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있고 싶다가도 혼자 있고 싶어 - 인간관계 때문에 손해 보는 당신을 위한 사회생활 수업
정어리(심정우)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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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세계의 모든 사람이 '멘붕'에 빠졌을 때 출판계에 러시를 이루며 쏟아져 나온 책들 중 가장 많이 인용된 사람이 구스타프 카를 융이 아닌가 생각된다. 융은 잘 알려진 대로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로서 정신분석의 유효성을 인식하고 연상실험을 창시하여, S.프로이트가 말하는 억압된 것을 입증하고, ‘콤플렉스’라 이름붙였다. 분석심리학의 기초를 세우고 성격을 ‘내향형’과 ‘외향형’으로 나눴다. 이 성격 분류를 토대로 MBTI란 성격 유형 검사 도구를 만들어 심리검사에 이용했다.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는 마이어스(Myers)와 브릭스(Briggs)가 스위스의 정신분석학자인 카를 융(Carl Jung)의 심리 유형론을 토대로 고안한 자기 보고식 성격 유형 검사 도구이다. MBTI는 시행이 쉽고 간편하여 현재까지도 학교나 직장, 군대 등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MBTI의 이론적 토대가 된 융(Jung, 1971)의 심리적 유형 이론은 인간이 세상에서 정보를 수집하여 이를 바탕으로 판단을 내릴 때 각자 선호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융의 심리 유형론에서는 심리적 유형을 다음과 같이 크게 태도 유형과 기능 유형의 두 가지 측면으로 구분하여 접근한다.



태도 유형은 일반적인 태도의 경향성으로, 정신적 에너지의 방향성을 말한다. 태도 유형은 내향적 태도와 외향적 태도로 구분되며, 두 유형은 서로 대립적이다. 우선, 정신적 에너지가 외부 세계로 향하며 주체보다는 객체에 관심을 두고 외부의 기준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하는 태도를 외향적 태도라고 한다. 반면, 정신적 에너지의 지향성이 주로 내부 세계로 향하며 객체보다는 주체에 관심을 두고 객관적인 상황보다 자신의 주관적인 기준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하는 태도를 내향적 태도라고 한다.융은 인지적 기능을 판단함에 이분법을 제안했는데, 합리적 기능은 판단(judging)을 내릴 때 사고(thinking)와 감정(feeling) 중 어느 것을 주로 사용하는지, 그리고 비합리적 기능은 인식(perceiving)할 때 감각(sensing)과 직관(intuition) 중 어느 것을 주로 사용하는지에 따라 나누어진다.

우선 판단 기능은 이성적으로 진행되는 합리적 기능으로, 사고와 감정이 여기에 속한다. 반면, 인식 기능은 정보 수집 시 이성적인 고려 없이 직접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비합리적 기능이라고 했으며, 감각과 직관이 이에 속한다. 정신의 기능 유형은 감각과 직관, 사고와 감정이 서로 양극단의 구도를 이루고 있어, 한 기능이 우세해지면 다른 기능은 약화된다. 융의 심리 유형론에서 강조하는 것은 각 개인마다 인식 기능과 판단 기능에서 각자 선호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고, 이러한 차이에 따라 고유한 성격 유형으로 분화된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사람을 만날 수 없어 모두가 고통스러워하는 이때. 마음 한구석에서는 오히려 이런 생활이 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스크를 써서 표정을 가릴 수 있다는 게 오히려 다행이다’라고 한 번쯤 생각해본 사람들, ‘회사에서 회의가 사라져서 너무나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점심시간에 여러 사람들과 억지로 밥 먹는 게 곤혹인 사람들. 심한 경우에는 태어나서 성인이 될 때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왔던 사람들. 이들은 바로 내향형 인간, MBTI가 ‘I’로 시작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특징 중 하나는 그 누구보다 묵묵히 성실하게 일하는 능력자임에도 사회성을 발휘하지 못해 결정적 순간, 손해를 본다는 것이다. 외향인인 척 메소드 연기를 펼쳐 면접관의 마음을 사 취업에 성공한 저자, 정어리(심정우) 또한 그랬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얘가 워낙 내성적이라서……”라는 걱정 어린 말을 듣고 자란 ‘natural-born’ 내향인인 그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내 성격이 어딘가 잘못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아무래도 사회생활을 잘하려면 먼저 점심 약속을 제안하거나 회사 술자리에 얼굴을 내비치면서 자신을 어필해야 하는데 자신은 그런 성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상사의 이야기에 모두가 왁자지껄 웃을 때 혼자 꿔다놓은 보릿자루마냥 구석에서 쭈뼛거리기 일쑤였던 그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내향형 인간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바로 그 결과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이 책 『같이 있고 싶다가도 혼자 있고 싶어』에는 시중에 널리 퍼져 있는 MBTI 이론에서부터 외향인과 내향인을 대상으로 한 여러 심리 실험, 전문가들의 과학적인 연구 결과 등을 통해 내향인의 특징, 내향인의 장점을 살리는 방법, 내향인이 사회생활을 할 때 기억해야 할 것 등이 촘촘하게 기록돼 있다.

일보다는 사람이 힘들어서 회사를 그만둘까 생각해본 적이 있는 사람, 내향적인 성격을 비관하며 자학해본 적이 있는 사람, 일은 잘하는데 사회성이 떨어져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사람, 아무래도 혼자 있는 게 좋지만 사회생활에서도 성공하고 싶은 사람. 이런 사람들이라면 저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고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자신의 내향적 기질이 품고 있는 다채로운 장점에 대해 알게 되면서도 사회생활에서 손해 보지 않게 해주는 유용한 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는 시중에 널리 퍼져 있는 MBTI 이론에서부터 외향인과 내향인을 대상으로 한 여러 심리 실험, 전문가들의 과학적인 연구 결과 등을 통해 내향인의 특징, 내향인의 장점을 살리는 방법, 내향인이 사회생활을 할 때 기억해야 할 것 등이 촘촘하게 기록돼 있다.



책에 따르면 사람의 성격은 바뀔 수 있는 걸까? 없는 걸까? 많은 내향형 인간들이 주변의 걱정 어린 시선 때문에, “제발 말 좀 해”라는 상사의 질책 때문에 자신의 성격을 바꿔야 하나 고민한다. 저자는 심리학자 제롬 케이건의 심리 실험을 예로 들며 이런 고민에 답한다. 이 실험은 16주 된 아기 5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아기의 눈앞에서 풍선을 터뜨리거나 장난감을 흔들거나 알코올 솜을 코에 가져다 대면서 자극을 가했던 것이다. 그런데 아기들의 반응은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뉘었다. 어떤 아기들은 깜짝 놀라 울음을 터뜨렸고, 또 다른 아기들은 전혀 놀라지도 않고 오히려 신기한 표정으로 눈앞의 대상에 호기심을 보인 것이다. 이는 사회화가 되기 훨씬 이전부터 이미 내향적 기질인지 외향적 기질인지는 결정된 채로 태어난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내향인으로 태어났다면 앞으로도 계속 지금까지 살았던 것처럼 조용히, 남의 눈에 띄지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하면서 살아야 할까? 저자는 무리하게 성격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조언한다. 그것은 바로 실력을 키워서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을 갖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사회성’이다. 사교적인 사람이 되려고 억지로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생활에는 최소한의 ‘사회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내향인이 갖고 있는 장점 4가지 즉 침착함, 섬세함, 생각하는 힘, 독립성을 일에 접목시키면 얼마든지 유용한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의 장점은 무조건적인 긍정론과 성공론에서 벗어나 내향인이라는 특정한 대상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해준다는 점이다. 내향인과 외향인, 양향인에 대한 여러 전문가의 심리 실험, 연구 결과를 제시하는 것도 내용에 신뢰성을 높여준다. 그 어느 때보다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가 중요한 시대, 멀티 페르소나 시대에 이론과 실재를 겸비한 인간관계 안내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대학생때 나왔던 결과와 지금의 결과가 동일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는 사이 나 스스로는 물론이고 주변 여러 환경들이 변했고, 내 스스로 나를 들여다 보아도 그때의 나와는 다른면이 많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장 앞에 오는 알파벳은 변화가 없었다. 아무래도 바뀌기가 쉽지 않은 것, 가장 큰 차이인 것 - 바로 '외향적인 것'과 '내향적인 것' 때문이 아닐까? 어렸을적 외향적이었던 아이가 다 자라고 보니 내향적이 된다거나, 내향적이 었던 아이가 외향적이 된다는것은 흔하지 않은 이야기다. 물론, 완전한 내향인이나 완전한 외향인은 정신병원에서나 볼 수 있다고 한 카를 융의 말처럼, 인구의 절반에서 3분의 2가 양향인이라고 추측한 미국의 심리학자 애덤 그랜트의 연구처럼, 많은 사람들이 내향인과 외향인 모두 자신의 주 성격과는 정반대되는 성격을 조금씩 가지고 있으며, 우리 모두가 상황에 따라 내향인이 될 수도, 외향인이 될 수도 있다는것을 생각하면 아주 불가능한 것 만은 아닐 수 있지만 말이다.



잘한 일이 있다면 밝혀라. 말하기 부끄럽다면 자료로 보고할 때 본인이 성취한 내용을 은근히 어필해라.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혹시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하고 이야기를 꺼내라. 상사와의 소통 빈도가 늘수록 당신의 존재감은 커질 것이다.(p.206)

저자 : 정어리(심정우)

1986년생. 12월 마지막 밤 강남 성모병원에서 태어났다. 중·고등학교 시절 교실 뒤에서 시끄럽게 노는 애들보다는 어중간한 자리에서 만화나 소설을 보는 조용한 아이들과 성격이 맞았다. 말수가 적고 낯가리고 예민하고 생각이 많고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natural-born(천부적인)’ 내향인.유난히도 조별 과제와 PT가 많았던 대학 생활이 위기였으나 그럭저럭 졸업했다. 단체 면접에서 인생을 건 외향인 메소드 연기를 펼쳤고, 면접관을 현혹하는 데에 극적으로 성공했다. 일종의 ‘취업 사기’임에도 다행히 반품 기한이 지나 벌써 8년째 준정부기관인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3년차 홍보팀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신입 사원 시절, 내향성이 얼마나 멋진지 모른 채 수년간 정체성의 혼란과 심신의 고통을 겪었다. 지금은 자신만의 생존 노하우를 터득하여 점심시간마다 조용히 에코백에 책과 필기구, 이어폰을 챙겨서 어깨에 둘러메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필명인 정어리는 회사 동기가 붙여준 별명이다. 사람들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며 도망 다니는 모습이 작고 연약한 물고기를 닮았다고 한다. 어울리지 않게 다양한 SNS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내성적인 마케터이자, 새로운 경험을 하고자 여러 모임에 참석하길 좋아하면서도 늘 집에 가고 싶어 하는 외향적인 내향인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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