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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메모만 했을 뿐인데
유영택 지음 / 니어북스 / 2022년 3월
평점 :
이 책 『단지 메모만 했을 뿐인데』의 뒷 부분에는 두 개의 〈부록〉이 있다. 첫 번째는 「국내외 메모광들」이고, 두 번째는 「참고하면 좋은 책 10권」이다. 이 가운데 전자에는 '해외 인물'로 빌 게이츠, 괴테 등 위대한 인물이고, 후자에는 '국내 인물'로서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메모의 중요성을 강조한 각계 각층의 인물들이 즐비하다. 이 책의 저자 유영택은 '메모광'들에 대한 설명에서 "메모광들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인물들을 중심으로 정리했다"며 "메모에 관한 책을 쓴 저자들은 대단한 메모광이지만 부록에는 포함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또 국내의 메모광들은 역사 속 인물과 작가, 기업인, 연예인, 운동선수·감독 등 5개 분야로 나눠 소개했다고 밝힌다. 저자는 이밖에 각계에 포진한 수많은 숨은 고수들 가운데 단지 일부분일 뿐이라고 덧붙인다. 우리 주위에는 성공한 '메모광'들이 많다는 뜻이다.
책은 앞을 못 보고 소리도 듣지 못하는 헬렌 켈러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암흑과 고통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헬렌 켈러는 어느 날 가정교사인 설리반 선생님이 우물가에서 손바닥에 ‘WATER’라고 적어준 순간 모든 사물에 이름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로 인해 헬렌 켈러에게는 빛과 희망의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대학생이던 래리 페이지는 잠을 자다가 ‘모든 인터넷 웹을 링크할 수 있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라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생각을 메모지에 적는다. 그리고는 친구를 찾아가 자신의 구상을 밝힌다. 이렇게 해서 공동으로 창업한 스타트업 기업이 구글이다. 미스터트롯 프로그램을 통해 일약 연예계 스타로 부상한 임영웅은 가수로 데뷔하기 전 수첩에 ‘2020년 엄마 생일날 현금 1억원 주기’라고 적는다. 그리고 5년 후인 2020년에 미스터트롯에서 우승을 함으로써 그 꿈을 이룬다.
이러한 감동적인 이야기들의 공통점은 뭘까? 메모가 그 밑바탕에 깔려있다는 것이 저자의 말이다. 적는 행위가 없었더라면 헬렌 켈러가 장애를 딛고 사회활동가이자 작가가 될 수 있었을까? 구글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임영웅이 꿈을 적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자리에 설 수 있었을까? 이렇듯 메모의 힘은 대단하다. 그래서 메모가 가진 힘을 ‘마법’, ‘기적’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메모는 나 자신을 바꾸는 계기가 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추진력이 된다. 그러한 사례들은 수없이 많다. 메모를 일상생활과 업무에 적용함으로써 효과를 거둔 사람들의 사례도 엄청나게 많다.
저자는 "메모가 이렇듯 엄청난 힘을 갖고 있지만 그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며 메모라고 하면 ‘잊어버리기 않도록 적어두는 것’ 정도로 간단히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시대에 맞지 않는 ‘뒤떨어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고 지적한다. 설혹 메모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더라도 실제로 실생활에서 활용하는 사람은 일부-전 국민의 약 5% 수준-에 불과하다. 메모를 잘만 사용하면 엄청나게 유용한 삶의 도구가 될 수 있는데 이처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지내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이 책의 집필 이유이다. 이에 따라 이 책은 메모가 왜 중요한지 잘 모르거나, 메모의 효율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가이드북이다. 나와는 전혀 무관한 사람들이 아니라 임영웅과 같이 나와 같은 공간에 발을 딛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 메모가 가진 엄청난 힘,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작은 기적들에 대해 알려준다.
앞에서부터 순서대로 읽어도 되겠지만 당장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메모법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파트2로 바로 건너뛰어도 좋다고 저자는 읽고 싶은 부분을 찾아서 먼저 읽어도 상관없다는 말을 한다. 그러면서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메모법을 찾는 독자라면 저자의 개인적인 메모의 역사와 노하우를 다루는 파트3에서 원하는 답을 찾을 수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귀띔한다. 메모 방식이야 어찌 됐든 적어두었다가 필요할 때 활용할 수만 있으면 된다. 하지만 메모를 하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알고 이중에서 내게 맞는 방법을 찾거나 적용한다면 훨씬 더 효율적으로 메모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단지 메모만 했을 뿐인데’ 삶이 변화되고, 매 순간순간 활력이 넘치고, 어쩌면 성공으로까지도 이어지는 ‘기적’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이 그러한 길로 가는 조그만 디딤돌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 책은 3개 파트와 부록으로 구성돼 있다. 파트 1은 '사례 모음집'이다. 저자가 뒷 부분을 먼저 읽고 이 부분은 나중에 읽어도 상관없다고 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례 모음집은 우리 주변 사람들이 메모를 활용하는 사례들을 수록하고 있기 때문에 메모가 정말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고, 활용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메모를 하고 있는 분이라면 메모활용 방법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고, 아직 메모를 시작하지 않은 분이라면 '나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파트의 목적은 달성된 셈이라는 설명이다.
이어지는 두 개 파트는 메모의 기본적인 원칙과 기술을 설명(파트2)하고 필자의 개인적인 메모 방법을 소개(파트3)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독자들은 이들 파트를 통해이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메모법들을 접할 수 있다. 저자는 「프롤로그」를 통해 '단지 메모만 했을 뿐인데' 삶이 변화되고, 매 순간순간 활력이 넘치고, 어쩌면 성공으로까지도 이어지는 '기적'을 만날 수도 있다고 언급한다. 이 책이 그러한 길로 가는 조그만 디딤돌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메모는 자기가 편한 방식으로 하면 된다'고 한다. 저자도 이 말에 동의한다. 방식이야 어찌 됐든 적어두었다가 필요할 때 활용할 수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모를 하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알고 이중에서 네게 맞는 방법을 찾거나 적용한다면 훨씬 더 효율적으로 메모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는 이유이고 이 책을 쓴 이유이다. 앞서 잠깐 언급한 대로 3개 파트로 나뉜 이 책은 파트1 「메모의 활용」, 파트2 「메모의 스킬」, 파트3 「9와 2분의 1 메모」의 제목을 각각 갖고 있다. 저자가 언급한 대로 따로 아무거나 관심이 있는 것부터 읽어도 된다. 이 뜻은 각 파트가 서로의 파트에 유기적인 연관이 돼 있어 앞부터 읽거나 뒤죽박죽 읽어도 전체적인 뜻을 이해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즉 메모의 기술을 그대로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메모란 것이 이것저것 섞어놓아도 날짜나 고유의 표시 등 구별 가능한 메모가 표시돼 있을 경우 나중에 보아도 메모 전체의 맥락을 메모 당사자는 읽고 짜맞춰 이해할 수 있듯이 말이다. 말하자면 철저하게 메모의 이야기를 완전하게 정리해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집필됐다고 독자는 판단한다.
저자는 파트1 「메모의 활용」에서 냉장고와 같은 가전제품에 메모 기능이 포함되고, 다양한 메모앱과 메모용 문구상품들도 꾸준히 개발되고 있고 말한다. 이것은 메모가 점점 더 깊숙이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오고 있고, 사람들이 메모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으로 저자는 판단한다. 실제로 메모를 일상생활과 업무에 활용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성공을 위해서는 메모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이 파트에서는 이러한 메모 활용사례를 기억, 자료, 아이디어, 생각·마음 정리, 소통·전달 등 다섯 가지 카테고리로 나눠 살펴본다. 파트2 「메모의 스킬」에서는 파트1에서의 메모를 우리의 일상생활에 적용하고, 습관처럼 우리 삶의 한 부분으로 만드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파트2는 6개 챕터로 나눠 다양한 메모기술과 활용법을 소개한다. 앞의 네 개 챕터는 메모를 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고, 나머지 2개 챕터는 메모한 것을 정리하고 이것을 일상생활이나 업무에서 유용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메모를 하는 방법에 국한하지 않고 정리와 활용 방법도 함께 소개하는 것은 메모의 궁극적 목적이 활용에 있기 때문이란 게 저자의 소신이다. 파트3 「9와 2분의 1 메모」가 무슨 말인지 독자로서는 잠시 어리둥절했다. 놀랄 필요는 없다. 역시 메모에 관한 내용이다. 다름 아닌 저자 고유의 메모 경험과 메모법을 소개한다. 저자가 메모에 관심을 갖게 된 경위와 주로 사용하는 메모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는 메모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따르면서도 나름대로 독특한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파트3은 메모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이런 방식도 가능하다'는 것을 중점적으로 제시한다. 숫자로 표시된 '9와 2분의 1'의 비밀이 여기에 있다.
위 사진은 출판사에서 직접 보내온 메모지이고 홍보용으로 자체 제작한 것입니다.(사진=독자)
"조 앤 롤링의 『해리포터』에서 해리포터는 마법학교 호그와트에 가기 위해 런던 킹스크로스 기차역의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특급열차를 탄다. 해리포터에게 승강장은 마법의 세계로 들어가는 통로인 셈이다. 내게도 이러한 비밀 통로가 있다. 바로 9와 2분의 1 메모다. 이렇게 말하니까 엄청난 것이 숨겨져 있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는데, 9.5cmX9.5cm 크기의 메모지에 메모하는 것을 혼자 이렇게 부르고 있다. 이 사이즈의 메모지를 부르는 통일된 명칭이 없어서 크기에 착안해 이런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다. 9.5cm는 9와 2분의 1cm이니까."(p.160)
저자 : 유영택
고려대학교에서 러시아어문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오랜 기간 공직에 근무하면서 국제정세, 특히 러시아정세를 분석하고 이를 보고서로 만드는 일을 했다. 보고서를 작성하고 첫 책인 《오후반 책쓰기》(2015년 출간)를 집필하는 과정에서 자료정리와 메모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그래서 관련내용을 책으로 엮어야겠다는 결심을 했으며, 먼저 자료정리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정리의 스킬》(2020년 출간)에서 풀어냈다. 이번에 출간한 《단지 메모만 했을 뿐인데》는 그 후속작업이다. 저자의 세 번째 책이자 아내ㆍ딸과 함께 시작한 가족출판사 ‘도서출판 니어북스’의 첫 번째 책이기도 하다. 도전하는 삶은 언제까지나 계속되어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책을 ‘읽고, 쓰고, 만드는’ 일을 평생 추구해나갈 목표로 삼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