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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메타버스 수업
이재원 지음 / 메이트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독자는 아날로그 세대로 통칭되는 중년의 나이다. 뒤늦게 디지털 문화에 참여해 컴맹을 간신히 벗어난 수준이어서 스마트폰 사용도 겨우 몇 개의 기능만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의 디지털 능력밖에 안 된다. 그나마 먹고 살기 위해 배운 디지털 지식으로 문화 혜택은 많이 누리고 있는 셈이다. 이제 겨우 스마트폰 사용이 가능해진 상태인데 디지털 산업은 빠른 속도로 발전해 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제대로 편입될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이 큰 상태인데도 이미 배우면서 따라간다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사실 배우는 동안에도 더 빠르게 진화하는 디지털 산업 사회에는 적응할 자신감도 잃어가고 있다.
그러나 문명에 뒤떨어진 채 문명 사회 일원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더욱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기에 간신히 책을 통해 천천히 배워가고 있는 중이다. 이때 이 책 『나의 첫 메타버스 수업』을 알게 된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요즘 아날로그 세대들에게도 잘 알려진 '메타버스'에 대해 설명한 책이다. 컴맹도 알아들을 정도로 쉽고 구체적으로 설명해놓았다. 그러면서도 메타버스의 거의 모든 것을 담고 있어 독자에게는 그야말로 선물 같은 책이다. 독자는 이 책을 한 번 읽었지만 두 번, 세 번 거듭 읽을 생각이다. 디지털 세상의 기초부터 하나하나 배워 갈 자신감도 붙었다. 독자보다 더 디지털이 어려운 독자들도, 좀 더 나은 독자들도 있겠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응해 살기 위해 배울 생각이라면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독자로서는 첫 메타버스 수업을 제대로 받았다.
이 책은 용어 설명도 곁들여 '완전 초보'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였다는 점이 가장 돋보인다. 디지털 실력이 낮은 독자들에게 강력 권유하는 이유다. 저자는 메타버스는 초월·가상을 뜻하는 접두사인 ‘메타META-’에 우주·세계를 뜻하는 영단어 ‘유니버스UNIVERSE’가 더해진 합성어로, 직역하면 초월세계, 가상세계가 된다고 풀이했다. 여기가 이 책의 출발점이다. 그리고 메타버스가 왜 필요하고 우리에게 어떤 편리함과 이익을 가져다 주는지에 대한 설명을 하기 위해 자세한 보충 설명도 마다하지 않는다. 현실을 초월한 세계, 현실에는 없는 가상의 우주로 해석 가능한 이 표현이 왜 지금 대세일까?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가 되는 질문이었다. 〈머니투데이〉 기자로 일하며 유튜브 채널 〈티타임즈TV〉를 운영하고 있는 저자는 메타버스를 개괄하는 첫 영상을 올리고, 조회수가 30만을 기록하는 것을 보고 메타버스에 대한 세상의 관심을 실감했다고 한다.
그래서 대체 메타버스란 무엇이고, 어떤 역사를 통해 지금의 체제에 이르게 되었고, 현재의 모습은 어떠하며, 앞으로 어떤 모양으로 발전해나갈 것인지를 한 권의 책으로 풀어낸 것이다. 메타버스를 단순히 가상세계의 게임 정도로만 알고 있는 이들에게 메타버스는 단순히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닌, 새로운 문명으로서 받아들여야 할 세계로 인식될 수 있도록 메타버스의 모든 것을 다채로운 사진과 영상 큐알을 곁들여 흥미진진하게 기술하고 있다. “메타버스가 그래서 뭘 바꾸는데?” “메타버스가 꼭 필요해?” “그래서 메타버스가 돈이 돼?”라는 질문들에도 친절하게 답할 수 있는 체계적인 질문과 답변을 하는 식으로 이 책을 썼다.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메타버스에 뛰어들고 있는 지금, 엄청난 정보력과 기술력을 가진 상위 1% 기업들이 단순히 오락적인 요소만으로 메타버스에 주목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할까? 테크기업들도 “메타버스는 미래의 인터넷”이라며 메타버스 기업이 되겠다고 나선 지금 메타버스는 이미 우리 삶의 터전과 일상이 되고 있고, 앞으로는 무한한 기회와 가능성의 ‘현실’세계로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메타버스 입문자들이 그 세계를 미리 경험할 수 있는 통로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메타버스란 무엇인가?’에서는 메타버스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인지, 메타버스의 요소는 무엇인지를 살펴봄으로써 아직 모호한 메타버스의 정의를 다시 내려본다. 2장 ‘메타버스의 뿌리, 실감기술’에서는 완벽한 메타버스 세상을 만들기 위한 조건인 ‘실재감’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실감기술을 비롯한 메타버스 기술들에 대해 알아본다. 3장 ‘메타버스를 주도하는 플랫폼’에서는 지금 시점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메타버스 세계로 항해하고 있는 플랫폼인 〈로블록스〉 〈제페토〉 〈포트나이트〉 〈마인크래프트〉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그리고 이들이 만드는 새로운 세상,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 대해 이야기한다. 4장 ‘어떻게 메타버스에 올라탈 수 있을까?’에서는 기업, 기관, 정부까지 메타버스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으려 메타버스 플랫폼에 공간을 만들고 있는 가운데, 메타버스를 제대로 이용하려면 어떤 점을 살펴봐야 하는지 알아본다. 그리고 개인이 메타버스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도 함께 설명한다. 5장 ‘메타버스 시대, 기업은 어떤 효용을 줄 것인가?’에서는 “메타버스 하면 뭐가 바뀌는데?”라는 이용자들의 질문에 기업은 어떻게 답해야 하는지, 그리고 신기술의 파도 속에서 기업은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알아본다.
메타버스는 '가상세계'라는 설명을 이미 한 바 있는 저자는 메타버스가 산업화되기 위해서는 가상세계로 남아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메타버스가 현실과 가상이 융합된 세상이 되려면 가상의 요소도 중요하지만 현실의 요소들도 중요다는 것이다. 메타버스의 구성과 유지 여부는 참여자들의 의지에 따라 달라진다. 물론 메타버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이 있기는 하겠지만, 이는 참여자들이 메타버스를 즐기기 위한 기술적인 지원에 집중될 것이다. 메타버스 세상 속으로 사람들을 끌어오고 락인(Lock-In)하는 것은 결국 참여자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에 달렸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지금의 유튜브를 생각하면 된다는 게 저자의 말이다. 유튜브는 플랫폼만 제공한다.
물론 영상 감상을 편리하게 하기 위한 각종 기능들을 제공하고, 또 업데이트하지만 결국 유튜브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수많은 유튜버(크리에이터)들의 노력 유튜버들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영상을 만들어 올리면 이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와서 시간을 보내고, 이처럼 메타버스가 참여자들을 꾸준히 붙잡아두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현실세계의 요소들인 것이다.
"지금 통용되는 아바타의 개념은 디지털로 구성된 가상세계에 만들어낸 또 다른 나의 모습입니다. 이런 아바타는 서비스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많은 게임에선 캐릭터Character라고 불리고, [싸이월드]에서는 미니미(mini-me)라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모두 같은 개념입니다. 나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나의 분신이죠. 메타버스 세상 속에서는 아바타가 이용자의 역할을 대신하게 됩니다. 가상공간에서 또 다른 나로 꾸며지고, 사회를 구성하고 생활하게 되죠. 이용자는 아바타의 입을 빌려 대화하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합니다."(p.88)
저자는 또 VR 기기를 통해 가상세계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이용자를 현실세계로부터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현 시점의 하드웨어, 즉 VR 기기들은 현실과 이용자를 분리하고 몰입감을 높이는 데 기술이 집중되어 있어 VR 기기 대부분이 앞이 꽉 막힌 HMD 형태라고 언급한다. 눈과 귀를 완전히 가리는 형태의 기기를 뒤집어써서 물리 지구에서 얻게 되는 감각을 모두 차단하고 가상세계 콘텐츠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근에 출시된 VR 기기의 경우에는 전면부에 카메라를 장착한 경우도 있다. 이용자가 원할 때 헤드셋을 벗지 않고도 카메라를 통해 헤드셋 밖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게 하는 장치다. 헤드셋 장착 시 이용자의 이동의 자유가 제한되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아이디어로 구현된 결과다.
"AR은 인간의 상상 속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메타버스 기술입니다. 특히 영화와 같은 각종 멀티미디어에서 AR 요소들이 첨단 기술로 묘사되며 등장했는데요, 예를 들면 영화 [킹스맨]에 등장한 특수요원들의 안경이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영국의 아이웨어 브랜드 커틀러앤글로스의 평범한 뿔테처럼 보입니다. 물론 그 자체로도 멋들어진 안경입니다만, 착용자가 버튼을 한 번 누르면 현실 공간 위에 가상의 요소들이 펼쳐지죠. 적을 바라보면 렌즈 위에 적의 신상정보와 함께 무기 소지 여부가 출력되고, 킹스맨 비밀기지의 회의실에서 빈 의자를 바라보면 그곳에 없는 요원들의 모습이 홀로그램 형태로 나타납니다. 총 10명가량이 참석하는 회의이지만 실제 회의실엔 주인공 혼자만 앉아 있는 모습이 연출됩니다.(p.144-145)
메타버스가 일상화되면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 속에서 사실상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우리가 스마트폰을 달고 살 듯 가상세계에서 사는 것과 다를 바 없을 것이란 게 저자의 주장이다. 오래 사용하다 보면 현실과 가상이 구분이 안 되는 가상 세상과 현실의 세상이 하나가 되어 사는 세상은 꿈이 아니고 이미 온 현실이다.
"메타버스 세상에서의 생산활동은 새로운 직업의 탄생으로 이어집니다. 대표적으로 월드 빌더가 있습니다. 이들은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 열리는 컨퍼런스, 신입사원 교육, 채용박람회, 대학 축제, 선거 유세 등 많은 행사를 위한 공간을 만드는 이들입니다. 오프라인 행사를 열 때 누가 사회를 보고, 의자는 어떻게 배치하고, 스크린은 어디에 설치할지 등을 고민하듯 메타버스 행사 역시 공간을 꾸며야 합니다. 이런 일을 전문으로 하는 이들이 월드 빌더, 메타버스 빌더, 혹은 메타버스 건축가들입니다. 특정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의뢰를 받고 주최측이 원하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직업이죠."(p.264)
저자 : 이재원
한양대학교에서 역사학을 공부한 뒤 경제지 〈머니투데이〉 기자로 일하고 있다. 사회부와 정치부를 거쳐 현재는 미디어 스타트업 티타임즈TTIMES에서 동료들과 유튜브 채널 〈티타임즈TV〉를 운영하고 있다. 메타버스 산업, 반도체 산업, 실리콘밸리 혁신기업을 비롯해 세상의 변화를 소개하는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