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졸업장보다 값진 나를 만드는 독서법 - 인생을 꽉 채워줄 독서습관
박순영 지음 / 미래문화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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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책을 좋아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부터 '먹고 살려다보니까'란 핑계로 책이 멀어졌다. 다른 책 읽는 독자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자의반 타의반'으로 책과 조금은 멀어진다. 거기에 회식 문화가 있는 우리 사회 직장 생활은 독서를 즐길 정도로 한가한 시간을 주지 않는다. 물론 독자들에게 이런 말을 하면 '핑계'라고 하겠지만. 아무튼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조금씩 멀어지던 책과의 거리는 직장 생활이 오래될수록 점점 벌어졌던 것 같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팬데믹은 독자에게 책과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다. 독자는 천식이라는 지병이 있다. 때문에 코로나 팬데믹으로 의사로부터 가급적 팬데믹 상황이 종료되기 전까지는 될 수 있는 대로 사람이 많이 모인 데는 가지 말라는 엄명을 받았다. 감기도 물론 걸려서 안 되지만 코로나 종식 때까지는 마스크도 꼭 쓰고 다니는 게 좋다는 조언도 들었다. 그리고 직장에서도 재택 근무를 실시했다. 물론 일주일에 2~3일은 출근해 직장에서나 관련된 곳에서 근무를 해야 했지만. 덕분에 책을 다시 손에 잡기 시작했다. 처음엔 코로나도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이란 낙관론에 기대어 몇 권쯤 읽으면 이전 일상 생활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코로나 팬데믹은 오래 지속됐고, 외신 보도를 통해 들어오는 미국 등 선진국의 상태로 봐서 호흡기 기저질환자는 아예 외출을 하지 말아야 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 할 수 없이 회사와 상의 후 재택 근무를 더 오래 하도록 허가를 받았다. 창업 멤버로서 특혜나 다름없는 개인 혜택에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출퇴근을 생략하다 보니 시간은 더 많아져 집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독서 이외에는 많지 않았다. 책도 읽다 보니 더 욕심이 생긴다. 일주일에 한 권 정도 읽다가 두 권, 세 권까지 늘었다.

한참 빠져드니 TV도 보지 않고, 수면 시간도 줄였다. 예전에 책 좀 읽던 시절로 되돌아간 느낌이었다. 그렇게 건강에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읽기 시작했다. 많을 때는 한 달에 10권도 넘는 것은 물론 15권까지 가능했다. 조금 더 진행되니 이젠 '속독법'도 욕심이 났다. 배워둔다면 적잖이 독서에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속독법은 관련 책 몇 권을 읽었는데도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또 약간의 독서량은 늘었지만 내용을 기억하는 면에서는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지식에 대한 욕구로 읽는 책이 기억에 남지 않는다면 무슨 필요가 있겠나 싶어 중단했다. 그래도 책을 읽기 위해 '독서법' 책이 나오면 눈길이 자주 갔다. 이 책도 그렇게 읽게 된 것이다.



이 책 『하버드 졸업장보다 값진 나를 만드는 독서법』은 책 읽기를 갈망하는 독자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깨닫게 했다. 책 편집도(잘은 모르지만) 굉장히 잘된 것으로 보인다. 마치 학창시절 교과서를 보는 느낌이다. 꼭 기억해둬야 할 부분에 대해 제목으로 뽑기, 오래 기억할 부분을 박스 처리(붉은색으로 처리), 장(章) 나누기, 일목요연한 목차 처리 등 한 권만 제대로 읽고 실천하면 책 많이 읽는 '다독가'보다 정확하게 읽는 '정독가'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실제로 이 책에서는 다독보다 정독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독자는 이 책을 읽어가면서 저자가 지적하지 않아도 정독이 훨씬 제대로 책 읽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책은 저자의 집필 의도가 독서에 입문하려는 분들, 또 책은 읽고 있지만 ‘조금만 지나면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거나 ‘왜 읽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는 분들을 위해 구체적인 독서법 3가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첫째는 책을 분류하고 고르고 혼자 맛보는 법, 둘째는 다른 사람과 함께 공유하고 공감하며 풍족하게 즐기는 법, 셋째는 본격적인 독서 활동을 위한 지침과 이 독서 지침에 따른 도서 목록을 각각 설명하기 위해 쓰인 책이다. 이와 함께 저자의 오랜 독서 내공을 바탕으로 독서가 무엇이며, 책을 통해 무엇을 얻고 어떻게 읽을 것인지 등 독서 능력 향상 기술은 물론, 독서 모임을 구성하고 운영하는 방법에 대해 다양한 길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 박순영은 「머리말」 '독서의 독서'를 통해 〈껍질 깨기〉 〈거짓말〉 〈독서의 비밀〉 〈읽기의 마법〉 〈어떤 독서〉 〈이온화〉에 대해 설명한다. 이 책의 서론 부분이다. 책에서 저자는 독자들에게 질문으로 말문을 연다. "여러분은 왜 책을 읽으려고 하나요?", "독서에 어떤 기대를 품고 있나요?"다. 저자가 답한다. 지식을 얻기 위해, 마음의 치유를 위해, 꿈꾸고 있는 삶을 위해, 또 어쩌면 마음에 드는 누군가와 대화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고. 이런 바람은 결국 '독서가 내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모인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째서 변화를 꿈꾸고 있는 것일까?

지금 현실에 만족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을 바라보고 있다면, 그래서 이대로 멈춰 있길 바란다면 우리는 더는 책을 읽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갈망하고 그러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를 에워싼 현실은 우리가 품고 있는 기대에 비해 압도적으로 강력하다. 어렸을 적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자신의 꿈들을 숱하게 배신하며 살아왔다. 그리고 또다시 이렇게 변화를 열망한 채 꿈을 놓아주지 못하고 있다. 이 단단한 현실에 대응하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절망과 좌절에 빠져 체념하는 것, 다른 하나는 자신의 비전과 가능성을 긍정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이미 하나를 고른 셈이다. 이렇듯 저자는 독서에의 권유를 하면서 이미 결정된 상태로 독자들에게 하나 하나 설명을 더한다.



저자의 설명 중 하나 더 독자에게 인상 깊었던 부분이 '어떤 독서를 할 것인가'이다. 책에 따르면 독서는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독서'를 하느냐가 중요하다. 굳이 많은 책을 읽으려 할 필요는 없다. 최고의 독서란 독서 효과의 최대치에 이르는 독서이다. 읽기 행위로 인한 뇌 자극의 영역을 최대한으로 늘리는 것이다. 1천 권, 2천 권 그 이상의 많은 책을 읽는 것보다 차라리 책 한 권을 여러 번 읽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의미가 발생하고 기존의 의미가 달라지며 풍부한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사람이 살면서 진정한 친구 세 명을 사귀면 성공한 인생이라는 말이 있듯이 책도 마찬가지다. 인생의 책을 만난 사람은 단 몇 권의 책에서 수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공자가 『주역』을 탐독하다가 세 번 다시 엮었다는 '위편삼절'이라는 고사가 유명하다. 어떤 사람은 니체라는 철학자의 책이 인생의 책이며, 독실한 신앙인에게는 종교 경전이 그럴 것이다. 즉, 좋은 독서의 매커니즘을 정리하면 ① 책의 내용을 최대한 잘게 쪼갠 뒤 ② 뇌의 다양한 영역들로 전달하고 ③ 이것을 의미의 형태로 자극하여 흡수하는 것이다. 책의 내용을 잘 흡수할 수 있도록 잘게 분해하는 것과 그것을 제대로 흡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마치 이온음료가 수분을 우리 몸에 더 효과적으로 보충해 주는 것처럼 말이다. 이를 '독서의 이온화', '이온화된 독서'라고 말한다. 독자에게는 독서의 모든 것을 가장 간결하게 설명해준 부분이다.



이 책에서 독자가 더욱 가슴에 닿은 부분은 하나 더 있다. 이는 「책을 읽는 10가지 방법」에서 나온다. 작은 제목을 통해 '매일 한 권 읽기'는 좋은 독서법이 아니라고 저자는 잘라 말한다. 지금까지 다독을 실천하려 노력했던 독자의 노력에 일침을 가한다. 저자는 옛말을 인용한다. 당나라 시인 두보에 관한 이야기다. 그가 '남아수독오거서(모름지기 다섯 수레만큼 책을 읽어야 한다)'란 말을 남겼다. '1년 365일 매일 1권 읽기', '책을 1천 권 읽으면 삶이 달라진다'는 말을 들어본 바 있다. 저자는 예나 지금이나 책의 권수에 집착하는 경향을 꼬집는다.

책을 읽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많이 읽어라'는 공통적이다. 다독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읽을 때마다 새로운 책으로 바꿔 읽는 것이고, 둘째는 같은 책을 여러 번 반복해 읽는 것이다. 여러분은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독자들에게 묻는다. 독자는 당연히 '새로운 책'을 꼽았는데 이것은 잘못된 독서법이라는 점을 스스로 깨닫게 설명해준다. 책을 '매일 1권씩 읽는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① 하루 만에 읽을 수 있는 책을 골라 읽었다 ② 다시 읽지 않았다 ③ 정리하지 않았다 ④ 읽는 행위 자체에만 집중했다 ⑤ 읽은 책의 양을 과시했다. 이 다섯 가지가 좋은 독서법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단 반대로만 하면. 이처럼 독자는 이 책의 중요성을 알게 되고 이 책을 다 읽고 이 서평을 마치면 또다시 읽기 시작할 참이다.



글을 읽을 수 있는 능력과 책을 읽을 수 있는 능력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글을 잘 읽어도 책을 읽는 것에는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존재합니다. 자본주의와 성과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가시적인 성취나 금전적 이익에 도움이 되는 것만을 하도록 은연중에 강요받습니다. 독서는 확실히 어떤 가시적인 성취나 이익을 얻어 내려는 목적에는 제한적입니다. 여러분이 그럼에도 책을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여러분이 비물질적이며 정신적인 향상을 도모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독서는 ‘읽어 내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향상에 목적이 있습니다.(p.260~261)

저자 : 박순영

2016년 독서 토론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인 〈독서 토론 서비스 시스템 및 방법〉(특허출원 10-2016-0028993)을 만든 작가는 성균관대학교에서 한문학과 경제학을 전공했고 금융권에 약 5년간 종사한 뒤 현재 대학원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있다. 2017년에 쓴 《쓸모없는 아이들》은 같은 해 세종도서 사회과학 부문 우수교양 도서로 선정되었다. 전국 청소년 토론 대회, 안산시 토론 대회 등 각종 토론 대회 운영 및 심사 위원을 역임했고 대학교, 도서관 등에서 독서동아리 멘토 및 토론, 독서, 인문학 등의 강연을 해왔다. 2019년에는 이산아카데미에서 〈지금 당장, 독서 디페이트(1기)〉, 〈생각의 힘, 언어의 설계자들(2기)〉 수업을 강의했다. 같은 해에 쓴 《난독 시대를 타파할 독서의 기술》은 2019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사업에 선정되었으며 각종 언론 추천도서, 청소년 추천도서 목록에 올랐다. 2020년 메가엠디(주) 언어논리연구소에서 LEET(법학적성시험) 문항 외부출제위원을, 제21대 총선에서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TV토론 자문위원을 맡았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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