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회복력 - 건강한 나와 연결하는 힘
야스민 카르발하이로 지음, 한윤진 옮김 / 가나출판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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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회복력'이 뭐지? 녹색의 책 표지를 채택한 이 책 『자기 회복력』은 표지색의 분위기 상으로 '마음 치유'의 책이라는 걸 짐작하면서도 정확한 의미를 포착하기에는 쉽지 않다. '자기'에 방점이 찍힌 책인지, '회복력'에 방점이 찍힌 글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마음 치유의 책은 대부분 '힐링'의 뜻이 담긴 심리학일 가능성이 높다. 글의 종류로는 '에세이'이거나 '자기계발' 도서가 많다. 독자는 회복력이라는 말에 주목했다. '회복 탄력성'이라는 책을 읽어보았기 때문에 책의 내용에 앞서 책의 종류를 먼저 알아야 할 것 같았다. '회복탄력성'은 영어로는 'resilience'이다. 심리학, 정신의학, 간호학, 교육학, 사회학, 커뮤니케이션학, 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되는 개념이며, 극복력, 탄성, 탄력성, 회복력 등으로 번역되기도 한다.

회복탄력성은 크고 작은 다양한 역경과 시련과 실패에 대한 인식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더 높이 뛰어 오르는 마음의 근력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역경으로 인해 밑바닥까지 떨어졌다가도 강한 회복탄력성으로 되튀어 오르는 사람들은 대부분의 경우 원래 있었던 위치보다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거나 커다란 성취를 이뤄낸 개인이나 조직은 대부분의 경우에서 실패나 역경을 딛고 일어섰다는 점이 공통적으로 보여진다고 한다. 특히 세상 일을 긍정적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습관을 구축함으로써 부정적으로 상황을 인식함으로서 과소비되는 감정적 에너지를 문제 해결을 위한 집중에 보다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회복탄력성은 놀랍게 향상된다는 점이 강조된다.

 


 

이를 토대로 이 책 『자기 회복력』를 읽기 시작하면 이 책의 주제, 취지, 목적 등에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저자 야스민 카르발하이로는 코로나 19가 장기화되면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 사회적 불안감이 커져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생존 전략을 만들어냈다는 점을 주목한다. 허투루 쓰는 시간 없이 생산적인 일과로 삶을 채우는 것, 신을 뜻하는 ‘갓(God)’과 인생의 합성어인 ‘갓생’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한 것이다. 구글 트렌드 검색어 통계에 따르면 ‘갓생’이라는 단어의 언급량은 코로나가 장기화되기 시작한 2021년 3월부터 수백 건 이상으로 급증했다.

불안에 휩싸인 우리는 아이러니하게도 쉬어가는 것이 아닌 더 치열하게 사는 것을 택한 것이다. 이제는 직장에서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주일에 두 번씩 하는 운동, 매일 저녁 듣는 외국어 강의, 주말에는 밀린 독서와 영화까지 자기계발과 휴식도 열심히 마무리하고 나서야 “내일은 더 열심히 살자”라고 다짐하며 곯아떨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적당히’라는 말을 죄악처럼 느끼며, 소진된 채 내달려 왔다. 특히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의 동시에 추진하는 전례 없는 '일벌레' 같은 노력으로 세계 어디서도 유례 없는 두 과제를 동시에 이루어냈다. '잘살기'와 '사람답게 살기'의 두 마리 토끼를 한 방에 잡은 것처럼 세계 각국에서 칭송하고 있다. 이 같은 우리의 근면 성실한 노력의 댓가는 가장 먼저 문화계에서의 성과로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을 우리 모두 함께 인식하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우리는조금 더 나아지기 위해 타인과 외부 세계에 집중하느라, ‘나’와 ‘내면과의 접촉’을 놓쳐버렸을 수도 있다.

 


 

이 시점에서 이 책은 "지금 나는 온전히 나답게 살고 있는지, 남들이 원하는 삶이 아닌 내가 바라는 대로 살고 있는지?" 스스로 물어볼 때라고 강조한다. 저자에 따르면 이런 삶은 물이 차오르는 수조에 있는 것과 같다. 언젠가 우리들이 너른 바다가 아니라 수조 속에 있다는 사실이 숨 막히게 느껴질 때, 물이 턱까지 차올라 숨을 쉴 수 없을 때 그곳에서 우리를 구해줄 사람은 오직 우리 자신뿐이다. 그러니 진정한 성공과 행복을 원한다면, 수조 속에 갇힌 사실을 깨닫고 우리를 바다로 이끌어 줄 자신을 만나는 것이 가장 먼저다. 그래야만 자신을 강하게 만들 수 있고,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기회가 생긴다.

내면의 진정한 자신을 만나는 방법을 잊었다면 이 책을 펼치면 된다. 저자는 경험과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자기 회복력 6단계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가 잊었던 내면으로 가는 길을 알려준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과 마주하고, 어떻게 해도 채워지지 않고, 만족하지 못하던 기분과 감정에서 벗어나 충만하고 주도적인 삶으로 성장하도록 이끈다. 또한 타인이 요구하는 ‘더 높이, 더 빨리, 더 멀리’에서 벗어나 훨씬 생동감 있고 확신이 넘치며 자존감이 가득한 삶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을 쓴 저자의 목적이다. 저자는 이를 위해 ‘진짜 나를 알아보는 자가 테스트’ 검사지도 책에 수록했다.

 


 

저자는 저자 야스민 카르발하이로는 베를린의 유명 심리상담사이다. 심리학을 전공하고 마케팅 분야에서 일했다.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던 시절 그녀는 누구보다 성공을 열망하던 사람이었다. 열망하는 만큼 열심히 했고 결과도 좋았다. 그녀는 일에서만 완벽한 것이 아니었다. 외모도, 연인과 친구 관계에서도 완벽을 추구했다. 세상 누가 보더라도 흠잡을 곳 없는 삶을 살아갔다. 물론 그 과정이 쉬운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지 않은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게 될 때 느끼게 되는 부정적인 감정이 더 싫었다. 그녀는 그렇게 강력하게 자신을 몰아갔다.

앞만 보고 질주하던 그녀의 삶이 바뀐 것은 공황장애와 맞닥뜨리면서다. 당시에는 공황장애라는 병명도 없었다고 한다. 그녀는 이유도 모른 채 무기력과 죽음의 공포와 싸우며, 처음에는 극복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실망하기도,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었느냐며 누군가를 원망하기도 했다. 저자는 살기 위해 전공이었던 심리학에서 답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의 욕구를 피하지 않고 지각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슈탈트 이론'에 주목했다. ‘나의 진정한 욕구는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그녀는 자신의 내면을 끊임없는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마침내 진정한 자신과 마주하게 되었다.

 

 

이 책에 자주 등장하는 게슈탈트 이론이란 무엇일까? 두산백과에 따르면 심리학의 전통에서 주류파였던 연합주의의 요소관에 대립하여 심리학의 전체관 ·형태성을 중시하는 입장의 심리학설이다. 형태심리학이라고도 한다. 게슈탈트란 원래 형 ·형태를 뜻하는 독일어이며, 심리현상에서의 게슈탈트성(性)의 중요성을 처음으로 지적한 사람은 오스트리아의 C.에렌펠스이다. 그는 현상이 형태성을 갖추고 있는가에 대한 판정기준으로 ① '전체는 부분의 합 이상의 것'이며, ② '각 부분과 요소는 다르나, 전체의 성질은 같다.'는 두 가지 점을 지적하였다. 전체는 정확히 부분의 총화와 같고, 요소가 합쳐짐으로써 추가되는 새로운 성질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연합설의 주장이므로 첫 번째 점에 관해서는 차이가 명백하다. 두 번째 점인 ‘이조’ 가능성은 개개의 요소를 전부 옮겨 놓아도 그들 상호간에 성립하는 관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한, 전체로서의 성질은 거의 불변이라는 것이다. 예로부터 연합설의 요소관에 대한 반성과 비판은 많이 행해졌으나 구체적인 관찰과 실험을 통하여 전체관의 우수성을 보여 준 것은 이 학파가 처음이다.

게슈탈트학파 연구태도의 특색 중, ① 전체관에 대해서는 이미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다. 다음에 이 학파는 ② ‘현상학적 관찰’을 주장한다. 행동주의와 같이 의식을 버리지는 않지만, 의식을 관찰할 때 ‘내관’처럼 요소적인 감각이나 감정을 분석하는 것만이 과학적이라는 것은 하나의 편견이라 생각하고 소박한 태도로, 있는 그대로의 현상을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내면의 나와 마주해 보니 그동안 ‘퍼포먼스’를 하고 있었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퍼포먼스는 자신의 본능이나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타인이 기대하는 혹은 내가 타인에게 보이고 싶은 모습으로 행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문제는 연기를 하는 당사자가 자신이 연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얼마나 스스로 압박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게 된다. 즉, 자신이 만들어낸 퍼포먼스가 나를 빛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덫이 되어 나를 해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이제 끊임없는 자기 연출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그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 자연스럽다.

퍼포먼스-덫에서 벗어난 저자는 자연스레 공황장애에서도 벗어났다. 그녀는 자신을 치유했던 방법을 체계화하여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으로 내담자들을 상담하여 그들을 성공적으로 치유하였다. “일은 잘 풀리는데 애인이랑 어딘가 자꾸 어긋나요” “거절하면 나를 안 좋게 볼까봐 두려워요” “자존감이 지하까지 떨어져 버렸어요” 수많은 내담자와 만나온 저자는 이들이 처한 상황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3가지 심리 상태에 ‘드라이브’, ‘패닉’, ‘케어’라는 이름을 붙여 설명했다.

‘드라이브 시스템’은 목표로 설정한 것을 성취하기 위해 활성화되는 심리 상태다. 이는 과거의 저자처럼 목표를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이 희생되더라도 참고 매진하도록 만든다. 교감신경이 경직되고 상황을 회피하려 할 때 활성화되는 ‘패닉 시스템’은 실패를 두려워하게 만든다. 이는 자신의 자존감을 낮추게 만드는 심리 상태다. 마지막으로 잠시 모든 것을 멈추고 검증하며 숙고하는 과정을 통해 실제로 자신과 그 상황에 유익하고 알맞은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케어 시스템’이 있다. 이는 드라이브 시스템이나 패닉 시스템이 심리를 혼란스럽게 만들 때 스스로 진정시키고 토닥여주는 역할을 한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자기 회복력 6단계 프로그램은 각 단계마다 마치 전문가가 옆에서 상담하며 질문하는듯한 핵심 질문이 있다. 이 핵심 질문을 기억하며 독자들은 저자가 이끄는 대로 자신의 내면 속으로 조금씩 조금씩 들어가면 된다. 또한 각 단계마다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느껴보고 글이나 그림을 적을 수 있도록 한다. 이는 마치 일기처럼 자신의 상태를 지속해서 기록하는 효과로 이전의 나와 얼마큼 달라졌는지 비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한 번에 6단계를 모두 하기보다는 1단계부터 한 단계씩 꾸준히 하는 것을 저자는 추천한다. 각 단계를 진행하는 것에 익숙해지면 10분 내외로 충분히 가능하다. 하루 10분, 자기 회복력 6단계 프로그램을 따라가면 온전한 나 자신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자기 회복력 6단계를 하나하나 자세하게 설명했다. 호흡을 가다듬고 내면의 안정을 찾는 1단계 「그라운딩」은 핵심 질문 ‘나는 누구인가? 내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묻는다. 2단계 「디톡싱」은 가짜 나를 흘려보내고 진짜 나와 접촉하는 단계다. 핵심 질문 ‘더는 누구도 될 필요가 없다면,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고민해본다. 3단계 「러빙」은 습관이 아닌 심장이 시키는 대로 하는 연습으로 핵심 질문은 ‘무엇이 내 심장을 뛰게 하는가?’이다. 4단계는 「본딩」으로 타인과의 관계에서 중심 잡는 법을 말한다. 핵심 질문은 ‘당신에게 내가 배울 점은 무엇인가?’, ‘나는 당신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이다. 5단계 「바운딩」에서는 나만의 적정 거리 찾기 연습으로 핵심 질문인 ‘적절한 경계를 설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통해 나를 보호하는 법을 훈련할 수 있다. 마지막 6단계 「그로잉」은 진짜 나로 도약하는 것을 훈련한다. 이때 핵심 질문은 ‘어떻게 하면 앞으로 내가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을까?’이다.

 


 

저자는 이 세 시스템이 어떻게 활성화되느냐에 따라 퍼포먼스-덫에 빠질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런 그녀의 임상 결과에 따라 기존의 심리 프로그램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어 자기 회복력 6단계 프로그램을 완성하였다. 저자의 프로그램은 전문 상담자 없이 스스로 훈련을 통해 퍼포먼스-덫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안내자가 되어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저자 : 야스민 카르발하이로(Jasmin Schott Carvalheiro)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심리학자, 게슈탈트 및 신체 치료사이자 코치 그리고 마음챙김 트레이너. 주요 치료 분야는 불안, 자기 자신과 타인과의 접촉 상실 및 스트레스 관리이다. 베를린 후볼트 대학교에서 마음챙김 분야를 연구했으며, 정기적으로 관련 워크숍과 트레이닝을 개최하고 있다.

 

역자 : 한윤진

연세대학교 독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에서 수학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돌고래처럼 기뻐하고 보노보처럼 사랑하라』, 『내 행복에 꼭 타인의 희생이 필요할까』, 『결혼의 문화사』, 『당신의 생각을 의심하라』, 『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마라』, 『유리로 된 아이』 등 다수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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