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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란 무엇인가
이인화 지음 / 스토리프렌즈 / 2021년 10월
평점 :
이 책 『메타버스란 무엇인가』는 소설 『영원한 제국』을 쓴 이인화 작가가 쓴 책이다. 요즘 가장 주목 받고 있는 포스트 인터넷으로 꼽히는 '메타버스'에 대해 저자가 대학에서 연구하고 가르치던 것을 토대로 알기 쉽게 정리했다. 특히 초연결 정보사회에서 10대 학생들이 가장 이해하기 쉽고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써낸 것이다. 그가 선택한 방식은 도표와 스토리텔링 방식이어서 관심이 더 크다.
독자는 소설가 이인화만 알았지 그가 컴퓨터와 메타버스에 대해 전문적으로 연구하거나 배웠다는 점은 알지 못했다. 더욱이 국정농단 사건 때 학내 비리와 연결되어 그를 아끼는 많은 독자들로부터 비난과 안타까움을 샀던 작가이기 때문에 그가 메타버스와 관련된 연구를 했다는 사실도 이번에서야 알았다. 하지만 그의 비리가 자의든 타의든 재판에서 판단을 받고 몹시 안타까운 게 독자의 솔직한 심정이었는데 이번 책 출간으로 기대를 다시 가진 것도 사실이다. 물론 이 책의 내용이 메타버스의 실체, 쟁점, 활용 등에 대해 쓴 것이어서 아날로그 세대인 독자가 알기 어려웠던 메타버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던 것도 이 책이 널리 활용될 것이란 기대를 크게 한다. 이 기회가 작가로서의 이인화에 대해 더 관심과 호감을 갖게 된 독자는 그의 『영원한 제국』 못지 않은 작품을 기대해본다.
지금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한 부분인 메타버스가 굉장히 인기를 얻고 선풍적이라 할 만큼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사실을 디지털 문화에 익숙지 않은 독자로 하여금 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필독의 의지를 가져다 준 것도 이 책이 쉽게 쓰였다는 데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가 알게 된 사실은 극히 일부이겠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믿는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아이템을 사고팔며 북적거리는 소비자 인구의 압력이 콘텐츠 생산이라 하고, 메타버스의 아이템들은 현실의 물질이 아닌 가상의 구성물이란 지식도 얻었다.
이 때문에 메타버스 시장의 상거래는 예술적인 기호품을 수집하는 행위, 즉 컬렉션의 성격을 갖게 된다는 것이 이 책의 설명이다. NFT에 의한 컬렉션 시장의 완성은 재미 의미 보상의 완전한 메터버스를 구성한다는 내용에 대해선 조금 더 이해가 필요하겠지만 메타버스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을 얻기엔 충분한 책이다. 이 책은 구성도 완벽한 것으로 이해된다. 앞에서 언급한 메타버스의 실체, 쟁점, 활용 등 3개 부(部)로 나누고, 각 부마다 3개 소제목으로 구성, 모두 12장으로 설명한다. 많은 도표와 스토리텔링식 설명은 읽는 대로 이해될 수 있도록 쉽게 유기적으로 엮은 것도 이 책의 특장점이다.
저자는 이 책을 시작하는 1장 「열세 살 공룡이가 천백만원씩 버는 세상」이란 제목은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4,000만 명이 붐비는 로블록스와 어린개발자 비지니스맨이라는 부분을 설명하고 있다. 기존 게임과의 다른 점이 이 메타버스의 사용자가 바로 크리에이터이기도 한 공간이 메타버스라는 것이다. 메타버스는 '리니지2' 같은 킬러의 세계가 아니다고 강조한다. 게임의 놀이 요소를 욕망의 중계자(묙망의 삼각형)로 삼으며 5가지의 속성으로 영속성(persistence), 실시간(real time), 크라우드소싱(crowd sourcing), 온 오프라인 연계(on-offline linkage), 상호호환성(interoperability)이라고 한다.
로블록스 같은 메타버스를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있는 개념으로 우리가 아는 게임과 구분된다. 게임과는 다른 실생활 서비스를 목적으로 한다고 하지만 실생활과 연계되어 사람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할 방법으로 게임의 놀이 형식을 차용하고 '혼종'의 과정을 거쳐 메타버스의 모습이 점차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메타버스에 관한 책을 한 번 읽다가 포기했다. 전문용어가 나오는 부분은 너무 막혀 있어서다. 전문 용어를 완전히 해독한 독자여야 알 수 있는 책이어서 아날로그 세대의 독자로서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 책이 독자에게 텍스트로 다가온 이유는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다.
책에 따르면 메타버스는 공간적으로 확장될 뿐만 아니라 시간적으로도 무한히 확장된다. 따라서 시공간 여행 주제 기반 참여형 메타버스 박물관 미술관 전시관이 가능하며 사용자들은 고대, 중세, 근현대로의 시간과 공간 여행을 통해 당시의 시공간을 경험하는 것은 물론 개인의 맞춤형 관람을 경험한 뒤 다양한 시점을 공유하는 신개념의 메타지움(메타버스 뮤지엄)이 출현한다. 메타버스는 가상 전시나 홍보의 차원을 넘어 사용자들이 아바타를 만들어 거주하면서 상호작용할 수 있고, 가상재화를 소유하고 매매할 수 있는 본격적인 경제 공간이다.
시니어를 포함한 모든 계층과 모든 국적의 사용자들이 언어적 장벽을 넘어 쉽게 이용할 수 있고, 정보를 재생산할 수 있고,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마음에 맞는 콘텐츠에 몰입할 수 있는 6G 시대의 플랫폼으로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가상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사용자들은 누구나 손쉽게 제작해서 업로드할 수 있는 볼류메트릭 비디오, 실시간 3D 모델링, 맵 에디터, 게임 스크립터 등 창작 도구(오서링 툴/업로더)를 활용하여 사진, 동영상, 머시니마(MACHINIMA), 3D 오브젝트, 3D 월드 등의 콘텐츠를 만들고 거래한다.
이 책은 또 '뭘 모르는지 모르는 불확실한 공간'으로서 메타버스 개념은 윌리암 깁슨의 소설 <뉴 로맨서>, 영화 매트릭스, 그리고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우 크래쉬>에 이르러 좀 더 구체적인 '아바타'와 '메타버스'라는 게념이 창안되었다고 전한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메타버스의 개념은 정보송출시대(push, PC인터넷), 정보공유시대(share, 스마트폰), 가상거주시대(reside,메타버스)로 정보혁명의 진화를 외삽법으로 설명을 하고 있다. 이 가상 거주시대의 메타버스는 좀 더 세분하면 멀티 플레이스(태동기, ~2022), 멀티버스(성장기, 2023~2027), 메타버스(성숙기, 2028~)로 구분할 수 있다. 우리는 메타버스의 태동기인 '멀티 플레이스'의 시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메타버스에 대한 설명 중 가장 확실하게 다가온 내용은 메타버스는 '타인과의 연결을 통한 공감'이라고 설명해서다.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고, 사람과 사람이 어떤 경험을 공유할 것인가의 문제라는 것이다. 독자의 안갯속 같은 머리가 맑아진다. 이것이 더욱 분명해지는 것은 이반 일리치의 <컨비비얼리티를 위한 도구>란 책의 소개와 컨비비얼리티의 개념을 통해서 메타버스가 지향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사람들은 메타버스를 통해서 서로 연결되고, 함께 북적거리며 함께 같은 공간에서 존재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컨비비얼리티와 같은 개념이다. 수익모델이나 비지니스 모델 측면에서의 설명은 마지막 <활용>에서 나오지만 가수들이 공연을 하거나, 스포츠를 가상화하거나, 학교나 사무실을 메타버스의 세계에 만드는 등 앞으로 벌어질 다양한 활용과 요즈음 큰 화두인 NFT가 거래되는 시장, 메타버스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저자 : 이인화
대구에서 태어나 서울대 국문학과와 같은 대학원 석사, 박사를 졸업하고 23년간 이화여대 국문학과 및 융합콘텐츠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리니지2〉에 심취해 게임 폐인의 세계에 입문했다.『한국형 디지털 스토리텔링 : 리니지2 바츠해방전쟁 이야기』를 쓴 뒤 메타버스의 잠재력에 눈을 떴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이화여대에 메타버스를 연구하는 가상세계 문화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운영했다. SK텔레콤, ㈜KT, 삼성전자, 한국콘텐츠진흥원. 시공테크 등과 과제를 수행하면서 메타버스에 관한 5종의 보고서를 집필하고 메타버스 관련 논문 37편을 발표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북미 메타버스 사업 기획에도 참여했다. 연구서로 『디지털 스토리텔링』, 『스토리텔링 진화론』,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게임사전』 등이 있다. 영화 〈청연〉, 애니메이션 〈토우대장 차차〉, 설치미술 〈아슈겔론의 개〉, 발레 〈신시21〉 등의 시나리오를 쓰고 온라인게임 〈길드워〉 시나리오에 참여했다. 디지털 스토리텔링 저작도구 〈스토리헬퍼〉, 〈스토리타블로〉를 개발했다.
1988년 계간 〈문학과 사회〉로 등단하여『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영원한 제국』, 『인간의 길』, 『초원의 향기』, 『시인의 별』, 『하비로』, 『지옥설계도』, 『청혼자』, 『카란의 사랑』『2061년』 등을 발표했고 이상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추리소설 독자상, 중한청년학술상, 작가세계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소설이 미국, 프랑스, 스페인, 독일, 대만, 일본, 중국, 루마니아에 번역되었다. 현재 독립연구자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