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의 세계 A.C.10 - 코로나 쇼크와 인류의 미래과제
JTBC 팩추얼 <A.C.10> 제작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로나 팬데믹'이 멈춘다면 우리는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11월 1일부터 우리나라도 '위드 코로나'에 돌입함으로써 코로나와 일상을 함께해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23개월의 코로나와의 사투를 벌인 우리들은 때마침 단풍철이라 너나 할 것 없이 들로, 산으로 나들이를 가고 마음껏 공기도 들이마시고, 아름다운 자연을 즐겼다. 모두 마스크를 쓴 채였다. 우리는 코로나가 끝나도 코로나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것일까.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견뎌내는 모습들이 눈물겹다. 코로나 팬데믹 아래서도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고 백신을 외국에서 구입해와야 하는 악조건 아래서도 우리들은 결코 삶의 의지를 꺾이지 않았고, 힘겹지만 버텨내고 있다.

JTBC는 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슬라보예 지젝ㆍ장하준 등 세계적 석학들로부터 팬데믹 10년 후 세상이 어떻게 달라지고 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묻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이 책 『팬데믹 이후의 세계 A.C.10』은 지난달(10월) 세 차례에 걸쳐 방송한 JTBC 다큐멘터리 'A.C.10'에서 미처 소개하지 못한 내용들이 주로 담겼다. 백신ㆍ노동ㆍ국가에 대한 눈여겨볼 통찰들을 소개한다.



바야흐로 포스트코로나 뉴노멀 시대, A.C.(AFTER CORONA) 1년으로 기록될 수 있는 현 시점에서 세계의 석학과 글로벌 리더에게 묻는다. ‘세계를 멈추게 한 코로나19는 갑자기 찾아온 것일까? 예상된 것일까?’, ‘공통 백신의 꿈은 과연 이뤄질 것인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국가는 그리고 개인은 어떤 모습으로 변모할 것인가?’ 세 가지 주제로 세계 석학들로부터 전망과 의견을 들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10년 뒤 미래를 상상해보며, 국내 최초로 XR(확장현실) 스튜디오를 구축해 제작된 JTBC 다큐멘터리 〈A.C.10〉은 세계적인 석학들이 인터뷰이로 대거 출연해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이 책은 미방송분까지 더해 새롭게 엮은 것으로, 코로나 쇼크 이후 인류가 당면할 3가지 미래과제(백신의 현주소, AI와 노동, 국가의 역할)에 대해 다룬다. 이에 따라 바이러스가 몰고 올 '뉴노멀'의 실체를 더욱 날카롭게 파헤친다.

세계 최연소의 나이로 교수직에 오른 천재 철학자 마르쿠스 가브리엘, 세계의 지각변동을 가장 예리하게 전망하는 경제학자 자크 아탈리, 레온티예프 상(경제학의 지평을 넓힌 경제학자에게 주는 상)을 최연소로 수상한 경제학자 장하준, 중국의 대표 지식인으로 떠오르는 원톄쥔, 21세기 가장 중요한 사상가로 꼽히는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 국제노동기구 선임경제학자 가이 스탠딩,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 제롬 김, 사회전염병 학자 리처드 윌킨슨 등 이 시대를 대표하는 지식인과 글로벌 리더 18인이 다채로운 의견을 내놓으며, 미래사회에 대한 통찰력 있는 대담을 펼친다.



특히 이 책에서는 편성 시간상의 문제로 방송에서는 아쉽게 편집되었던 세계 석학 18인의 미방영 인터뷰 전문이 수록되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최고 전문가 집단의 자문을 받아 완성된 빅데이터 자료 설명을 충실하게 실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내용으로 독자들에게 공개됐다. 코로나와의 전쟁이 시작된 지 23개월째 접어들었다.

인류의 노력 끝에 힘겹게 백신이 개발되었지만, 또 다른 변이가 출현하면서 여전히 우리는 코로나의 위협 속에 살고 있다. 급기야 세계보건기구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이 “우리는 결코 과거로 돌아갈 수 없으며, 새로운 일상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라고 공식 선포하면서, 인류는 이제 ‘위드 코로나(With Corona)’로 대처해나가고 있다. 코로나와 공생하는 ‘뉴노멀’ 시대가 열린 것이다. 역사적 대변혁의 변곡점에서 글로벌 석학들은 하나같이 앞으로 세계가 코로나 이전(Before Corona)과 코로나 이후(After Corona)로 나뉠 것이라 전망했다. 그렇다면 팬데믹 이후, 인류에게는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 먼저 1부에서는 현재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백신’이 어떤 과정을 통해 생산되고 공급되는지를 다룬다. 소수의 국가가 백신을 독점하는 ‘백신 국수주의’와 백신 공급의 불균형 해소에 주목하는 한편, 코로나19 백신의 남겨진 과제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세계 석학들은 백신을 개발한 나라들이 새로운 권력을 독식하게 될 것을 우려하며 백신 특허권 제거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팬데믹은 반드시 다시 찾아올 것이기에 신기술을 균등하게 분배해야 이번처럼 참혹한 상황을 피해갈 수 있다는 것. 우리가 백신 개발과 공급의 불균형 문제를 보다 전체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석학들은 백신이 사람을 죽이는 도구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도구임을 명심해야 한다며, 경쟁이 아닌 협력을 통해 팬데믹을 극복하는 글로벌 리더십과 국제공조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계속 함께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취약계층에게는 여전히 강한 위협이 될 것이고요. 변화는 국가적 차원에서, 지역적 차원에서, 세계적 차원에서 대응 방식이 이뤄질 것이고 향후 몇 년간 세계의 화두가 될 것입니다.”



2부는 '노동'의 문제를 다룬다.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 수업, 배달 앱 사용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했고, 이는 노동의 형태와 시장을 급격히 바꾸어놓았다. 비대면이 일상화된 우리의 삶에 가장 먼저 반응한 곳은 플랫폼 기업. 이들이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며 앱이나 SNS 등 디지털 플랫폼을 매개로 노동이 거래되는 ‘플랫폼 자본주의’가 등장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어두운 그림자도 존재했다. 우선 코로나로 인해 불평등과 양극화가 극심해지면서 노동의 가치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석학들은 플랫폼을 소유한 자, 플랫폼을 잘 이용하는 자가 향후 미래사회에서는 상위계급을 차지할 것이라 예측했다. 따라서 2부에서는 미래 계급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개인적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 방법이 무엇일지 살펴본다. 또한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지도 모른다는 사회적인 우려 속에서 석학과 AI 전문가들은 우리가 일과 노동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고, AI가 대체할 수 없는 노동의 가치를 추구함으로써 인간과 로봇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명쾌하게 제시한다.

“플랫폼 내에서도 구조가 생겨날 거라고 봅니다. 앞으로는 샐러리아트에 속했다고 생각한 많은 사람들이 프레카리아트가 된 자신을 보게 될 겁니다. 그리고 수많은 프레카리아트 계층의 아들과 딸들이 생기겠죠.”



3부에서는 팬데믹 속에서 벌어지는 국가의 통제와 감시에 주목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강력한 국가권력’이라고 불리는 전염병 통제권이 등장한 가운데, 세계 석학들은 시장에 대한 정부 개입이 적은 ‘작은 정부’의 시대가 가고, 큰 정부의 귀환을 예고했다. 또한 전염병과 감시사회에 대한 두려움은 온갖 음모론과 가짜뉴스를 양산하고 있다. 이른바 인포데믹스는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지고, 개인의 사생활 침해는 물론 국가의 경제, 정치, 안보 등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에 가짜뉴스와 음모론 속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국민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내는 지도자의 리더십, 그리고 건강한 시민사회의 자발적 통제에 대해 살펴본다.

“감시체제의 자본주의는 민주주의와 양립할 수 없을뿐더러 우리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디지털 독재로 곧장 이어질 것입니다. 이미 여러 국가에서 안보기관과 대기업들이 팬데믹을 이용하여 디지털 통제 정부를 만들려고 하는 움직임이 보입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인류는 전염병의 위협과 혼란, 혐오와 갈등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석학들은 하나같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오직 경쟁과 개발만을 지향해오던 세계가 신자유주의 시대의 끝자락에서, 소외되었던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되돌아보게 된 것이다. 팬데믹의 경험은 과연 인류에게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인가. 가장 급진적인 역사가 쓰이고 있는 포스트코로나 뉴노멀 시대. 이 책《팬데믹 이후의 세계 A.C.10》을 통해 세계 석학과 리더, 전문가 집단이 제시한 질문을 이제 스스로에게도 던져보길 권한다. 그들이 말하는 인류의 선택과 변화 속에 당신의 그리고 우리의 향후 10년을 결정지을 기회가 숨어 있다.

사실 누구도 우리에게 정보를 제공하라고 강요하지는 않는다. 우리 스스로 제공하는 것이다. 이유는 단 하나, 이 기업들의 시스템을 쓰지 않으면 사는 게 매우 불편하기 때문이다. (…) 구글은 8월, 18세 미만 청소년에게는 관심사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광고를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가짜뉴스에 대해서도 소셜미디어가 책임이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유튜브와 페이스북, 트위터는 코로나와 관련한 가짜뉴스를 차단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의 움직임도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들 기업들의 독점적 지위 남용을 막기 위한 규제 법안이 나온 상태다. 유럽연합의 경우 2010년부터 거대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조사를 시작했다.

- 「9장. 음모론과 가짜뉴스는 어떻게 우리를 현혹시키는가」 중에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