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이 메타버스 2 - 서부 횡단 열차에 올라라 메타버스 판타지 2
차유진 지음, 에이리 그림 / 슬로래빗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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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난데없이 메타버스』는 어린이를 위한 메타버스 소설(동화) 시리즈다. 이번 〈서부 횡단 열차에 올라라〉 편은 그 두 번째 책으로, 전작 『줄리엣에게 웃음을 돌려줘』에 이어 차유진 작가가 다시 펜을 잡았다. '어린이'를 위한 메타버스 설명의 취지로 제작된 이 책을 독자가 선택해 읽고자 하는 이유는 최근 그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메타버스의 실체를 아직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독자는 아날로그 세대인 데다 디지털 문화마저 아직 익숙지 않은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사실 독자는 스마트폰을 쓰긴 하지만 그 기능을 제대로 익히지 못해 거의 통화와 문자, 사진만 사용한다. 최근에야 인터넷 검색 등의 방법을 익히고 사진 전송, PC와 결합 사용법을 배워 이용하는 수준이다. 한마디로 메타버스에 완전 문외한이다. 특히 지난 대선 때 모 후보가 메타버스를 인용해 선거방송 버스를 운영하는 것을 보고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이 들어 착잡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직업도 많이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으로 대체된다는 말도 있고, 살아가려면 '최소한'의 디지털과 디지털 이용 능력이 필요할 것 같아 배움의 기회로 이 책을 선택했다. 이번 기회에 메타버스의 개념이나 컴퓨터로 구현되는 각종 디지털 혁명의 세상에 접근하고자 한다.

 

 

저자 차유진은 『애슬론 또봇』 『엉뚱발랄 콩순이』 『다이노코어』 등 다수의 TV 애니메이션 시나리오와 『정재승의 인류 탐험 보고서』 등의 어린이 교양서로 대중의 인기를 끌고 있다니 독자의 디지털 스승으로 생각하고 천천히 배움에 임하려 한다. 특히 이 책은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현실적 교훈을 스토리텔링 삼아 어린이들에게 메타버스란 무엇인가를 확실히 심어주기 위해 제작된 것이어서 독자에게도 안성맞춤이다. 메타버스는 이 책에서 아이들의 일상 속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배경으로 등장한다. 사총사의 우정에 금이 가기 시작한 건 주인공 효동이 ‘입주민 팔찌’를 받으면서부터다. 입주민이 아닌 친구들은 더 이상 함께 ‘아파트 편의점’에서 게임을 즐길 수 없게 된 것. 홀로 편의점을 찾은 효동은 같은 반 왕따인 봄비를 우연히 마주치고, 난데없이 나타난 메타버스(BUS)에 함께 오른다. 운전기사는 마틴 루터 킹! 메타버스에 가면을 쓴 아이들도 함께 올라타면서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흡혈귀다!’

편의점 한쪽 구석 테이블에서 조봄비가 혼자 컵라면을 먹고 있었다. 옆자리에는 커다란 검은색 가방이 놓여 있었는데 아마도 학원에 가기 전, 요기하는 모양이었다. 조봄비도 파란색 팔찌를 차고 있었다. 말했지만, 조봄비는 우리 아파트에 산다. 그것도 우리 집 바로 옆 동이다. 조봄비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응.”

-너 지금 어디니?

스마트폰 너머 소리가 내가 서 있는 곳까지 들렸다. 나는 근처 냉장 진열대에서 우유를 고르고 있었다. 조봄비의 엄마 같았다. 볼륨이 높게 되어 있는지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나왔다.(p.44)

 


 

끝없이 펼쳐지는 평원에 내린 후 오아시스 같은 화물 기차역을 발견한 효동과 봄비. 그랜트 역장에게서 중요한 아이템을 획득한 둘은 이제 팀이 되어 기계수 총잡이들을 상대해야 한다. 현실과 연결되어 있지만 현실이 아니라 모든 게 꼬여 있다는 메타버스 세상 아닌가. 과연 이들이 무사히 돌아왔을 때는 어떤 현실이 기다리고 있을까? 전편에서 셰익스피어의 문학 작품을 매개로 가족의 사랑을 전하고자 했다면, 이번 편에서는 흑인 인권 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을 통해 혐오와 차별에 대해 이야기한다.

『난데없이 메타버스』는 메타버스 세계를 경험하려는 독자들에게 읽는 재미와 상상력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사회를 올곧게 바라보는 시선까지 키워 줄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가상인 듯 가상 아닌 메타버스 세계로 지금 함께 떠나본다. 책에 따르면 메타버스는 현실과 연결된 가상세계를 일컫는 말로, 첫 책은 『줄리엣에게 웃음을 돌려줘』 편이다. 엄마, 아빠의 불화에 고민하던 열두 살 지유 앞에, 어느 날 갑자기 메타버스(BUS)가 나타난다. 엉겁결에 올라탄 메타버스에서 마주한 운전기사는 바로 셰익스피어다.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메타버스를 이용하면 가능하다. 메타버스는 보랏빛 우주를 건너 메타버스 세계에 진입한다. 수많은 아바타가 등장하는 가운데, 전사로 변신한 지유 앞에 과연 어떤 일이 펼쳐질까? 무사히 현실로 돌아올 수 있을까?

 


 

전작과 이번 메타버스 소설에서 독자는 메타버스 스토리 설정이 상상력을 동원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발견한다. 전편이 셰익스피어의 문학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을 매개로 하고 있다면 이번 작품은 마틴 루터 킹을 통해 미국의 인종차별 실태를 어린이들에게 알리고, 미국 사회가 안고 있는 큰 문제를 부각시킨다. 아마 미국 사회에 대한 동경과 부러움의 시선으로만 볼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미국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까지 들여다보고 눈을 뜨게 하는 효과를 독자로서는 기대한다. 전작에서는 고전과 신기술의 만남이란 설정이 흥미롭다.

고전 문학을 통해 상식과 교양을 쌓는 것은 물론, 마치 게임처럼 캐릭터와 아이템을 고르고 미션을 수행하는 친숙한 전개로 읽는 재미와 상상력까지 자극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이번 작품은 서부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미국의 현실에 대해 무조건 좋은 나라, 좋은 사람들만 사는 곳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미국을 이끌어 부강한 나라를 이뤘고, 현재의 미국 사회는 어떤 사람들이 노력해 이뤄었는지, 현실적으로 어떤 사회 문제를 안고 있는지 등도 제대로 알아야 미국에 대한 어린이들의 올바른 시각임을 은연중 깨닫게 하는 것도 무척 의미 있는 일이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스토리는 앞서 일괄 설명한 대로 효동과 봄비는 각자 다른 이유로 현재 친구가 없다. 효동에게는 매일 게임하며 아지트에서 뭉치던 ‘사총사’가 있었지만 입주민 팔찌를 차게 된 날, 하루아침에 절교당한다. 같은 반 봄비는 아이들 사이에서 왕따로 통한다. 공부에 극성인 엄마 때문에 친구랑 대화할 여유도, 아니 친구를 사귀는 것조차 허락받지 못한다. 서로 말 못하는 고민을 떠안고 한숨 쉬던 그때, 둘 앞에 ‘난데없이 메타버스’가 나타난다.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봄비는 서둘러 메타버스(BUS)에 오르고, 엉겁결에 메타버스 세계로 초대된 효동도 두근대는 마음을 안고 떠난다. 우여곡절 끝에 그랜트 역장님을 만나, 둘이 있을 때 무적이 되는 젤리 건을 획득한 효동과 봄비는 현실 세계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모험을 해 나간다.

귀여운 KK-2와의 만남, 보면 볼수록 낯익은 여우 가면과의 조우, 열차 위에서 펼쳐지는 기계수 총잡이들과의 대결 등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재미있는 이야기가 쉴 새 없이 이어진다. 거대한 현상금이 걸려 있는 무법자 제이제이의 정체와 입주민들에게 팔찌를 나눠 준 입주민 대표의 비밀까지, 생각지도 못한 연결고리와 함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과연 효동과 봄비는 메타버스에서처럼 달라진 모습 그대로 돌아올 수 있을까? 현실 세계에서 효동과 봄비의 주변은 또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

 


 

이번 〈서부 횡단 열차에 올라라〉 편은 마틴 루터 킹이 운전기사로 등장해 평생 일궜던 삶을 매개로 교훈을 전한다. 어린이 독자들이 꼭 한 번은 생각해 봐야 할 주제, 혐오와 차별이다.

“야, 너희는 일어서서 가. 가면 없는 사람은 이등 시민이니까.”

긴장 반 설렘 반으로 메타버스에 오른 효동과 봄비에게 가면을 쓴 아이들이 시비를 걸기 시작한다. 봄비는 다투기 싫어 자리에서 일어나지만, 효동은 이해할 수 없어 대화로 맞선다.

“자리가 이렇게 많은데 왜 서서 가야 해? 가면이 있든 없든, 우리도 앉을 자격이 있어.”

 

책에서 이 장면은 ‘로자 파크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미국 사회는 1960년대만 해도 인종 차별이 곳곳에 만연했다. 로자 파크라는 흑인 여성은 단지 흑인이 좌석에 앉아 있다는 이유로 백인 남성에게 신고를 당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마틴 루터 킹이 주축이 되어 흑인 인권 운동이 시작됐다. 이처럼 저자는 ‘서로 보듬고 사랑하면서 살 수밖에 없는 존재’임에도 ‘우리 사이에 혐오와 차별이 고여 있다’며, 주변을 세심히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역설한다. 이 책은 메타버스 세계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읽는 재미와 상상력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불평등의 시선을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변화시킨 이야기를 보여 주며 잔잔한 울림을 선사한다. 더불어, 효동과 봄비처럼 상황을 직면하고 용감하게 헤쳐 나간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현실을 맞이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어둠은 어둠으로 몰아낼 수 없답니다. 어둠은 빛으로만 몰아낼 수 있죠. 효동이와 봄비가 현실의 처지를 낙담하고 괴로워만 했다면, 결코 친구들의 사랑을 되찾을 수 없었을 거예요. 스스로 해결하려고 노력했기에 메타버스의 세상은 두 친구에게 멋진 선물을 준 거예요. (중략) 우리, 주변을 한번 둘러봐요. 우리 교실에, 우리 운동장에, 우리 학원에 혐오와 차별이 고여 있지 않은지, 사랑에 목마른 친구가 없는지 살펴봐요. 그런 친구들이 있다면 다가가 꼭 껴안아 주세요. 그리고 이렇게 말해 주세요.

“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야.”

- 「작가의 말」 중에서

 

저자 : 차유진

사실, 저는 요정들을 데리고 있어요. 녀석들은 오픈월드에서 제 지시에 따라 열심히 글을 쓰고 있지요. 부끄럽지만 저는 아이디어가 막힐 때마다 메타버스를 타고 오픈월드를 드나들며, 녀석들이 써 놓은 원고를 슬쩍해서 돌아와요. 그리고 당당하게 제 작품이라고 발표하지요. 슬쩍한 글들이 뭐냐고요? 〈애슬론 또봇〉 〈엉뚱발랄 콩순이〉 〈다이노코어〉 〈젤리고〉 〈정글에서 살아남기〉 〈벅스봇 G〉 등의 TV 애니메이션 시나리오와 〈레너드 요원의 미스터리 보고서〉 오디오북이에요. 또 《우리 반 다빈치》《우리 반 베토벤》 《우리 반 김홍도》 《정재승의 인류 탐험 보고서》 같은 책들을 현실로 가지고 왔답니다. 물론 저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어요. 그래요. 저를 사기꾼 소설가라고 흉봐도 좋아요. 하지만 이 책 《난데없이 메타버스》는 아니에요. 제가 심혈을 기울여 직접 썼다고요. 믿어 주세요! 제발요.

 

그림 : 에이리

대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서울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했어요. 현재는 동 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지요. 경제학 공부를 잠시 내려놓는 시간에는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며,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해요. 그중에서 사람들의 추억을 담아내는 캐리커처 작업을 가장 좋아한답니다. 종종 작품 전시도 이어 가고 있고요. 요즘은 네이버 만화 베스트 도전에서 ‘서울신이전’을 연재 중이에요. 따뜻하고 행복한, 살랑살랑 봄바람 같은 그림을 그리는 게 소박하고도 큰 꿈이에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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