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진심입니다 - 글을 잘 쓰기 위해 글을 쓰진 않습니다만
유미 지음 / 치읓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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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의사 표현의 한 방법이다. 어떤 글이든 자신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글을 쓴다. 문자의 발명으로 인류는 문명시대로 접어든다고 인류학자들은 말한다. 말은 한 번 뱉으면 허공에 사라지고 마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글로 남기면 시공을 초월해 안 보이는 사람뿐만 아니라 수천 년 뒤 후대 사람들도 그 글을 읽게 되기에 영원한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글을 쓴다는 일은 자신을 모든 사람에게 온전하게 자기 의사를 내보이는 수단이자 목적이 된다. 글에는 편지처럼 독자가 정해져 있는 사람에게 보내는 것도 있고, 우리가 말하는 문학 작품처럼 독자가 정해져 있지 않지만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읽기를 기대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우리가 흔히 접하는 문학은 문자 발명 이후 인류 문명이 획기적 발전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문학은 문자가 있기 전에는 사람들 '입'을 통해 전해지는 것을 문자로 기록한 것은 구비문학(口碑) 문학 혹은 구전(口傳) 문학으로 기록문화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남아 있지만 이 역시 문자로 기록되었기 때문에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지금의 우리에게 전해져 온다. 글의 가장 큰 매력은 자신을 솔직하게 상대에게 내보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 책 『글쓰기에 진심입니다』의 저자는 글쓰기를 진심의 표현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진실된 내면을 보여주려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 해석의 이면에는 진심이 아닌 글쓰기는 독자가 많을 수 없다는 생각이다. 글을 읽는 사람들이 알고 싶은 것은 책 내용이 진정인지, 거짓인지가 독서의 포인트가 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즉 글을 진심을 표현해야 하고 진심으로 글을 쓰면 독자는 많아진다는 것이다.

글을 직업으로 하지 않는 독자가 봐도 설득력이 있는 말이다. 저자의 진심이 없는 글쓰기가 독자에게 읽혀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자신이 글쓰는 사람이 아니어도 읽어보는 독자들은 저자의 진심을 헤아릴 수 있다. 소설은 허구(虛構)인데 진심과는 거리가 먼 것이라고 생각하는 독자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독자들은 허구를 읽는 게 아니라 허구의 형식을 빌어 저자가 쓰려는 바를 표현하는 한 방법(소설)에 불과한 것이다. 소설의 주제나 소재가 저자가 표현하려는 진심이고 허구는 형식일 뿐이다.

 


 

이 책의 저자 유미는 전업작가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러나 전업작가 못지않게 글쓰기에 진심인 사람이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찾아오는 시련을 글쓰기를 통해 이겨냈다. 승승장구하면서 살았던 그녀를 붙잡아 준 것은 상처를 치유하는 글쓰기였다. 글을 쓰면서 아픔을 드러냈고, 드러낸 아픔은 저절로 치유가 되었다. 저자의 진심이 절절이 가슴에 다가와서일까. 책을 읽는 동안 당장 무엇이든 쓰고 싶어진다. 저자는 처음 입문할 때 맛집 탐방도 좋고, 블로그에 올릴 글도 좋고, 가벼운 글쓰기도 좋고, 저자의 하루를 풍요롭게 만들어준 감사 일기도 좋고, 무엇이든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뿐이었을까. 저자는 다양한 종류의 글을 쓰면서 많은 것들을 얻었다고 밝힌다. 블로그에 꼬박 꼬박 올린 맛집 탐방글, 서평, 감사 일기 같은 모든 종류의 글을 쓰면서 사람들과 소통했다. 댓글로 용기를 받고, 자신의 글로 읽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며 서로 위로를 받았다. 그녀는 이제 악플마저도 감사하다고 말한다. 글을 쓰며 그만큼 단단해졌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누구든 책상 앞에 앉을 수밖에 없다.”는 출판사의 말도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누구나 그렇듯 좋아하는 일, 꿈꾸는 일을 가슴 속에 묻고 살 때가 있다. 사회에 나가면 그렇게 되기가 쉽다. 직장인으로서 일에 쫓기다 보면 내가 좋아했던 일 하나쯤 포기하며 사는 게 가장 쉬운 선택지이자 타협이다. 저자에게는 책이 그랬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바쁜 일상 속에 책 읽는 것을 포기하며 산다. 독자 역시 학창 시절 읽었던 책이 직장 생활하며 읽었던 책보다 많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독자는 책을 좋아해 책읽기를 취미로 삼을 만큼 열심히 읽었다. 그것이 사회 생활하면서 바뀌지 않으리라는 생각은 학창 시절 책을 많이 읽었다는 오만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수십 년이 지나서야 깨달았다. 그러나 책을 읽는 데 집중하는 동안 글쓰기를 꿈꾸거나 의욕도 많이 갖지 못했다. 이 점을 이제야 깨닫게 된 것도 이 책을 읽으면서부터다. 요체는 '진심'이다. 저자의 '글쓰기에 진심'이라는 말 속에는 '책읽기'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역시 이제야 깨닫게 되었다.

저자는 「프롤로그」를 통해 "내가 쓴 글을 가장 여러 번 읽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나였다. 그럼 누가 가장 위로를 받고 용기를 얻을까" 그 역시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내가 쓴 글은 나의 내면을 향하고 있었다. 고통의 중심에서 벗어난 것도 매일 글을 토해낸 덕분이었다."고 말한다. 매일 쓰고 읽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삶의 상처가 조금씩 치유됐다고 말해 글쓰기를 통해 치유력도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글쓰기와 책읽기의 치유력에 대해 말을 잇는다. 저자에 따르면 원치 않았음에도 찾아온 시련이 그녀에게 많은 시간을 가져다 주었고, 그 시간을 독서로 보냈다. 기억력이 나빠진 탓이라고는 하지만, 그래서 열심히 서평을 남겼다. 그리고 매일 매일 글을 쓰면서 자신과의 대화를 나눴다. 마음속 깊은 곳에 묻어두었던 이야기를 꺼냈고, 드러내기 힘들었던 상처를 드러냈다. 저자의 옆에 한 권 한 권 책이 쌓이고, 한 편 한 편 글이 쌓였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저자는 어느덧 작가가 되었다. 저자가 노력하면서 보낸 무수히 많은 시간이 이 한 권에 책에 녹았다고 토로한다. 다른 작가의 생각이 저자의 경험과 생각과 어우러져 유미 작가만의 이야기로 다시 흘러 나왔다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저자의 말이 너무나 솔직 담백하고 이 책을 다 읽을 때쯤에는 무엇이든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삶의 상처에 대한 치유는 물론 희망과 용기도 주는 것이 글쓰기라고 강조하고 있다.

저자 유미는 글을 쓰기 위한 글이 아닌, 오로지 감정을 덜어내고자, 매일 한 페이지 이상의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 글들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되었기에, 이 책은 저자의 진심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다. ‘진심은 결국 통한다’는 말처럼 이 책에 담긴 그녀의 진심이 독자들의 마음속을 흔들고, 알아차리게 할 것이다. “나는 또 이렇게 흔들릴 것이고, 알아차릴 것이다.”라는 저자의 말을 가슴 깊이 새긴다.

 


 

이 책은 제1부 글쓰기에 진심입니다는 'WHY 내가 글을 쓰게 된 이유', 'WHAT 글을 잘 쓰기 위해 글을 쓰지 않습니다', 'HOW 일단, 쓰세요'를 통해 저자가 글을 쓰게 된 이유와 글쓰기에 대한 생각을 알려준다. 제2부 ‘글’을 쓰길 바랍니다에서는 'READING 쓰기를 위한 독서의 힘', 'GRATITUDE JOURNAL 쓰기의 기적', '감사 일기', 'PREDAWN 거짓 없이 쓸 수 있는 유일한 시간', 'ROUTINE 규칙적인 일상 속에 숨겨진 힘'을 통해 글쓰기 실행방법에 대해 자세하게 알려준다.

 

"훌륭하고 멋진 모습이나 부끄럽고 지질한 모습 모두 내가 사랑해 주어야 할 나의 일부이다. 그 시절 나 혼자 보는 일기를 쓸 때처럼 자기 검열에서 벗어나 글의 한계를 두지 않을 때 오히려 좋은 글이 나온다."(p.57)

 

키를 넘기는 큰 파도 앞에 애처롭게 펄럭거리던 그때, 나를 지켜낸 것은 작고 소소한 루틴이었다. 나만의 루틴으로 삶의 방향 키를 놓치지 않았다. 스스로 주인이 되는 삶을 살 수 있었다. 그렇게 그 어두운 터널을 지났다.(p.214)

 


 

저자 : 유미

 

욕심만큼 사랑받으며 나고 자라 세계적인 반도체 대기업 기획팀에서 일하며 부러울 것 없던 그녀에게 인생 처음으로 난임이라는 뜻하지 않은 고통이 찾아왔다. 아무리 해도 벗어날 수 없는 힘든 나날이 계속되며, 의지와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 것도 있음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감정을 덜어내고자, 매일 한 페이지 이상의 글을 쓰기 시작했다.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 시작하면서, 솔직한 감정들을 억누르고 살았다는 것과 그저 열심히 살아왔던 자신의 노력이 도리어 자신을 혹사시켰음을 깨달았다.

어두운 터널을 힘겹게 지나 더 튼튼한 뿌리를 내린 그녀는 자신의 존재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이들에게 손을 내밀고 징검다리를 놓아주는 동기부여가이자 꿈 전도사로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스스로를 치유하기 위해 시작했던 ‘쓰기 프로젝트’를 통해 삶의 어려움에 처한 많은 사람들이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 〈꿈산책가의 산책노트〉를 시작으로 분당독서모임 WEME讀, 네이버 카페 〈내꿈소생〉에서 ‘1일1행 내꿈챌린지’, ‘내꿈습관 프로젝트’, ‘위미톡’ 등을 기획, 실행하며 새벽 기상, 새벽 글쓰기 등 직장인으로서 할 수 있는 ‘습관 루틴’의 경험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여전히 흔들리고 알아차리기를 반복하고 있지만, 이제는 글로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기에 참 다행이라고 말한다. 글을 잘 쓰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누구보다 글쓰기에 진심이 되어버린 그녀이기에, 그녀의 삶 역시 그 어느 때보다 진심으로 대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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