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있어서 괜찮아
임하운 지음 / 시공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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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네가 있어서 괜찮아』는 청소년 소설로 쓰였다. 저자 임하운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3부로 구성된 이 작품은 주인공 임채웅과 김초희가 번갈아가며 자신의 시점으로 소설을 끌어간다. 소제목이 '임채웅'일 경우 글 속에서 임채웅은 '나'로 등장하고 나의 시각으로 작품이 전개된다. 아마 양쪽의 시점을 바꿔가며 서로 동등한 주체라는 점을 부각해 독자들에게 동질감을 끌어내려는 저자의 의도일 것으로 읽힌다. 비교적 짧은 소설이어서 저자의 주제 의식이 뚜렷이 드러난다. 주제 의식을 저자는 「작가의 말」을 통해 짧게 표현했다.

 

동질감은 살아남기 위한 본능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눈이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느껴질 때가 있다.

나와 같은 사람이구나.

저 사람과 같이 있으면

내가 이 세상을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겠구나.

나는 이 책이 사람들에게 그렇게 읽히길 바란다.

 


 

주인공 임채웅과 김초희는 한 사람에게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생존자다. 슬픔에 가득 차 스스로를 방치해버린 두 사람. 채웅은 친구들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는 호구를 자처하고, 초희는 다른 사람의 물건을 거침없이 훔치고 빼앗는다. 둘은 같은 반이 되고, 서로를 멀리하려고 할수록 이상하게도 같은 일에 휘말린다. 어느 날 초희는 채웅에게 상대방에게 어떤 짓을 하더라도 실망하거나 상처받지 말자고 제안한다. 둘은 각자의 방식으로 상처를 주고받는다. 이런 과정에서 초희는 채웅이 친구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애쓰는 이유를 알게 된다. 채웅도 초희가 마음껏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고 빼앗게 되는 이유를 알게 된다.

 

“근데 언니 있잖아. 그때 말했던 호구 있지? 임채웅. 내가 걔한테 별 짓 다 했거든. 돈도 뺏고 골탕도 먹이고. 근데 걔가 내가 싫지가 않대. 오늘도 걔 만나기로 했는데 안 나가고 보고만 있었어. 근데 다섯 시간이나 나 기다리고 있더라. 왜 그럴까. 이상한 애야. 바보 같아. 자꾸 바보 같은 짓을 해서 사람을 기대하게 해.”(p.108)

 


 

초희는 태웅에게 이해받을 때마다 어색하고 화가 나지만, 한편으로는 태웅의 따뜻함을 이해하고자 노력한다. 태웅 역시 초희의 충동적인 행동들을 이해하기 위해 시간을 보낸다. 여태껏 누구에게도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고, 그래서 더욱 이해받지 못했기에 두 사람은 서로가 더욱 소중해진다. 주인공들은 서로를 이해할수록 상대방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게 되고, 더불어 자신의 슬픔도 치유하며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갖는다. 저자는 두 주인공의 시선으로 한국 사회와 보편적 인물들의 이야기를 세밀하게 담아낸다. 완전함으로 상징되는 어른 사회의 잔혹성, 보호받지 못하는 청소년, 다름을 향한 차별과 혐오, 도덕성을 앞세운 집단 폭력 등을 사실적으로 풀어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저자는 채웅과 초희라는 캐릭터에 불완전한 우리 모두의 모습을 녹여내기 위해 창조한 캐릭터다. 외로움을 자처하지만 누군가에게 가닿고 싶은 인간의 양면성이 두 인물에 묘사되어 있다. 두 사람이 동질감을 느끼며 행복해질 용기를 내는 과정은, 삶을 일으키는 기적이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작가가 독자들에게 전하는 위로와 응원이기도 하다. 속도감 높은 전개, 사실적인 캐릭터, 탄탄한 구조로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이 작품은 마음을 안정시키고 우리의 삶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에세이 같은 소설이다. 힐링 에세이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기 위해 만들어진다. 한편으로는 힐링 에세이가 늘어난다는 것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 그만큼 위로받고 싶은 사람들이 증가한다는 것 아닐까 생각해본다. 요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SNS에서 짧은 문구가 적힌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독자들은 “글 속의 상황과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를 떠올리면서, ‘그때 나는 그랬었지’하면서 마음의 위안을 느낀다”고 한다. 특히 사랑과 이별에 있어서는 많은 사람들이 공통된 경험을 가지고 있고 동일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는다고 한다. 당신이 혼자 스트레스받고 끙끙거리며 울기보다는 이 소설을 읽고 마음의 위안을 받기를 바라며, 아프지 않기를 독자는 믿는다.

 

저자 : 임하운

 

1994년 11월 11일에 태어났다. 2016년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2년제 대학 졸업 후 김포공항 특수보안업계에서 일을 하다가 2019년 8월 첫 장편소설 『뜻밖의 계절』을 출간했다. 지금은 지역아동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글을 쓰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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