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의 일류, 이류, 삼류
기류 미노루 지음, 이지현 옮김 / 지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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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평생 직장생활을 해왔다. 개인 사업, 자유업, 전문직도 아니고, 회사에 다니며 생계를 꾸려왔다. 평범한 다른 사람들처럼 월급에 의해 생계를 유지해온 셈이다. 때문에 이런 저런 이유로 프리젠테이션(설명회)에 많이 참석했다. 독자가 설명하는 것이 아니고 설명회에 참석해 설명회 제품 구입이나 사업 아이템 도입에 대한 판단을 하기 위해서다. 물론 많은 기회는 아니었다. 그러나 몇 개의 설명회는 기억이 생생하다.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사람이 잘 설명을 해 그냥 듣고만 있어도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잘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 설명회는 대개 우리 회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기회가 제공됐기 때문에 기억에 더 생생하게 남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가 하면 뭔지 굉장히 많은 설명을 한 것 같은데 비해 기억에는 별로 남지 않은 설명회도 여러 차례다. 이때 공통적으로 주어진 것은 프리젠테이션 내용을 압축적으로 정리해 놓은 보고서(파워포인트 사용으로 시각 이미지 강조)다. 역시 설명 잘한 사람이 내놓은 보고서와 설명을 많이 한 사람이 내놓은 보고서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같은 제품이나 아이템을 두고 다른 사람이 하는 설명회가 아니기 때문에 단 한 번의 설명회로 설명 능력을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을지 모르지만 어쨌든 결과는 달랐다. 설명 잘한 쪽은 사업 투자자를 구하기에서 항상 앞서갔다. 이런 사람들과 같이 일해보면 역시 리포트나 결재서류 작성도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도 있었다. 그는 자신이 말하려는 내용에 대해 충분히 숙지가 되어 있고, 상대가 무슨 말을 듣고 싶어 하는지도 알고 있는 듯했다.

 


 

독자의 경험 내용을 서평 앞머리에 쓴 것은 이 책 『설명의 일류, 이류, 삼류』의 집필 이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일본에서 모티베이션 & 커뮤니케이션 회사를 운영하면서 ‘상대방에게 잘 전달하는 설명의 방법’, ‘말하기 방법’에 관한 세미나를 1만 회 이상 개최한 기류 미노루가 썼다. 그는 일본에서 이 분야에서 '달인'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유명하다고 한다. 그동안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셀 수 없이 많은 비즈니스맨과 경영인을 만났다는 저자는 설명을 탁월하게 잘하는 사람은 100명에 한 명 꼴이라고 말한다.

그가 밝힌 탁월한 재주의 근거는 ‘결론부터 말한다.’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한다.’ ‘포인트는 세 가지로 정리한다.’라는 일반적인 평가 기준이 아니다. 이 탁월한 재주를 가진 이들은 앞의 일반적 기준을 훨씬 뛰어넘는 최고 수준의 설명 방법을 알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특히 그들은 더 좋은 방법을 위해서 끊임없이 연구한다고 한다. 이 책은 그런 설명의 일류가 실천하고 있는 모든 설명의 방법을 수록했다. 그리고 ‘삼류는 이렇게 한다, 이류는 이렇게 한다, 그렇다면 일류는 어떻게 할까?’의 순서로 집필했다. 또한 누구라도 간단하게 일류의 설명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구체적인 답을 준비했다. 분명히 독자들도 즐겁고 재미있게 그 방법을 익힐 수 있을 것이다. ‘설명하는 힘’을 기르면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눈에 띄게 좋아질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는 설명의 하수로 형편없는 영업 실적으로 고생했지만 지금은 ‘상대방에게 잘 전달하는 설명하는 방법’, ‘말하기 방법’을 가르치는 비즈니스 스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다. 노력과 재능은 아무 관계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저자에 따르면 설명을 잘하기 위한 방법론이 있을 뿐이다. 이 책은 ‘상대방에게 잘 전달하는 설명하는 방법’ 세미나의 1만 회 분에 해당하는 방법(METHOD)을 응축한 것이다. 분명히 당신의 ‘설명하는 힘’을 향상시키는 지침서가 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실천을 거듭한다면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을 명확하게 언어로 전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무엇보다 업무적인 측면에서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설명을 잘못해서 고생하는 사람, 자신조차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는 사람, ‘그래서 결론이 뭐야?’라는 핀잔을 자주 듣는 사람 등에게 희망이 될 것이란 주장을 내세우는 자신감은 저자 자신이 바로 그 증거다.

이 책에는 45가지의 설명 방법이 실려 있다. 일단 그중에서 한 가지 방법을 뽑아 보자. 그리고 실천해 보자. 분명 성과가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하나 더, 그리고 하나 더 실천해 보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내에서 당신을 이길 사람이 없을 만큼 당신은 설명의 일류가 되어 있을 것이다. 마지막 항목으로 ‘자신의 존재 의미를 설명한다’라는 내용을 다뤘다. 사실 저자는 그 항목부터 집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단 한 번뿐인 인생, 가장 의미 있는 설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반드시 자신의 존재 의미와 가치를 모색하고 설명한다. 그리고 자신의 존재 의미를 승화시킨다. 설명을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상사에게 혼이 나는 사람도 자신감을 잃은 사람도 괜찮다. 사람은 변할 수 있다. 이 책을 집어든 지금 이 순간부터다.

 


 

저자의 설명은 점점 구체적으로 들어간다. 예를 들어 ‘글자 크기를 조금만 더 크게!’라고 부탁했는데, 글자 크기가 전혀 커지지 않았거나 ‘이번 제안서는 평소보다 양을 좀 많게!’라고 부탁했는데, 전혀 많아지지 않았던 경험을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언어에 대한 해석이 항상 상대방과 일치할 수는 없다. 완벽하게 일치하려면 하나에서 열까지 일일이 자세하게 설명해야 한다. 그런데 매번 그러려면 지치고 만다. 가령 자료를 작성해 달라고 부탁하는 경우이다. ‘파워포인트의 슬라이드 사이즈는 세로 19.5cm, 가로 25.4cm로, 장수는 25~30장으로 해주세요. 출력한 자료를 스테이플러로 찍을 때는 왼쪽 구석에서 2cm 정도 떨어진 곳에…’라고 일일이 설명해야 하는데 바삐 일하다 보면 쉬운 일이 아니다. 설명은 부족해도 탈이고 자세하게 해도 탈이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에서 선을 그어야 할까? 정답은 ‘공통 체험을 기준으로 선을 긋는다.’이다. 예를 들어 당신은 ‘클라우드형 디지털 마케팅’이라는 용어를 듣고 뭔지 알겠는가? 나는 어떤 것인지 이미지가 딱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데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평소에 클라우드를 이용해서 일을 하는 사람이다. 혹은 클라우딩을 사용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다. 과거에 함께 일했던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글자 크기를 작게’라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요구 사항이 잘 전달되지만 함께 일했던 적이 없는 사람은 그렇지 않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회사라서 전달이 잘된다’, ‘동종 업계라서 전달이 잘된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공통 체험이 있어야 잘 전달되고 공통 체험이 없으면 잘 전달되지 않는다.

 


 

'설명'에 대한 저자의 설명은 실천적 검증 단계로 진입한다. 저자는 인터넷 검색창에 ‘결론부터 말한다’를 쳐볼 것을 요구한다. 몇 건의 기사가 검색될 것 같은가? 정답은 약 1,000만 건이다.(일본의 경우다) ‘프레젠테이션을 잘하게 된다’가 약 600만 건,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대화법’이 약 400만 건이 나온다고 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결론부터 말하고 싶어 하는지’를 엿볼 수 있다는 대목이다. 실제로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보다 결론부터 명확하게 말하는 편이 이해하기 쉽다. 맞다. 독자도 경험으로 느꼈다. 저자는 질문을 거듭한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는 것이 정말로 좋은 설명 방법일까? 상사에게 ‘지난번에 부탁한 자료는 다 되었나?’라는 질문을 받았다면 ‘다 되었습니다’ 또는 ‘아직입니다’라고 결론부터 말할 필요가 있다. 매출 달성에 관한 질문을 받았을 때도 ‘현재는 OO입니다’라고 결론부터 전달해야 한다. 그런데 만일 부하 직원에게 갑자기 ‘내일부터 오후 3시에 퇴근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듣는다면 어떻겠는가? 갑자기 이런 말을 듣는다면 곤란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결론보다는 그런 말을 하게 된 배경이나 이유에 대해서 듣고 싶을 것이다. 즉 설명 방법은 상황에 따라서 달라진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귀납법과 연역법을 언급하고 있다. 사람은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는 습성이 있다. 그것이 본성이라고 전제하고, 불필요한 정보를 머릿속에 많이 저장하면 정작 살아가는 데 필요한 중요한 정보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 대목부터 저자는 이 책과 관련된 본격 설명을 시작한다. 그렇다면 일류는 설명할 때 무엇부터 시작할까? 일단 일류는 상대방의 머릿속을 상상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매출 달성 상황, 비즈니스 상담 결과, 의뢰한 일의 진척 상황 등… ‘예, 아니오’가 확실한 것은 결론부터 듣고 싶을 것이다. 이와 반대로 전제나 배경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것은 결론보다는 세부 사항부터 듣고 싶을 것이다. 평소에 ‘결론은?’이 입버릇인 사람에게는 결론부터 말하고, ‘근거는?’이 입버릇인 사람에게는 근거부터 제시하고 그다음에 결론을 말한다. 어서티브(assertive)하게 설명한다는 말이다. 어서티브란 자신의 의견을 무리하게 관철시키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솔직하게 자기주장을 펴는 것을 말한다. 일단 상대방의 요구를 자세하게 듣는다.

“내일까지 완성해야 하는군요.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그렇다면 서두를 수밖에 없지요.” 그런 후에 자신의 주장을 편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가능하다면 어떡해서든 하고 싶지만 내일까지 스케줄이 꽉 차서 매우 힘든 상황입니다.” 만일 대안이 있다면… “내일까지는 어렵지만 다음 주 월요일까지라면 가능합니다”라고 말한다. 고객에게 억지에 가까운 불만을 들은 경우에는 ‘규약이 그렇게 정해져 있다’라고 말하면 고객은 ‘당신하고는 이야기가 안 통한다. 더 높은 사람을 데려오라’고 불같이 화를 낼 것이다. 정론을 들이대면 싸움으로 번지기 쉽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스타트 포지션(start position), 즉 대화를 어떻게 시작할지가 매우 중요하다. 일단 두 가지 ‘시선’을 준비한다. 첫 번째는 상대방의 시선, 다른 하나는 자신의 시선이다. 처음에는 관심을 끌기 위해 상대방의 시선에서 상대방의 요구를 대화 주제로 삼는다. 그런 후에 마음을 다듬어서 자신의 시선에서 자신의 주장을 대화의 테이블에 올린다. 이렇게 하면 카타르시스 효과가 나타난다. 카타르시스란 심리학에서 말하는 ‘정화(淨化)’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쌓인 것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 책은 6개의 장(章)으로 나뉘어 딱 한 가지 목표를 향하고 있다. '설명 잘하는 방법'이다. 저자는 자세하게,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과 비교하거나 꼭 전하고 싶은 것으로 시야를 좁히라고 조언한다. 설명의 달인이 되려면 과감하게 줄이고 중요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라고 강조한다. 이 책의 주제이자 집필 이유다.

 

저자 : 기류 미노루(桐生 稔)

주식회사 모티베이션 & 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 일본능력개발추진협회 정신심리 카운슬러. 일본능력개발추진협회 상급심리 카운슬러. 일반사단법인 일본음향진단협회 음성심리사. 1978년 출생. 일본 니가타현 토오카마치시(新潟? 十日町市) 출신으로 2002년 일본 전역에 1200개 지점을 운영하는 대형 파견회사에 입사하였다. 영업 부진으로 입사 3개월 만에 좌천당함. 이를 계기로 심기일전하여 매출 달성률 NO.1을 기록함. 이후 음악스쿨로 전직하여 사업 부장으로 근무함. 2017년 사회인을 대상으로 ‘상대방에게 잘 전달하는 말하기 방법’을 교육하겠다는 목표로 주식회사 모티베이션 & 커뮤니케이션을 설립함. 현재 일본 전역을 오가며 연간 2000회에 달하는 말하기 방법 세미나와 연수를 개최함. 구체적이면서도 알기 쉬운 말하기 방법이 호평을 받으며 일본 닛케이신문, 프레지던트, 도요케자이 ON LINE, YAHOO! 뉴스에 개제됨. ‘설명의 하수에서 벗어나자! 30초 만에 전해지는 핀 포인트 토크’, ‘3초 만에 머릿속을 정리한다! 논리 대화법’ 등 수많은 히트 세미나를 진행함. 《10초 만에 쓱 전달되는 말하기 방법(10秒でズバッと?わる話し方)》. 《잡담의 일류, 이류, 삼류(雜談の一流、二流、三流)》, 《30초 만에 전달하는 모든 기술(30秒でズえる全技術)》

 

역자 : 이지현

이화여자대학교 의류직물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여자대학교로 교환 유학을 다녀왔다.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일번역과를 졸업했다. 현재 엔터스코리아 일본어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주요 역서로는 《영업의 일류, 이류, 삼류》 《영업의 신 100법칙》 《접객의 일류, 이류, 삼류》 《100일을 디자인하라》 《스틸》 《부자의 관점》 《세상의 이치를 터놓고 말하다》 《WIN의 거듭제곱》 《하루 커피 세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서점에 있다》 등의 다수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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