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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를 보는 사나이 1부 : 더 비기닝 2
공한K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4월
평점 :
1권에 이어 2권에서도 순식간에 이야기가 진행된다. 2권이라고 하지만, 대화 형식과 과거 회상 등의 장면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몰입해 읽을 수 있고 자칫 얽히며 잊기 쉬운 지목한 범인을 헷갈릴 우려가 있어서일 것이다. 모든 사건의 범인이 단 한 사람을 가리키는 상황 속에서 진범은 과연 누구일까? 시보의 특별한 능력은 할아버지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물론 1부 에필로그에서 더 깊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지만 말이다. 시보와 소담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누가 범인인지 자꾸 헷갈린다. 사실 누구라도 가지고 있는 증거를 볼 때 명확히 범인을 찾을 수 있지만, 그렇다기에는 너무 앞뒤가 잘 들어맞는다. 아마 이 사건이 벌어지는 주된 장소가 경찰서라는 것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민우직 팀장에 이어 시보 자신이 죽는 장면까지 보게 된 시보는 과연 어떻게 될까?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는 법. 불법은 또 다른 불법을 부른다. 진짜 범인을 추리해가는 것도, 배후가 누구인지 찾아가는 것도 추리소설만의 재미가 아닐까? 앞으로 2부와 3부는 어떤 이야기가 등장할는지 기대된다.
“야! 농담하지 말고. 아이, 자식. 괜히 놀라…….”
“승철아, 내 사건 확인 못 했구나? 이진성, 내가 죽였다고. 지금 날 쫓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이진성 씨 살인 용의자라서야.”
“정말? 나는 네가 부탁한 거 조사하느라…….”
“김 형사가 이진성 씨와 통화한 시점은 언제야?”
“1달 전쯤부터 시작됐어.”
“그래, 1달…….”
“야, 그럼 김범진 형사는 뭔가 알고 있는 거네.”
“그러게. 뭔가 알고 있는 게 분명해. 아니면 이 자식이 날 살인자로 만들었거나. 안 봐도 훤해.”
“그럼 채비로 계장도 연관된 걸까?”
“그럴 수도 있겠지. 동작에 있을 때부터 가까운 사이였으 니……. 가까운 게 뭐야? 아주 짝짜꿍이 잘 맞았지. 채비로, 김범진.”
“그 둘 뒤를 밟아 봐야겠네. 그러면 뭔가 나오지 않겠어? 어떻게, 내가 해 줘?”
“말이라도 고맙다. 너도 일 많잖아. 만약에 잘못되면 너한테도 똥물 튈지 몰라. 내가 알아서 할게.”
- 「제12화, 불청객의 횡포」 중에서
미래의 시체를 보는 주인공의 능력은 사건을 겪으면서 몇 가지 규칙을 깨닫는다. 독자들이 절대 놓쳐서는 안될 항목이다. 시체를 본 뒤 일주일 뒤에 사건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또 환상을 통해 죽은 이의 눈에 비친 걸 떠올릴 수 있다는 점. 시보는 타인의 시신뿐만 아니라 본인의 시신도 봤다. 그런데 본인의 시체에는 규칙이 다르게 적용한다. 눈에 비치는 인물이 죽인 사림이 아니라 자신을 살리려는 사람이라는 것. 시보는 왜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병원 검사에 머리에 자그마한 뇌가 또 있다고 의사는 말한다. 그리고 시보의 능력은 대물림 되는 것이다. 에필로그에 보면 시보의 조상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이게 다 발현되는 건 아닌가 보다.
시보의 할아버지의 일화를 보면 시체를 본 게 틀림없으나 시보의 아버지는 시체를 보는 현상을 겪지 않는 듯하다. 나중에 능력의 원인도 나올까? 궁금증이 더해 간다. 독자들이 다소 궁금해할 몇 가지를 작가는 1부 2권 뒷 부분에 「에필로그」와 「작가의 말」을 통해 밝힌다. 에필로그에서는 조선 중종 2년 반정공신 예조판서 남기철 대감의 임금에게 왕의 시신을 보았다고 고한다. 예조판서가 긴급히 고할 일이 있다고 아침 일찍 임금 알현을 청해서 이유를 들어보니 중종의 어머니 탄신 축하연에 참석하지 말라고 간언한다. 이유는 왕의 시신을 보았기에 자신의 그러한 일이 처음이 아님을 알리고 간곡하게 청하자 임금이 망설이자 역모가 일어나 임금이 승하한다고 예측한 것. 결국 사전 호위를 더 잘하기로 하고 연회에 참석한다. 그러나 남기철이 예상한 역모 기미마저 보이지 않고 무사히 끝난다. 이에 불충한 마음으로 오히려 역모죄에 걸려 귀양가 결국 죽임을 당한다.
그러나 남기철이 죽고 난 후 사후에 역모 모의가 드러남으로써 뒤늦게 임금이 그를 복권시키고 후회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 후손이 남시보여서 집안의 유전적인 초능력임을 간접적으로 작가는 말한다. 왜 굳이 그 점을 밝혀야 했는지 독자로서는 알 길이 없다. 더욱이 이 부분에서 중종이 대신 앞에서 자신을 '짐'이라고 표현한 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조선시대에는 중국의 황제에게 임금에 봉한다는 허락을 받고 임금에 정식 취임하기 때문에 중국 황제가 쓰는 표현은 쓸 수 없다. 이 때문에 자신을 '짐'이라고 칭하면 황제에 불충이고 역모죄에 해당할 수도 있었다. '과인'이라고 해야 맞다. 아무튼 사족일지 모를 프롤로그의 해명은 크게 어필되지 않지만, 「작가의 말」에 나오는 '남시보'의 작명에 관한 말은 설득력이 있고 잘 어울린다. 이 사실은 소설의 흥미와 관련 없는 일이라 어쩌면 안 써도 될 것을 굳이 추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독자의 의견을 덧붙임을 밝혀둔다.
저자 : 공한K
시인을 꿈꾸며 살아왔다. 10년을 교육사업 마케터로 일하며 MBA 석사과정을 밟았다. 우연한 기회로 웹소설을 쓰게 돼, 《베리에이션(VARIATION)》을 시작으로 《과거에서 온 여자가 꼰대가 된 첫사랑을 만났을 때》, 《타임 리벌스 수사대(TIME REVERSE UNIT)》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연재하고 있다. ‘상관없어, 상상하면 다 내 거니까!’를 신조로 다양한 장르의 글을 넘나들며, 섬세한 표현과 허를 찌르는 상상력을 가진 ‘미래가 기대되는 작가’라는 평을 받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