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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를 권하다 -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당신에게 ㅣ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5
이진우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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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에 관한 한 이 책은 필수 교양서이다.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서 개인주의, 특히 한국인의 개인주의에 대해 쓴 책 중에서는 단연 돋보인다. 독자는 사회 비평서를그리 많이 읽는 편은 아니다. 단지 오늘의 한국에서 동시대를 살아가면서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의식과 지식을 얻는다는 측면에서 읽을 뿐이다. 때문에 문제의식으로 가득 찬 사회 비평서를 읽는 것이 그다지 유쾌하지 않아서 여간해선 손에 들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 『개인주의를 권하다』는 한 출판의 ‘인생명강’ 시리즈의 하나로 출판된 책이어서 선택했다. 21세기북스에서 펴내는 인생명강 시리즈는 역사, 철학, 과학, 의학, 예술 등 전국 대학 각 분야 최고 교수진의 명강의를 책으로 옮겼고, 날카로운 분석과 미래를 제시한 것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저자 이진우 교수는 니체 철학 최고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어 독자로서는 관심이 높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개인’으로 살아가기 힘든 우리 사회를 진단하고 이러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내 삶을 사랑하는 개인’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심도 있게 모색한다. 타인의 눈치를 보며 사는 일에 지쳤다면, 일상에서 부딪히는 기준들 때문에 나만의 개성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느낀 적 있다면, 본연의 내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부끄럽다면, 이진우 교수가 전하는 메시지에 귀 기울여 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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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나는 개인주의자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 무거운 시대를 가볍게 그러나 의미 있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힘을 얻게 될 것이다. 독자도 비록 조금이라도 더 한국의 개인주의와 미래의 삶에 대한 희망을 갖는 데 이 책이 큰 도움이 되었다. 『개인주의를 권하다』는 여전히 집단주의를 답습하는 사회 속에서 스스로의 삶을 사랑하지 못하는 현대인에게 힘이 되어줄 철학적 통찰을 선사하며, 혼란스러운 시대적 흐름 속에서도 자신이 나아갈 길을 찾고 조금 더 담대히 나답게 살아가라는 지침을 담았다.
혼밥, 혼술 등의 라이프 스타일이 일상화되었으며, 1인 가구의 생활을 보여주는 TV 예능 프로그램은 큰 인기를 끌고, 많은 회사들이 직급 대신 이름을 부르는 수평적 체계를 도입했다. 한국 사회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개인주의 시대를 맞이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누군가를 처음 만나면 나이를 묻거나 상하관계를 확인하고, 튀지 않고 주변에 적당히 맞추어 살기를 서로 강요한다. 이런 사회 분위기에서 ‘개인’으로서의 삶은 이해받기 어렵고, 개인주의자는 별종 취급을 받곤 한다. 남들과 똑같이 살고, 아등바등 경쟁하고, 의무와 위계에 순종해야만 인정받는 삶이 건강한가에 대해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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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 따르면 니체는 다른 사람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건 ‘노예의 삶’이라고 말했다. 전통적 집단주의 사회가 붕괴하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개인과 개인주의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넌 너무 개인주의적이야.’라는 말을 비난처럼 하는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늘 자유롭고 행복한 삶, 내가 주인이 되는 삶을 원한다. 지금 우리의 인생을 되돌아보자. 당신은 삶을 사랑하고 있는가? 삶의 이유를 궁금해한 적이 있는가? 과연 나 자신이 정말 나를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이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야 할 때이다. 『인생에 한번은 차라투스트라』등의 베스트셀러를 통해 대한민국 독자들에게 철학으로 사유하는 즐거움을 선사한 바 있는 저자는 “우리가 삶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개인주의자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하며, 8가지 질문을 통해 우리를 스스로가 삶의 진리가 되는 길로 인도한다.
진정한 개인과 개인주의의 의미, 나를 둘러싼 환경을 최소한의 상태로 디자인하고 정서적 균형을 유지하는 법, 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삶의 주도권을 잡는 방법 등을 담아낸 이 책을 통해 저자는 나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고 삶의 척도를 자신에게서 발견할 것을 이야기한다. 또 진리를 잃어버린 세상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슬퍼하거나 노여워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판단의 중심에 타인이나 집단이 아닌 나를 놓는 개인주의자가 되어야 할 때라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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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들어가며-희망이 없는 사회의 유일한 희망인 개인주의자를 꿈꾸며」를 통해 "강한 집단주의 토양에서 개인은 왜곡되어 기형적인 형태로 자라난다. MZ세대나 90년대생은 겉보기에는 집단적 가치를 따르지 않고 자기 자신의 가치와 만족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새로운 세대는 정말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고 있는가?"라는의문을 제시하며 "우리 사회에 '주권적 개인'은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이익과 권리를 추구하면서 남을 힐끗거리고, 여론과 유행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타인들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는 '기형적 대중'만 들끓는다. '욜로(YOLO)'나 '소확행'이라는 이름으로 순간의 만족을 추구하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진짜 욕구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유행을 좇는 대중은 결코 개인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건강한 개인주의를 위해 "미래가 우리에게 희망을 주지 않더라도, 삶의 척도를 자신에게서 발견해야 한다. 나 아닌 어느 누구도, 우리의 삶을 책임지겠다고 유혹하는 복지국가도 안전하게 강을 건널 인생의 다리를 세워주지 않는다. 오로지 나 혼자만이 그럴 수 있다."는 견해를 분명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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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따르면 개인주의는 16세기를 기점으로 서양에서 발전하기 시작했으며, 자본주의·민주주의의 발전과 더불어 전 세계로 뻗어나갔다.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개인화를 21세기의 메가 트렌드라고 꼽기도 했다. 그런데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개인주의의 본질적인 의미가 퇴색된 채 자기중심적인 태도 혹은 ‘이기주의’의 다른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다. 저자는 이 책 『개인주의를 권하다』에서 니체의 말을 토대로 이기주의에 대한 편견을 뒤엎는다. “이기적인 욕구를 충족하는 과정에서 타인을 물건으로 대하는 태도는 부정적 이기주의지만, 개인적인 욕구를 추구하면서도 타인을 나와 같은 욕망이 있는 인격체로 대하는 태도는 건강한 개인주의이다”라며 건강한 개인주의의 필요성을 설파한다. 저자는 여전히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집단주의 문화와 권위주의적인 위계질서 가 건강한 개인주의를 가로막고 있음을 지적한다. 최근 몇 년 사이 불거진 ‘갑질 문화’를 날카롭게 진단하며 타인의 인정을 통한 자기 인정, 자기 인정을 바탕으로 한 타인의 인정, 이 두 가지가 호혜적인 관계를 유지할 때 비로소 건강한 개인주의가 탄생한다고 설명한다.
저자의 주장은 결국 “너는 너 자신의 인격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인격에서도 인간성을 항상 목적으로 사용하고 결코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행위하라.”는 말로 귀결될 수도 있다. 개인주의는 자신만의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타인이 나와 같은 욕망을 지닌 인격체로 대하는 태도이기도 하다. 사람을 물건으로 대하지 않고, 사회 구성원 모두의 성장을 도모하는 분위기가 갖춰졌을 때 건강한 개인주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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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어 스스로에게 물어볼 것을 권유한다. 나는 나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가, 아니면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가? 니체는 “우리는 자기 자신을 잘 알지 못한다. 우리는 한 번도 자신을 탐구해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자아 찾기가 사회적 화두가 된 지 오래지만 우리는 여전히 ‘나’를 모른다.
저자는 또 이 사회에서 우리는 끊임없는 자아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말한다. 내일도 오늘과 같으리라는 보장이 없이 불안정한 사회 속에서는 실존적 불안을 겪기 마련이다. 혼란스럽고 무겁기만 한 현실 속에서 내 중심을 찾고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 즉 기초적 신뢰가 필요하다. 누에가 고치를 깨고 아름다운 나비로 재탄생하듯 우리에게도 한 발 더 도약하기 위한 ‘보호고치’가 필요하며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내면을 들여다보는 구체적인 물음과 성찰이 요구된다.
“저는 여러분 모두에게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무엇이 여러분의 심장을 뛰게 합니까?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 BTS의 리더 RM의 유엔 총회 연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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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를 너무 강조하는 사회에서는 인간의 존엄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먼저 의심해야 한다. 개인의 이익과 가치를 내세우는 태도를 도덕적인 잣대로만 평가한다면 진정한 개인주의는 발전하기 어렵다. 성숙한 시민사회가 도래할 때, 한국 사회에도 아름다운 개인주의가 정착할 수 있다.
-「6강 _ 질문하지 않는 사람들」중에서
저자 : 이진우(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대학교에서 철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아우크스부르크 대학교 철학과 전임강사, 계명대학교 철학과 교수ㆍ총장,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를 역임했다. 니체 철학 최고의 권위자로 니체가 그랬듯 인간 실존을 둘러싼 문제들에 대해 끊임없이 답을 찾고 있다.
『균형이라는 삶의 기술』 『인생에 한번은 차라투스트라』 『한나 렌트의 정치 강의』 『니체: 알프스에서 만난 차라투스트라』『의심의 철학』 등 다수의 저서를 집필했고, 『공산당 선언』 『인간의 조건』 『글로벌 위험사회』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철학으로 사유하는 힘을 전하고 있다. 『개인주의를 권하다』에서는 나를 드러내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사회 속에서 개인주의의 필요성을 설파한다. 모든 판단의 중심에 나를 놓는 개인주의자가 세상을 풍요롭게 만들며, 진리를 잃어버린 세상에서 스스로 자기 삶의 진리가 되어야만 비로소 자신의 삶을 사랑할 수 있게 된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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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