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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의 심리학 수업 - 인간의 사고와 감정보다 행동의 목적에 주목하라!
서희경 옮김, 오구라 히로시 감수 / 소보랩 / 2022년 6월
평점 :
독자는 한동안 잃어버렸던 책 읽기를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다시 되찾았다. 직장 생활로 바쁘다는 핑계로 수십년 동안 책의 거의 읽지 않고 지냈는데 읽은 책의 숫자가 일년 평균 10권 미만이었던 것 같다. 그러니 독서가 중단됐다고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코로나는 육체적으로 힘들었다기보다는 심리적 충격과 불안을 더 자극했다. 또 집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훨씬 많아졌다. 회식도 거의 없어졌고, 주말 운동이나 모임 등도 모두 임시 중단됐기 때문이다. 그때 이 기회에 책을 좀 많이 읽자는 생각이 들었다. 돈도 들지 않고 평소에 읽고 싶은 책을 온라인을 통해 주문하니 굉장히 편리했다. 조금 지나니 베스트셀러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늘 서점에 자체로 뽑은 베스트셀러 중 한두 권은 읽었던 것 같다. 그러자 출판 경향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가장 많은 것은 역시 에세이와 팬데믹 특수(?)인지 모르지만 정신의학과 심리학 서적이 많았다. 음악 미술 책도 많이 나왔다. 이때 학교 다닐 때 이름만 들은 의사이자 의학(심리학) 3명의 저서나 관련 도서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프로이트보다는 칼 융, 칼 융보다는 아들러에 관련된 책이 많았다. 3명 모두 정신분석학이나 심리학과 관련이 깊었고, 현대 정신의학의 선구자들로 꼽힌다는 사실도 알았다. 프로이트의 책은 많지 않은 데다 치료 중심의 의학이라고 한다. 칼 융은 의학자로서의 태도(환자를 대하는 태도)가 본받을 만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아들러의 심리학은 자기계발에 의한 예방의학 차원의 의학이었다. 이 때문에 그의 개인심리학에 관한 책이 많이 출간되었다고 한다. 물론 몇 권을 읽은 기억이 있다.
이 책 『아들러의 심리학 수업』은 만화책처럼 구성됐다. 일러스트를 사용해 매우 유기적으로 구성해 한눈에 그의 심리학을 알 수 있게 설명했다. 몇 년 전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의 한 부분을 주제로 한 책 『미움받을 용기』이 서점가에 열풍을 몰고 온 적이 있는 것으로 독자는 기억한다. 일본인 학자가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이란 부제를 달고 출판한 책이다. 고가 후미타케, 기시미 이치로 등 두 일본인 학자는 아들러 심리학 전공 학자들로서 그의 개인심리학의 일부분을 가지고 쓴 책이다. '용기의 심리학'이란 별칭을 받을 정도로 대단한 열풍을 몰고 왔다고 알고 있다.
아마 많은 독자들이 이때 아들러란 의학자의 존재를 각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아들러의 심리학 수업』은 역시 일본의 심리학자 오구라 히로시가 책의 내용을 감수했다고 한다. 내용의 오류를 바로잡고 정확하게 잘 표현했는지를 감수했으리라 본다. 아무튼 심리학의 거장인 아들러의 가르침이나 학설, 이론을 '한 권으로 정리한 비주얼 강의 노트'이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몇 권 읽은 아들러의 심리학에 대한 이해를 더 깊게 하는 도움을 받았다. 책 몇 권 읽은 것보다 더 강렬하게 이해하기 쉽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 책의 앞 부분 프롤로그에는 「고민과 후회에 갇힌 나를 해방하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는다!」란 제목으로 짧은 글이 게재됐다. 이 글에서 오구라 히로시는 "아들러는 인간관계를 중요하게 여기고 의사소통 방법을 변화시킴으로써 증상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며 "부정적인 요인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요인을 더욱 확장하는 건강한 심리학"이라고 정의했다.
책에 따르면 선천적 특질과 성장 환경의 영향이 없지는 않지만, 그것으로 나의 인생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인생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대상은 자기 자신이다. 원인론에 빠져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시선을 돌려 목적론으로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 아들러가 제시하는 목적론을 이해하면 지금 나를 가두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목적론은 인생에 대한 접근법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힘을 가지고 있다. 아들러는 ‘인간의 행동 95%는 올바름에도 당연하기 때문에 무시해 버리고 5%밖에 되지 않는 부정적인 행동에 주목한다’고 말한다. 인생 고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간관계 문제는 이 5% 때문이다. 타인과 나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용서하고 받아들이면, 타인의 행동에 선의가 내재하고 있음을 믿으면, 고민하는 문제가 정말 나의 문제인지 이 문제를 방치하면 정말 곤란해지는 사람이 누구인지 냉정하게 판단하면, 인간관계의 문제는 대부분 해결된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심리학에서는 의식이 무의식보다 중요하며, 각 개인이 지닌 신념 체계 및 감정과 행동 방식을 구성하는, 개별적이며 주관적인 해석이 강조된다. 이를 생활양식(life style)이라 하며, 이를 통해 개인의 일상 생활과 장기 목표, 역경에 대처하기 위한 고유의 행동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 현대의 인지치료, 심리치료, 가족치료, 현실치료 등의 발전에 영향을 미쳤으며, 아동지도, 청소년 교육, 자녀양육, 부모교육, 부부치료, 교정재활, 지역사회 정신건강 등의 분야에 널리 적용되었다. 아들러의 이론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나 융(Jung)의 분석적 치료와는 달리 비교적 간단하여 단기간에 시행될 수 있으며, 보다 평범한 언어로 구성되어 있어 폭넓은 적용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이 책은 일러스트로 이뤄졌지만 7개의 장(章)으로 나뉘어 구성됐다. 독자들은 이 책의 구성을 미리 파악하고 이해를 갖고 읽기를 권장한다. 아들러의 이론과 학설의 한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이 책이 구성됐기 때문이다. 1장 「아들러 심리학의 기본 이념」은 주로 익숙지 않은 용어의 뜻을 간략하고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정리했다. 2장 「부정적인 마음이 악순환되는 이유」, 3장 「갇힌 나를 해방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다. 2장과 3장은 아들러의 학설과 이론의 근거를 설명한다. 또 4장 「인간관계를 개선하는 방법」, 5장 「직장생활 잘하는 인간관계 기술」는 대인 관계 '실천편'으로 정리했다. 6장 「가정환경과 라이프 스타일」과 7장 「행복한 인생을 위한 일·우정·사랑의 기술」에서는 사회 공동체 생활을 하는 개인의 바람직한 태도와 행동 등을 정리했다.
이 책의 각 장마다 마지막에는 컬럼(column)란을 따로 두어 길지 않은 글로써 각 장의 보충 설명을 하거나 저자가 미처하지 못한 아들러와 아들러의 심리학에 대한 의견을 실었다. 독자에게는 꿀팁의 역할을 해주었다. 앞서 언급한 프롤로그에서 오구라 히로시는 "부정적인 생각에 갇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거나,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자기 확신이 부족하다거나, 또 다른 사람과의 교제가 서툴고 관계 형상이 어렵다면 이 책으로 아들러 심리학을 배울 것"을 조언한다. 분명 도움이 될 것으로 독자 역시 믿는다.
책에 따르면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지금의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고,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감 때문에 열등감을 느낀다 해서 위축될 필요 없다. 아들러는 ‘열등해서 열등감이 있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우수해 보이는 사람에게도 열등감은 존재한다. 목표가 있는 한 열등감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구, 우월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열등감을 느끼는 것이다. 발전을 향한 열망을 품은 열등감은 성장을 촉진하는 훌륭한 촉매제이다. 우리는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의 흐름에 유연하게 적응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갱신해야 한다. 타인과 환경을 핑계 삼아 실천 범위를 제한하고 좌절을 피하고자 가능성을 포기하면 열등 콤플렉스에 빠지게 된다.
도전을 주저하고, 변화를 멈추고, 가능성에서 후퇴하면서, 낙담, 불안, 걱정에 지배되는 것이다. 이는 결국 자신, 타인, 세상을 향한 분노를 일으킨다. ‘어쩔 수 없었다’, ‘내 탓이 아니다’라고 외치지만 냉정하게 바라보면 사실 선택할 힘과 권한이 자기에게 있었음을 알게 된다. 지금에 이른 결정을 내린 사람은 자신이다. 열등감에 갇혀 열등콤플렉스로 키운 사람과 열등감을 이용해 성장한 사람으로 나뉘는 것이지 열등감이 없는 사람은 없다. 자신의 미숙함을 비난하지 말자. 완벽을 꿈꾸기보다 용기를 내어 지금의 자신을 인정하고, 한 걸음씩 전진하는 사람이 진정 강한 사람이다.
사람은 누구나 열등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열등감은 이상의 자신과 현실의 자신 사이의 괴리감에서 기인합니다. 아들러는 많은 사람이 열등감에 시달리며 고통스러워하지만, 열등감은 성장으로 이끌어주는 건전한 감정이라고 말합니다. 열등감이 있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내가 되고 싶은 이상을 향해 나아가는 데 큰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열등감을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아 봅시다.(p.72)
또 아들러는 심리학적 ‘성격’은 개인의 패턴화 된 인식, 사고, 감정에 기초한 행동 패턴을 말하며 변하기 어렵다고 가정한다. 만약, 유년 시절의 경험과 환경으로 만들어진 성격이 평생 변하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모습도 과거와 그리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성격, 신념, 사고방식, 행동 경향, 버릇 등을 아울러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정의하며, 자신이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선천적 특질과 성장 환경의 영향을 받긴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살면서 자신이 해 온 수많은 선택이 지금의 라이프 스타일을 결정한 것이다.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라이프 스타일로 변화시켜야 하는 이유는 라이프 스타일이 자신과 세계에 대한 시선과 해석을 결정하며, 이 해석이 행동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즉,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면 해석이 바뀌고, 그에 따라 행동도 달라진다.
자신을 ‘어차피 해도 잘 안되는 사람’이라고 해석하는 사람과, ‘하면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해석하는 사람의 행동이 같을 수는 없다. 세상을 경쟁자와 적이 가득하다고 해석하는 사람과, 협력하고 공감할 동료로 가득하다고 해석하는 사람의 행동이 같을 수도 없다. 부정적인 자기개념과 세계상을 가지고 있다면 그 두 가지가 만들어 내는 목표인 자기이상도 긍정적일 수 없다. 내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지는 내가 결정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라이프 스타일은 인생의 공식과 같다. 라이프 스타일이 건설적이고 건강한지 점검할 수 있는 4가지 키워드가 있다. ‘존경심, 책임감, 사회성, 생활력’이다. ‘상대방을 대등한 인간으로서 존경하고 있는가?’, ‘주어진 과제를 책임감 있게 해내고 있는가?’, ‘자신의 요구를 제안할 때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며, 타인의 요구를 경청하고 있는가?’,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갖추고 있는가?’ 이 질문을 라이프 스타일의 바로미터로 삼으면, 삶을 스스로 결단하는 용기, 자신과 타인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용기를 북돋우는 너그러운 인격, 상호신뢰와 존경으로 맺어진 소속감을 얻게 된다. 그 결과 일상은 행복과 만족으로 채워지고 인생도 풍요로워진다.
다른 사람에게 미움받고 싶지 않은 것은 자연스러운 마음입니다. 그러나 주된 목적이 미움받지 않는 것이라면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게 되고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목적도 달성할 수 없게 됩니다. 또한, 모든 사람에게 미움받는다는 느낌이 혹시 착각은 아닌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나와 마음이 맞는 동료가 있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미움받아도 괜찮다'고 발상을 바꿔 봅시다. 어차피 모든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는 것은 불가능합니다.(p.78~79)
행복은 일상을 대하는 마음가짐으로 움켜쥘 수 있습니다. 사람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항상 변화하는 존재입니다. 만약 변화 없이 완전히 안정되고 행복하다면 그것이 진정한 행복인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행복은 일상의 변화 속에 있습니다.(p.181)
역자 : 서희경
서울대학교에서 아동가족학을 전공했다. 교육 기업 전략기획 팀장을 거쳐 직장인 대상 자기계발 프로그램 평가 위원으로 활동했다. 최근 번역한 책으로 《몬테소리 교육×하버드 식 두뇌계발 실천편》 《피터 드러커의 경영 수업》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수업》 《영양소 도감》 《엄마의 마음 저축》 《고스트 혈관》 《가장 쉬운 홈트레이닝 10초 스트레칭》 《당신이 아픈 이유는 날씨 때문입니다》 《가장 쉬운 손자병법》 《가장 쉬운 행동경제학》 《평생 걷게 하는 뼈 만들기》 《몬테소리 교육×하버드 식 두뇌계발》 《우리 아이 마음 키우는 법》 그래픽노블 《마우스 가드 : 용감한 볼드윈과 영웅의 시작》 《마우스 가드 : 경비대의 전설》 시리즈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