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식이 돈이다
토리텔러 지음 / 메이트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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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는 필수'라는 말이 나온 지 20년도 넘은 것 같다. 지난 1980년대 말 우리 증시의 폭발적인 상승으로 주가 1,000의 시대가 열렸다. 그때 지인 중 'OO투자신탁'이란 회사에 다니던 사람이 있었다. 알기는 하지만 친구나 친척은 아니라서 자주 만나지 못한 분이었다. 그분은 대학 공부를 하지 못한 입장이라서 고교 졸업 후 바로 그 회사에 입사했다. 물론 공개채용 시험을 거쳐서였다. 얼마 안 돼 지인으로부터 함께 만나서 식사하자는 말에 별 생각없이 전화로 말해준 집으로 찾아갔다. 그분이 다니던 회사가 본사가 아니라 강남 압구정에 있는 지점이었다. 본사는 여의도에 있었다. 강남에서 꽤 좋은 음식점으로 갔다.

그 자리에서 믿기지 않은 말을 들었다. 자기 회사 주식을 받아 폭등하는 바람에 두세 달 만에 5,000만원을 벌었다는 말을 했다. 워낙 경제 관념이 희박한 독자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했고, 주의 깊게 듣지도 않았다. 나중에 안 말이지만 당시 국내 투자신탁 회사 3곳도 엄청난 수익을 올려서 모든 직원들에게 주식 배분을 일정량씩 해줬다고 한다. 당시 그 돈이면 서울에는 어렵겠지만 지방에서는 아파트 1채 값이라는 얘기도 했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기억이 나는데 '재테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와는 상관없는 분야의 업무상 이야기들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기 때문에 더 이상 주의 깊게 듣지 않았다. 당시에는 흘려 들었던 말이 10여년이 지나자 우리 사회에서 유행됐다. 재산 증식 방법 여러 가지 방식을 통틀어 재테크라고 한다. 우리가 말하는 재산(財産)의 '재'와 영어 테크놀로지의 '테크'의 합성어였다.

 


 

이 책 『경제지식이 돈이다』의 저자 토리텔러는 투자로 돈을 벌려면 경제공부는 필수인 시대라는 점을 강조한다. 모든 것은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누가 한 말인지 명언임이 확실하다. 고대 로마제정기의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가 한 말이라고 들은 바 있는데 아무튼 각 분야에서 두루 쓰이고 있는 말이다. 저자도 "그렇다면 경제공부, 어떻게 해야 할까?"란 질문을 던지고, 이 책은 길 잃은 경제 초보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경제상식을 알려준다고 말한다. 경제개념을 쉽게 이해하고 돈을 ‘잘’ 불리고 싶은 분들과 이 책을 함께 공부하기를 독자는 기대한다.

독자가 알기로는 예전에는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그렇게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아무래도 나라의 경제 규모와 주식시장의 규모가 비례하는 것 같다. 사실 우리 신문들도 예전에는 주가 소식도 많이 싣지 않았고, 일일 주식시세표도 싣지 않았었다. "돈 벌려면 직장 다니지 말고 주식에 투자해라"고 할 정도로 주식시장이 각광 받고 재산 증식의 주요 수단으로 생각하기 시작한 지는 30~40년 됐다. 그때에 비하면 우리나라 경제 규모나 주식시장 크기가 엄청나게 커졌다. 그러나 우리는 처음부터 주식 투자의 위험을 인지하기 못한 채 운 좋게도 주식으로 돈 번 사람들이 많았다. 대호황이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주가지수 1,000을 넘기자마자 몇 년 안 돼 '묻지마 투자'로 망했다는 사람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IMF, 2008년 금융 위기도 겪었다. 주식이 안전하다는 말은 잘못된 것 같다. '고위험 고수익'이 그 증거이다. 안전하면 수익이 없다는 반증 아닌가?

 


 

그러나 주식 시장이 붕괴됐다는 소식은 세계 어디서도 들려오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위기와 기회는 번갈아 온다는 법칙에 따르면 우리의 위기가 다른 나라의 호기로, 우리의 기회가 다른 나라의 악재로도 작용하는 것인가. 주식뿐만 아니라 경제 지식의 문외한인 독자가 주식 투자 개념과 원론을 공부하려 하니 무슨 가상화폐니, 블록체인이니, 암호화폐니 공포스러운 단어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렇다고 주식 시장에 위기가 닥쳤다는 말은 나돌지 않은 것을 보면 주식 투자란 게 위험보다는 수익이 큰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지금도 주식은 어쨌든 규모를 키우고 있고 잘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또 내성도 커졌는지 웬만한 국제 정세나 국내 시장 변화에도 주식 시장은 오르락내리락의 폭만 조금 커질 뿐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독자는 알고 있다. 그래서 다시 이 책으로 공부를 시작해보려 한다.

독자는 재물과는 참 인연이 없는 듯하다. 정직하게 표현하자면 인연이 없는 게 아니고 평소에 관심이 없었다. 우리집이 부자라는 소리를 한 번도 못 들어봤는데 왜 부자가 되고 싶은 생각이 없을까? 오히려 자문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특별한 이유를 못 찾았다. 원래 관심이 없었다고 생각하는 게 좋을 듯싶다. 그러니 평생 직장 생활만 했으니 노년 생활마저 모른 척하기엔 요즘 노후 대책이 국가 입장에서도 개인적인 입장에서도 모두 근심거리라고 하니 '재테크'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한 가지 독자 나름의 원칙을 가져야 한다는 결심은 굳다. "모르는 분야엔 투자 없다"이다.

 

 

은퇴하면 얼마간의 퇴직금(정확히는 모르지만)과 국민연금 정도의 수익이 에상된다. 어림직작으로 셈해봐도 먹고 사는 데만 들여도 모자랄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재테크를 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러 다시 경제 책을 잡는다. 재테크도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하는 것 같다. 이런 걸 유행이라고 해야 하나, 진화라 해야 하나. 만일 끊임없이 진화한다면 독자는 결국 투자로서는, 재테크로서는 돈을 벌기 힘들 것이라는 절박감도 든다. 최소한 대학 수험생 시절만큼만 공부한다면 가능할까? 불확실 속에서도 이 책은 "공부해야 재테크도 성공 가능하다"는 저자에게 신뢰를 보내며 읽었다. 정직하게 표현하자면 원론적인 이야기인 것 같지만 조금 더 생각하면 저자의 집필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생각이라고 다시 다잡는다.

이 책은 재테크용 책이 아니다. 재테크의 방법과 재테크를 위한 지식, 자신의 지식이 얼마마큼 갖춰져야 투자에 안전할지 등 여러 가지를 균형 있게 설명해주는 책이라는 점을 잊고 돈 벌기 위해 이 책을 읽는다면 이 책이 진짜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안 보일 수도 있을 것이리란 게 독자의 생각이다. 좀 더 쉽게 표현하자면 개념도 모르면서 투자에 뛰어든 것과 원론을 알고 뛰어드는 것은 어느 게 본인에게 유리할까로 바꿔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듯하다. 이 책이 재테크 방법만 열거해놓았다는 생각이 들면 독자들은 반드시 한 종목만 다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때서야 얻는 게 생길 것이다. 개념을 알고 원론을 이해하고 투자를 위한 태도를 정비하는 것이 준비 작업에 해당되는 것들이다. 쉽게 이해되지 않은 부분은 한 번만 더 읽으면 분명히 뭔가를 깨달을 수 있다고 독자는 믿는다. 그것이 투자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확신도 선다.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된다. 1장 「경제를 알려면 무엇을 보아야 할까」에서는 시장경제를 움직이는 기본 원칙인 수요·공급을 중심으로 중요한 원론적 이야기를 다룬다. 2장 「금리는 경제상황을 알려주는 신호등」에서는 경제파악의 지표인 금리의 개념과 그것이 어떻게 우리의 실생활에 영향을 주는지를 설명한다. 3장 「시장경제의 꽃밭, 주식시장」에서는 계좌개설부터 주가 차트와 재무제표 보는 법, 각종 지수 개념, 주식의 분류, ETF 개념 등 주식투자의 기본적인 측면들을 두루 살핀다. 4장 「국민의 쌈짓돈, 부동산」에서는 주거지를 넘어 자산으로도 의미가 있는 부동산에 대해 알아본다. 5장 ‘우리 경제를 움직이는 세계 경제’에서는 우리나라 경제에 특히 영향을 많이 미치는 나라와 경제 요소를 탐구한다. 6장 「우리나라 수출 주력업종과 내수기업」에서는 국내 경제의 심장 역할을 하는 업종과 회사를 알아본다.

7장 「기술과 환경이 바꾸는 미래 산업」에서는 인공지능,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4차산업, 젊은 세대 필수품이 된 OTT와 구독경제,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기반의 NFT 관련 시장 등 미래 경제를 이끌 기술과 산업에 대해 알아보고, 정부와 기업의 미래 성장에 직접 영향을 미치게 될 세계적 정책인 ESG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8장 「움직일 수 없는 지표, 통계 정책」에서는 경기를 정확히 체크할 수 있는 공식적인 지표와 세금 및 정부 정책을 다룬다. 9장 「나와 관련 있는 상품과 지식」에서는 예/적금 상품, 펀드, 보험, 연금, P2P와 암호화폐 등 개인과 관련 있는 금융지식 및 투자상품에 대해 알아본다. 10장 「재테크에서 필요한 기초 테크닉」에서는 사회초년생의 눈높이에 맞추어 돈을 관리하는 법, 즉 기초적인 재테크 테크닉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기술에 대한 이해도와 일반 이용자의 수용도를 같이 살펴야 합니다. 혁신적인 기술이라도 사람들이 수용하지 않으면 사장되거나 한참 뒤로 밀립니다. 반면 일반 이용자가 사용한다면 일부 기술적인 위험이 보이더라도 시장은 커지게 됩니다. 시장이 커진다는 의미는 검증된 유력한 사업자가 생기기 전까지 수많은 후보기업이 등장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투자자로서는 수많은 후보자 중 누가 끝까지 살아남을지 판단해야 합니다. 남보다 한 발 빨리 옳은 판단을 하면 큰 성과를 얻겠지만 틀린 판단을 하면 고스란히 손해를 봅니다. 판단의 주체는 결국 본인이 되어야 하고, 판단 근거는 꾸준한 정보 습득에서 비롯합니다.(p.212)

 

저자 : 토리텔러

 

2002년부터 국내 최고의 미디어 그룹에서 콘텐츠 기획자로서 뉴스와 콘텐츠 유통 업무를 담당했다. 최근에는 스타트업 기업과의 비즈니스 모델 발굴 업무를 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회초년생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경제 콘텐츠를 찾기 위한 실험과 연구를 목적으로 7년째 ‘카카오 브런치’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1만 5,000여 명이 구독중이다. 독자들에게 필요한 콘텐츠가 무엇이고, 어떤 형식으로 전달해야 적합할지 항상 고민하며 답을 내놓기 위해 노력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경제뉴스를 어려워하는 사회초년생을 위한 『세상 친절한 경제상식』, 제7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을 수상한 『잘 쓰기 위한 재테크』, 아이들의 경제교육을 고민중인 부모를 위한 『재테크는 모르지만 부자로 키우고 싶어』가 있다. 현대캐피탈, 한국경영자총협회, 한화생명, 푸본현대생명 등 다양한 곳에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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