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입맛 경제밥상
김상민 지음 / 패러다임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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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제 19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박빙의 승부였던 만큼 긴장이 높았고, 경쟁도 치열했다. 역대 최저표차로 승부가 갈렸다. 이제는 잠시 눈을 돌렸지만 대한민국 정치는 오롯이 제 갈 길을 가야 한다. 코로나는 더 극성이고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깊어만 간다. 그 외에도 선거로 잠시 미뤄뒀던 생존 경쟁도 더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국제 정세도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침체기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경제 전문가들의 예상과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21세기에 들어서고 20여 년이 지났다. 2년은 코로나 펜데믹으로 정신 차릴 겨를이 없었다 치더라도 이젠 코로나 핑게도 통하지 않을 만큼 시간도 많이 지났다. 새 정부는 당연하겠지만 국민들도 정신 바짝 차려야 할 것 같다. 더욱이 우리는 무역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코로나는 이런 나라에 더 큰 압박으로 다가왔다. 국경을 봉쇄하는 마당에 무역이 제대로 이루어질 리 없다. 물론 바닥을 치고 이젠 회복 및 반등의 시기가 닥칠 것이라는 장미빛 청사진을 내놓는 경제 인사도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예상이지 마땅한 근거가 없다.

 


 

대한민국은 지금 어떤 역사경로를 통과하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을까? 새 정부가 정권 인수 작업을 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기대는 크지 않은 듯하다. 당선자에 대한 국정을 잘 끌어갈 것인가라는 설문조사에서 득표율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 것은 의외다. 엄중한 시기에 국가 지도자는 할 일이 더 많아질 텐데... 국가 리더십이 흔들린다면 아무리 국민들이 부지런을 떨어도 회복 속도도 늦을 것이고, 회복 속도가 늦으면 우리는 점점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 늘 북핵 위협을 안고 있고, 높은 무역 의존도도 걱정거리도 대두될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정치 환경이 갈수록 나빠질 경우 우리는 다시 힘든 시기를 겪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말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경제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내지 못하고 회복에만 급급한 상태가 된다면 뒤처질 것은 뻔할 일이다. 국민의 일상이 또다시 분노와 불신으로 뒤덮여서는 안될 일이다. 분열된 민의를 화합과 통합의 장으로 나아가게 만들어야 할 당면 과제부터 차근차근 해결해 주길 국민들은 새 정부에 바라고 있다. 대한민국이 갈등과 분열로 퇴보하고 있다는 의견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은 통합뿐이다. 대한민국은 20세기에 빈손에서 출발해 세계적인 경제 강국으로 도약했다. 그렇지만 21세기 들어 퇴조의 물살에 휩쓸려 허덕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사실 이 책 『정치입맛 경제밥상』은 대통령 선거 전에 출간됐다. 책에 의한 선거 영향력을 기대하고 쓴 책은 아니지만 독자는 선거 후에 읽게 된 것을 오히려 다행이다 생각한다. 혹시라도 독자가 잘못 이해해 투표를 잘못할 우려가 없기 때문이다. 흑색선전이나 네거티브 선전이 심했던 선거에 자칫 잘못된 투표로 자책할 이유가 없어 다행이다싶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라는 이념을 기초로 세워진 나라였고, 이를 기반으로 삼아 번영했다. 정치와 경제에서도 강력한 에너지와 역동성을 지닌 나라라는 평가를 받았다.

열심히 일할 때는 몰랐지만 지금 그런 말을 듣고 뒤돌아보면 정말 일 열심히 했다고 말하는 산업화 시대의 주역들이 지금은 경제 현장 일선에서 물러나 회고하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러나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고 느끼자마자 각종 악재가 겹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도 정치가들이 내놓지 못하고 있으니 암울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에서는 대한민국의 역동성이 무엇인지, 현재 그 역동성을 왜 잃어가고 있는지 등 대한민국의 현재 상황을 시민의 눈으로 그 원인과 사회를 분석하고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

 


 

책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지금 국운(國運)의 중요한 전환기에 들어서 있다. 상승이냐 추락이냐, 발전이냐 쇠락이냐, 전진이냐 퇴보냐로 얘기되는 역사의 갈림길에서 국민이 꼭 필요로 하는 덕목은 국민의 훌륭한 절제력·인내력 그리고 이성적인 판단력이 아닐까 싶다. ‘분노하면 판단력이 흐려진다. 말하기 전에 두 번 생각하라.’ 저자가 늘 염두에 두고 행동하려는 문장이라고 한다. 현실에서 실천에 성공한 적이 거의 없는 생각이라서 스스로 쑥스럽게 생각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 책을 펴내면서 부족한 내용이나마 독자들의 생각과 판단 지평을 조금이라도 넓힐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책을 보신 독자들이 장밋빛 감성보다는 합리적인 이성, 특히 가슴의 분노보다는 머리의 지혜로 대한민국의 정치와 경제를 이해하고 살아가는 데 티끌만큼이나마 작은 도움이 된다면 그건 저자의 커다란 행복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책은 집필자의 몫이다. 그렇지만 책에 혼(魂)과 생기를 불어넣는 주체는 독자이다. 읽히지 않은 책은 살아 있는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독자의 사랑과 보살핌 속에서 이 책이 무럭무럭 자라고 활짝 꽃피우기를 저자는 희망한다.

 


 

책의 저자 김상민은 매일경제신문에서 재정경제원ㆍ한국은행ㆍ대한상의ㆍ국회 등을 취재하면서 정치ㆍ경제ㆍ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고 한다. 국회에서 일하면서 교섭단체대표연설 연설문을 다수 작성했다고도 한다. 정치와 경제에 대한 식견을 높여 우리나라 상황에 대한 분석력도 생겼을 터 합리적이고 치밀한 분석으로 이 책의 독자들이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가는 일에 작지만 도움이 되기를 바랄 것이다. 대한민국은 코로나 정국 아래서 대통령 선거도 훌륭하게 치러냈다고 독자는 생각한다. 매우 시민의식이 높아졌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대선은 끝났지만 6월에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다. 지방선거도 큰 물의 없이 국민의 뜻이 제대로 반영된 선거 결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 정치는 양당정치 아래 보수와 진보로 갈리어 싸움만 해왔다는 비난을 이제는 벗어던질 때가 되었다는 게 독자의 의견이다. 물론 민주주의는 모든 정파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 그래서 보수와 진보로 진영을 나누어 정당 활동을 하고 정치 활동을 한다. 그러나 국익과 국민의 안전, 재산에는 보수나 진보의 차이가 있어서는 안 된다. 미국도 진보와 보수를 자처하는 당이지만 미국은 국익 앞에서 진보 보수의 정책이 달라지지 않는다. 우리와 다른 점이다. 또 보수와 진보의 경계선도 우리처럼 분명하지도 않다. 영국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만 유독 진보 보수의 차이가 극명하게 갈린다. 정 반대편에 있는 적들처럼 싸운다. 이제 이 점도 되돌아보고 개선해야 한다.

 


 

이 책에는 대한민국의 정치인들이 새겨두어야 할 말들이 많이 쓰여 있다. 독자는 딱 한 문장만 골라 머릿속과 가슴속에 간직하면 이 책을 읽은 보람을 느낄 것으로 감히 말한다.

"거짓말은 가장 편한 방식으로 자신의 이익을 늘리는 수단이며, 개인의 사적이익에 부합한다. 거짓말이 늘어나다 보면 이에 대한 감시와 불신의 비용이 급증하고, 사실과 허구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사회를 발전시키는 각종 거래의 안정성을 해치게 된다."(P165)

 

저자 : 김상민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산호세대 초빙연구원을 지내고, 미국 세인트루이스 소재 워싱턴대에서 MBA(경영학석사)를 취득했다. 매일경제신문에서 재정경제원·한국은행·대한상의·국회 등을 취재하면서 정치·경제·산업의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매일경제신문 기업경영팀장과 산업부 부장을 역임했으며, MBN에서 경제부장과 보도제작(뉴스총괄)부장을 지냈다. 국회에서 일하면서 교섭단체대표연설 연설문을 다수 작성했으며, 국정 현안을 종합적으로 살피고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현재 소설가, 경영 컨설턴트, 정치 어드바이저 등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국민의 재테크 교양서인 『재테크 마인드』,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읽는 『디테일을 잡아야 성공이 보인다』, 아시아를 93일 동안 여행하면서 직접 보고 겪은 체험담과 느낌을 담은 『아시안 하이웨이 I, II(대표 저자)』, 군에 간 아들을 위한 에세이집 『아버지에게서 받은 100개의 편지』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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