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문학 강사 윤지원과 함께 하는 영화가 나를 위로하는 시간
윤지원 지음 / 성안당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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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대중매체이다. 예술 장르에 가장 늦게 자리잡았지만 필름만 있으면 어디서든 상영 가능하고 누구든 즐길 수 있는 대중예술이고, 종합예술이다. 이미 산업화된 지 오래됐고 지금은 관람객이 하루에도 수백만~수천만 명이 영화를 보고 있다. 영화 관람 방식도 영화관만 이용하는 시대는 지났다. 관객들은 다양한 윈도(TV, 인터넷, SNS, 스마트폰, DVD, VOD, 기타 저장장치 등)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영화를 관람하는 시대가 되었다. 영화는 더 이상 취미나 예술이라기보다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어 버렸다. 관객들은 저마다 각양각색의 이유로 영화를 관람한다.

영화는 인간에게 ‘희로애락(喜怒哀樂)’을 선물한다. 영화는 꿈과 희망, 기쁨과 슬픔, 낭만과 사랑, 그리움과 기다림, 시련과 아픔 혹은 악몽과 불안감 등을 반영하여 다양한 형태로 세상에 나와 인간의 삶과 조우한다. 영화를 이해한다는 것은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것과 함께 영화가 추구하는 최고의 궁극적 목적은 어떤 형태로든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것이다.



영화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즐기고, 분석하고 내 삶속으로 끌어들여 많은 삶의 교훈을 얻어낼 수도 있다. 영화 인문학이 그것이다. 이 책 『영화가 나를 위로하는 시간』의 저자 윤지원은 영화 인문학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영화 속 같은 장면을 보아도 인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각자 다양하다.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 그동안의 경험, 나를 둘러싼 환경 등이 다르고 ‘나는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점이 영화 인문학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창출해낸 것으로 보인다.

이 책에는 모두 17편의 영화가 소개된다. 특히 극영화는 물론 애니메이션 영화까지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던 영화를 중심으로 소개돼 있다. 17개 영화 17개 챕터로 나뉘어 있다. 저자가 다양한 분야의 영화를 담은 것은 어떤 영화든 보는 사람에 따라 각각 다른 관점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독자 입장으로는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안나 카레니나」를 가장 인상 깊게 보았다. 우선 이 영화 두 편에 대한 저자의 글을 먼저 읽어본다. 사실 어떻게 읽든 각 챕터는 독립적이어서 가능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영화가 어떻게 나를 위로할 수 있을까?" 제목을 염두에 두고 저자는 「프롤로그」 첫 머리에 자문자답한다. "이 책의 본문에서는 주로 영화 속 인물의 마음과 변화에 초점을 맞추며, 그 인물들이 어떻게 다가오고 어떤 생각거리를 주는지 분석해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2장 「미드나잇 인 파리」에는 1920년대의 예술가들이 등장한다. 길과의 에피소드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스콧과 젤다 피츠제럴드 부부, 어니스트 헤밍웨이, 거트루드 스타인, 살바도르 달리, 파블로 피카소를 비롯해, 잠깐이지만 강렬하게 등장하는 콜 포터, 조세핀 베이커, 주나 반스 등이 그렇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를 저자는 책 앞부문에서 줄거리와 함께 적었다. "우리는 현재를 살아간다. 하지만 우리의 의식이 늘 지금, 여기에 있는 건 아니다. 현재가 서럽고 고통스러울 때 우리는 과거의 어느 때를 그리워한다. 그리고 때로는 오지 않은 미래를 꿈꾼다. 심리적 고통을 피하는 방법인 것이다. 과거의 따뜻하고 행복했던 추억은 현재를 잘 살아갈 힘을 주며, 미래를 대비하고 준비하는 것도 현명한 자세다. 하지만 현재를 떠나 다른 시간대에 머물러도 시간은 흘러가고, 현재는 끊임없이 과거가 된다. 영화 속 인물들이 각자의 시간대에서 현재를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나의 지금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지금, 여기에 오넌히 머무는 각자의 방법에 대해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영화에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하도록 알려주다 마지막에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를 독자들 앞에 내놓는다. "1920년대 파리를 사랑했던 피카소, 헤밍웨이 등 거장들은 1920년대에는 거장이 아니라, 우리처럼 때로 불안하고 과거의 어느 때를 그리워하기도 하는 한 사람이었다. 영화는 그들의 대사를 통해 길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응원의 말을 전한다."(p.39)



12장 「안나 카레니나」를 읽어본다. 역시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가 이 장(章)의 머리에서 중심을 잡아준다. 이 작품의 소재는 단지 제정 러시아 귀부인의 사랑과 불륜에 그치지 않는다. 다양한 인간 군상과 함깨 위선, 질투, 신념, 사랑, 욕망 등 인간의 여러 감정, 그리고 계급, 종교, 가치관, 결혼제도 등 사회 문제까지도 다루고 있다. 원작 소설에는 귀족 계급의 남성인 톨스토이가 어떻게 여성들의 세밀한 감정들을 알았을지 궁금할 정도로 등장인물들의 가멍이 자세히 묘사되고 있다. 영화에는 원작을 최대한 잘 살리고자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 묻어난다. 안나는 브로스키, 키티와 레빈 등의 등장인물을 통해 사랑과 인생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감정에 책임져야 하며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등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앞 장처럼 형식은 같다. 영화 장면(줄거리) 등을 소개하며 설명을 곁들인다.

안나는 그곳에서 백작가의 청년 장료 브론스키와 처음 만난다. (중략) 시간이 멈춘 듯 서로만 보이고 걷잡을 수 없이 서로를 탐한다. 훗날 브론스키의 집에서 처음 육체적 관계를 맺게 되는 순간보다 더 격렬하다. (······) 저자는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를 이렇게 썼다.

"무대와 무대장치, 프레임 안에 또 다른 프레임이 있다. 영화를 보는데 마치 소설을 보는 듯하다. 관객은 등장인물의 감정에 동화되고 이입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무대를 바라보는 관객이 된다. 화면의 전환을 무대장치의 연결로 보여주니 글로 풀어가는 것을 읽어 내려가는 듯하다. 영화는 우리에게 대화를 나누자고 손을 내민다. 감독과 나란히 앉아서 내내 이야기 나누는 것 같기도 하다. 이 부분에서는 어떤 감정이 드는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는 듯하다."(p.185)



저자는 영화와 영화 인문학을 떠올리며 이 책을 읽으면 영화를 통해 우리가 어떤 것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 알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가 지적한 대목에 유의하면 각 영화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영화가 나를 위로하는 시간』은 4가지를 목적으로 쓰인 책이다.

첫째, 영화를 보는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다.

우리는 비슷한 패턴으로 느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그렇디.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면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기도 단다. 영화를 볼 때 새로운 시선을 추가하면 좀 더 풍성하고 촘촘하게 느낄 수 있고 그로 인해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들을 발견할 수 있다.

둘째, 영화를 통해 위로받는 방법을 알 수 있다.

우리에게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떤 감정을 느끼고 생각하는지 영화는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우리를 위로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영화에서 무엇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나의 마음에 위안이 되는 어떤 포인트, 내가 원하고 있었던 감성,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무엇, 그것으로 우리는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다. 그런 힘이 우리에게 있다. 이 책이 우리의 마음을 잘 연결할 수 있는 좋은 촉매가 되기를 저자는 바란다고 밝히고 있다.


셋째, 나를 응원하는 방법을 안내해 준다.

우리는 시시각각 힘들고 좋고 실망하고 기대한다. 수많은 감정과 생각의 파도를 겪으며 지치기도 하고 무너지기도 한다. 손 하나 까딱할 힘도 없다고 느낄 때 책장을 넘기며 영화 속 장면과 나의 경험들이 연결되는 순간들을 통해 위로하고 매 순간 응원할 수 있다.

넷째, 스스로 다독이는 힘을 얻을 수 있다.

자신 안에 이미 그런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생각보다 내 안에 좋은 자원이 많다는 것도. 그동안 이뤄 놓은 게 별로 없는 것 같아 낙심하는 순간에도 자신이 걸어온 발자국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이 걸어온 시간이 결단코 헛된 게 아니라는 것도 물론 깨달을 수 있다.

저자 : 윤지원

한국인문학교육연구소 소장. 윤지원코칭아카데미 대표. 코칭 기반으로 질문하며 영화와 삶을 연결하는 영화인문학 강사. 기업과 기관에서 다양한 주제로 영화인문학 강의를 진행한다. 강의의 최종 목표는 참가자들이 자신을 탐색하고, 자신에게 감동하고, 자신 안에 있는 가장 좋은 답을 찾는 것. 한 영화를 여러 번 보고 그 안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때 기쁨을 느낀다. 감독이 숨겨놓은 손편지 같은 장면을 찾는다. 작은 성찰의 순간을 탐색하는 소소한 인문학을 추구한다. 매일 영화에서 질문을 건져 올리며 온라인 글쓰기 모임 ‘하루 10분, 영화에서 건져 올린 질문으로 글쓰기’를 진행하고 있다. 영화에서 건져 올린 질문을 모아 영화질문카드 〈윤지원코치의 영화 talk 마음 talk talk〉를 출시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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