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세계사를 흔든 사랑 - 유튜브 채널 수다몽이 들려주는 사랑과 욕망의 세계사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시리즈
수다몽 지음 / 북스고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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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아는 '세계사를 뒤흔든 사랑 이야기'라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가장 최근의 영국 항태자비 '다이애나'의 이야기이다. 황태자비 다이애나는 결혼식부터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등 화려하고 '세기의 결혼'이란 말을 들었다. 물론 대부분 알고 있듯이 찰스 황태자의 '바람기'로 결국 이혼하고 다이애나는 프랑스에서 교통사고로 사망을 하는 등 비극으로 끝나고 말았고,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또 하나는 에드워드 8세 이야기이다. 과거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하기 위해 왕의 자리를 버린 남자다. 평소 모험심이 강한 자유로운 영혼이었다고 전해지는 윈저 공이 주인공이다. 할아버지였던 에드워드 7세와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왕자로 성장하고, 젊은 시절엔 해군에 입대해 참전하기도 했다.

1910년 할아버지였던 에드워드 7세가 사망하자 당시 에드워드 왕자였던 윈저 공도 훗날 아버지의 뒤를 이어 왕이 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왕세자로서 당시 에드워드의 인기는 셀러브리티나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외모, 지위, 활발한 성격 탓에 가는 곳마다 주목을 받았다고. 그는 끊임없이 전 세계를 여행하며 사람들을 만났고, 물론 여자도 많이 만났다. 그 중에는 가끔 결혼한 여성도 포함되어 있었고, 에드워드 왕자의 사적인 행각이 멈추지 않자 왕실에서는 그가 왕위를 물려받는 것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고도 전해진다. 심지어 그의 아버지 조지 5세는 “내가 죽으면 이 아이는 1년 안에 본인의 인생을 망칠 걸세”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하니 왕이 계승으로는 우려를 많이 주는 캐릭터였던 것. 이런 아버지의 우려가 사실이 된 걸까? 에드워드 왕자는 영국 왕실에서 절대 인정할 수 없는 여자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바로 미국 펜실베이니아 출신의 월리스 심슨. 그녀는 스무 살이 되던 해 해군 조종사 스펜서와 결혼한다. 10년 만에 첫 번째 결혼 생활을 정리하고 런던으로 건너와 다시 사업과 함께 심슨과의 재혼에 성공한다. 타고난 패션 감각과 세련된 태도를 지닌 심슨 부인은 남편의 재력을 바탕으로 단숨에 런던 사교계를 휘어잡는다. 그리고 한 파티에서 우연히 에드워드를 만나게 된다. 윈저 공은 당시 파란색 드레스를 입고 있던 심슨 부인에게 첫눈에 반하고, 첫눈에 호감이었던 이 둘. 하지만 당시 심슨부인은 말 그대로 '심슨'의 부인. 결혼한 상태였다. 친구를 가장해 '내 것인 듯 내 것 아닌 내 것 같은', 요즘말로 '썸'타는 관계를 이어가게 된다. 첫 만남에 호감을 가진 두 사람. 결국 깊은 사랑에 빠지고, 그녀의 남편은 왕이 될 에드워드에게 고스란히 부인을 빼앗기게 된다.

두 번 이혼한 여자와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왕세자. 지금이라면 상관없겠지만 당시 영국 왕실이 이를 순순히 받아들이겠는가? 에드워드와 심슨 부인의 사랑은 그의 가족들에게 엄청난 충격 그 자체였다. 하지만 왕세자는 이미 그녀에게 푹 빠졌고. 1936년 1월 아버지 조지 5세가 사망하자 곧바로 왕위를 이어받게 된 에드워드 8세. 본인에게 왕위 승계가 선포되는 장면을 지켜보고 있을 때조차, 그의 옆에는 아직 다른 남자의 부인이던 심슨이 함께 있었다고. 과연 이 둘은 왕실의 축하를 받으며 결혼에 성공했을까? 이미 알려진 대로, 결국 왕이었던 에드워드 8세는 왕실의 반대를 극복하지 못하고 협상까지 시도했지만 영국 내각과 정부, 교회, 가족들까지, 모두에게 거부당한다. 결국 즉위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1936년 12월 10일 동생 알버트 왕자에게 왕위를 물려준 채 퇴위를 결정한다.

 


 

이 책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세계사를 흔든 사랑』에는 윈저 공 못지않은 사랑으로, 또 어떤 이는 악행으로 세계사를 흔든 사건이 담겨 있다. 동서양 합쳐 24개의 이야기가 기술되어 있다. 남자가 주인공인 경우도 있고, 여자가 주인공인 사례도 있다. 대부분은 사랑에 눈 멀고, 질투에 귀 먼 어리석은 '사랑놀음'이 많았지만 정치나 권력과 연결되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권력자도 많다. 이 책을 펴낸 출판사 측은 "역사는 특별할 것이 없다. 그저 지금의 인간보다 먼저 살다간 인간들의 이야기이다. 지금 이 순간도 몇 십 년, 몇 백 년, 몇 천 년 후에는 역사로 기록될 것이기에 지금을 더욱 소중히 하며 살아가자고 이야기한다.

역사를 이야기할 때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 속 사건이나 인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평범한 삶을 누리지 못했다. 늘 사랑과 갈등, 야망과 권력 속에서 자신 또는 누군가를 위해 애썼다. 이 책에는 역사 속 다양한 이야기들,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서 역사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저자 수다몽의 역사 수다를 담았다. 특히 세대를 막론하고 늘 관심사이기도 한 24가지의 ‘역사 속 스캔들, 사랑 이야기’를 담아내며 그들의 사랑이 세계사에 미친 영향에 대해 다루었다. 현실은 더한 ‘막장’이라는 말처럼 충격적이고 놀라운 역사 속 사랑을 통해 역사적 흐름을 쉽고 재미있게 살펴보는 계기가 되고 현재를 살아가는 원동력이자 반면교사가 되기를 바란다."고 출간 이유를 밝힌다.

 


 

저자 수다몽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세계사는 사건 중심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관점을 살짝 달리해보면 그 사건들에는 사람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르면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에 관심 가진 수다몽은 유튜브 채널 수다몽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의 이면에 담긴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부각시켰다. 그중 사랑이라는 주제는 막장 드라마를 보는 것 이상의 이야기를 쏟아낸다.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세계사를 흔든 사랑』을 통해 역사 속 인물들의 사랑과 스캔들이 어떻게 역사에 영향을 끼쳤는지 만나본다.

역사 속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일들로 인해 전쟁이 일어나기도 하고 왕위를 빼앗기거나 나라가 망하기도 한다. 현재의 상식으로는 결코 맺어질 수 없는 관계이지만 결혼을 하거나 사랑을 나누기도 한다. 역사 속 사건과 인물들의 행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충격적이고 자극적이며 막장일 때가 대부분이다. 절세미인으로 소문난 이웃 나라 왕비를 탐하거나 왕위를 지키고 나라를 보전하기 위해 삼촌이 조카와 결혼하거나 자식과 자식을 결혼시키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남성과 여성에 국한하지 않고 사랑을 갈구하기도 했으며, 욕망과 치정이 어우러진 불륜과 근친상간의 복잡한 관계도를 보고 있자면 그들의 삶이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

이 책에는 남편을 지독히 사랑하다 정신을 놓아버린 스페인의 후아나 여왕, 자신보다 스무 살이나 많은 아버지의 정부를 사랑한 프랑스의 국왕 앙리 2세, 무용수를 사랑해 국고를 탕진하고 강제 퇴위당할 뻔한 바이에른의 국왕 루트비히 1세, 다른 남자들과 끊임없이 바람을 피우며 자신을 괴롭힌 아내에게 수천 통의 편지를 보내며 애정을 갈구한 나폴레옹 1세 등 세계사를 흔든 사랑 이야기가 애절한 속내를 드러내며 적혀 있다.

 


 

책에 따르면 조선사에서 악녀로 평가받는 장희빈의 생애와 닮은 사람이 있다. 16세기 영국 튜더 왕조 두 번째 국왕인 헨리 8세와 얽힌 여인 앤 불린이다. 애초에 형수 캐서린과 결혼한 것부터 경악스럽지만, 왕비의 시녀 앤 불린과의 러브스토리는 더한다. 교황청에서 왕비 캐서린과의 이혼을 허락하지 않자 헨리 8세는 영국 국교회를 만들고, 종교개혁을 단행해버렸으니 사랑 때문에 영국의 종교사는 급변하게 된 셈이다. 당시 이혼 문제를 반대하고 앤 불린과의 결혼식에 오지 않았다며 반역죄로 사형시켜버린 이들이 많았는데 『유토피아』의 저자 토머스 모어가 이때 처형됐다고 한다.

앤 불린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 엘리자베스는 이후 영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평가받은 엘리자베스 1세로 등극했으니 앤 불린이라는 한 여자가 영국에 남긴 유산은 어마어마하한 셈이다. 헨리 8세의 불꽃 튀는 사랑의 감정이 어찌나 빠르게 솟구치고 사그라지는지 약 1,000일 동안 왕비였다고 처형 당한 앤 불린의 인생을 보면 종교개혁까지 하며 이룬 사랑을 지키지 못한 헨리 8세의 심정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다. 후대 엘리자베스 1세의 위업 덕분에 앤 불린의 평가는 악녀에서 신교의 성인으로 이미지가 바뀐다. 저자 수다몽은 장희빈의 아들 경종 역시 성군이 되었었다면 장희빈의 이미지도 다르게 평가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슬며시 남긴다.

마음에 품은 여자 때문에 폐위 위기에 처할 정도로 국고를 탕진한 왕의 사랑도 있다. 어떤 악명에도 불구하고 사랑의 감정을 가슴 깊이 품고 있었던 바이에른 왕국 루드비히 1세의 이야기이다. "당신은 나의 불행이 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오."라는 글귀가 애틋하게 다가온다. 또 죽음조차 갈라놓을 수 없는 영원불멸의 사랑을 한 왕도 있다. 14세기 포루투갈의 페드로 1세는 왕자 시절 만난 시녀 이네스와의 사랑을 모두가 반대하며 급기야 페드로가 사냥 간 사이 이네스를 처형해버리는 일이 생기자, 이네스의 시체를 왕비의 의자에 앉혀놓고 대관식을 치르는 복수를 한다. 이네스의 사형에 관련된 인물들을 화형에 처하고 도망간 이들도 끝끝내 잡아들인 페드로 1세는 이후 재혼도 하지 않은 채 이네스와의 사랑을 지킨다. 포르투갈에는 이들 러브스토리와 관련한 관광 명소도 있다는 게 저자의 귀띔이다.

 

 

세기의 로맨스는 동양에도 있었다. 현종과 양귀비의 이야기는 식상한 일이다. 중국 최초의 통일국가 진시황은 자신이 가진 원초적 콤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했고 잔인함을 드러냈다고 한다. 이런 콤플렉스의 근원에는 어머니 조희로 인해 출생부터 의심을 받아야 했다고. 조희를 이야기하려면 여불위 이야기를 해야 한다. 진시황은 여불위와 관련한 출생의 비밀이 있다. 여불위는 장사 수완이 뛰어난 거상이었고, 진나라와 초나라가 서로의 인질로 교환한 진나라 왕자 자초의 사람됨을 알아보았다. 그는 자초에게 후계자가 되도록 일을 꾸몄다. 자초는 여불위의 애첩 조희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하고 그녀를 데려가 결혼한다. 조희는 여불위의 아이를 임신한 채 자초와 결혼했고, 자초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르니 그가 진시황이었다. 그는 전설에 등장하는 ‘삼황오제’의 ‘황’과 ‘제’를 따서 ‘황제’로 칭했으며, ‘처음 시’를 붙여 스스로 ‘시황제’로 칭했다.

또 춘추시대 식나라의 군주 식후의 아내 식부인은 미모로 명성이 자자했다. 형부인 채애후는 식부인의 미모에 반해 식후에게 강한 질투심을 느꼈고 희롱하기까지 했다. 식후는 복수를 위해 초문왕을 동원해 채나라를 무너뜨린다. 초문왕은 식나라를 도와주었지만 식부인을 본후 그녀를 얻기 위해 모함을 꾸민다. 식부인이 자신을 선택하면 남편 식후를 살려주고 그렇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한다. 식부인은 남편을 구하기 위해 초문왕의 제안을 수략했다. 졸지에 나라와 부인을 잃은 식후는 화병으로 죽고 말았다. 식부인은 초문왕과 결혼해 두 자녀를 낳았다. 이후 초문왕이 죽었을 때 그의 동생 자원도 식부인의 미모에 반해 집착으로 무너진다. 식부인의 미모는 그녀를 차지하기 위한 사람들의 사랑과 집착을 불러일으켜 불행한 결말로 이끌었다. 줄거리만 모자란 솜씨로 간추리다 보니 너무 건조한 스토리가 되었다. 독자들의 필독을 권한다.

 


 

"성직자라면 응당 결혼도 할 수 없고 자식도 없어야 하지만 로드리고(교황 알렉산데르 6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여색을 어지간히도 밝혔던 로드리고는 수많은 정부를 두었는데 그중 반노차 카티네이가 가장 오랫동안 관계를 지속했던 여인이었다. 반노차 카티네이는 세 번 정도 결혼을 했고, 로드리고의 정부로 지내는 동안에도 공식적으로는 남편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낳은 네 명의 아이들 체사레, 후안, 루크레치아, 호프레는 로드리고의 아이들이다. 로드리고는 1492년 8월 엄청난 물밑 작업 끝에 교황 알렉산데르 6세가 된다. 알렉산드르 6세는 교황이 되기 위해 너무 많은 돈을 쓴 상태라 또 재산을 채워야 했는데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재산을 모았다. 당시 로마에서는 하루에 평균 14건의 살인 사건이 일어났는데 살인범들을 사형에 처하지 않는 조건으로 돈을 (하략)"(p.389)

 

저자 : 수다몽(SUDAMONG)

 

어렸을 때부터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에 관심을 가졌던 그녀는, 사건이 아닌 사람 중심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그녀의 역사 수다는 사람을 중심으로 풀어내며 얽혀 있는 야사까지 들려주어, 지금까지 몰랐던 역사의 이면과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 그녀는 유튜브 채널 ‘수다몽’을 통해 한국사, 세계사, 중국사뿐만 아니라 역사의 뒤안길에 있던 그녀들의 이야기까지 세상의 모든 역사 수다를 풀어낸다. * 유튜브 SUDAMONG수다몽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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