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장 쓰기가 어렵다고요? - 머리가 새하얘지는 당신을 위한 21일 글쓰기 훈련법
조헌주 지음 / 설렘(SEOLREM)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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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책 읽는 사람'이다. 책은 읽지만 글을 쓰는 일은 드물다. 일상의 글, 회사에서의 공문, 그리고 SNS의 잡문 정도는 쓰지만 문학적인 글, 논문 등을 쓰지 않는다. 따라서 '책 쓰기'나 '글 쓰기'를 가르치는 책엔 다소 소홀한 편이다. 필요할 때만 찾아 읽는 정도다. 요즘 '1인 1권'의 책 쓰기 시대라고 하지만 글쓰기는 하루아침에 될 일도 아니고, 꼭 쓰고 싶을 때 써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따로 글쓰기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 책은 글 쓰기 책에 해당한다.

처음 글 쓰기가 필요할 때는 누구나 읽고 싶은 책일 터다. 이 책에 쓰여 있는 글쓰기 방법이 옳은 방법이냐 그른 방법이냐를 떠나서 배울 게 있는 책이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특히 저자가 이 책을 출간하기 위해 원고를 쓸 때의 어려움과 여러 가지 노력을 높이 산다. 그것은 모든 저자들이 책을 낼 때 쏟는 노력을 잘 알아서다. 주위에는 책 쓰는 사람이 많다. 유명한 작가나 명저를 내는 사람과는 친분이 별로 없는데도 글 쓰는 사람이 많다. 독자가 글 쓰는 일의 어려움을 잘 알고, 그들의 노력에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기 때문에 친분이 맺어졌을 터 독자의 삶에 크든 작든 영향을 줄 분들이다. 그래서 그들이 소중하다.

 


 

얼마 전 책 읽는 사람은 대개 잘 아는 분, 정여울 작가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누구나 쉽게 글쓰는 것을 가르쳐드립니다. 6주 안에 책 한 권 쓰는 법 등의 달콤한 광고를 볼 때마다 소스라친다. 그렇게 쉽고 빠르게 글을 쓴다면 결코 좋은 글이 나오지 않기 때무이다. (나는 글쓰기 훈련만 20년 넘게 했지만 아직도 계속 더듬더듬 '공부 중'이다.) 이런 무작정 내키는 대로 써보기식 글쓰기 광고는 진정한 교육이 아니라 과도한 마케팅일 뿐이다.

진정으로 좋은 글쓰기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이런 허무맹랑한 광고에 현혹되지 말기를."이라고 써서 마케팅 차원의 글을 신랄하게 비판한 적이 있다. 정여울 작가의 논지는 "글쓰기 교육에서 진정으로 강화되어야 할 부분은 '문해력'이다. 쓰기 이전에 읽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문해력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글쓰기 교육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수박 겉핥기가 될 수밖에 없다."이다. 한국의 글쓰기 작가로 널리 알려지고 수많은 책을 쓴 '거장'의 주의와 지적을 피할 생각은 없다. 독자의 생각과 맞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 책 『첫 문장 쓰기가 어렵다고요?』의 글쓰기와 배치된다. 그렇다고 이 책이 잘못되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이 책은 '쉽게 쓰는 법'을 가르치고 있고, 정여울 작가는 '잘 쓰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각자가 존중받을 글쓰기 태도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 조헌주는 "글쓰기를 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 나를 알고 싶은 사람, 더 나아가서는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책 한 권을 완성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글쓰기 습관을 만들어서 더 행복한 인생을 산다는 초점에 맞춰 구성되어 있다. 하루 10분을 내서 쓸 수 있도록 짧은 미션을 담았다. 글을 쓰면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한다. 매일 하루 10분, 21일을 꾸준히 한다면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고, 글쓰기로 여러 도전을 할 수 있다.

이런 저자의 주장에 반박할 수도 없고, 반박할 이유도 없다. 특히 요즘 글쓰기는 SNS 등을 통해 잘 쓰는 것보다 빨리 쓰는 것을 강조하는 추세다. 책으로 내면 글쓰기고 인터넷으로 쓰면 글쓰기가 아니다는 생각은 터무니없는 일이다. 글쓰기의 목적에 접근해 살펴보면 잘 쓰는 것과 빨리 쓰는 것도 모두 글쓰기의 한 부분일 뿐이다. 소통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두 가지 글쓰기는 소통에 어긋남이 없다면 모두 글쓰기에 해당될 것이다. 두 분 저자의 글에 다른 점은 그대로 자신의 글에 반영될 터,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님을 안다. 독자가 이 책을 읽는 이유다.

 


 

저자에 따르면 글을 쓰는 사람은 자신의 삶에 주도권을 가지고 스스로 힘을 키워나간다. 글쓰기는 나를 더 잘 알게 해 주고, 세상과 더 잘 소통하는 방법을 알게 해 준다. 삶에 긍정적인 활력을 주고, 열정과 명확함을 갖게 한다. 이 책은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이제 21일, 글쓰기 습관의 여정으로 함께 떠나본다. 『첫 문장 쓰기가 어렵다고요?』는 글쓰기를 하고 싶은데 시작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글쓰기 습관을 만드는 방법을 안내한다.

1장에서는 글을 쓰기에 앞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글쓰기를 습관으로 자리 잡게 하는 법, 글쓰기의 중요성을 말한다. 2장에서는 글쓰기를 방해하는 요소, 더 좋은 글이 되는 팁 등을 알려준다. 3장에는 일상과 연결해 누구나 쉽게 시도할 수 있는 단계별 글쓰기 전략을 담았다. 더불어 하루 10분, 21일 동안 일자별 내용을 토대로 직접 써 볼 수 있는 라이팅 미션이 있다. 4장에서는 21일 글쓰기 전략으로 기반을 다진 후 더욱 완벽한 글을 만드는 방법을 전한다. 글쓰기 습관은 내 삶을 바꿔준다. 글을 쓰며 ‘나’를 알 수 있고,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결국, 글을 완성하는 건 나를 완성하는 일일 테다. 이 책과 함께 빈 종이를 채워나가며 당신의 인생도 새로이 채울 수 있길 바란다. 저자의 집필 의도와 책의 내용에 대한 확신이 잘 드러나고 있다.

 


 

앞서 정여울 작가의 글은 '문해력' 문제를 짚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문해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최저수준이라는 소식을 들었다는 것이다. 작가로서는 당연히 망연자실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의 교육이 바뀌지 않는 한, 이 상태는 바뀌기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괴로움이 컸으리라 짐작한다. 이 조사 결과를 보고 학력고사도 수능시험도 온갖 체험학습도 문해력을 증진시키는 데는 실패했다는 점을 자각했다고 정여울 작가는 글을 통해 고백한다. 문해력을 단기간에 향상시킨다는 온갖 프로그램 또한 또하나의 허황한 마케팅이다. 문해력이란 단지 주어진 텍스트를 이해하는 능력을 넘어서서 텍스트 바깥, 즉 세상을 이해하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정여울 작가의 '우리말 사랑'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또 쓰기 이전에 읽기가 있다면, 읽기 이전에 '타인에 대한 공감'이 필요하다는 정여울 작가의 말은 독자가 배운 말과 글에 대한 태도 중 압권이다. 오랜 글쓰기 체험과 말과 글에 대한 깊은 사유, 그리고 경험에서 체득한 통찰력의 결과라고

독자는 판단한다. 이처럼 결이 다른 주장은 각각의 논리가 훌륭하게 갖춰져 있기에 어느 것이 맞고, 어느 것이 틀리다는 문제가 아니다. 말과 글의 제1의 목적은 '타인과의 소통'이다. 더 잘 쓰고, 더 잘 말하려 하는 것은 내 의사를 상대가 더 잘 듣고 읽고 이해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기울이는 화자와 필자의 노력이다. 어떤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바라는 것은 화자나 필자의 요망 사항일 뿐 사실 독자에게 필요한 일은 아니다. 이에 따라 초점이 다른 두 주장이 부딪칠 이유도 없고, 옳고그름을 따질 이유가 없다. 이 책이 온전한 책으로 존재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앞서 말한 정여울 작가의 문해력 관련 주장은 중앙일보 4월23일자에 실린 「선데이 칼럼」 중 일부다. 이 칼럼에서 정여울 작가는 글을 쓰고 읽는 것은 '타인에 대한 공감'을 위해서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독자가 동의하고 공감하는 부분이다. 텍스트로 전달되지 않는 원초적 사랑의 느낌, 오직 살을 부대끼고 눈길을 교환하는 일상 속에서만 키워지는 세상에 대한 사랑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비언어적 소통, 언어를 뛰어넘은 본능적 의사소통의 힘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어 정여울 작가는 문해력 훈련에 있어 최악의 적은 '요약하기'라고 단언한다. 한 문장 한 문장 주의 깊게 읽어야만 얻어지는 문해력을 그저 텍스트를 한 줄로 요약해버리는 기술로 환원할 수는 없다. 아름다운 문장은 그렇게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는 지적은 아름답다.

학생들은 요약하느라 혈안이 되어 있고 선생님은 주제만 파악하면 된다고 가르치면 어떻게 문해력을 기르겠는가. 정여울 작가의 진심이 느껴진다. 이에 비해 조헌주 저자의 이 책에서는 '글쓰기 습관'을 강조하고 있다. 역시 좋은 글을 쓰기 위해 꼭 필요한 덕목이다. 저자는 "글쓰기를 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 나를 알고 싶은 사람, 더 나아가서는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책 한 권을 완성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임을 언급한다. 정여울 작가의 글과는 사뭇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 글쓰기 습관을 만들어서 더 행복하게 산다는 초점에 맞춰 구성된 책이다. 하루 10분이라도 매일 글쓰는 습관을 들여야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 망설임 없이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보고, 실천해서 효과를 낸 경험이 이 글을 쓰게 했다는 설명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 책은 또다른 글쓰기 텍스트로서 마땅히 선택될 수 있다.

 


 

머릿속에 넘치는 아이디어, 그리고 떠오르는 생각을 글로 정리할 때는 어떻게 써야 할까? 그땐 글쓰기에 대한 모든 부담을 내려놓고 말하듯이 써 내려가는 방식이 좋다. 처음부터 정제된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고 글을 쓰는 것이다.(p.70~71)

 

생각은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할 수 있다. 오히려 생각을 멈추는 것을 노력해야 한다. 내게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해서 말을 하려고 할 때 큰 노력을 들여야 한다. 오늘은 내 생각을 표현하는 글을 써 보고자 한다.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은 나의 가치관이 된다. 그 가치관을 정리해서 써 보도록 하자.(p.124)

 

저자 : 조헌주

 

극작을 전공하고, 수년간 방송 작가로 활동했다. 에세이, 자기계발서, 연극·뮤지컬 대본, 대기업 칼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집필 활동을 하며, 글쓰기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글쓰기가 좋아지면 인생이 더 좋아진다.’라는 모토를 가지고 글쓰기와 책 쓰기를 하는 〈베라 스쿨〉의 대표이다. 글쓰기로 내면의 치유와 자존감을 회복한 경험을 담아 ‘21일 글쓰기 습관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으며, 글쓰기를 쉽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비법을 이 책에 오롯이 담았다. 글쓰기가 막막했던 사람들은 21일 챌린지를 통해 글쓰기의 기쁨을 경험하고, 나아가서 책을 쓰는 작가로 데뷔하며 더 큰 인생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첫 책을 출간한 뒤 해마다 두세 권의 책을 저술하여 총 10권의 책을 썼다. 직접 기획한 『여행, 가장 나답게』는 ‘2019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사업’에 선정되었고, 『혼자 만화 영화 좀 보는 게 어때서?』는 대만으로 판권이 수출되기도 했다. 『자존감 있는 글쓰기』, 『무작정 떠나는 산티아고, 나답게 뜨겁게』, 『어쩌다, 해방촌』, 『서먹한 엄마와 거친 남미로 떠났다』, 『미라클 모닝을 만드는 하루 1분 명상』 등의 책을 썼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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