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를 지켜주는 말 - 1일 1페이지 일상의 쉼표
호다 코트비.제인 로렌치니 지음, 양소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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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은 처음 들을 때는 머릿속을 '쩡'하는 울림이 있다. 다시 곱씹어보면 쫄깃하고, 오래 씹으면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난다. 그래서 명언은 복잡한 현대인의 머릿속을 맑고 개운하게 해준다. 뿐만 아니라 삶의 지혜를 끌어내는 데에도 큰 몫을 한다. 그래서 한 번 들은 명언은 쉽게 잊혀지지 않고 한 사람의 삶에 선한 영향력을 준다.

명언은 언어능력이 발달한 사람이 만들어내는 말이 아니다. 삶과 삶의 이치를 오래도록 경험한 데서 우러나오고, 때로는 학문을 갈고 닦고 깊이 생각하고 연구해 얻어낸 말들이 대부분이다. 보통 사람들이 미처 깨닫지 못한 부분을 건너가는 지혜의 디딤돌이나 풍요롭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는 힘이 되어주기도 한다. 수많은 사람이 만들어낸 명언은 이렇게 늘 우리 곁에 있다. 그것은 먼저 깨달은 사람이 뒷 사람에게 깨우침을 주는 말이어서 더욱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된다. 우리가 사는 동안 들어본 명언은 누가 헤아리지는 않았지만 어쩌면 백과사전을 가득 채우고도 남을 만큼 많을 것이다. 독자도 매년 연말 때쯤 서점가에 가면 하나씩 사들고 오는 '명언집'이 집에 보관해둔 게 여러 권 있을 정도다. 다른 책과 달리 이 책들은 일년 중 아무 때나 읽어도 그 의미가 변하지 않기 때문에 가끔 한 번씩 들춰보곤 한다. 삶의 진수를 느끼게 해주는 문장가들의 좋은 말들로 꾸민 책들도 있다.

 


 

2년 전 2020년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의 생활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평범한 일상의 많은 부분이 순식간에 무너졌고, 마스크와 가림막, 화상전화 프로그램으로 기존에 누리던 생활의 대부분을 타협해야 했다. 이런 비현실적인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동안 우리는 모두 답답함, 무력함, 외로움과 같은 비슷한 감정의 폭발을 경험했을 것이다. 계속 되는 코로나 상황 속에서 지칠대로 지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생의 소중한 것들을 상기시켜주는 말 한마디가 아닐까?

유명 방송인이자 기자, 그리고 200만 팔로워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명언 수집러’ 호다 코트비는 좋은 말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녀가 매일 하루에 하나씩 모아온 문장들은 이미 수많은 사람들의 하루를 바꾸고, 인생을 변화시켰다. 부정적 감정에 빠져 스스로에게 필요한 말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겠다면, 힘겨워하는 가족, 친구, 연인을 위한 적절한 말을 찾아내기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저자가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모은 365개의 따뜻하고 위트 있는 문장들은 우리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구하고, 일상의 행복을 되찾는 방법을 알려줄 것이다. 365쪽이나 되는 페이지 속 어딘가에 위로의 역할을 하거나 적어도 잠시나마 마음을 토닥일 문장 하나, 또는 이야기 몇 개 정도는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 호다 코트비는 수년간 매일 하루에 한 줄의 문장을 SNS에 공유하며 200만 팔로워들과 마음을 공유하던 ‘프로 문장 수집러’라고 한다. 지난 2019년 출간된 저자의 책 『오늘 나에게 정말 필요했던 말』은 그녀가 매일 아침 남겼던 명언 글을 읽고 위로와 감명을 받은 수백만 팔로워들의 열렬한 지지에 힘입어 책으로 출간되었다.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아마존 등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며, ‘침대 맡에 두고 일어나자마자 읽어야 할 책’, ‘나의 하루에 주는 선물’ 등의 찬사를 받으며 많은 화제를 모았다. 이후로도 SNS를 통해 꾸준히 좋은 문장을 공유하던 호다가 코로나 시대에 고통받고 있는 모두를 위한 문장집 『나의 하루를 지켜주는 말』을 출간했다.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에 모두가 어느 정도 적응한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마스크는 답답하고 모니터 사이로 마주보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삭막하게 느껴진다. 코로나19는 일상의 무료함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 친구와의 만남도 멀어지게 만들었고, 심지어는 생계까지 위협하며 일상을 무너뜨리고 있다. 하지만 호다는 이런 절망과 슬픔, 외로움 속에서도 우리의 일상에는 여전히 크고 작은 행복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 이번 책에는 삶에 대한 저자 특유의 유쾌하고 긍정적인 인생관뿐만 아니라 철학자, 과학자, 심리학자, 연예인, 주변의 지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물들에게서 뽑은 인생 문장들과 에피소드로 가득하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오면서 더욱 갈고 닦인 느낌의 명언집이다.

 


 

명언은 깊은 고통이나 헤아릴 수 없는 사랑으로 불씨를 일으키기 전까지는 그저 지나가는 전단지에 쓰여있는 평범한 문장처럼 아무 의미 없게 느껴진다. 하지만 지금 자신의 상황에 맞는, 간절히 듣고 싶었던 메시지가 담긴 문장이 때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힘을 발휘하곤 한다. 그렇다면 그 명언은 한 사람의 삶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기에 인간이 남긴 명언은 어느 때고 우리 곁에서 우리의 삶을 올바르고 아름다운 길로 향하도록 지침이 되기도 하고 결국 삶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저자가 책의 「프롤로그」를 통해 밝힌 말이다.

저자는 이 책이 우리가 가장 아끼는 명언을 즐기고, 조금이나마 자신을 치유할 또 하나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커피나 와인 한 잔을 들고 한 페이지씩 넘기면서 하루에 단 몇 분만이라도 가만히 멈춰서 더는 피할 수 없는 삶의 고됨을 녹이기를 희망한다. 이렇게 계속하며 '습관'을 들인다면 이 책에 실린 명언이 우리의 1년을 평안과 행복으로 채워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책의 명언 첫 페이지(1월 1일)에 한 해의 시작이니만큼 "일어나라, 다시 시작하라."는 브레네 브라운(미국의 대중심리학자의 말을 소개한다. 실패는 어떤 성공보다도 자신에 대해 훨씬 더 많은 것을 알려준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몇 글자로 이루어진 이 문장은 우리에게 많을 용기를 줄 것이라 독자는 믿는다.

 


 

이 책에 담겨 있는 365개의 문장들과 호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답답했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가려져 있던 일상의 소소한 기쁨들이 느껴질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저자 특유의 위트와 따뜻함이 배어 있는 이 책을 통해 다시 인생에 동기를 부여하고 의욕을 되살려보기를 독자는 권한다. 인생은 예측할 수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얼마든지 바꿀 수도 있는 법이다. 삶에 관한 불안한 진실은 이 여정이 만족과 역경을 오르내리는 롤러코스터라는 점에서 비롯된다는 저자의 말에 수긍이 간다.

인생은 절대 예상할 수 있게 순탄히 흘러가지 않는다. 매일같이 모든 것이 바뀔 수 있고 실제로도 그렇다. 그래서 우리는 힘이 되는 글과 명언을 간절히 원하는 게 틀림없다. ‘잘 될 것이다’라든지 ‘아직 늦지 않았다’라든지 ‘미래를 바꿀 수 있다’와 같은, 짧고 부드럽게 우릴 상기시키는 말들을 통해 위로를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할 수 없는 것이 할 수 있는 일을 방해하지 못하게 하라." 미국의 스포츠인인 존 우든(John Wooden)의 말이다. 우리 대한민국의 스포츠인이 우리에게 감동의 선물을 안겨준 2016년 리우 올림픽 결승전에서 9대 13이라는 점수 차로 패배가 눈앞에 보이던 순간, 관중석에서 외친 “할 수 있다”라는 한 마디는 박상영 선수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합에 집중할 수 있게 했던 원동력이 되었다. 평상시에 들었다면 큰 감흥 없었을 그 평범한 문장은 그 순간 박상영 선수에게 그 어떤 말보다 꼭 필요한 문장이었을 것이다. 모두가 졌다고 생각한 순간 박상영 선수는 놀라운 역전승 드라마를 보여주었고, 이후 그를 상징하는 문장이 되었다.

 


 

모든 명언이 우리 대부분에게 깨달음을 주고, 인간 삶의 기본을 밝히고,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지만 어떤 명언에 따라 자신의 삶을 이끌어갈지는 각자 개인의 환경이나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달라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 담긴 모든 명언들을 소홀히 할 수 없지만 독자의 기억에 오래 남아 있는 말 중 몇 개만 사례문을 여기에 적는다. 다른 책과 달리 목차를 따로 정하지도 않은 이유는 언제 어디서든 어떤 말이 각자에게 힘이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고, 어쩌면 모든 말을 다 소화해도 실천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1월 20일

"우리는 완벽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무엇이든 잘할 수 있습니다."

- 존 스타인벡John Steinbeck(미국의 소설가)

5월 26일

"처음으로 돌아가 새롭게 시작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 당장 시작해 새로운 결말을 맞을 수는 있다."

- 제임스 R. 셔먼James R. Sherman(미국의 작가)

6월 10일

“오, 우리가 남을 속이려고 하는 순간 얼마나 복잡한 거짓말의 그물을 짜게 되던가!”

- 월터 스콧Walter Scott(영국의 소설가·시인)

 


 

저자 : 호다 코트비

NBC 모닝 토크쇼 〈투데이〉의 공동진행자다. 1998년부터 NBC 〈데이트라인〉에서 기자로 활동해 온 그녀는 〈뉴욕타임스〉의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오늘 나에게 정말 필요했던 말》 《호다, 그리고 10년 뒤(HODA, AND TEN YEARS LATER)》와 아동 도서 《너는 내 행복이야(YOU ARE MY HAPPY)》 《나는 널 늘 사랑해왔어(I’VE LOVED YOU SINCE FOREVER)》를 출간했다. 호다는 네 번의 에미상 수상에 이어 2006년의 피바디 어워드, 2002년의 에드워드 R. 머로 어워드뿐 아니라 가장 최근인 2019년까지 수차례 그레이시 어워드를 수상했다. 그녀는 현재 뉴욕에서 남편 조엘과 두 딸 헤일리, 호프와 함께 거주 중이다.

 

저자 : 제인 로렌치니

2018년 10월, 소설 《비 내린 뒤(AFTER THE RAIN》를 발표하며 데뷔했다. 그전에는 13년간 TV 뉴스 앵커와 리포터로 활동해 온 그녀는 친구 호다와 《오늘 나에게 정말 필요했던 말》을 포함해 《호다, 그리고 10년 뒤(HODA, AND TEN YEARS LATER)》 《우리가 속한 곳(WHERE WE BELONG)》등 세 권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를 공동으로 펴냈다. 현재는 테네시주에 거주하며 데뷔작의 속편을 집필 중이다.

 

역자 : 양소하

언어가 좋아 대학에서 영문학과 일문학을 전공하고 도쿄일본어학교를 졸업했다.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했고 현재는 서울중앙지방법원 소속 통번역지정인으로 통번역 일을 이어가고 있다. 글밥아카데미에서 영어 및 일본어 출판 번역 과정 수료 후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도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책대로 해 봤습니다》 《그게, 가스라이팅이야》 《일본의 다섯 공주 이야기》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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