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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페이지, 지적 교양을 위한 철학 수업 - 인간의 본질에 대한 통찰이 담긴 입문서
조이현 지음 / RISE(떠오름) / 2022년 3월
평점 :
이 책 『1일 1페이지, 지적 교양을 위한 철학 수업』은 제목을 읽으면 대부분이 짐작하듯 철학자들의 말(명언), 그들의 철학과 사상을 저자 조이현이 사유를 더해 부문별로 나눠 정리했다. 저자는 "깨달음이 많아도 돌이킴이 없으면 가치 없는 존재가 되고, 고귀한 생각을 품고도 행하지 않으면 저속한 삶을 산다"는 선현들의 가르침을 배움과 삶에 적용해 자신의 단점을 보강하는 데 게을리하지 않음으로써 더 나은 삶의 지표로 삼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에 대해 「작가의 말」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인생의 본질에 관한 이야기를 썼다고 전제하고 "인간의 모습은 객관적인 시각에서, 인생은 영원의 관점에서 해석했다"고 밝힌다. 이로써 각 편의 주제는 인간에게 부여된 보편적인 것으로 삶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들을 골라 자신의 사유를 더함으로써 독자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썼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서술하다보니 인간은 위대함이 아닌 연약함이, 인생은 찬란함이 아닌 허무함이 강조됐다고 설명한다. 동서양 고전에 담긴 삶의 지혜를 풀어쓴 철학교양서로 사용할 것을 독자들에게 당부한다.
출판사인 떠오름 측에서는 책의 앞 부분 「들어가기 전에」를 통해 "삶을 대할 때,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보다 긍정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 삶을 영위하는 것에 더 도움이 된다"고 한 니체의 말을 인용, 니체의 철학 사상이 많이 가미된 것임을 귀띔한다. 출판사 측에 따르면 니체에게 있어서 진정 궁극적인 긍정은, 바로 '부정(不正)의 긍정'이었다. 쉽게 말하여 부정의 감정을 긍정의 의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지금 내가 처한 상황보다 더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며, 거기까지 도달하지 않은 것으로 스스로를 위안하는, 자신이 겪은 고난을 삶의 경험치로 치환하여 체화하는 것이 아닌, 그저 '순간의 진통제' 같은 긍정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 니체의 '긍정의 삶'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니체는 ① 내가 겪은 불행, 앞으로도 겪을 불행으로부터 고개를 돌리지 않는 것, ② 얼마든지 고통스러운 일이 있더라도 그 고통조차 내 삶에 받아들이는 것, ③ 설령 행복하지 않을 나의 부정마저 그대로 긍정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니체에게 있어서 최고의 긍정 공식이라는 것이다. 니체에게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은 순간의 위로가 아니라, 매 순간 불행을 겪는다고 할지라도 한 발자국 나아가 그 부정을 견딜 수 있는 사람으로 점점 나아가는 것이었다고 설명한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들 뿐이다."
우리는 지금 전대미문의 재난, 팬데믹 시대를 거치고 있다. 그저 막연한 상상이 아니라 언제 나에게 닥쳐올지 모를 실제 죽음에 대한 공포를 겪었다. 하루하루 발생하는 확진자의 수는 더 이상 뉴스만의 이야기가 아니며, 생명이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숫자의 무게는 우리를 짓누른다. 녹록지 않은 현실 또한 우리의 목을 죄어온다. 희망은 그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아간다. 내 미래를 위해, 가족을 위해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간다. 저자 조이현은 그런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어떻게 이 삶을 살아내야 할 것인가?”
저자는 삶과 연관된 본질적인 소재들을 선별해 각각의 주제마다 철학을 엮었다. 동서양 고전의 지혜로 현실적인 도움이 되는 통찰을 담았다. 또한 우리 삶 곳곳에 숨은 지혜를 그러모아 인생을 살아낼 힘이 되도록 하나의 문장에도 함축적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저자는 20년간 꾸준히 씨앗 문장을 수집해 좋은 글귀를 만드는 글 장인으로서, 인간의 본성과 인생의 본질에 대해 탐구해왔다고 한다. 저자의 지혜가 오롯이 담긴 이 책은 방황의 길 위에 선 우리에게 긍정으로 향하는 지혜의 나침판이 되어줄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우리는 살면서 누구든지 여러 가지 시련을 겪고, 무수히 많은 선택의 기로 앞에서 헤메는 순간이 있다. 정답이 없는 문제, 그 선택의 책임을 오롯이 혼자 져야 하는 때가 대부분이다. 나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버티게 해주는 건 자기 스스로 중심을 잡고 살아가는 힘일 것이다. 이 책은 인생의 100가지 키워드를 시작과 끝, 채움과 비움이라는 두 가지 갈래로 엮었다. 넘어지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긍정, 혼란스러워지더라도 다시 마음을 맑게 채울 지혜의 메시지로 한 권의 책을 가득 채웠다. 저자는 파란만장한 우리 삶의 과정 속 숱한 기로와 선택의 순간에 현명하게 대처한다면 인생의 더 큰 가치와 참된 의미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 강조한다.
이 책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인생이란 긴 여정을 앞에 둔 수많은 사람이 각자가 꿈꾸는 미래를 그리며 삶이라는 커다란 퍼즐을 완성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이 책은 1부 「시작과 끝, 깊은 우물로부터 생명수를 얻기까지」, 2부 「채움과 비움, 참다운 삶을 살 수 있기까지」로 나뉘어 있다. 1, 2부 합쳐 모두 100가지 항목으로 세분되었다. 두 개의 대조적인 단어를 나란히 적어놓은 목차를 보면 독자들에게 소설책처럼 처음부터 읽기 시작해 끝까지 읽는 형식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각 항목별로 100개의 항목을 만들어낸 것도 저자의 일상의 사유가 얼마나 깊은 지 짐작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제 1장 〈시작에서 끝을 헤아릴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시작은 없다〉.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일까. 1장의 목차 제목은 '시작과 끝'으로 되어 있다. 제목만 읽어도 시작의 중요성을 말하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에 대한 해석과 저자의 설명은 긴 생각 끝에 나온 것인지 금세 알 수 있다. 생각은 길지만 글로 표현할 때는 매우 간략하게 적을 수 있다는 점은 사유가 깊다는 말이다. 거의 모든 철학자들이 그렇듯이.
"현명한 자는 철저한 준비를 통해 시작에 많은 공을 들인다. 끝을 빛나게 하고자 시작부터 갈고 닦는다. 이것은 역경을 이겨내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덕목이다. 준비여부에 따라 천 리 길이 헛걸음이 될 수 있고, 최상의 상태에서 최악을 경험할 수 있다. 시작부터 쓰러질 수 있고 끝에 가서 허물어질 수 있다. 끝은 염두에 두고 시작하고 시작해서 끝을 헤아린다면 이보다 더 좋은 시작은 없다."
3장 〈행복은 손이 닿는 곳에 있지 않고 마음이 미치는 곳에 있다〉에서 저자는 행복과 불행은 극단적인 것이어서 행복은 빨리 찾아와도 늦은 것이고, 불행은 늦게 찾아와도 이른 것이다고 말한다. 행복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만족이며 지속되는 행복은 살아서 경험하는 천국이다고 덧붙인다. 저자는 "신은 인류에게 인간답게 살아야 할 의무와 행복하게 살아야 할 의무를 동시에 주었다"고 주장한다. 이를 '행복과 불행'에 대한 종교적인 말로 받아들여도, 비종교적이고 철학적인 정의로 받아들여도 상관 없다.
저자에 따르면 행복은 가까운 거리에서 찾으면 흔한 것이고, 시선 너머에서 찾으면 드문 것이다. 행복은 손이 닿은 곳에 있지 않고 마음이 미치는 곳에 있으면 손으로 붙들어 맬 수는 없어도 가슴에 머무르게 할 수는 있다. 행복은 뉘우침에서 얻는 것이 아닌 깨달음에서 오는 것이고, 붙잡고자 다가서는 것이 아닌 떠나지 않도록 마음에 품는 것이다. 저자가 이 장(章)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행복'이다. 아주 간략하게(다소 종교적 언어가 들어 있긴 하지만) 철학적 사유를 이끌어낸 것이다. 저자의 다음 설명은 우리가 일상에서 부딪치는 문제에 대한 저자의 사유의 방법과 깊이를 알 수 있게 한다. "행복을 누리는 데는 돈이 들지 않는데 사람들은 행복에 너무 많은 돈을 쓰고 있다. 그들은 무익한 것을 손에 쥐고, 허탄한 것을 가까이하며,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행복이 소유와 쾌락에 있다고 믿기에 하찮고 사소한 것에 둘러싸여 남모르는 기쁨을 만끽하는 세상 밖의 살마들을 비웃는다. 하지만 이들은 행복이 절정에 이를 수 없어 행복을 누릴 순 없다. 행복을 집에서 찾지 못하는 사람은 오대양 육대주를 누벼도 찾을 수 없다. 말콤 포브스의 말처럼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쇼핑 장소를 잘못 택한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종교적인 단어들이 일부 나오는 데는 이유가 있다. 책의 뒷 부분 「에필로그」를 통해 저자는 이 책을 쓰면서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잠언집의 형식을 빌리되 바탕은 성경을 모티브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인간의 본성에 관한 부분은 『시편』과 『욥기』, 인생의 본질은 『전도서』에서 영감을 받았다. 저자의 이 같은 토로는 익히 알려진 대로 세계적인 문학작품 대다수가 성경에서 영감을 받아 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말을 믿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 듯하다. 누군가는 성경을 '최고의 교훈적인 역사와 전기, 빼어난 시, 최대의 극적인 효과, 탁월한 웅변, 순결한 철학 등 최고의 모든 문학의 매력이 한데 모인 책'이라고 말을 하고, 저자는 그 말을 굳게 믿는다.
저자 : 조이현
푸른 바다와 뭉게구름을 좋아하고 아침 안개와 저녁노을을 좋아한다.
이름 모를 풀꽃에 마음이 들뜨기도 하고 반짝이는 별빛에 설렘을 느끼기도 한다.
작고 사소한 것에 가슴을 내밀기도 하고 시선 너머에 가만히 마음을 두기도 한다.
한 줌의 영감을 얻기 위해 고독과 삶을 섞기도 하고,
한 장의 여백을 수놓기 위해 때론 낯섦과 만나기도 한다.
삶을 기록하기 위하여.
글로써 삶을 흘려보내기 위하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