한다. 이처럼 태어난 순간부터 사는 내내 동반되는 외로움이란 어떤 것일까? 프롬의 이야기를 풀어보자면 나의 인생은 오직 나만의 것이라는 뜻에서 우리는 철저히 혼자인 삶을 산다는 것이다. 내 삶은 나만이 직접 경험할 수 있다. 누가 나를 대신하여 살아주고 대신하여 죽어주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인생은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이고, 그러니까 외로움 곧, 혼자인 것 같다는 느낌이 당연히 따라붙게 되는 것이다."(p.14)

 

 

삶이 외롭다고 느끼는 모든 사람들에게 철학자 프롬은 답했다. 에리히 프롬의 답변이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저자가 해석하여 옮겨준다. 우리가 외로움에 허덕이는 이유가 단순히 존재론적인 이유에서만일까? 프롬은 외로움의 또 다른 의미를 알려준다. 내 인생은 나만의 것이어서 외로울 뿐만 아니라, 너무 막연해서 외롭다고. 막연해서 불안하고, 불안해서 외로워지는 것이라고. 인생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오늘 잘 나가다가도 내일 당장 넘어질 수 있다. 그나마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확실한 것은 언젠가 반드시 찾아올 인생의 끝, 죽음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끝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내게 찾아올지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니 얼마나 막연한가. 그렇게 생각하면 내가 지금 무엇을 갖고 있든, 무엇을 얼마나 이루었든 전혀 안정적이지 않은 게 우리 인생이다. 물론 여기에도 장점이 있다. 안정적이지 않다는 건, 우리 삶이 결정되어 있지 않은 채로, 자유롭게 열려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답변이 우리들에게 해답으로서 작동되지 않는다. 종교도 쾌락도 인간의 외로움에 대한 답변을 주지 않는다. 이에 프롬은 좋은 연결의 방법으로 창작과 사랑을 추천한다. 창작은 사물과의 연결 관계를 만드는 일이고, 사랑은 사람과의 연결 관계를 만드는 일이다. 이들은 너무 자극적이지도, 일시적이지도 않고 나를 지우지도 않는다. 오히려 나를 활성화한다. 창작과 사랑의 공통점은 '내가 나 자신의 힘을 발휘하며 연결을 만들어가는 활동'이다. 그러나 이런 어마어마한 사랑과 창작이란 일을 우리가 할 수 있을까?란 의문에 다시 부딪친다. 그러나 에리히 프롬은 "나를 누르고, 외로움에 쫒기어 도망치는 일보다 마음껏 나의 힘을 발휘하면서 나로서 살아가는 일이 더욱 편안한고 할 만한 것이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철학책 한두 권 읽은 독자라면 누구나 알 만한 유명 철학자들의 이름이 많이 등장한다. 그들의 책을 읽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와 문장이 많다. 웬만한 철학에 정통한 사람이라도 한 번 읽고 이해하기에 내용이 너무 어렵다. 이에 아예 도전도 하기 전에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독자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저런 이유로 철학책을 멀리 해왔다. 다루는 내용이 현실 삶에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고, 실제 읽어도 그 뜻의 핵심에 들어가기까지 많은 난관이 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가장 힘든 것이 '철학적으로 질문하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외로움'도 비슷한 예다. 살아오면서 외로움을 느낀 적은 많다. 하지만 느낄 때마다 무게감이나 색깔이 전부 다르다. 즉 외로움의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느끼는 외로움이 다르다고 느낀다. 그렇다면 철학자에게 해답을 받기 위해선 어떻게 질문해야 할까? 이런 저런 생각에 아예 철학을 멀리 했다고 독자는 생각한다. 스스로 질문을 계속하다 보니 어떤 문제를 오래 생각하고 답을 해가며 끈질기게 그 문제에 대한 답을 얻을 때까지 질문을 계속하는 습관이 없었던 것이다. 철학의 가장 기본적 자세는 역시 질문, 끝없는 질문을 통해 답에 접근해 가는 것임을 뒤늦게야 깨닫게 해준 책이다. 이 책에는 우리가 살면서 부딪치는 가장 어려운 문제들이 나열돼 있다. 이를 분석하고 철학적인 질문과 사색을 통해 답에 접근해가는 유명 철학자들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누구에게나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해 누구나 읽어볼 것을 추천할 만하다.

 

저자 : 허유선

 

동국대학교 철학과에서 칸트 철학을 전공했다. 강의와 저술 작업 등을 통해 ‘철학한다.’라는 것이 원래 우리의 삶과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전하고, ‘잘 삶’에 관해 함께 철학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작업을 해왔다. 최근에는 기술이 사회와 삶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두고 기술매체철학, 특히 인공지능과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의 윤리를 연구하며 철학을 일상적으로 풀어내는 팟캐스트 <포켓 필로소피―조금씩 익숙해지는 철학>의 공동 제작, 진행을 맡고 있다. 「인공지능에 의한 차별과 그 책임 논의를 위한 예비적 고찰―알고리즘의 편향성 학습과 인간 행위자를 중심으로」 「칸트 윤리학의 행위자 중심성과 공동체 윤리로서의 효력―자율적 행위자와 책임귀속 효과를 중심으로」 외 다수의 논문을 썼으며, 저서로는 『나는 너와의 연애를 후회한다』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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