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의 맛 - 유튜버 자취남이 300명의 집을 가보고 느낀 것들
자취남(정성권)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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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1인 가구'로 호칭이 달라졌지만 예전에는 혼자 사는 남자를 '자취생'이라고 했다. 주로 대학 공부를 하기 위해 고향과 부모님을 떠나 혼자서 숙식을 해결해야 하는 이른바 유학생을 지칭하기도 같은 공부를 목적으로 혼자 서울이나 학교 근처에 혼자 사는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이 '하숙'을 했다. 자취하는 것은 공부하는 시간을 빼앗아 학업에 방해가 되다는 부모님의 은덕을 입는 사람들이 주로 택했다. 즉 결코 싸지 않은 하숙비를 내주시는 부모님이 있다는 것은 그나마 행복한 축에 들었고, 자취생은 그 은덕을 받기 어려운 형편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직장인들 중 아주 더러는 자취를 하는 남녀들이 있었다. 그들에게는 자취생이라는 명칭도 붙이기가 어려워(학생 신분이 아니니까) 그냥 얼버무려 "미혼의 혼자 사는 사람" 정도로 표현했다. 직장 생활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결혼을 못해서 혼자 살고 있을 뿐 곧 결혼하면 자취의 신분으로부터 영원히 이별할 사람들이다. 혼자 살면 으레 자취를 떠올리지만 직장인 신분을 가진 사람들은 스스로 취사를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자취(自炊)의 의미가 '손수 밥을 지어 먹으면서 생활함'이라고 지금도 사전에 버젓이 실려 있는데 그때는 자취의 의미가 돈이 없어서 밥을 사 먹을 형편이 못 되거나, 아끼려고 직접 밥을 해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경제적 문제로 생긴 단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자취방'은 있어도 '자취집'은 없다.

 


 

'자취' 대신 '1인 가구'로 표현이 바뀌고 자취 이유가 조금 바뀌었을 뿐 기본적인 상황은 예나 지금이나 거의 같다. 요즘 1인 가구가 예전 자취와는 다른 게 있다면 '자유'와 '사적 공간의 비밀' 보장에 목적이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경제 문제로 자취를 한다기보다는 자유로운 생활과 사적 개인 생활의 비밀 보장을 위해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의미도 있다. 그것이 1인 가구의 전체 이유는 아닐지 모르지만 꽤 많은 부분이 되리라 독자는 짐작한다. 지금은 1인 가구가 전체 인구의 30%에 달하는 시대라고 한다. 책에 따르면 요즘은 여러 가지 이유로 혼자 살고 있는 이들이 많다. 우리는 이들을 ‘자취생’이라고 부른다. 자취방이라고 하면 흔히 코딱지만 한 방 한 칸을 떠올린다. 하지만 요즘 자취생들은 그 작은 공간에서 자기만의 취향을 더하고 가치관을 반영해 각자의 삶을 꾸려나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 책 『자취의 맛』은 우리나라에서 남의 자취집을 제일 많이 방문해본 유튜버 ‘자취남’이 300곳이 넘는 자취집을 찾아가 방 안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며 엿본 자취생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집 자체는 다 같은 평수의 방 한 칸인데, 그 안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집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어떤 아이템을 써서 살림을 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집이 된다.

 


 

이 책에서는 나이도, 직업도, 사는 곳도, 사는 방식도 다양한 가지각색의 사람들의 집을 들여다보며 수많은 1인 가구의 가장들과 각자 사는 모습을 나누고 서로 이야기하며 그들의 특별한 세계를 전한다. 우리나라에서 남의 자취방을 가장 많이 가본 사람은 누굴까? 모르긴 몰라도 『자취의 맛』의 저자 ‘자취남(정성권)’도 손에 꼽힐 것이다. 유튜브 ‘자취남’ 채널을 통해 자취생들의 집을 보여주며 집들이 콘텐츠를 제작하는 그는 수많은 1인 가구의 집을 찾아가 자기만의 공간 안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집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사람이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공간인 만큼 가장 자연스러운 그 사람의 흔적이 묻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혼자 사는 사람의 집은 온전히 그 사람을 나타낸다. 오롯이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을 반영했기에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소품 하나하나에서도 그 사람의 기호가 담겨 있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남의 자취방을 제일 많이 방문해본 유튜버 ‘자취남’이 300곳이 넘는 자취집을 찾아가 방 안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며 엿본 자취생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남의 자취방을 자주 방문하는 목적이 가장 잘 나타난 곳은 이 책의 구성에서 알 수 있다. 이 책은 5개 파트(part)로 나뉘어 있다. 1부 「단 한 사람만을 위한 공간」, 2부 「집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3부 「각자가 사는 모습은 다르다」, 4부 「취향의 발견」, 5부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공간」이다. 큰 제목이어서 한눈에 알기 어렵다면 세부 항목의 몇 개만 예로 들어본다. '내 집도 아닌데 인테리어를 하는 이유', '일잘러의 프로페셔널한 집', '아파트를 고집하는 이유', '서울과 수도권, 지방은 다를까', '혼자 살면 대부분 집에 술이 있다', 돌이킬 수 없는 독립의 맛' 등의 소항목 제목만 훑어도 자취하는 사람들의 이유와 목적이 잘 드러나 있다.

 


 

저자는 집을 엿보는 것은 공간의 이야기를 듣는 일, 차곡차곡 쌓인 물건들의 이야기를 엿보는 일, 그 사람의 취향과 가치관 그리고 아주 사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 점은 저자의 관음적 취향이 아니라 독자들에게 그들과 함께하는 생활과 생각 등을 공유하기 위함인 것으로 풀이된다. 집 자체는 다 같은 평수의 방 한 칸인데, 그 안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집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어떤 아이템을 써서 살림을 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집이 되기 때문이다. 어떤 자취집은 정말 잠만 자는 곳이라서 침대, 충전기, 샤워 용품처럼 딱 사는 데 필요한 생필품만 있고, 장식품이나 여가 활동을 위한 흔적은 찾아볼 수가 없다.

반면 어떤 자취집은 주황색 포장마차 천에 빨간색 플라스틱 테이블을 두고, 벽에는 메뉴판까지 달아 집안에 포장마차를 만들어놓았다. 집주인의 취향을 100% 반영해 집을 꾸며놓은 것이다. 이런 관점으로 들여다보면 모든 집이 다 다르다. 누가 사느냐에 따라서 집이라는 정형화된 공간에 완전히 다른 색깔이 입혀진다. 이처럼 『자취의 맛』에서는 제각기 다른 모습을 한 공간과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자취를 하는 사람들과 자취를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자취의 삶에 대한 이보다 좋은 정보가 없다. 어쩌면 자취 생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삶의 방식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도들이 이 책에 가득하다.

 

 

저자가 수많은 자취방을 의식적으로 돌아다니며 중요한 목적은 저자 자신의 취향이기도 하겠지만 저자가 얻는 삶의 지혜 때문이라는 생각이 더 강하다고 독자는 생각한다. 저자는 "혼자 산다는 것은 내 삶을 나 혼자 돌보고 책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는 말을 한다. 완전한 자유를 상상하며 홀로서기를 시작한 저자가 삶을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일을 스스로 해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처럼, 혼자 사는 사람은 나의 집을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더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아무도 내 물건에 손을 댈 사람이 없다는 건, 내가 안 치우면 그 물건은 영원히 그 자리에 놓여 있다는 뜻이다. 샴푸가 다 떨어지면 다용도실에 구비되어 있는 재고를 들고 오면 되는 게 아니라 돈을 주고 구매해야 한다. 내가 손을 놔버리면 나의 집은 아무것도 돌아가지 않는다.

저자가 자취하며 느끼던 많은 삶의 지혜들이 다른 자취하는 사람의 삶을 접하며 공유되는 지식은 그대로 삶의 지혜가 된다. 이를 책으로 내는 것은 자취하는 사람, 자취하려는 사람에게 좋은 정보이자 삶의 지혜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살면서 저자는 이런 과정을 통해 비로소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한다. 생존에 필요한 귀찮고 잡다한 일들을 포함해 온전한 1인분의 삶을 책임질 수 있게 된다는 것. 이 책에는 자취남의 시선을 통해 각자의 방식으로 1인분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의 모습이 담겨 있다. 누가 뭐라든 자기가 좋을 대로 구축하고 가꾸는 각자의 특별한 세계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의 각 부분마다 하나씩 이른바 자취하는 사람들의 흥미로운 생활 방식도 소개하는 꿀팁도 들어 있어 책의 가치를 높여준다. 예컨대, 집에서 슬리퍼를 신고 생활하느냐, 혹은 맨발로 생활하느냐는 쉽게 추정할 수 있지만 자취하는 사람들은 어떤지 알아보고 소개한 내용도 있다.(p52~53) 또 빨래할 때 한꺼번에 하느냐, 나눠서 하느냐의 빨래 방식에 대한 조사(p.88~89)와 집(방) 고를 때 건축 연수(年數)와 평수의 선호도에 대한 조사 결과(p.128~129)도 매우 흥미롭다. 특히 샤워한 후 옷 '입고 나오기' '벗고 나오기'의 조사 결과(p.210~211)는 "맨 몸으로 나온다"는 답변이 76%로 압도적으로 나와 독자가 조금 놀라기도 했다.

독자는 자취 생활을 해본 적이 없어서인지 샤워 후 수건을 사용해 물기를 닦고 옷을 입은 후 나오는 것이 당연히 가족과 공동생활의 기초 습관인데 혼자 살 때는 벗고 나온다니 요즘 젊은 세대의 꾸밈없는 생활 태도를 엿본 것 같아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저자의 자취하는 사람들에 대한 선의의 배려로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책으로 내는 이유에 대해 공감이 가고 다양한 생활 방식과 비교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어 무척 알토란 같은 독서를 즐겼다는 유쾌한 기분이 든다. 자취를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특히 많은 정보와 장점, 그리고 단점까지도 직접 찾아다니며 전해주는 저자의 노력으로 쓴 시간 들여 『자취의 맛』의 일독을 권한다.

 


 

1인 가구가 많아진 요즘, 사회적으로 경력도 쌓이고 혼자 사는 기술도 쌓인 레벨 높은 자취인들이 상당히 늘어나고 있다. 마음만 있으면 얼마든지 쉽고 간단하게, 알차고 화려한 자취를 할 수 있는 셈이다. 요리를 못하면 어떠한가, 다들 각자의 방식대로 잘 먹고 잘 살고 있다.(p.150) - 「요리? 조리? 배달? 자취인이 먹고 사는 법」 중에서

 

저자 : 자취남(정성권)

 

구독자 30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자취남’ 운영자. 우리나라에서 남의 자취집을 제일 많이 방문한 사람 중 하나다. 3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의 자취집을 찾아가 방 안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며 각자의 사는 이야기를 듣고 자취 꿀템을 소개한다. 혼자 사는 사람의 ‘리얼’한 모습을 볼 수 있어 자취를 시작하려는 사람이 봐야 할 필수 콘텐츠라는 평을 듣고 있다. 그가 방문하는 집은 모두 평범한 친구나 이웃들이 사는 평범한 집이다. 하지만 그 안에서 각자 다른 삶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발견하면서, 서로 다른 사람이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기 때문에 모든 집이 특별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후 수많은 자취인들과 각자 사는 모습을 나누고, 서로 이야기하며 그들의 특별한 세계를 전하고 있다. 또한 구독자들의 참여로 집들이 콘텐츠가 이루어지는 만큼, 받은 관심과 사랑을 구독자들에게 다시 돌려주고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유튜브 채널 YOUTUBE.COM/자취남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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