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노력해야 한다는 착각 - ‘내 탓’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8가지 심리 상담
저우무쯔 지음, 차혜정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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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직장생활을 20년이 넘게 했다. 한 직장은 아니지만 직종을 바꾼 적도 없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좀 더 일을 잘하기 위해 했던 노력은 지금 다시 하라면 하지 못할 것 같다. 그만큼 일을 할 때는 몸 돌보지 않고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말할 것도 없이 더 많은 월급을 받을 수 있도록 승진이 목적이기도 했지만, 사실은 일을 할 때는 '자신이 만족할 만큼' 해야 한다는 교육을 받았던 것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최선을 다해 자신의 일을 하는 것은 독자만이 아니다. 어쩌면 그렇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게 인간의 본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본다. 사회 생활을 하면 누구나 느낄 것이다. 그것이 타인에게 더 좋은 사람으로 보인다는 점을.

독자도 마음속에 또다른 본능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이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목표 달성을 위해 과하다 할 정도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만족감은 들지 몰라도 곰곰이 생각해보면 스스로 행복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던 것 같다. 내가 들인 노력은 타인에게 잘 보이는 것이 주된 이유였기 때문일까?

 


 

이 일을 깊이 생각해보면 일을 할 때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했기 때문에 행복감에는 이르지 못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특히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때는 더하다. 모든 게 ‘내 탓’인 것만 같은 자책감도 든다. 더 노력할 수 있었는데 어느 선에서 스스로 타협했기 때문에 만족감이 없고, 어려운 일을 해내고 느끼는 행복감에는 이르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후회가 자책이 반복되다 보면 ‘나는 왜 더 노력할수록 불행해지는 거지?’ 하는 생각까지 드는 것은 이 책 『더 노력해야 한다는 착각』은 '가면증후군'의 한 예로 지적한다.

이 책에서 저자 저우무쯔는 ‘쇼핑중독에 빠진 직장인’, ‘공황장애를 겪는 글로벌 기업의 중견 간부’, ‘실수를 두려워하는 유능한 커리어 우먼’, ‘자기 연민에 빠져 아내와의 대화도 거부하는 유부남’, ‘자기 탓만 하며 불안증에 시달리는 여자’, ‘성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여자’, ‘전업주부로 살다가 우울증 진단을 받은 여자’, ‘패배자 콤플렉스에 갇힌 레지던트’ 등 내담자 8명과의 상담을 통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강박 속에 갇힌 현대인의 심리를 밝힌다. ‘오늘날 나를 둘러싼 모든 문제가 정말 나 때문에 생긴 것일까?’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정서적 불안과 우울, 분노의 근원을 찾는 한편, 문제 상황을 모두 ‘내 탓’으로 돌리는 ‘자책의 감옥’에서 벗어나 진정한 행복을 찾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이 책에는 ‘성공에 목매는 명훈’, ‘실수가 두려운 채린’, ‘자기 연민에 빠진 강인’, ‘완벽한 현모양처인 지민’, ‘자기 탓만 하는 효민’, ‘영혼 없는 쇼핑중독녀, 진주’, ‘최고의 명의를 꿈꾸는 준표’, ‘가면을 쓴 인형, 미혜’. 등 8명이 사례가 등장한다. 이들 8명은 노력을 기울일수록 더욱더 불행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부모와 아내, 형제자매, 주변 사람의 기대와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으나 오히려 자신감이 떨어지고 관계가 단절됐으며 크고 작은 마찰도 일으켰다. 그들은 자신이 이뤄낸 성과를 인정하기보다는 오히려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자책’에 매몰되었고, 나아가 일상의 모든 문제를 ‘자기 탓’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은 자신이 맡은 역할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할수록 더 불안했고 우울했으며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 분노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들이 겪고 있는 ‘곤란’이 오늘날 대다수의 현대인이 겪고 있는 것과 같다는 데 있다.

 


 

저자는 한때 자신이 ‘가면증후군’(자신이 이뤄낸 업적을 스스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심리 현상)에 빠졌음을 고백하면서, 앞선 8명의 내담자도 자신과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타인이 인정하는 분명한 성과가 있음에도 오히려 자기 자신이 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노력 부족’이라는 강박에 스스로를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들에게 성취감과 만족감이라는 긍정적인 정서는 잡을 수 없는 뜬구름과 같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저한테 속아 넘어간 거예요. 사실 능력이 부족한 탓에 남보다 훨씬 노력해서 그 부족함을 메우려고 했어요. 언젠가 제 능력이 고스란히 드러나서 그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라는 것이 들통나면 사람들은 저의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고 수군대겠죠. 제가 실수를 해도 도와주려 하지 않고 절 귀찮게 여길 거예요.” 채린은 눈물을 글썽였다. “그래서 전 열심히 노력해야 해요. 실수하면 안 되고 단 한 번이라도 잘못된 결정을 하면 안 돼요. 반드시 성공해야만 해요.” 마치 무엇에 쫓기듯 앞을 향해 달려야 한다. 달아나고 싶지만 나 자신이 부족하다는 자격지심을 좀처럼 떨쳐낼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멈추지 않고 계속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추월당할 것이고, 그러면 끝장이다.(p.33)

 


 

저자는 내담자인 ‘채린’과의 상담 내용을 들려주면서 증가하는 업무 스트레스를 견디며 주변의 기대치에 완벽히 부응하기 위해 자신을 채찍질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경쟁사회 속에서 추월당하지 않기 위해 마치 쫓기듯 앞으로만 달려가는, 매 순간 벼랑 끝에 서 있는 심정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우리가 과연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일상생활 속에서 느끼는 불안과 우울, 분노의 원인 중 하나는 타인의 인정을 갈망하는 욕구에 있다. 즉 부모나 주변 사람이 요구하는 기준에 나를 맞추기 위해 애쓰면서도 정작 자기 자아를 긍정하고 격려하는 데는 소홀히 한다. 저자는 상담 사례를 통해 대부분의 사람이 타인의 터무니없는 기대치나 요구를 문제 삼거나 자신이 왜 수용해야 하는지 생각하기는커녕, 그것을 해내지 못할 거라고 초조해하거나 결과적으로 달성하지 못했다는 자책에 빠진다고 주장한다. 그는 우리가 다양한 관계 속에서 살고 있지만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아무리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해도 자기 삶에 대한 만족감과 행복감을 누릴 수 없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분노’라는 정서를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분노의 정서가 외부로 향할 경우 타인에게 해를 가하거나 인간관계를 끊는 원인이 되며, 내부로 향할 경우 자기 자신을 부정하고 심할 경우 자기파괴적인 행동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이유로 나와 타인을 막론하고 분노를 함부로 표출하는 것을 금기시한다. 그러나 저우무쯔는 이 분노의 정서가 우리의 현재 심리 상태를 일깨우고 보호하는 장치라고 주장한다. 그는 우리가 ‘기계’가 아닌 ‘사람’이므로 분노의 정서를 억누르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강조하면서, 분노와 같은 감정이 축적되면 모든 생활 영역이 잠식될 거라고 경고한다. 만약 이러한 상태가 발생할 경우, 우리 자신과 생활이 통제 불가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언제부터인지 자꾸 짜증이 나요. 누가 실수라도 하면 불같이 화를 내게 되더라고요. 때로는 아주 절망적인 생각에 빠져서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삶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집에 가도 짜증이 나서 가족과 말다툼도 잦아요. 그들이 말하는 내용이 너무 지루하고 따분해요. 좀 더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눌 수는 없는 걸까요? 물론 대인 관계도 엉망이에요. 고등학교 때 친했던 친구들을 만날 시간도, 그럴 마음의 여유도 없어요. 그들의 시시콜콜한 일상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짜증부터 나요.”(p.68)

 


 

이처럼 저자는 8명의 사례별로 탐구 분석한 결과 「에필로그」를 통해 결론에 이른다. 우리는 항상 선택의 순간에 놓여 있다. 타인의 요구에 의한 것이든, 자기 의지에 의한 것이든 어떤 선택을 하고 실행한다. 저우무쯔는 자신의 선택을 인정한다는 것은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즉 자신의 선택을 인정한다 함은 자신의 역량을 인정하는 것이며, 자신에게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믿는 다는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자신의 선택임을 인정하는 일이 무척 힘들다. 저자는 “특히 주변 사람이 자신에게 가혹하게 대할 경우, 자신은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기준을 자아비판의 필요로 삼아 내면화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런 자아비판 속에서 우리의 용기가 자취를 감춰버린다고 경고한다. ‘나는 무엇을 위해 노력할 것인가? 그 노력은 나 자신을 위한 것인가, 아님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한 노력인가?’ 여러 선택지 앞에서 우리는 늘 고민하고 방황한다. 때로는 우리의 선택이 행복이 아닌 고통과 두려움, 좌절을 끌어오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기대에 못 미치거나 부정적인 결과를 자신의 노력 부족으로 돌리면서 ‘내 탓’의 자책에 빠져든다. 이러한 자책의 굴레 속에서 우리는 각자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자아 내부의 부정적인 정서를 확대시킨다. 불안과 우울, 분노 등의 부정적인 정서는 영원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자신에게 따뜻한 시선과 이해를 보내고 자아를 펼칠 수 있게 스스로 보살필 때, 자아는 서서히 역량을 키우며 이 세상을 직시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자신의 인생에 다른 선택의 가능성도 부여할 수 있는 용기와 탄력성도 생길 것이다. 다른 사람이 제시하는 기준에 도달하기 위해 애쓰는 대신, 자신의 기준을 차근차근 세워나가기를 저자는 바라고 있다.

 


 

저자 : 저우무쯔

 

타이페이에서 ‘마음햇살심리상담소’를 운영하며 일반 내담자뿐만 아니라 기업에서 심리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현지 TV 프로그램 ‘미스터 두뇌’, ‘건강이 나를 보다’ 등의 프로그램에 심리학과 상담 전문가 패널로 출연하고 있으며 여러 매체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그녀는 상담에 있어서 내담자가 가진 다양한 능력을 스스로 발견하도록 돕고 삶에서 또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과거에 자신도 정서적으로 묶여있었음을 고백하며 어떻게,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연구해 다양한 방법으로 여러 사람과 공유해왔다. 그럼으로써 정서적 협박이 아닌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고자 했고, 그 바람과 상담 사례들, 연구 결과를 이 책에 담았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나를 받아들이고 자유를 찾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임을 잊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선택하고 결정할 자유가 있습니다. 진짜 나의 모습을 발견한다면, 영혼의 감옥을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라며 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독자들에게 위로를 전하며 온전히 나로 살기 위한 연습을 시작할 것을 주문한다. 타이완 국립정치대학교 신문방송학과와 국립타이페이교육대학교 심리상담 대학원을 졸업하고 신뎬고등학교와 국립타이페이교육대학교, 중룬상담센터에서 심리상담사로 일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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