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는 백년손님 - 시부모가 처음인 시린이(?)가 반드시 읽어야 할 책
해날 지음 / SISO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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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가 처음인 '시린이'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이 책 『며느리는 백년손님』은 예로부터 우리 사회에 있어왔던 '사위는 백년손님'이란 말을 대신해 생긴 말로서 배려하고 존중해야 할 '모심'의 대상이라는 의미에서 생긴 신조어이다. 저자가 만든 신조어인지, 다른 누군가로부터 시작된 말인지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며느리에 대한 시가(媤家)의 태도를 강조한 것으로 이해된다.

즉, 며느리를 어디에서 '얻어온' 것이 아니라 '모셔온' 것으로 대우해야 한다는 주장이 숨어 있다. 이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문화의 변화이다. 즉 며느리는 여성으로서, 또 가족의 주요 구성원으로 정당한 대우를 바라는 의미가 깃들어 있다.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고부 갈등'은 예전부터 있어 왔다. 그것은 여자는 딸이고 어머니이고 시어머니가 된다는 당연한 결과보다는 아들 중심의 생각에서 비롯된다고 독자는 생각한다. 한 사람의 인격체라기보다 남자 우월주의에서 비롯된 것 아닐까 독자는 생각한다. 물론 아들의 사랑을 자신이 독차지하는 어머니인데 그 아들의 사랑을 며느리에게 빼앗겼다는 생각에서 오는 질투심(?)에서 시작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고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셀프 효도'를 내세운다. 저자는 프롤로그 「전쟁 같은 고부갈등, 새로운 시부모상이 필요하다」에서 '고부간의 갈등'은 실상 '인간관계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어떤 며느리는 오히려 처가보다 시가가 더 편하다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을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사람에게 더 끌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문제는 사람과 사람, 즉 관계의 문제이지 '시월드'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말한다. 사실 저자는 한 가정에서 고부갈등이 생겼다면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아들이 쥐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술회한다. 그러나 아들이 없어도 시부모와 며느리 사이에 상호 인정과 존중이 있다면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저자의 경우 만약 어느 한쪽이라도 그렇지 않다면 아들이 중간에서 교류를 제한하라고 해결 방법을 밝힌다. 자신은 이른다 '셀프 효도'를 시작한 후부터 불필요한 스트레스의 교환이 사라졌다고 언급한다.

 


 

현재 저자는 고부갈등을 직접 겪고 보다 셀프 효도를 자청했다. 현재 13년째 시댁과 연을 끊고 살고 있다는 저자의 아내는 남편의 셀프 효도를 통해 적당한 선에서 합의하며 가정을 지켜냈다는 것이다. 서로간의 스트레스와 이 때문에 잦은 다툼, 그것을 보고 자라는 교육까지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한다. 즉 부부가 의견을 통해서로의 효도를 각각의 집안에 하면 된다는 방식이다. 고부갈등은 우리 전통사회에서는 더 심했을 것이다. 하루종일 같은 울타리 같은 지붕 아래서 함께 살아야 하니 더욱 갈등은 심화됐을 것이고 스트레스튼 많았을 것이 자명하다.

이혼이 비교적 자유로워진 이후 이혼 사유에는 어쩌면 고부갈등도 상당 수가 차지했을 것으로 추측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태어나고 자란 환경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나서 새 가정을 꾸리는데 크든 작든 갈등 요소가 많을 것이다. 충돌이 없다면 오히려 이상한 것이 아닐까 독자도 생각한다. 다투더라도 이해와 배려가 있으면 타협해서 서로 양보해 가면서 사는 것 아닌가 싶다. 살다보면 서로의 다름은 맞춰져 하나되고 갈등도 사라지는 것, 그것이 새 가정 모든 사람들이 겪고 해결해나온 방식 아닌가. 자신의 의견만 옳다고 앞세운다면 갈등은 더 심해질 뿐 해결될 수 없다는 점에서 저자는 인간관계라고 보는 것 같다.

 


 

독자는 이 책을 읽는 동안 며느리의 위상이 예전과 다름을 알 수 있었다. 아마 여성의 발언권이 강화된 사회 영향으로 보인다. 사회에서도 여성은 발언권이 없이 일해왔다. 물론 모든 여성이 그렇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직장 여성들이 할 말 제대로 하면서 직장 생활을 하는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사회 현상이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자신의 의견을 우물쭈물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내세우며 일하고, 잘못됐다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더 노력하겠다는 다짐으로 문제를 돌파하는 여성들이 많아진 때문이란 점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분명 문화의 변화이고 사회 현상의 변화다.

그런 의미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며느리 역할은 사회 한 구성원으로 당당한 사람들의 가정에서의 정당한 대우받기일 수도 있다. 저자는 이를 분명히 인식했고 올바른 대처를 해서 고부갈등 해결하고 편안한 가정을 이뤄나가는 데 큰 몫을 담당할 수 있었다고 믿는다. 바로 셀프 효도다. 저자는 "돌이켜보면 우리도 나름 튀는 세대였지만 다음 세대는 더하면 더합니다. 오히려 결혼과 관련해서는 비혼과 동거, 동성 결혼, 딩크족 등 결혼 외 다양한 가족 관계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그들은 마침내 우리의 굳센 벽을 무너뜨릴 것입니다. 어떤 흐름은 처음엔 기존 세대에게 거부당하지만 다음 세대의 사명처럼 결국 이뤄지는 게 역사"라며 주장을 뒷받침한다.

 


 

저자는 이어 자신의 부부도 고부 갈등의 '피해자'였다고 말한다. 그러다 어느새 시부모가 되어 일종의 권력을 가지게 될 입장에 서기 직전이라고 한다. 권력을 가졌다 해서 '이때다' 하고 똑같은 가해자가 되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저자는 2020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음악과 춤을 예로 든다. 바로 '범 내려온다'이다. "전통을 너무 이상하게 만든 거 아니야?"라는 평도 있지만 대체로 "멋지다, 신선하다, 천재적이다." 이런 평이 다수였다고 말한다. 이처럼 전통을 바꿔도 사람들이 좋다 하는데 악습을 바꾸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저자는 반문한다. 저자는 "지금 세대는 문화적 감성이 다릅니다. 그에 맞게 변화하지 않으면 고리타분하고 구식이라고 관심조차 주지 않습니다. 결혼에 관심을 갖지 않는 세대를 탓하기 전에 현재 그리고 미래의 시부모가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저자의 마지막 주장에 귀 기울여본다.

 

"사람,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애써 변하고자 하는 사람도 쉽게 변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변화고자 하는 마음조차 없는 사람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아들이 아직 대학생이라서 언제 결혼할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 책은 제 생각을 정리하고 두고두고 곁에 두어 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쉽게 변할지 아닐지는 아직 모르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최소한 '애써'보려 합니다."(p.185)

 


 

저자의 말 중 유난히 마음에 새겨진 귀절이 있다. "인간 관계에 있어 제일 중요한 기준은 '배려'이고, 삶에서 추구해야 할 1순위는 '행복'입니다. 이것이 가능하다면 반드시 완전한 독립과 셀프효도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녀 양육의 목적은 독립에 있다”고 말한 어느 전문가의 말처럼 부모는 아이가 건강한 성인이 되어 독립하고, 자신의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지지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가 부모를 떠나 독립하고 나면 다시금 자신의 남은 인생을 돌보고 어떻게 하면 더욱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대다수의 부모는 자녀의 독립 후에도 일종의 보상심리로 자녀의 삶에 사사건건 관여하거나 자녀의 가정을 마음대로 주무르려는 태도를 보인다.

 

저자 : 해날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나의 부모님은 부모가 될 준비가 안 되셨던 것 같다. 결혼 후에 보니 시부모가 될 준비도 되지 않으셨다. 그렇게 연결되는지 미처 몰랐다. 나의 잔잔한 호수 같은 가정엔 늘 부모님께서 던지고 가신 돌로 인해 파문이 일었다. 부모님을 통째로 바꿀 수도 그분들의 생각과 행동을 바꿀 수도 없었다. 결국 나는 셀프효도(13년간)를 선택했고 시댁으로부터 며느리를 격리시켰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이 성인이 되고 연애를 시작한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우리가 곧 시부모가 될 날이 머지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치열하게 고부갈등을 겪은 남편으로서 지혜로운 시부모가 되려고 고민하던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얼마 전엔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느낀 부모님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표현한 노래 ‘사랑이어라’ 싱글 앨범을 발매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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