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58 - 《타임》에세이스트가 권하는, 개정2판
로저 로젠블라트 지음, 권진욱 옮김 / 나무생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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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동안 '나이' 걱정을 하지 않던 때는 없었던 것 같다. 어렸을 때는 왜 나이를 빨리 먹지 못해 성인이 되지 못하나? 하는 걱정이고 나이가 중년에 접어들 무렵엔 왜 세월이 이렇게 빠른지?에 대해 걱정을 한다. 왜 그런 걱정에 휩싸이면서 살까? 한 번쯤 생각해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인간은 생산적인 일을 하면서 살아가도록 돼 있기 때문이란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노동을 함으로써 이른바 '밥값'을 하는 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숙명이어서인 듯하다. 독자 역시 중년에 접어들기 전부터 나이 걱정에 휩싸인 적이 있다. 노후 준비가 안 돼 있어서일 것 같다. 흔히 말하는 '편안한 노년' 생활을 하기 위해선 얼마간의 돈이 필요하다는 조사기관의 예측조사가 매스컴을 탔을 무렵이다. 대한민국 서울에서 산다는 점을 가정할 때 제시된 액수의 3분의 1도 못 가졌으니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노후 생활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은 차후 문제다.

이 책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58』은 사실 노후 문제를 다룬 책이 아니다. 노년이 되기 전에 생계에 필요한 돈 등 생활비는 걱정하지 않고 노년 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한 책으로 보인다. 저자 로저 로젠블랫은 나이 드는 것은 값진 선물이라고 전제한다. 청년에서 중년으로, 중년에서 노년으로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삶의 여유와 지혜를 얻고, 어제보다 오늘 더 성숙해지며, 즐겁게 사는 법을 배워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이 드는 것에 대한 부정적 생각으로 막연한 불안함과 초조함을 가진 사람도 많다. 자기 스스로를 ‘나이 들었다’라는 틀에 가두고 퇴락의 길로 바삐 안내하는 것이다. 우리와는 다른 문화의 저자가 우리나 저개발국가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이런 말을 내놓는다면 사실 '배부른 걱정'이나 "배가 부르니 별 걱정을 다한다"고 핀잔 받을 일이다. 그러나 이 책을 잘 읽어보면 노년 생활에 대한 책이 아니라 노년이 되기 전 생활을 통해 중년ㆍ노년으로 접어들 때의 준비를 위해 쓰인 책이다. 이 책에는 앞으로의 인생을 더 지혜롭게 가꾸어 나가길 원하는 사람으로서 현재를 사는 사람들을 위한 58가지의 조언이 담겨 있다.

 


 

책에서 저자는 때가 너무 일러서, 혹은 늦어서 문제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시기의 빠르고 늦음은 문제가 안 된다는 주장이다. 마찬가지로 저자는 독자들에게 계속 질문을 던진다. 당신이 여기 있기 때문에, 혹은 저기 있기 때문에 문제인가? 당신이 그 말을 했기 때문에, 또는 그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인가? 당신이 똑똑하기 때문에, 또는 반대로 미련하기 때문에 문제인가? 오늘 여러 가지 상황이 좋지 않아서, 혹은 모든 일이 당신에게 너무 좋게 돌아가서 문제인가? 이 모든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저자는 강조하기 위해 질문하고 있다.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제1법칙)를 설명하기 위함이다. 이 책에 나온 58가지 법칙 중 첫 번째 법칙이다. 한마디로 쓸데없는 걱정에 시간을 보내고 진짜 유쾌하고 즐겁게 보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어떤 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이가 어리든 나이가 많든, 상황이 좋든 좋지 않든, 어제의 친구가 적으로 변하고 누군가가 당신을 폄하해도 저자는 그 모든 것을 문제 삼지 말라고 말한다. 그 출발점에 서지 않는 이상 당신은 누구보다 빠르게 쇄락할 것이고, 용기 있게 그 출발점에서 발을 앞으로 내디딘다면 완벽한 인생이 당신 것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58가지 법칙을 설명하면서 저자가 독자들에게 부탁하는 것은 단 하나다.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을 기꺼이, 완전하게 바꿔보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다시 말하면 어떤 자극을 받았을 때 설렘과 호기심이 아니라 타성으로 굳은 경직된 반응으로 끊임없이 갈등하고 싸우려고만 들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제1법칙)”, “당신만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제2법칙)”, “나쁜 일은 그냥 흘러가게 내버려 두라(제3법칙)” 등으로 시작하는 58가지 법칙들은, 현대인들이 강박증처럼 지니고 있는 막연한 불안감에 대한 유쾌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어 “서른이 넘었으면 자기 인생을 부모 탓으로 돌리지 말라”라는 뼈 있는 제7의 법칙을 비롯한 “외로움보다는 싸움이 낫다(제19법칙)”, “모든 사람을 믿어라, 언제나(제30법칙)” 등에는 젊은이들도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

 


 

저자의 조언은 때로는 현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냉정하지만, 한편으로는 나이가 들수록 쌓여가는 삶의 여유와 지혜가 담겨 있다. 정곡을 찌르는 날카로운 필치를 보여주면서도, 심각하지 않게 읽을 수 있도록 하는 위트를 구사한다. 또한 사람과 인생을 바라보는 따뜻하고 긍정적인 시선을 보여준다. 때로는 본문 설명 없이 단 한 줄로 구성되어 있는 법칙도 있다. 이것은 제아무리 바쁜 현대인들일지라도 읽지 않고는 못 넘어간다. 짧은 문장 안에 응축된 메시지가 깊은 깨달음을 안겨줄 것이다.

한 번 읽고 넘어갈 게 아니라 한 번만 더 생각해보면 뭔가 깨달음에 이를 것이라고 독자는 기대한다. 이 책은 2002년 초판이 출간된 이래 지금까지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 온 책으로, 디자인과 판형 등을 정비하여 개정 2판을 새롭게 펴낸 것이다. 저자의 지혜와 경험을 바탕으로 위트 넘치게 쓴 글들이 독자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아왔기 때문이다. 촌철살인의 감각을 지닌 카투니스트 황중환의 삽화가 개정 1판에 이어 개정 2판에도 그대로 실려 있다.

 


 

유머러스한 삽화와 깨달음이 담겨 있는 58가지의 법칙들은 시간과 나이에 구애받지 않는, 유익하고 소박한 삶의 지혜를 담고 있다.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나이 들어가는’ 우리 시대의 모든 사람들에게 삶을 살아가는 새로운 시선을 제시할 것이다.

이 책 「서문」에 "십계명처럼 ‘…하지 말라’와 ‘…가 아니다’라는 식의 표현이 많이 나오는데, 무슨 도덕적 근거가 있어서 한 말은 아니다. 여기 소개된 법칙들은 순수하게 실제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는 것들이다. 내가 여러분에게 이런 생각과 이런 식의 행동을 삼가라고 할 때, 그 말은 당신이 나와 반대편에 서면 잘못이라는 말이 아니다. 단지 당신이 감수하게 될 뭔가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따름이다. 편리를 위해 각 법칙에 차례대로 숫자를 붙여보았다. 일단 번호들을 기억해두면 정말 편리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독자들에게 부탁하는 것은 단 하나,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을 기꺼이, 완전하게 바꿔보라는 바람이다."라고 저자는 썼다.

 


 

저자가 제시한 58가지 법칙 중 독자에게 가장 놀라움과 영향을 미친 몇 가지만 선택해 여기에 적어본다. 한 번 읽어 저자가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쉽게 가늠이 되지 않는다면 반드시 책을 찾아 읽기를 권한다.

2. 당신만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4. 적은 무시하라 아니면 확실하게 죽여라

6. 잘못은 내 탓이다

11. "대단해!"라는 찬사를 조심하라

14. 함부로 위트를 자랑하지 말라

19. 외로움보다 싸움이 낫다

23.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기회를 놓치지 말라

25. 아무 이야기나 책이 될 수는 없다

30. 모든 사람을 믿어라, 언제나

31. 다른 사람을 개선하려 하지 말라. 그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걸 안다 해도

38. 살속도를 늦추지 말라

40. 행복한 인생은 길어봤자 5분이다

42. 자기 반성은 적당하게 해야 오래 산다

50. 한꺼번에 인생의 8분의 1 이상을 바꾸지 말라

 


 

저자 : 로저 로젠블랫(ROGER ROSENBLATT)

미국의 작가이자 대학교수. 하버드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9세에 하버드 역사상 최연소 지도교수가 되었다. 40년 넘게 대학 강단에서 영문학과 글쓰기를 가르쳤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일곱 개의 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6년까지 《타임》에 칼럼을 썼으며, 《워싱턴포스트》에 칼럼을 썼을 때는 ‘워싱턴 최고의 칼럼니스트’로 선정된 바 있다. 《시카고트리뷴》은 “저널리즘을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찬사를 보내기도 하였다. ‘미국에서 가장 뛰어난 수필가’로 극찬받을 만큼 미국 최고의 작가로도 평가받고 있다. 저서로 《콜드 문》 《전쟁의 아이들》 《떠오르는 래펌》 《토스트 만들기》 등이 있다.

 

역자 : 권진욱

전문번역가.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학과를 졸업했다. 주요 역서로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아름다운 비행》 《비즈니스 천재의 5가지 얼굴》 《화가, 혁명가 그리고 요리사》 등이 있다.

 

그림 : 황중환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광고회사에서 그래픽 디자이너와 멀티미디어 PD로 일하다 《동아일보》에 만화 〈386C〉 연재를 시작하며 14년간 3,015회를 연재했다. 펴낸 책으로 《마법의 순간》 《사람이 가장 아름답다》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아빠의 과학천재들》 《낭만 카투니스트 유쾌한 프랑스를 선물하다》 《당신이 희망입니다》 《지금 꿈꾸라, 사랑하라, 행복하라》 등이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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